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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29 북한 원심분리기 공개, 원자폭탄의 위험성은?

최근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를 공개했다는 뉴스들이 앞다퉈 보도됐다. 고농축 우라늄은 핵무기의 원료로 사용될 수 있어 한‧미 양국 모두 불안과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북한은 이미 2006년 10월 9일 핵실험을 실시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그 다음해 2007년에는 6자회담 의장국이었던 중국에 당시까지 38kg의 플루토늄을 추출했다는 핵 신고서를 제출했다. 일반적으로 핵무기 1기를 만드는 데 플루토늄 6∼7kg이 필요하다니, 그 당시 북한은 이미 핵무기 5∼6기를 개발할 조건을 갖췄던 것이다.

핵무기로 쓰이는 원자폭탄은 제2차 세계대전 도중 미국의 ‘맨해튼 프로젝트’에 의해서 처음 만들어졌다. 아인슈타인의 질량방정식(E=mc²)으로 물체의 질량이 엄청난 에너지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진 후, 과학자들은 이 공식을 사용해 무기를 만들었다. 원자폭탄 제조는 언뜻 보면 쉬울 것 같지만,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세계에서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실상은 매우 어렵다.

대체 원자폭탄에는 어떤 원리와 기술이 숨어있기 때문일까?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등의 방사능 물질은 자연 상태에서 스스로 질량을 잃으며 에너지를 방출한다. 이들은 여러 질량수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구분하기 위해 우라늄-235, 플루토늄-239 등 이름 뒤에 질량수를 붙여 부른다. 이들은 중성자를 흡수해서 원자핵이 2개 이상으로 쪼개지며 중성자와 에너지를 방출하는 ‘핵분열반응’을 일으키는 성질을 갖고 있다.

핵분열이 일단 시작되면 다량의 중성자가 튀어나온다. 이 중성자가 주변에 있는 다른 우라늄-235, 플루토늄-239를 때려 핵분열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핵분열이 일어날 때 질량 차이만큼 에너지가 방출되는데, 아주 작은 질량이라도 엄청난 에너지로 바뀐다. 이론적으로 1g의 질량은 90조J(줄, 1J=1N·m=1kg·m²/s²)의 에너지를 낸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폭발 시 발생한 질량 차이가 수g에 불과하다고 하니, 그 위력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원자폭탄을 만들기 위해서는 재료가 되는 농축 우라늄-235나 플루토늄-239를 일정량 이상 확보해야 한다. 처음 기폭을 통해 생긴 중성자의 속도는 대단히 빨라 우라늄(혹은 플루토늄)이 충분하지 않으면 원자핵과 충돌하지 못한 중성자가 순식간에 사라져 연쇄핵분열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원자폭탄을 만들기 위한 최소량은 93.5%로 농축된 우라늄-235가 52kg, 혹은 93.5%로 농축된 플루토늄-239가 11kg이었다. 그런데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 수치는 줄어들었다. ‘베릴륨 중성자 반사장치’를 사용할 경우 최소량은 우라늄 15kg, 플루토늄 6.1kg으로 줄어든다.

그럼 우라늄과 플루토늄은 어떻게 농축할까? 천연우라늄 광석에는 우라늄-238(99.3%)과 핵폭탄 원료로 쓰는 우라늄-235(0.7%)가 섞여있다. 따라서 원자폭탄을 만들려면 우라늄-235를 농축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농축을 위한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원심분리기를 사용해 무게 차이가 나는 우라늄-238과 우라늄-235를 분리하는 원심분리법이 있다. 플루토늄-239는 이보다 쉽게 얻을 수 있는데, 원자로의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는 ‘퓨렉스법’이라는 공정으로 얻는다. 이 공정은 핵연료봉을 잘게 잘라 질산으로 연료부분을 녹인 후 인산트리부틸이라는 용매로 플루토늄을 추출한다.

농축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확보한 것만으로 원자폭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원자폭탄을 만들려면 이들이 동시에 연쇄반응을 일으켜 터지도록 설계해야 한다. 기폭장치와 연료의 배치 등의 설계가 원자폭탄을 만드는 핵심기술이다. 특히 플루토늄탄은 플루토늄 자체에서 중성자가 다량으로 방출되기 때문에 이를 제어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또 수차례의 핵실험을 거치면서 정교한 보정이 있어야 제조가 가능하다.

원자폭탄의 소형화도 중요한 과정이다. 폭탄은 일반적으로 장거리탄도미사일에 장착돼 목표지점까지 날아간다. 때문에 작게 만들어야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하지만 원자폭탄이 작아질수록 기폭하기는 더 까다로워진다. 이번에 북한이 공개한 고농축우라늄을 이용하면 핵무기 제조와 보관이 플루토늄 방식보다 훨씬 쉽다. 또 정밀하고 복잡한 기폭장치를 써야 하는 플루토늄 방식과 달리 단순한 장치로도 폭발이 가능하기 때문에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발표에 더욱 우려를 표했다.

2006년 10월 9일 있었던 북한 핵실험의 징후를 가장 먼저 밝힌 것은 지진파 분석이었다. 지하 핵시설에서 원자폭탄이 터졌을 경우, 그 폭발력으로 지반이 흔들리기 때문에 지진파가 검출된다. 폭탄으로 인한 지진파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지진파에 비해 아주 짧은 시간에 큰 강도로 나타난다는 특성이 있다.

지진파 자료로는 ‘폭발이 일어났다’는 사실과 ‘어느 지점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폭발이 일어난 지점은 서로 다른 세 곳 이상의 관측소의 값을 종합해서 얻어진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몇 번의 보정을 거쳐 핵실험 위치를 북위 41.275도, 동경 129.095도로 함북 길주군 만탑산 근처라고 발표했다.

폭발이 ‘핵’에 의한 것이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대기 중에 퍼진 방사능 물질을 확인해야 한다. 핵실험을 하면 크세논(Xe-135)과 크립톤(Kr-85), 세슘(Cs-137) 등의 방사능 물질이 방출되는데, 이들은 자연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 물질이다.

핵실험 장소 근처 상공에서 공기를 채집해 영하 50도 이하로 낮춘 다음 특수 필터에 통과시키면 공기를 구성하는 주요 기체들은 빠져나가고 무거운 크세논과 크립톤만 달라붙는다. 크세논과 크립톤의 비율을 보면 터뜨린 원자폭탄이 우라늄탄인지 플루토늄탄인지 알 수 있다. 크세논과 크립톤의 비율이 11:1이면 플루토늄탄이고, 5:1이면 우라늄탄이다.

이번 사건으로 원자폭탄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핵은 막대한 에너지로도 쓰이지만 동시에 대량살상 무기가 되기도 한다.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과학자가 일생 동안 큰 짐을 안고 살았듯, 북한 핵실험에 참여하는 과학자도 자신의 연구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살필 수 있길 바란다.

글 : 과학향기 편집부

※ 과학향기 제514호 ‘북한 핵무기, 진짜? 가짜?(2006년 10월 23일자)’에서 일부 내용을 발췌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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