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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04 미사일이야 어뢰야? 진화하는 바닷속 전쟁기술 (1)
2007년 말 진수된 군함 ‘세종대왕함’에는 늘 세계최강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이런 평가를 받는 이유는 뛰어난 화력도 한 몫 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압도적인 성능의 ‘이지스 레이더’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대왕함의 이지스 시스템은 반경 1,000km 밖에 있는 비행기 900여 대를 동시에 파악할 수 있고, 적의 탄도미사일 궤적까지 탐지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 이 레이더를 활용하면 기존 개념을 완전히 뒤 바꾼 전투를 벌일 수 있는데, 부산 앞바다에서 일본 후쿠오카 인근에 떠 있는 비행기나 군함을 명중시킬 수 있고, 울릉도 앞바다에서 평양에 있는 빌딩 하나를 선택해서 타격할 수 있다. 100대가 넘는 전투기가 한꺼번에 달려들어도 맞상대 할 수 있을 정도니 사실상 두려울 것이 없는 셈이다.

하지만 군사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런 세종대왕함도 약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곤 했는데, “잠수함과 싸우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뛰어난 레이더도 전파가 통용되지 않는 물속에서는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바닷속에서 살금살금 다가온 잠수함의 어뢰 1발에 격침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 국군도 약점을 내버려 둔 채 두 손 놓고 있지는 않다. 이런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국방부와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약 1,000억 원을 들여 새로운 무기를 개발해 냈다. 이 무기에는 ‘홍상어’ 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로켓’의 일종으로 최고의 잠수함 공격성능을 갖추고 있다. 국군은 앞으로 세종대왕함을 비롯한 한국형 군함에 장착해 운용할 예정이다.

로켓은 연소 추진력을 얻어 하늘을 날아가는 물체를 뜻한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미사일 같은 무기는 만들 수 있겠지만, 물속을 공격하긴 어렵다. 어떻게 해서 잠수함과 싸울 수 있다는 것일까?

답은 ‘변신기능’에 있다. 이 신무기는 분명한 로켓이지만 한 편으로는 바닷속을 헤엄쳐 적을 공격하는 ‘어뢰’이기도 하다. 이런 무기를 ‘대잠로켓’ 이라고 하는데, 미군에선 아스록(ASROC: Anti Submarine ROCket)이라고 부르며 현재 실전에 배치한 것도 미군이 유일하다. 다만 일본이 지난 해 유사한 형태의 무기를 개발해 실전배치를 준비 중이다.

ADD는 홍상어를 개발하기 이전에도 두 종류의 최신형 어뢰를 개발했다. 아군 잠수함에서 사용하며 적의 군함이나 잠수함을 공격할 때 쓰는, 파괴력이 높은 중어뢰 ‘백상어’와 헬리콥터나 군함에서 물속으로 쏘아 넣어 적 잠수함을 공격하는 가볍고 날렵한 경어뢰 ‘청상어’가 그것이다.

두 가지 어뢰 모두 뛰어난 성능을 인정받고 있지만 어뢰라는 무기의 단점은 그대로 가지고 있다. 어뢰는 바닷속을 헤엄쳐 가야 하니 공격속도가 50노트(1노트는 약 시속 1.8Km) 정도밖에 되지 않아 달리고 있는 자동차보다 느리다. 적이 어뢰를 발사했다는 사실만 일찍 눈치 챈다면 배나 잠수함을 돌려 회피할 수 있을 정도이다. 전쟁영화에 군함이나 잠수함 승무원들이 어뢰를 피하려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해군 순양함에서 솟아오르고 있는 홍상어. 홍상어는
군함 갑판에서 수직으로 발사된 뒤 적 잠수함 가까운
곳으로 날아든다. 사진제공 국방과학연구소>

홍상어는 로켓에서 어뢰로 변신하는 기능을 추가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백상어나 청상어는 처음부터 물속을 헤엄쳐 적을 공격하지만, 홍상어는 일단 적 잠수함 근처까지 하늘로 날아간다. 그리고 어느 순간 몸체를 쪼개며 로켓 머리 부분에 감추어 두었던 어뢰를 낙하산에 매달아 물속으로 던져 넣는다.

물속에 들어온 순간부터 홍상어는 로켓이 아닌, 국산 경어뢰 청상어와 똑같아진다. 청상어 역시 보통 어뢰는 어니어서 액티브(능동)소나 유도 기능을 갖추고 있는데, 스스로 삐이~ 삐이~ 하는 소리를 내고, 그 반사음을 분석해 적이 어디에 숨어있는지를 찾아낸다. 이 때문에 적 잠수함이 꼼짝 않고 숨어있더라도 청상어를 피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로켓의 효율성을 빌려온 ‘신개념 어뢰’가 이 첨단무기의 정체인 셈이다.

홍상어의 또 다른 장점은 길어진 사정거리이다. 보통 어뢰의 사정거리는 길어봐야 수 km 정도다. 더구나 이렇게 먼 곳에서 어뢰를 쏘면 적 잠수함도 쉽게 눈치를 채고 숨어버리기 일쑤다. 명중시키려면 결국 위험을 무릅쓰고 적 잠수함 근처까지 다가가 공격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하지만 홍상어의 사정거리는 19km를 넘어서 적의 사정거리 밖에서도 공격할 수 있다. 적 잠수함은 세종대왕함을 공격할 수 없지만, 우리는 적의 머리위에 어뢰를 떨어뜨릴 수 있으니 승패의 결과는 불 보듯 뻔한 셈이다.

<홍상어의 운영 개념도. 하늘을 날아 적 잠수함을 공격하는 홍상어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자료 제공 국방과학연구소>

물론 실제 전투가 이렇게 쉽게 풀리지는 않는다. 홍상어가 새로운 개념의 무기이긴 하지만, 잠수함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자신과 똑같은 소리를 내는 교란용 어뢰(기만장치)를 쏘아 적의 공격용 어뢰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등, 다양한 회피 방법들이 연구되고 있다. 고성능 잠수함이라면 바닷속 깊이 숨어 있다가 수면에서 부터 달려드는 홍상어의 공격을 피할 시간을 벌 수도 있다.

홍상어 1발의 가격은 20억원 가량. 한 발이라도 함부로 낭비할 수는 없는 일이어서 ADD는 첨단 어뢰 유도기술을 추가로 연구해 냈다. 바로 적 잠수함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찾아내, 끝까지 추적하도록 돕는 기술이다.

어떤 최신형 잠수함도 물속에서 움직인다는 점은 변함이 없어서, 헤엄쳐 지나간 곳에 불규칙한 물의 흐름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 흐름은 결국 파도가 번지듯 수면까지 전달되는데 연구진은 이 파동을 감지해 물체의 형태와 위치를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해 냈다. 잠수함이 지나간 흔적을 쫓는 새로운 어뢰용 유도 기술을 세계에서도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실험 결과로도 새로운 유도기술을 적용한 어뢰가 기존의 어뢰보다 높은 명중률을 나타낸 만큼 국군은 이 기술을 홍상어를 비롯한 국산 어뢰에 장착해 실전에 적용할 방법을 검토 하고 있다.

현대전은 정보전이라고 한다. 적의 위치와 행동을 먼저 알고 타격하는 자가 승리한다는 뜻이다. 빛이나 전파가 전달되지 않는 물속에서는 음파가 가장 좋은 탐지도구이다. 짙고 어두운 심해, 어뢰와 잠수함이 벌이는 소리의 싸움은 서로의 위치를 추적하는 치밀한 심리전이기도 하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해군력의 절대적인 우위를 확보하지 않으면 안보를 유지하기 어렵다. 첨단 음향과학기술로 만들어 내고 있는 우리의 무기, 홍상어가 한국의 바다를 든든하게 지켜 주기를 기대한다.

글 :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과학전문기자


<홍상어 운용개념 동영상. 영상 제공 국방과학 연구소>



KISTI NDSL(과학기술정보통합서비스) 지식링크


○관련 논문 정보
교전수준 어뢰체계 표준모델 개발 방안 연구 [바로가기]
잠수함의 어뢰회피 성능 분석 시뮬레이션 [바로가기]
기동함정의 소음분석 및 유사 방사음 발생기의 설계 [바로가기]

○관련 특허 정보
어뢰 발사 시스템(한국공개특허) [바로가기]
잠수함 내에 어뢰를 저장, 발사하기 위한 장치(한국공개특허) [바로가기]
수상함용 경어뢰 낙하산 조립체(한국공개특허) [바로가기]

○해외 동향분석 자료
인도, 8월에 핵잠수함 진수 - 2009년 [바로가기]
중국, 완벽한 미사일 연구 개발 체계 구축 - 2006년 [바로가기]
새로운 수중 음파탐지 장치 개발 - 2005년 [바로가기]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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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8.0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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