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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13 헬리콥터의 무한도전은 계속 된다

헬리콥터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아파치처럼 전투가 일어나는 현장에서 적군에게 접근 탱크를 파괴하는 작전을 수행할 때만 헬리콥터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명절 연휴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귀성행렬의 사진촬영, 육로로 접근이 불가능한 지역으로의 물자나 인원의 수송, 화재 현장에서의 소화와 구난작업, 농약살포 등에는 어김없이 헬리콥터가 등장한다. 이는 헬리콥터가 일반 비행기로는 할 수 없는, 호버링(공중정지), 전후진 비행, 수직 착륙, 저속비행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헬리콥터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비밀은 로터(회전하는 부분을 통틀어 이르는 말)에 있다. 비행체가 뜰 수 있는 양력과 추진력을 모두 로터에서 동시에 얻기 때문이다. 로터에는 일반적으로 2~4개의 블레이드(날개)가 붙어 있다. 이 블레이드를 자세히 보면 작은 비행기 날개와 비슷하게 생겼다. 빠르게 회전하는 각각의 블레이드에서 비행기 날개와 같은 양력이 발생하는데 헬리콥터는 이 양력 덕분에 무거운 몸체를 하늘로 띄울 수 있다. 비행기 역시 엔진의 추진력에 의해 몸체가 점점 앞으로 빨리 날 때 양쪽 날개에 발생하는 양력을 이용해 공중에 뜨게 되는 것이므로 사실 헬리콥터의 비행원리는 비행기와 다르지 않다.

다만 비행기는 일단 공중에 뜨고 나면 앞쪽 날개의 조향장치와 꼬리날개의 수직날개를 좌우 방향을 틀면서 방향을 잡아가는 데 비해, 헬리콥터는 블레이드가 이 역할까지 한다는 게 차이라면 차이다. 블레이드 각을 조정하게 되면 상하 양력의 크기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착륙이 가능해진다. 블레이드 각이 크면 상승하는 양력이 발생하고 각이 수평으로 낮아지면 힘이 약해져 하강하는 성질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공중에 뜬 헬리콥터는 로터의 각을 조정하여 기체를 앞뒤 좌우로 움직인다. 로터를 앞으로 각을 세웠다, 뒤로 각을 세웠다 하면서 전진 후진을 조정하며, 이는 좌우로 움직일 때도 마찬가지다. 한마디로 로터 하나에서 양력, 추진력, 조향방향을 동시에 얻는 것이다.

하지만 이 로터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도 있다. 헬리콥터가 비행기의 추진력과 같은 조건으로 양력을 얻기 위해 블레이드를 회전시킬 때 엄청난 반동이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블레이드가 회전하는 방향으로 기체 몸통도 따라 같이 돌아가게 된다. 공중에 떠 있는 헬기가 팽이처럼 계속 돌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몸통이 돌아가려는 방향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힘을 균등하게 나눠 주는 장치가 필요해진다. 가장 일반적인 단식 주회전날개 헬리콥터는 꼬리부분의 작은 로터가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미국 해군에서 사용되는 수송기 시나이트는 서로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는 회전날개를 기체의 앞뒤 끝에 각각 배치한 탠덤(Tandem)방식을 이용한다. 이 밖에도 서로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는 회전날개를 기체의 좌우에 배치한 쌍회전날개(Side by Side)방식, 2개의 회전날개를 접근시켜 배치하고 서로 교차시켜서 회전하는 동축반전(Coaxial)방식, 추력을 증가시키기 위한 보조장치를 부착한 복합형(Compound)방식 등으로 헬리콥터의 균형을 잡아준다.

헬리콥터가 갖고 있는 또 하나의 단점은 속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헬리콥터들은 최대 순항 비행속도가 대개 시속 300km 내외에 머물고 있는데, 이는 수십 년 전에 비해서도 크게 나아진 것이 없다. 제트비행기의 발전 속도에 비하면 거의 발전이 없는 것이다. 이것은 로터시스템의 기본적인 한계 때문이다. 회전날개를 무조건 빨리 돌릴 경우 날개가 부러지거나 로터 시스템이 파괴될 수도 있기 때문에 속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등장했다. 착륙할 때는 회전날개를 사용하고 순항 중에 방해가 되는 회전날개를 접거나 동체 속에 넣는 방식도 고려되고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헬리콥터 고유의 기능인 호버링, 수직 착륙, 저속비행에서 기동 등에서 많은 제약이 가해진다.

이런 가운데 2008년 8월, 미국의 헬리콥터 생산업체인 시콜스키가 ‘세상에서 가장 빠른 헬리콥터’의 프로토콜타입 X2를 공개하고 시험비행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X2는 동일한 수직축에 서로 반대로 회전하는 두 개의 로터를 단 것이 특징이다. 이 방식으로 비행하면 이론적으로는 최고 시속이 464km를 넘어설 수 있다. 사실 X2에 사용되는 로터 방식이 새로 나온 것은 아니다. 2개의 로터를 역방향으로 회전시키는 ABC로터(Advancing Blade Concept)가 나온 것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당시로써는 로터의 소재적 한계와 엔진의 출력부족으로 인해 실용화되지 못했다. 그런데 X2에는 다양한 복합재료, 새로운 엔진과 트랜스미션 등 다양한 신기술들이 적용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높은 출력대중량비 트랜스미션, 주로터에서 후방 추진기로의 연속적인 추진동력 전환, 능동형 진동제어 등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X2는 어디까지나 실험기이며 이 자체를 실용화하기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다. 하지만 개발이 순탄하게 진행된다면 기존의 헬리콥터와 같이 호버링, 수직 착륙, 저속비행에서 기동할 수 있으면서도 고속 비행이 가능한 헬리콥터가 등장하는 것이 먼 미래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글 : 유상연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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