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신문지, 비닐하우스 찢기…태풍 대처도 ‘과학’

2012년 강력한 태풍이 연이어 우리나라를 지나갔다. 태풍은 평년 기준(1981~2010년)으로 연 25.6개가 발생한다. 이 중 2~3개 정도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데, 2012년 올해는 9월 중순까지 16개의 태풍이 발생했다. 발생 빈도는 평년(1~9월 18.4개)과 비슷하지만,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태풍의 수는 4개로 평년보다 많았다.

8월에 발생한 제14호 태풍 ‘덴빈(TEMBIN)’과 제 15호 태풍 볼라벤(BOLAVEN), 9월에 발생한 제 16호 태풍 산바(SANBA)가 잇따라 우리나라에 근접하게 지나가거나 상륙해 인명․재산 피해를 냈다. 특히 볼라벤은 순간 최대풍속 30~40㎧의 강한 바람을 동반한다고 알려지며 건물 유리창까지 위험 대상이 됐다. 이에 유리창마다 물에 적신 신문지를 붙이라는 예방법이 SNS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기도 했다. KBS 2TV ‘위기탈출 넘버원’에서는 이를 직접 실험해 보였는데, 여기에는 어떤 과학적인 원리가 숨어있는 걸까?

이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명을 이해해야 한다. 공명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태풍은 바람에 의한 진동과 소리에 의한 공명 둘 다 온다. 공명은 물체의 진동을 유발하는데, 물체의 탄력성이 낮을수록 공명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파손되기 쉽다.

유리 역시 고체지만 어느 정도 탄력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위에 신문지를 붙여주면 진동의 일부를 신문지가 흡수한다. 진동의 일부를 흡수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굳이 신문지가 아니라 탄력성 있는 재질을 붙여도 될 것이다. 하지만 신문지가 주변에서 구하기 쉽기 때문에 널리 알려진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단, 유리창에 신문지를 붙일 때는 신문지 위에 분무기를 뿌려 유리창과 빈틈없이 밀착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틈이 없어야 진동을 잘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신문지에 물이 마르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물을 뿌려줘야 한다.

신문지 대신 테이프를 X자 모양으로 붙이는 방법도 자주 거론된다. 이 방법은 신문지처럼 진동을 흡수하는 대신 유리창의 탄력부분을 보강해 준다. 유리창에 테이프를 붙이면 유리의 탄성 강도가 상승해 바람에 좀 더 잘 버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볼라벤과 같이 최대 풍속이 큰 태풍에는 그닥 효과적이지 않다.

태풍은 추석을 앞둔 시점에서 여러 농작물에도 영향을 끼쳤다. 태풍이 올 때 비닐하우스와 같은 시설들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농촌진흥청은 농촌지역에서 태풍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제시했다. 우선 비닐하우스는 비·바람을 동반한 태풍에 약하므로 바람이 들어오지 않도록 밀폐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비닐은 하우스 끈으로 단단히 묶고 환풍기를 가동해야 한다. 태풍으로 골조가 파손될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신속하게 비닐을 찢어야 한다. 비닐을 찢는 것은 바람이 부는 반대방향부터 찢어야 쉽다.

바람세기가 강해지면 하우스가 넘어지거나 뽑혀 날아갈 위험이 있으므로 안전에 주의하고, 하우스가 침수되지 않도록 사전에 하우스 주변 배수로를 정비해 물 빠짐이 잘 되도록 해야 한다. 태풍이 오기 전 붕괴 위험이 있는 축대를 사전에 보수하고 축사 주변 배수로를 정비한다. 또한 축사 내에 있는 전선은 미리 점검해 누전으로 인한 축사의 화재를 예방해야 한다.

물에 잠긴 벼는 빠른 시간 내에 물이 빠지도록 만든다. 태풍이 통과한 후에는 흰잎마름병 상습발생지나 벼가 침수된 논은 흰잎마름병을 포함한 복합 살균제를 뿌려야 한다. 그 외 포장에도 복합 살균제를 뿌려준다.

태풍으로 쓰러진 고추는 세워주고 지주대를 보강하며, 침수된 밭작물은 빠른 시간 내에 물을 빼준다. 습해를 입어 생육이 부진한 포장은 요소나 제4종 복합비료를 뿌려주며, 피해가 심한 포장에는 다른 작물을 재배한다.

초지나 사료작물 포장은 배수구를 정비해 습해를 받지 않도록 관리하고 사료는 비에 젖지 않도록 받침대 위에 보관한다. 이미 젖은 사료나 풀은 가축에게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또 가축분뇨 저장시설과 퇴구비장의 배수구는 빗물이 들어가거나 오폐수가 유출되지 않도록 점검한다. 축사 환풍장치를 가동해 환기하고 우리 바닥에 까는 톱밥이나 짚은 자주 교환해 습도를 낮추고 가축 사육환경을 청결하게 한다.

최근 21세기 말이 되면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태풍의 수가 지금보다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기상연구소가 한국, 미국, 일본,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총 8개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이용해 서태평양의 태풍발생 가능성과 한반도 남서 해상의 태풍 잠재강도를 전망한 결과,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태풍은 발생 횟수와 잠재강도가 모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실가스를 저감하지 않을 경우 21세기 말에는 37%나 증가한다고 한다.

태풍은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자연재해다. 하지만 태풍이 오기 전 꼼꼼한 사전준비를 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더불어 전 지구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도록 노력해 태풍의 증가를 막는 노력도 필요하겠다.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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