'운동화; 성장칩; 성장호르몬; 키 크는 운동화; 운동화 발전기; 미니컴퓨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6.14 키 크는 운동화도 있다… 신발은 진화 중!

“아빠, 아빠. 저번에 우리 집 와서 엄청 잘난 척하고 갔던 말자 있잖아요. 걔가 별명이 ‘여자 이수근’이에요. ‘새 신을 신도 뛰어 봐도 160’ 하는 키 작은 이수근 있잖아요. 그런데 어디서 이상한 운동화를 신고 나타나더니 이제 키가 쑥쑥 클 거라고 자기가 ‘여자 이승기’라는 거여요. 그게 말이 되는 소리에요? 깔깔깔”

지난번 집에 놀러 온 말자가 특유의 ‘뻔뻔한 똑똑함’으로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간 이후로(과학향기 제1079호), 말자를 향한 태연의 시기질투는 계속해서 끓고 있는 활화산이다.

“아냐, 가능할 수 있어. 요즘엔 운동화가 정말 못하는 게 없는 시대거든. 그리고 너도 생각해봐라 말자같이 똑똑한 애가 틀린 말을 할 리가 없잖니.”

“네? 진짜 여자 이승기가 될 수 있다고요?”

“운동화 바닥에 딱딱한 ‘성장칩’을 삽입한 ‘키 크는 운동화’가 개발됐거든. 걸을 때마다 성장칩이 발바닥의 특정 부위를 자극해 성장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도록 하는 거지. 성장호르몬은 대뇌 아래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단백질 호르몬인데, 키를 크게 하고 근육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단다. 이게 많이 나오면 당연히 키가 더 크겠지. 실제로 서울대 스포츠의학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성장칩이 있는 운동화를 신고 달리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성장호르몬이 2배나 많이 분비된다고 하더구나.”

“저도 사 주세요! 나도 미스코리아 될래!”

“쩝, 키만 큰다고 되는 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꿈은 원대하고 좋구나. 운동화의 변신은 이뿐만이 아니야. 컴퓨터, 인터넷, MP3플레이어 등을 연결해서 건강종합선물세트로 탈바꿈하기도 한단다.”

“엥? 컴퓨터요? 그럼 심심할 때 운동화를 들고 컴퓨터 게임까지 할 수 있을까요? 근데 지독한 발꼬락 냄새는 우짤까 걱정이….”

“아이고 태연아,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건 게임만이 아니라고 했잖니! 그게 아니라, 운동화 안에 작은 컴퓨터가 삽입돼 사람이 걷거나 뛰는 강도에 맞춰 자동으로 쿠션을 조절해주거나, 운동 거리와 시간, 칼로리 소모량 등을 계산해서 운동화를 신은 사람이 듣고 있는 MP3로 전달해 주는 식으로 똑똑해진다는 뜻이야.

“와, 진짜 못하는 게 없네요?”

“뿐만 아니라 요즘엔 신발과 손목시계, 운동복이 한 세트가 된 제품도 나왔단다. 신발 깔창 아래 있는 센서는 운동정보를, 옷에 붙은 심박측정기는 심장박동수를 계산해서 손목시계에 있는 미니 컴퓨터로 전달하지. 그러면 컴퓨터가 이 정보들을 분석해 운동화 주인의 체력 수준이나 나이, 운동 목적에 맞는 운동 강도를 제안해 주는 거야. 다시 말해, 신발이 의사 겸 운동 트레이너 역할까지 해 주는 거란다.

이때, 누군가 ‘띵동’ 초인종을 누른다. 허걱, 말자다! 하필 아빠가 과학적인 얘기를 하실 때 재수 없는 잘난 척 대마왕 말자가 등장하다니! 더구나 말자의 손에 들려있는 반쯤 뜯어진 운동화는 왠지 불길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다.

“저와 비슷한 뇌구조를 가지신 똑똑한 태연이 아버님, 뭣 좀 하나 여쭤보고 싶어서 무례를 무릎 쓰고 이렇게 방문했답니다.”

말자의 방문과 동시에 아빠의 눈에서도 사랑의 하트가 후두두둑 떨어진다.

“말자구나! 너의 방문이라면 아저씨는 언제나 만사 제쳐놓고 오케이란다. 그래, 무슨 일이니?”

“지난번에 사과 따듯이 에너지를 수확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 말씀해 주셨잖아요. 그래서 운동에너지를 수확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운동화 발전기’를 한 번 만들어봤어요. 봐주시겠어요?”

아빠, 말자의 발명품을 이리저리 뜯어보더니 감동의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한다.

“어쩜, 넌 정말이지 천재로구나. 네 운동화는 최근 한국해양대 기계정보공학부 최형식 교수팀이 개발한 ‘최첨단 신발용 운동량 계측 시스템’과 견줘도 크게 뒤지지 않은 수준이야. 최 교수 팀은 운동화 바닥에 초소형 발전기를 넣고 걸을 때마다 미량의 전력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단다. 약 5년 뒤면 운동화를 신고 걷는 것만으로도 소용량 휴대전화 배터리 정도는 충전할 수 있다고 발표했지. 그런데 어쩌면 너의 발명품이 그 기간을 앞당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번득 머리를 스치는구나!”

또 다시 반복되는 아빠와 말자의 칭찬 및 감동모드에 태연은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신발장에 있던 자신의 운동화를 가지고 와 말자의 코 바로 앞으로 들이민다.

“그래. ‘새 신을 신고 뛰어봐야 120’ 밖에 안 되는 너이지만, 어쨌든 너의 똑똑함을 인정해. 그래서 한 가지 미션을 더 줄게. 백 만년 묵은 청국장에서나 맡을 수 있다는 그 전설 속의 발꼬락 냄새가 지금 네 코 앞에 있어. 이걸 과학적으로 해결하는 건….”

그러나 맙소사. 태연 운동화 냄새를 1cm 앞에서 맡은 말자는 태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벌써 의식을 잃고 만다.

“안 돼! 이것만은 절대 안 돼! 너의 발꼬락 냄새에 ‘떡실신’된 사람이 지금까지 칠백오십네명이라고! 빨리 119 불러!”

씨익, 잔인한 미소를 짓는 태연.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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