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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18 자외선이 피하지방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외선이 피하지방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름철 무더위와 함께 가장 피하고 싶은 것으로 자외선을 빼놓을 수 없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자외선 차단제, 선글라스, 양산 등 자외선을 막기 위한 물품들이 쏟아지고 자외선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기사들도 넘쳐난다. 자외선은 피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

자외선을 많이 쬐면 피부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거나 피부가 노화된다는 등의 연구결과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자외선 노출에 의한 피부 노화(광노화)는 자연적으로 노화된 피부보다 주름이 많고 피부가 얇다는 특징이 있다. 피부가 얇다는 건 피하지방량이 적다는 뜻. 그런데 자외선이 표피와 진피까지는 침투할 수 있지만 진피 아래층에 있는 피하지방에까지는 도달하지 못한다.

그런데 최근 국내 연구팀이 과도한 자외선 노출이 피하지방에 미치는 영향을 최초로 밝혀냈다. 서울대의대 피부과 정진호 교수팀은 자외선이 얼굴과 목, 팔 등 노출부위 피부의 피하지방세포에서 지방 합성을 억제함으로써 피부를 늙게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피부과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미국피부연구학회지 2011년 5월 1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우리 몸의 피하지방은 전체 지방의 85%를 차지한다. 나머지 15%는 내장에 저장돼 있다. 예전에는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이 단지 우리 몸의 ‘에너지 저장고’ 정도로만 취급당했지만 현재는 다양한 질병 및 대사 이상과 연관이 있다고 추정되고 있다. 일례로 내장지방이 늘어날수록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진다. 이와 반대로 피하지방이 늘어날수록 인슐린에 대한 민감도는 증가한다. 인슐린은 우리 몸의 혈당량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호르몬이다. 인슐린의 합성과 분비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당뇨병이 생길 수 있다.

정진호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노년층 7명, 청년층 5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노년층 평균연령은 72.7세(70~75세 사이, BMI 지수 19.5~22.8 사이)였고 청년층 평균연령은 30.2세(24~33세 사이, BMI 지수 16.6~25.1)였다. 이들은 모두 피부 병력이 없는 한국인으로, 자외선으로부터 보호된 엉덩이 피부조직과 자외선에 노출된 팔 상완(팔뚝) 피부조직을 제공했다. BMI 지수는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눠서 얻은 값으로 보통 20~23이 정상, 23 이상이면 과체중, 25 이상이면 경도 비만으로 분류된다.

이와 함께 여섯 명의 남성 자원자들(평균연령 26.5세, 21~33세, BMI 18.6~23.3)이 자외선에 엉덩이를 노출시킨 뒤(파장 275nm~380nm) 엉덩이 피부 샘플을 제공했다. 즉 한국인 남성 노년층과 청년층 두 군으로 나눠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은 피부와 자외선에 노출된 피부를 각각 비교하고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은 청년층 피부를 일부러 노출시켜 자외선에 의한 변화를 관찰한 것이다.

실험 결과 자외선을 장기적으로 쬔 노년층 팔뚝 피부조직은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은 엉덩이보다 지방산과 중성지방의 양이 현격하게 적었다. 하지만 청년층 팔뚝 피부조직과 엉덩이 피부조직 사이에는 특별한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정진호 교수는 “이를 통해 노년층에서 볼 수 있는 팔과 엉덩이의 지방량 차이는 부위별 차이라기보다는 광노화로 인한 차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방 생성에 관여하는 효소들의 양을 측정한 결과 광노화가 진행된 노년층의 팔뚝 부분에서 눈에 띄게 적었다. 지방 생성에 관여하는 대표적인 효소로는 아세틸조효소A 카르복시화 효소(ACC), 지방산합성효소(FAS), 스테아로일 조효소 A 불포화효소(SCD) 등이 있다.

광노화로 인한 피하지방량 감소가 자외선의 영향인지 확인하기 위해 청년층의 엉덩이 피부에 자외선을 쪼인 후 지방산과 중성지방의 양을 확인했다. 그 결과 실제로 자외선에 쪼였을 때 지방산과 중성지방이 줄어들었다. 결과적으로 자외선 노출은 피하지방세포 내에서 지방을 만들어내는 효소를 제거할 뿐만 아니라 새로 생성되는 것도 막았다. 즉 자외선이 피하지방을 분해하는 것이 아니라 피하지방 생성을 방해하기 때문에 전체 피하지방량이 줄어드는 것이다.

연구팀은 광노화로 피하지방 합성이 억제되는 것이 피부 각질세포에서 분비된 인터류킨-6, 인터류킨-8, 단핵구 주화성인자 단백질-3(MCP-3), 태반성장인자(PlGF) 때문이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물질들의 분비를 차단하자 지방생성효소들과 유전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이들 단백질은 자외선이 피부에 닿으면 생성되는 것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분비를 막으면 자외선을 쪼이더라도 지방합성이 억제되지 않는다.

피하지방세포의 기능 저하로 피하지방에 저장되지 않은 지방들은 지방산의 형태로 혈액 속에 존재하게 된다. 그 결과 혈중 지방산의 증가로 고지혈증, 심근경색, 대사이상증후군 등에 걸릴 위험성도 높아진다. 이외에도 피하지방은 우리 몸의 체온을 유지하고 수분 증발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또 에스트로겐 등 여러 가지 호르몬을 저장하는 기능도 한다. 때문에 우리 몸에서 피하지방이 줄어들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자외선으로 인한 피해는 피부의 탄력 저하, 주름살로 인해 생기는 외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내적인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피하지방이 줄어들고 복강 내 내장지방이 증가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질병 발병률이 높아진다.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젊었을 때부터 자외선에 과도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도움 : 정진호 서울대 의대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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