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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15 이순신 장군 입원, 치료는 어떻게 받을까?

안녕하세요, 유 기자입니다. 저는 지금 이순신 장군께서 입원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광화문 광장에 나와 있습니다. 지난 2월, 동상으로 다시 태어나신 지 42년 만에 생애 첫 건강검진을 받으신 후 입원이 불가피하다는 통보를 받으셨다는데요. 제가 직접 이순신 장군님을 만나 현재 심경을 들어보겠습니다. 장군님, 안녕하세요~ 몸은 좀 어떠세요?(마이크를 이순신 동상에 건낸다)

이순신 : 흠흠, 안녕하십니까. 국민 여러분께 이렇게 나약한 모습을 보이게 되어 그저 송구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어쩌겠소. 나날이 몸은 녹슬어가고 여기 저기 금이 가거나 구멍이 뚫려 가니… (한숨) 이제 나도 예전 같지 않소.

유 기자 : 몸이 그 지경이, 아니 그 상태가 될 때까지 왜 가만히 계셨던 겁니까?

이순신 : 내가 이렇게 되고 싶어서 된 줄 아시오? 그동안 체계적인 치료를 받을 여건이 안 되었지. 그래서 간간히 몸을 닦아주는 것에만 만족했는데, 서울시에서 지난 2월 큰맘 먹고 내시경 검사를 해 주더이다. 몸 이곳저곳에 구멍을 뚫고 내시경을 찔러 넣는 통에 처음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오. 하지만 내가 누구요, 나 이순신이오! 명색이 장군 체면에 아픈 티를 낼 수도 없고…. 아무튼 그때의 정밀 조사 결과 입원을 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은 거라오.

유 기자 : 그럼 당분간 광화문 광장에서 장군님을 뵐 수 없는 건가요? 장군님이 없는 광화문 광장은 앙꼬 없는 찐빵, 고추장 없는 비빔밥인데 말이죠. 장군님을 다시 뵈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요?

이순신 : 크리스마스에는 수많은 커플 족들이 광화문 광장을 찾아 북적일 텐데, 내가 떡 하니 버텨 서서 그들을 지켜야 하지 않겠소? 그래서 그전에 꼭 퇴원시켜 달라고 요청해 둔 상태요. 한 40일쯤이면 완쾌될 거라고 하더이다. (크레인이 다가온다) 그럼 전 이만….
나의 입원을 적들에게 알리지 말라~!(보호 틀에 고정되어 크레인으로 실려 나간다)

광화문 광장의 대표적인 상징물 ‘이순신 장군 동상’이 2010년 11월 14일 대대적인 보수공사에 들어갔다. 제작한 지 42년 만에 이루어지는 이번 보수 공사는 정밀 실측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동상 원형을 유지하면서 보수하는 최초 사례다.

이순신 동상은 1968년 제작됐다. 하지만 당시 재료와 용접기술 부족 등으로 부식, 균열에 대한 문제점이 끊임없이 제기됐고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2008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실시한 표면 보수작업 시에는 동상의 구조적 문제점이 발견됐으며 2009년, 세종대왕 동상 건립을 위한 전문가 자문회의와 동상 정비 관련 전문가 자문회의에서는 안전진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에 서울시는 2010년 2월 내시경을 이용해 동상의 상태를 점검했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동상을 30×30cm 크기로 전면부 101조각, 후면부 92조각, 총 193조각으로 나눠 정밀조사를 실시한 결과 112조각이 불량이었다. 동상 내부에는 녹이 많이 슬어 있었으며 주물조각 접합부와 표면에는 균열이 발생돼 있었다. 또 일부 부위에는 구멍이 나 있었으며 주물 형상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아 퍼티(이음매 고정에 사용하는 접합제)로 보강한 부위에 녹이 발생하고 있었다. 동상 전체를 지지할 수 있는 내부 구조체는 부실한데다, 부식이 많이 발생돼 있었고 동상과 기단과의 고정상태도 불량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단 표면에도 일부 균열과 백화현상이 발견됐다.



▲ 2010년 2월 첨단 산업용 내시경 장비를 이용해 이순신 동상의 내‧외부 상태를 점검하는 모습

그렇다면 동상에 부식이 일거나 녹이 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순신 동상의 주재료는 청동이다. 청동은 구리합금 중 가장 오래전부터 사용돼 왔던 구리와 주석의 합금이다. 하지만 제작 당시 구리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동상의 재질이나 두께, 색상이 균일하게 나오지 못했다. 그로 인해 청동 고유의 색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짙은 청록색의 페인트와 동분(페인트에 배합해 동 느낌을 만들어주는 동색 분말)을 섞어 동상 표면을 칠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문제가 됐다. 페인트가 칠해진 청동은 온도 변화와 직사광선, 대기오염에 의해 페인트 층이 변색되고 벗겨지는 등 쉽게 손상되기 때문이다.

또 주변 환경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야외 동상은 큰 폭의 기온 변화, 습기, 자외선, 침식성 바람, 자연재해 등 자연적인 요인뿐 아니라 화학적 오염, 새똥과 같은 생물학적 공격에도 부식이 일어난다. 일산화탄소나 아황산가스, 암모니아 가스 등 산성비나 눈, 자외선, 공기 중에 포함돼 있는 대기오염 성분도 청동 표면을 부식시킨다. 이렇게 표면에 부식물 층이 쌓이면 부식층의 작은 구멍들에 습기가 들어차거나 부분적으로 전위차가 생겨 부식이 점차 심해진다.

동상의 보수는 상태에 따라 크게 여섯 가지 방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우선 동상 표면에 입자가 고운 모래를 고압으로 쏘아 미세하게 갈아내는 샌딩 작업에 들어간다. 녹이 슬거나 상처가 난 부분을 사포질 하듯 미세하게 갈아내는 것이다. 그다음 동상 내부에 동상 전체를 지지할 수 있는 구조체를 새로 만들고 균열부 및 구멍이 난 부분이나 접합부는 동상 내부와 외부에 모두 용접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 때 사용되는 용접봉은 동상 재질에 가장 가깝도록 별도로 제작해 사용할 예정이다.

주물 형상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거나 균열이 심하고 기포발생 등 표면상태가 불량해 용접으로 보수가 불가능한 부분은 새로 주물을 떠서 교체할 계획이다. 동상과 동상을 받치는 기단부에는 지진이 발생해도 쓰러지지 않도록 앵커볼트를 설치하게 된다. 앵커볼트란 철골구조 또는 목조 기둥의 밑 부분이나 교량의 철제 대들보와 같은 구조물과 콘크리트 또는 철근콘크리트의 기초를 연결하는 볼트를 말한다. 이후 마무리 세공 작업과 파티네이션 작업까지 거치면 보수가 마무리 될 예정이다. 파티네이션은 동상 표면에 일어나는 자연부식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화공약품을 발라 강제로 부식시키는 작업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동상 표면을 보호하고 화학적 착색을 통해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색을 띠도록 만든다. 서울시는 이러한 보수 과정을 거쳐 12월 22일 이순신 동상을 재설치할 계획이다.

이번 이순신 동상 보수 작업은 동상을 비롯한 거북선, 사찰 등 문화재 유지보수에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방법을 도입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40여일 후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날 이순신 동상을 기대해 보자. 더불어 앞으로 의미 있는 문화재들을 잘 보존하고 유지‧보수에도 신경 써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물려주기를 기대해본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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