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체했을 때 바늘로 손가락 따면 낫는다?!

대식가 태연에게는 일 년에 정확히 다섯 번의 경축일이 있다. 생일,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그리고 설과 추석. 이유는 단 하나, 맛있는 음식을 원하는 만큼 모조리! 그것도 잔소리 한번 듣지 않고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명절에 할머니 댁에 갈 때는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칭찬까지 듣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나곤 한다.

“아이고, 잘 묵네. 구여운 내 강아지. 송편두 먹구, 부침개두 먹구, 갈비두 먹구, 불고기두 먹구, 오구오구”

“네! 할머니 분부대로 따를게요~. 아빠보다 훨씬 더 많이 먹을 수 있는 위대한, 그러니까 위(胃)가 엄청 대(大)한 손녀가 돼서, 청출어람이 무슨 뜻인지 꼭 증명해 보일게요!”

그러나 강철도 녹여낼 듯 건강하던 태연의 특 A급 위에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급체를 한 것! 체했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할머니는 뾰족한 바늘을 불로 소독하고 바람처럼 달려와 태연의 엄지손가락을 잡는다.

“하…, 할머니. 왜 이러세요! 제발 그 바늘 내려놓아 주세요! 체했을 때 바늘로 손가락 끝을 따면 낫는다는 건, 말짱 다 거짓말이라고요. 그치 아빠?”

“뭐, 현대의학 입장에서 보면 거짓말이라고 할 수도 있지. 현대의학에서는 정식 질환명도 없는 병이니까 말이야. 하지만 한국사람 치고 체했다는 말이나 증상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걸?”

“암만! 내 아들 똑 소리 나게 말 한번 잘 허는구먼. 글고 체하믄 손가락을 따야 헌다는 것두 한국 사람이면 다 아는 얘기여.”

“악, 안돼요!”

“그럼, 되는지 안 되는지 차근차근 짚어볼까? ‘체증’, 그러니까 체한 증상은 음식을 급히 많이 먹거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등의 이유로, 위의 운동력이 떨어지고 위액 분비가 잘 안 돼서 생기는 증상이란다. 그러고 보면 만날 허겁지겁 먹는 네가 여태 체한 적 없이 살았다는 것도 기적이야. 암튼, 체하면 명치 부위가 탁 막히면서 손발이 싸늘해지고, 속이 답답하면서 트림과 매슥거림이 계속되지. 복통이나 두통, 어지럼증과 구역질 같은 증상도 동반되고 말이야.”

“네, 딱 그 증상이에요.”

한의학 입장에서 보면, 이럴 때 손가락 끝을 따는 건 아주 현명한 응급처치란다. 위가 갑자기 마비돼 기혈이 막혔을 때 엄지손가락 손톱 밑 바깥쪽에 있는 혈자리를 침이나 바늘로 찔러서 검은 피를 내면, 막혔던 기가 뻥 뚫려 멈춰 있던 위가 다시 정상적인 운동을 할 수 있다는 논리지.”

“그래도 바늘은 무서운데….”

“그래. 현대의학에서는 단지 심리적인 효과일 뿐 실제로 치료가 되는 건 아니라고 말한단다. 오히려 소독이 잘 안 된 바늘로 손가락을 찔렀다가는 각종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거지. 그러니까 손가락을 따는 대신 병원에 가라는 거야.”

“병원도 싫어요!”

“어떤 게 맞다 틀리다 할 수는 없지만, 다만 한 가지 정확한 건 있단다. 체했을 때 가장 좋은 치료법은 ‘한두 끼쯤 굶기’라는 거지. 굶으면서 따듯한 보리차만 조금씩 마시다가 좀 나아지면 소화가 잘 되는 죽으로 속을 달래는 게 최고야.”

“그, 그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요. 산해진미가 가득한 이 명절에, 절 보고 요염하게 손짓하는 저 갈비들을 외면하고 굶으라고요?! 그거 말고 다른 방법은 없어요?”

“한 번에 확 좋아지는 건 아니지만, 체했을 때 먹으면 좋은 음식들은 있단다. 일단 매실은 소화액 분비를 촉진시켜 체증을 완화해주는 효과가 있고, 무에는 소화에 도움이 되는 디아스타아제와 페루오키시타제라는 성분이 많이 들어있어서 옛날부터 천연소화제로 불리기까지 했으니 당연히 도움이 될 거야. 또 양배추도 위의 점막을 강화하고 기능을 회복시킨다고 알려져 있지.

“그러니까 아빠 얘기는, 병원에 가거나, 맛없는 매실이나 무, 양배추를 듬뿍 먹거나, 아니면 쫄쫄 굶어라…, 이 말씀이신 거네요?”

“그렇지.”

태연, 달달한 냄새를 가득 풍기는 갈비와 할머니가 가져온 바늘을 번갈아 보며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하, 할머니. 그러니까 손가락만 따면 진짜 쑥 내려가요? 그러니까 고기 먹을 수 있는 거예요?”

“암만, 암만!”

태연, 결심한 듯 바들바들 떨며 할머니에게 손가락을 맡긴다. 잠시 후, 십 리 밖에서 길 가던 사람도 깜짝 놀랄 정도로 우렁찬 “악!” 외마디 비명이 울려 퍼진다.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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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브라더가 감시하는 세상


“4월, 날씨가 쌀쌀하고 화창한 어느 날이었다. 벽시계가 13시를 알리고 있었다” 
1948년 영국 작가인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이 쓴 소설 <1984>의 시작이다. 13이란 숫자는 서양인에게 가장 불길한 숫자다. 게다가 영국의 4월은 아직 추운 겨울 기운이 남아있고 소나기가 곧잘 퍼붓는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한다. 첫 문장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이며, <1984>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 조지 오웰의 소설, <1984> 

조지 오웰의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ur Blair)다. 1903년에 인도에서 태어났고, 태어나자마자 영국으로 건너갔다. 1922년부터는 인도 미얀마에서 제국경찰로 활동했다. 경찰로 활동하면서 목격한 제국주의의 허구성과 자신의 직업에 대한 환멸을 느꼈다. 그가 속죄하기 위해서는 작가가 돼 제국주의의 허구성을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조지 오웰이라는 이름은 그의 자전 소설인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1933)을 펴냈을 때부터 사용한 필명으로, 가장 영국적인 이름인 ‘조지’와 그의 부모님 댁 근처의 ‘오웰’강의 이름을 딴 것이다. 

1차 세계대전과 경제불황으로 사람들은 지배계급에 대한 신뢰를 잃었고, 혁명을 원했다. 이때 공산주의와 파시스트가 등장했고 히틀러나 무솔리니는 절대복종을 강요한 절대적인 지도자로 부상했다. 과학의 발전과 함께 세계 곳곳에서 독재체제가 늘어갔고 과학의 발전은 인간의 행복을 보장하는 역할을 하기보다는 비인간화를 조장하는 도구로 쓰이게 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오웰은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해 주고 개성이 발휘되는 사회보다는, 공포와 통제 속에서 진실은 사라지고 인간의 가치를 부인하도록 빈틈없이 조작된 국가가 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그런 사회가 건전한 인간의 정신을 짓밟고 억눌러 얼마나 인간성을 파괴시키는 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 빅브라더가 당신을 주시하고 있다 

조지 오웰은 소설 <1984>에서 인간의 행복을 권력과 무관한 것들에서 찾고자 했다. 즉, 종이를 누르는 문진(文鎭), 낚싯대, 1페니짜리 사탕 등이 그것이다. 또한 오래된 교회 뜰을 거닐고, 진한 차를 만들며, 사랑을 하는 것도 인간의 행복에 포함된다. 이런 소소한 일을 할 시간이 없는 지식인들은 그것이 감성적이고 하찮은 일이라며 비웃을지 모르지만, 조지 오웰은 지극히 평범한 행동들이야 말로 삶을 가치 있게 하는 진정한 요소들이라고 생각했다. 

소설의 주인공인 윈스턴 스미스는 ‘윈스턴 처칠’의 윈스턴에다가 영국에서 가장 흔한 이름인 스미스를 붙인 것이다. 윈스턴은 전쟁에서 가족을 잃고 죄의식을 갖는다. 과거를 간직하기 위해 일기를 쓰지만, 그것은 사상죄에 해당한다. 그가 살고 있는 오세아니아는 육체적 자유는 물론이고 인간의 사고나 감정까지도 지배하는 숨 막히는 세상이다. 누가 어디를 가든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텔레스크린을 통해 빅브라더가 감시한다. 빅브라더는 소설 속 세상에서 전지전능한 존재이며, 인간이 사랑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다. 윈스턴은 오세아니아의 전체주의적 사회에 반감을 가지고 있으며 반역을 꾀하는 인물이다. 

소설의 배경인 오세아니아에는 300m가 넘는 초고층 빌딩이 있고 헬리콥터가 떠다니며, 마이크로폰과 같이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기계도 등장한다. “빅브라더가 당신을 주시하고 있다”라고 협박하는 대형 포스터가 시내 곳곳에 붙어 있다. 또한 사람들이 활동하는 모든 곳에 송수신이 가능한 텔레스크린이 걸려 있고, 거리마다 사상경찰이 돌아다닌다. 빅브라더는 텔레스크린을 통해 사람들을 감시할 뿐만 아니라 생각이나 사상을 세뇌시킨다. 빅브라더는 곧 신이고 전지전능한 인물인 것이다. 

■ 끝나지 않은 1984년 

소설 속에 빅브라더가 있다면, 지금 우리에겐 CCTV가 있다. 이 둘은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가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서 그칠 것이 아니다. 인터넷을 통한 감시나 전화도청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횡행하고 있다. 대부분의 CCTV는 방범유지나 범죄 예방과 같은 공익의 목적으로 설치한 것이다. 아파트나 어두운 골목 등에 설치된 CCTV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원해서 설치하기도 한다. 하지만 악용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현대인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스마트폰도 우리를 감시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접근이 용이해 지면서 은행 업무를 보고, 친구와 대화를 할 수 있으며, 원하는 상품을 구입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탈리아의 해킹 프로그램으로 일반인의 스마트폰 메신저 앱 감시를 했다는 뉴스가 들려오기도 했다. 내가 누구와 어떤 대화를 하고 있는지, 어떤 사진이 오고 갔는지를 훔쳐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누군가가 나를 어떤 식으로든 감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소설 속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빅브라더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조지 오웰은 그 ‘당연함’ 때문에 세뇌당하고 판단력이 흐려지는 것에 대해 경고를 보낸다. 윈스턴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사회에서 인간적이기를 꿈꿨다. 하지만 윈스턴이 싸우려고 하는 빅브라더는 그가 인간적인 삶을 꿈꾸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1984>는 윈스턴이 인간성을 지키려다가 결국 처절하게 패배하는 것으로 끝난다. 절대로 굴복하지 않을 것처럼 하다가 나중에는 남들보다 더욱 깊게 빅브라더를 찬양하고 사랑하게 된다. 

윈스턴의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나의 전화번호나 계좌 정보가 어디에 팔렸다는 뉴스가 나올 때만 잠깐 화가 났다가, 다시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편리함이라는 달콤함만을 보고 거기에 적응돼 있지는 않은가. 조지 오웰은 소설 <1984>를 통해 인간의 미래는 이대로 가다간 ‘빅브라더’가 지배하는 상황과도 같은 사회가 올지도 모른다는 준엄한 경고를 내린다. 

조지 오웰의 <1984>는 1948년에 완성되고 1949년 8월에 출판됐다. 그는 결핵으로 1950년에 세상을 떠났으니, 그가 생각한 아주 먼 미래는 1984년 정도 됐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1984년은 끝나지 않았다. 현재이고, 미래인 것이다. 

글 : 김세경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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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검진기에 담긴 과학원리, 심전도

몇 달 전부터 가끔씩 가슴이 답답하고,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경험했던 이모(48)씨. 최근 들어 과중한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던 중, 갑작스럽게 참을 수 없는 호흡곤란과 가슴 통증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담당 의사는 “특별한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협심증 초기 상태일 수도 있다”라고 진단하며 “앞으로 3개월에 한번 씩은 병원에 와서 ‘심전도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라고 권유했다. 

혹시 심장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하던 이 씨는 한 숨을 돌렸지만, 이내 심전도 검사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심전도 검사에 대해 묻자 의사는 “심장의 현재 상황이나 심장 및 혈관과의 관계를 파악하는 검사”라고 설명하며 “이를 통해 심장의 활동 상태가 건강한지를 점검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 심장이 보내는 전기신호를 포착하는 심전도계 

심장은 우리 몸에 혈액을 공급하는 엔진과 같은 존재로서, 생명과 직결되는 기능을 가진 장기다. 항상 규칙적으로 박동하기 때문에, 생명이 붙어 있는 한 절대로 멈추는 법이 없다. 

하지만 심하게 놀라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감정에 기복이 생기면, 호르몬 분비의 변화에 의해 심장 박동이 달라진다. 이럴 때 보통은 심장에 문제가 없는 경우,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예전 상태로 돌아가지만, 심장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이상 신호를 보내게 된다. 

그런 이상 신호를 포착해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기기가 바로 심전도다. ECG(electrocardiogram)라는 약자로 표시하기도 하는 심전도는 심장의 전기신호를 피부에 부착한 전극을 통해 기록하는 것으로서, 심장에 대한 검사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전극은 신체의 여러 부위에 부착하는데, 이를 통해 심장 각 부위의 전기적 현상을 잘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사물을 볼 때 한 쪽에서만 관찰하는 것 보다는 앞과 뒤, 그리고 위, 아래와 같이 3차원적으로 관찰해야 그 사물을 좀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심전도는 각 부위의 전극에서 검출된 신호의 크기, 즉 전압을 시간에 대한 그래프로 나타낸다. 이를 통해 심장 각 부위에서 전압이 약하거나 강해진 것을 분석할 수 있으며, 심장의 리듬이 어떻게 불규칙한지, 또는 빠르거나 느린지를 알 수 있다. 

이 같은 심전도 검사는 흉통이나 호흡곤란과 같이 심장의 이상 증상이 있는 환자나 고혈압과 같이 심장에 영향을 주는 질환이 있는 환자가 검사할 때 주로 사용한다. 또한 입원이나 수술 전 환자에게는 기본적인 검사로 시행되는데, 검사 전에 특별한 준비사항이 없다는 것도 심전도 검사가 가진 장점 중 하나다. 

아래 사진은 26세 남성의 정상 심전도를 나타낸다. 파란색 상자 속의 패턴이 반복되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키가 크고 날렵한 QRS파(QRS complex)형이다. QRS파는 심장 아랫부분인 심실의 기계적 수축을 뜻한다. QRS파를 중심으로 그 앞에 작은 돌기의 P파가 보인다. P파는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에 전기가 흐르면서 나타나는 파형으로 P파가 나타난 후에는 심방이 기계적으로 수축하게 된다. 

QRS파 뒤에는 P파보다 큰 돌기의 T파가 나타난다. T파는 심실이 수축한 후 다시 돌아오는, 즉 이완하는 과정과 관련이 있다. 정상 심전도의 파형은 P, QRS, T의 순서로 한 패턴이 되풀이 되는 파형이다. 
 

사진 1. 26세 남성의 정상 심전도(출처: wikipedia)



■ 입기만 하면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는 티셔츠형도 개발돼 

심전도를 개발한 사람은 네덜란드의 생리학자이자 의사인 ‘빌렘 에인트호벤(Willem Einthoven)’이다. 생리학에 대한 그의 관심은 인체 내를 흐르는 전기를 측정하기 위한 장치 개발로 이어졌는데, 신경 및 근육 등에 일어나는 전류를 측정하는 ‘혈전류계’를 최초로 고안해 생물전기 분야에 공헌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연구는 혈전류계 개발에만 그치지 않았다. 혈전류계의 원리를 기반으로 심장에서 나타나는 전기 생리의 연구를 계속한 결과, 1901년 초기 형태의 심전도계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전선을 사람에게 연결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시대였기 때문에 그 대상은 ‘개’였다. 
 

사진 2. 초기 심전도계의 모습(출처: wikipedia)



개를 전선에 연결하면 타죽을 것이라 모두들 생각했지만, 에인트호벤의 생각대로 심전도 검사는 성공적이었다. 개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그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의료기로서의 가능성까지 구상했다. 심장의 규칙적인 박동을 검사할 수만 있다면, 심장에서 나타나는 각종 질병과 이상 신호를 쉽게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병원 문까지 닫을 정도로 연구에 매진한 에인트호벤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결국 ‘단선 검류계’라는 현대적 심전도계의 초기 모델을 만든다. 이 장치는 전자선의 양극 사이에 은도금을 한 석영 선을 연결한 것으로, 심장근육의 수축 시에 발생하는 전류를 감지해 한 방향으로 통과시키는 방식이었다. 

이를 통해 에인트호벤은 심장의 수축과 완화 시에 서로 다른 뚜렷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고, 비로소 심전도계라 부를 수 있는 기기가 탄생하게 됐다. 네덜란드 조그만 마을의 한 의사가 열정을 쏟은 덕분에, 인류는 오늘날의 심전도계를 갖게 된 것이다. 

최근에는 부경대학교 전자공학과 연구팀이 현대식 심전도계에서 한 단계 더 발전된 티셔츠 형심전도계가 개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시스템은 온몸에 전극을 연결하는 불편을 덜고, 옷처럼 입기만 해도 간단하게 심전도 검사를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번에 개발한 심전도계를 통해, 앞으로는 병원에 가지 않고도 심전도 검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 : 김준래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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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든 가장 비열한 무기, 지뢰


1980년 10월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UN 군비축소회의는 특정 재래식 무기의 사용을 금지하는 조약을 체결했다. 여기에는 누구든 건드리기만 하면 피해를 입는 지뢰와 부비트랩, 눈을 멀게 하는 레이저 무기, 전쟁 이후에도 남아서 생명과 신체를 위협하는 잔류 폭발물이 포함됐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받는 무기는 ‘지뢰’다. 미국 남북전쟁 때부터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해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폭발식 지뢰는 눈에 띄지 않도록 땅 속에 묻어두기만 해도 사람이나 차량이 지나가는 순간에 맞춰 폭발하기 때문에 인명 피해 가능성이 높다. 전쟁 후에도 오래도록 남아 있어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피해를 주는 바람에 ‘인간이 만든 가장 비열한 무기’로 불리기도 한다. 

지뢰는 정확히 어디에 묻었는지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추후에 일일이 찾아내 수거하기가 불가능하다. 특히나 탐지가 불가능하도록 플라스틱이나 나무로 만든 지뢰나 탐지 기계가 내보내는 자기장에도 쉽게 폭발하는 지뢰, 자동으로 폭발하거나 원격으로 폭파시킬 수 있는 지뢰는 요주의 대상이다. 지뢰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1955년 미국이 개발한 M14 대인발목지뢰는 적은 양의 폭약을 터뜨려 사람의 발목을 잘라냄으로써 과다 출혈로 사망하게 하거나 평생 불구로 살아가게 만든다. 잔인하기 짝이 없는 무기지만 무게가 100g에 불과하고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탐지가 쉽지 않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민간인의 목숨을 앗아가고 가족들에게 슬픔을 주는 M14 지뢰를 우리나라는 여전히 100만 발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 

세계 90여개 국가의 1,400개 비정부기구로 구성된 민간단체 ‘국제지뢰금지운동(ICBL)’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 매설된 지뢰는 1억 개가 넘는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는 단위면적당 지뢰 매설 수가 가장 많다. 6.25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한반도 곳곳에 매설된 지뢰의 숫자는 수백만 개에 달하며 전쟁 이후에도 1천 명 이상이 지뢰로 인해 목숨을 잃고 신체 피해를 입었다. 그 중 80%는 민간인이다. 

ICBL은 군비축소회의에서 관련 조항을 더욱 엄격하게 개정하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덕분에 1997년 12월에는 캐나다 오타와에서 121개국이 대인지뢰의 사용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국제조약 이른바 ‘오타와 협약(Ottawa Treaty)’에 서명했다. 이 공로로 국제지뢰금지운동을 처음 시작한 조디 윌리엄스(Jody Williams)는 그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연간 2만6천 명에 달하던 지뢰 피해자는 오타와 협약 10년 후 1만5천 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현재 133개국이 서명하고 161개국이 비준한 오타와 협약을 우리나라는 아직도 거부하고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이스라엘, 북한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지뢰 피해자와 유족에게 금전적 보상을 지급하는 ‘지뢰피해자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우리나라 국회를 통과해 지난 4월 16일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앞으로 지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결의와는 별개로 기존에 매설된 지뢰를 없애는 작업도 꾸준히 진행돼야 한다. 지뢰를 제거하는 일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아서 문제다. 지금까지는 갈퀴나 철선으로 땅바닥을 긁거나 나무와 폭약에 불을 붙여 지뢰 매설지대에 굴리는 방식으로 제거를 시도해왔다. 이 과정에서 군 장병과 전문가들이 많은 피해를 입는 바람에 1993년부터는 속도보다는 안전을 중시하는 ‘인도적 지뢰 제거법’이 도입됐다. 금속탐지기를 이용해 위험지역을 조금씩 확인하거나 살수차가 물을 뿌린 후 특수차량이 지나가며 지뢰를 발견하는 방법이 사용됐다. 

최근에는 땅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지층관통 레이더(GPR)를 금속탐지기와 결합해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이중센서 감지기, 쥐나 꿀벌을 이용하는 생물학적 탐지법, 폭발물과 닿으면 색이 변하는 특수식물 살포, 지뢰가 폭발해도 끄떡없는 특수로봇 등이 시도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부터 2003년까지 비무장지대(DMZ) 서부전선에서, 2002년부터 2006년까지 동부전선에서 철도 부설을 위해 지뢰 제거 작업을 진행한 적이 있다. 플라스틱 파이프에 폭약을 넣어 위험지역에 굴려 넣고 간이파괴통으로 우선 지뢰를 제거 하고, 공기 압축기로 나뭇잎과 먼지를 날려 보낸다. 그리고 땅속 지뢰를 드러나게 한 후 이를 수거해, 특수복을 착용한 군인이 직접 살펴보고 해체 처리를 한다. 방탄 처리가 된 굴삭기로 지표면을 50cm 이상 벗겨내는 등 총 6단계에 걸친 제거 방법을 사용했다. 

민간 기업들도 지뢰 제거에 뛰어드는 상황이다. 마인테크 인터내셔널(MineTech International), 지포에스(G4S), 식스 알파 어소시에이츠(6 Alpha Associates), 메켐(Mechem), 백테크 인터내셔널(BACTEC International), 더 디벨롭먼트 이니셔티브(TDI) 등 수많은 전문기업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국제 분쟁으로 인해 군대를 파견하기 어려운 지역이나 특수 설비가 필요한 경우에 초빙된다. 

이러한 노력에도 골칫덩이 지뢰를 없애는 일은 쉽지 않다. 시간, 비용, 안전 등의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미국 국무성이 2001년 발간한 ‘숨은 살인자(Hidden Killer) 보고서에 따르면 지뢰를 한 발 매설하는 비용은 5천원에 불과하지만 제거할 때는 200배가 넘는 100만 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10년 넘게 기술 개발에 매진한 결과 현재는 30만 원 정도까지 제거 비용이 낮아졌지만, 국토 곳곳에 매설된 지뢰 전체를 없애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하다. 시간도 부족하다. 우리나라 국방부의 계산에 따르면 한반도 내 모든 지뢰를 제거하려면 앞으로 500년이나 흘러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 비무장지대에서 지뢰가 폭발해 군 장병들이 피해를 입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신체를 다쳐야 비극이 끝날 것인가. 세계적인 관심과 지속적인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글 : 임동욱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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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용 운영체제가 등장했다?!


지난 7월 29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 운영체제(OS) ‘윈도우10’이 전 세계 190개국에 동시 출시됐다. 윈도우7 이상 사용자에 대해 1년간이라는 단서가 붙기는 했지만, 윈도우10은 윈도우 최초의 업그레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윈도우10은 DVD와 같은 광학미디어 대신 USB 메모리스틱에 담기거나 다운로드 형태로 판매된다. 1년의 무료 업그레이드 기간이 지나면 개인 사용자 기준으로 17만~32만 원 정도의 가격에 구입해야 한다. 

MS가 2년 내에 10억 개의 기기에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운 윈도우10의 가장 큰 특징은 ‘하나의 윈도우’라는 캐치프레이즈 속에 숨어 있다. MS가 8월 10일부터 배포하기 시작한 ‘윈도우10 IoT 코어’란 플랫폼이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 플랫폼은 사물인터넷용 윈도우로서, ‘라즈베리파이2’와 ‘미노보드 맥스’ 등의 컴퓨팅 보드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라즈베리파이는 영국의 라즈베리파이재단이 기초 컴퓨터 교육을 위해 출시한 제품이며, 미노보드 맥스는 인텔사의 오픈소스 싱글 컴퓨팅 보드다. 
 

사진 1. 윈도우10의 스크린샷(출처: MS)



사물인터넷이란 생활 속 사물들이 유무선 인터넷으로 연결돼 정보를 공유하는 환경으로, 2020년에는 약 1400조원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만큼 미래의 유망 기술이다. 윈도우10 IoT 코어는 싱글 보드 컴퓨터가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최소 250MB 램과 2GB의 저장용량만 있으면 윈도우10 IoT 코어를 통해 사물인터넷 구현이 가능하다. 다양한 오픈소스 개발도구를 윈도우10 앱 개발에 활용할 수 있으므로 윈도우10 IoT 코어는 사물인터넷 기술 개발의 문턱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MS는 지난 4월 말에 개최한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IT 관련 기자 및 개발자들에게 홀로렌즈(Hololens)를 직접 체험하는 공개 시연 자리를 마련했다. 홀로렌즈란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처럼 머리에 쓰는 기기로서, 우리가 보는 환경에다 홀로그램을 입히는 일종의 증강현실 형태의 장치다. 미래 유망 기술로 꼽히는 홀로렌즈는 비디오게임에서부터 설계, 교육, 컴퓨터 아키텍처와 같은 다양한 부분에서 활용될 수 있다. MS의 홀로렌즈는 윈도우10을 운영체제로 사용하므로 PC와 호환이 자유롭다. 즉, MS가 윈도우10의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하나의 윈도우’ 전략과 이어지는 셈이다.공개 시연 당시 이미 상용화할 수 있는 수준에 다다른 것으로 추정돼 윈도우10과 함께 출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MS는 홀로렌즈의 첫 번째 개발자 버전을 내년 중으로 배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 MS의 홀로렌즈 영상은 아래 주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ThCr0PsyuA&feature=youtu.be 

 

사진 2.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에서 홀로그램을 구현하고 있는 장면
(출처: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사진 3. MS에서 공개한 홀로렌즈 시연 영상 캡처
(출처: MS)



이처럼 미래 유망 기술들의 선점에 대비하고 있는 윈도우10은 PC, 태블릿, 스마트폰 등 디바이스에 상관없이 하나의 운영체제로 사용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MS가 개발한 가정용 게임기인 엑스박스(Xbox)를 비롯해 MS의 모든 하드웨어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각각의 플랫폼에 원코어라는 공통된 핵심 모듈을 사용한 덕분에 유니버셜 앱으로 개발된 이것은 PC, 스마트폰, 사물인터넷 등 어떤 종류의 디바이스에서도 동작한다. 플랫폼별로 앱을 따로 개발할 필요가 없다. 즉, PC 소프트웨어와 스토어 애플리케이션 간의 경계를 무너뜨린 것이다. 

또한 PC로 사용할 때나 태블릿과 같은 모바일 디바이스로 사용하건 간에 ‘컨티뉴엄’ 기능을 통해 화면을 자동으로 최적화해준다. 예를 들어 PC에서 사용하다 태블릿으로 가면 창이 저절로 풀 스크린으로 전환되며, 다시 PC로 사용하면 하단의 바와 창이 부활하게 된다. 최근에 출시된 컨버터블 방식의 경우 태블릿처럼 생긴 본체에 키보드를 마음대로 붙이고 뗄 수 있다. 윈도우10을 사용하게 되면 키보드를 붙일 경우 데스크톱 모드로 작동하고, 키보드를 떼면 자동으로 태블릿 모드로 바뀌면서 터치 인터페이스 기반으로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하나의 윈도우로 여러 디바이스를 사용하려면 보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사물인터넷의 경우 개인의 보안이 뚫릴 경우 복잡한 사고로 발전할 수 있다. 이를 위해 MS는 윈도우10에 ‘헬로 윈도우(Hello Windows)’란 새로운 보안 방식을 추가했다. MS 패스포트 기반의 기술을 활용한 헬로 윈도우는 지문이나 얼굴, 홍채와 같은 사용자의 생체 정보를 활용해 PC 로그인 및 스토어 앱 아이템 구매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이 같은 개인 정보는 해킹을 방지하기 위해 암호화돼 디바이스 내의 보안 폴더에 저장되므로 네트워크로 전송되지 않는다. 

얼굴 인식 기능을 사용할 경우 디바이스에 장착된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면 1~2초 내에 로그인 된다. 특히 적외선 및 레이저 센서를 활용한 카메라를 통해 사람 피부의 열, 굴곡까지 인식하므로 사진을 이용한 로그인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얼굴을 좌우로 흔들어야 로그인 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옵션도 설정에서 추가할 수 있다. 이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선 적외선 및 레이저 센서 등이 내장된 화상 카메라가 있어야 한다. 

윈도우10이 이전 버전과 차별화된 또 다른 특징은 ‘코타나’와 새로운 인터넷 브라우저인 ‘엣지’다. 코타나는 애플의 시리, 구글의 나우, 삼성의 S보이스와 비슷한 음성 인식 개인 비서 시스템이다. 윈도우10의 코타나는 단순한 음성인식 엔진이 아니라 개인의 위치정보, 일정, 취향 등을 고려해 대답을 다르게 한다. 예를 들어 “슈퍼마켓 근처에 가면 계란을 사라고 알려줘”라든가 “파워포인트 중 IoT 키워드가 쓰인 파일을 찾아줘” 등의 명령을 처리해준다. 하지만 아쉽게도 코타나는 아직 한국어 지원이 되지 않는다. 

윈도우10의 기본 브라우저인 엣지는 웹노트 기능이 있어서 웹페이지에서 사용자가 직접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작성할 수 있다. 따라서 펜이 제공되는 디바이스를 사용할 경우 자기 마음에 드는 내용을 웹 화면에 표시한 다음 이메일 등으로 다른 사용자와 쉽게 공유할 수 있다. 또한 개인 비서인 코타나와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큰 특징이다. 

모바일 시대를 위한 변화를 선택했으나, 그리 널리 보급되지 않은 윈도우8의 실패를 딛고 다시 미래 유망 기술을 겨냥한 윈도우10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글 : 이성규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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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의 과학] 토마토가 익으면 의사의 얼굴이 파래진다?


먹는 것은 삶의 가장 기본적인 일이죠. 모두가 어려웠던 옛날에는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이 우선이었지만, 요즘 트렌드는 맛있는 음식을 건강하게 먹는 것입니다. 그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TV 프로그램에서는 요리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늘어났고, 최근에는 메인 시간대에 편성되면서 대중의 인기를 받고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블로그나 카페에 다양한 요리법이나 영양소에 대한 내용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2015년 과학향기에서는 [COOKING의 과학]이라는 코너를 신설해 매월 제철 음식을 소개하고, 그 속에 담긴 영양소도 함께 전달하고자 합니다. 과학향기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건강을 위해서는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과일의 경우 당 성분 때문에 너무 많이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한다. 그러나 토마토의 경우 당 걱정이 필요 없다. 건강을 위한 가장 매력적인 작물 중에 하나는 바로 토마토다. 요즘같이 여름 늦더위가 이어지면 사람들은 보양식을 계속 찾게 된다. 보양식하면 대개 삼계탕, 개고기, 장어 같은 음식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런 고단백 보양식은 고기를 자주 먹지 못하던 과거의 보양식이고 오히려 요즘처럼 영양 과잉시대에 이상적인 여름 보양식은 바로 토마토다. 토마토는 무더운 여름이 제철이다. 

이렇게 토마토는 현재 전 세계인들이 즐겨 먹지만, 처음부터 환영받았던 작물은 아니었다. 토마토는 원래 남미 페루의 안데스 산맥에서 태어났다고 추정된다. 그러다가 16세기 초 남미에서 유럽으로 건너갔고 처음에는 독초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원래 건조하고 햇빛이 많은 곳에서 잘 자라는 토마토는 지중해 연안을 중심으로 재배되면서 그 진가가 알려졌고 사랑받기 시작했다. 그 후 북유럽 전체로 전파된 것이다. 이후 토마토는 점차 유럽 요리에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식품으로 발전했다. 그 후에는 고향을 떠난 지 거의 300년 만에 미국으로 다시 건너간 토마토는 중국음식으로 알려진 케찹과 결합해 토마토케찹으로 재탄생했다. 현재 토마토케찹은 전 세계인들의 요리에 빠지지 않는 중요한 소스다. 

처음에 우리나라에서는 토마토를 식용보다 관상용으로 심었다고 한다. 토마토라는 이름은 모두가 알지만 ‘일년감’이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일년감은 국어사전에 등재된 토마토의 한글이름이다. ‘일 년을 사는 감’이라는 뜻이다. 옛 문헌에는 한자이름 ‘일년시’ 라고 나온다. 토마토는 우리나라에 소개된 역사가 꽤 길다. 조선시대 유학자 이수광은 ‘지봉유설(芝峰類說)’이란 책에서 토마토를 감 ‘시(枾)’ 자를 써서 ‘남만시(南蠻枾)’ 라고 소개했다. ‘남쪽 오랑캐 땅에서 온 감’이라는 뜻이다. 지봉유설이 나온 건 1614년이니 그전에 이미 토마토가 우리나라에 들어왔음을 알 수 있다.

토마토는 미국 타임즈가 선정한 10대 슈퍼푸드 중의 하나로 선정될 만큼 건강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어떤 성분들이 토마토를 이렇게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등극시켰는지 한번 따져보자. 먼저, 토마토에 함유돼 있는 성분으로는 각종 유기산, 아미노산, 루틴, 단백질, 당질, 회분, 칼슘, 칼륨, 철, 인, 비타민A, 비타민B1, 비타민B2, 비타민C, 식이섬유 등 많은 영양소가 들어 있다. 비타민C의 경우 토마토 한 개에 하루 섭취 권장량의 절반가량이 들어 있다. 또한 토마토에 함유된 비타민C는 피부에 탄력을 줘 잔주름을 예방하고, 멜라닌 색소가 생기는 것을 막아 기미 예방에도 효과가 뛰어나다. 또한 토마토에 많이 들어 있는 칼륨성분도 매우 중요하다. 칼륨은 체내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짜게 먹는 식습관에서 비롯된 고혈압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유럽 속담에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 얼굴이 파랗게 된다”는 말이 있다. 아주 오래 전부터 토마토는 의사가 필요치 않을 정도로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는 뜻으로 생각해왔다. 토마토가 건강식품으로 주목받은 가장 큰 이유는 ‘라이코펜(lycopene)’ 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토마토에는 라이코펜, 베타카로틴과 같은 항(抗)산화 물질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토마토가 예쁜 빨간색을 띠는 것은 ‘카로티노이드(carotinoid)’라는 식물영양소(phytonutrient)라는 성분 때문이고, 이 중에서도 특히 라이코펜이 주성분이다. 잘 익은 빨간 토마토 100g에는 라이코펜이 7∼12mg정도가 들어 있다. 토마토 한 개를 200g으로 본다면 20mg정도를 섭취하는 셈이다. 

토마토의 붉은색을 만드는 라이코펜은 노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배출시켜 세포의 젊음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라이코펜은 남성의 전립선암, 여성의 유방암, 소화기계통의 암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 라이코펜이 알코올을 분해할 때 생기는 독성물질을 배출하는 역할을 하므로 술 마시기 전에 토마토 주스를 마시거나 토마토를 술안주로 먹는 것도 좋아 서양에서는 토마토를 해장용으로 먹기도 한다. 또한 토마토는 다이어트에도 제격인데 토마토 1개(195g)의 열량은 35kcal에 불과하며 수분과 식이섬유가 많아 포만감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사 전에 토마토 한 개를 먹으면 식사량을 줄일 수 있으며, 소화도 돕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토마토를 주로 과일로 취급했다. 어릴 적이면 여름철에 엄마가 해주던 설탕 뿌린 달달한 토마토의 맛이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달랐다. 미국에서는 토마토가 세금문제 때문에 과일이냐 채소냐 하는 법정시비가 있었고, 대법원에서는 토마토를 채소로 판결을 내렸다. 

그럼, 토마토는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을까? 생으로 먹는다면 파란 것보다 빨간 것이 건강에 더 유익하므로 완전히 익혀 먹는 것이 좋다. 빨간 토마토에는 라이코펜이 많이 들어 있으나 그냥 먹으면 체내 흡수율이 다소 떨어지므로 열을 가해 조리해서 먹는 것이 좋다. 열을 가하면 라이코펜이 토마토 세포벽 밖으로 빠져나와 우리 몸에 잘 흡수된다. 토마토의 라이코펜과 지용성 비타민은 기름에 익힐 때 흡수가 잘 된다. 

라이코펜은 열에 강하고 지용성이라 기름에 볶아 먹으면 체내 흡수율이 높아진다. 따라서 토마토는 올리브오일이나 식용유를 곁들여 익혀 먹는 게 좋다. 또는 기름에 볶아 푹 익혀서 퓨레 상태로 만들어 두면 편리하다. 또한 토마토의 껍질을 벗기려면 끓는 물에 잠깐 담갔다가 건져서 찬물에서 벗기면 손쉽게 벗길 수 있다. 잘 익은 토마토 껍질을 벗기고 으깨면서 체에 걸러 졸인 것을 ‘토마토 퓨레’라고 한다. 파스타나 피자에 사용하는 토마토소스는 마늘과 쇠고기를 다져서 올리브유에 볶다가 적포도주 조금과 함께 토마토 퓨레를 넣으면 쉽게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세기 초에 남쪽 오랑캐가 전해 준 관상용 감 정도로 생각해 ‘남만시’라고 불렸던 토마토였지만 이제는 전 세계인들의 건강식품이 됐고, 우리 식탁에서의 위치도 달라졌다. 토마토를 생으로 먹는 것도 좋지만, 고기나 버섯처럼 구워 먹고, 올리브오일을 뿌려 구워먹는 것도 좋다. 또한 푸른 토마토로 김치나 장아찌를 담그는 것과 같이 우리나라 음식과 다양하게 응용해 보는 건 어떨까. 

글 : 정혜경 호서대학교 바이오산업학부 식품영양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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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한증, 보톡스로 치료한다!


내리쬐는 햇볕에 가만히만 있어도 땀이 나는 여름이다. 일반적으로 땀은 건강하다는 증거다. 우리 몸은 체온이 오르면 일정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땀을 배출해 체온을 떨어뜨린다. 이 때 콜레스테롤, 지방, 젖산과 같은 노폐물도 몸 밖으로 나오면서 우리 몸의 순환에도 도움을 준다. 

오히려 너무 땀을 흘리지 않으면 체온 조절이 어려워져 무더위에 일사병에 걸리기 쉽고 노폐물 배출도 잘 이뤄지지 않아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 땀 너무 많이 나도 문제 

하지만 땀이 너무 많이 나도 문제다. 체내 전해질 균형이 깨질 뿐 아니라 습진이나 무좀, 피부염에 걸릴 수 있고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손에 땀이 나 악수하기가 부담스럽거나 겨드랑이 부분이 흥건히 젖는 일로 난감한 일이 생기기도 한다. 땀이 심하게 나는 경우, 손잡이를 잡을 때 미끄럽다고 느끼기도 하는데 특히 전기기구나 금속, 섬유를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은 작업에 있어서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를 질병으로 접근하면 다한증이라 하는데, 정확한 진단 기준은 없지만 땀이 많이 나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다한증이라 할 수 있다. 다한증 환자는 특히 여름이 괴롭다. 땀 배출량이 많아지면서 땀 냄새도 많이 나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는 200~400만 개의 땀샘이 있다. 이 중 겨드랑이와 배꼽 등에 분포해 있는 아포크린샘은 중성지방, 콜레스테롤이 함유된 땀을 배출하는데 피부의 세균이 이를 지방산과 암모니아로 분해하면서 냄새를 유발시킨다. 최근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인의 겨드랑이에서 에크린 땀샘과 아포크린 땀샘의 기능을 함께 갖고 있는 아포에크린 땀샘을 발견했는데, 겨드랑이 다한증과 땀 냄새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한증은 몸 전체보다 특정 부위만 땀이 많이 나는 경우가 많다. 다한증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부위는 손바닥과 발바닥, 이마와 콧등 그리고 겨드랑이나 허벅지가 시작되는 부위, 팔과 다리의 접합 부위 등 접히는 부분이다. 가족력은 25~30%로 보통 사춘기를 전후로 증상이 나타나 자연적으로 호전되기도 하지만 50~60대까지 지속되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심리적인 영향이 큰 질환이기도 하다. 긴장하면 손이나 발에 땀이 나는 데 다한증 환자는 긴장된 상황에 보통사람보다 자극을 더 크게 받는 것. 따라서 정신적인 원인이 큰 환자의 경우 낯선 사람과 마주하거나 악수를 할 때, 악기를 다룰 때, 시험을 볼 때 증상의 정도가 더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신에 땀이 많이 나는 환자의 경우 대게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결핵은 밤에 땀을 특히 많이 흘리게 하고 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당뇨와 같은 내분비 질환도 다한증을 유발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8월 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매년 1만 명 이상(1만 2천 542명)이 다한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 기준이 아직 없고 불편을 느껴도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을 고려한다면 전체 인구의 최소 0.6%에서 4.6%가 다한증을 겪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환자 나이 통계를 보면 20대가 진료인원의 29.6%로 가장 비중이 높고 이어 10대가 24.2%, 30대가 15.9%로 10~30대가 69.7%를 차지했다. 나이와 성별을 모두 고려하면 20대 남성이 2천 157명으로 전체의 17.2%를 차지했다 

■ 다한증은 뇌의 탓? 

다한증의 1차적 원인은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과다 분비다. 아세틸콜린은 자율신경계인 교감과 부교감신경에서 분비하는 물질로 땀 분비를 조절하는데, 아세틸콜린이 많이 분비되면서 땀 분비도 늘어나는 것.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다한증 환자를 관찰한 결과, 교감신경이나 땀샘 자체에는 조직학적으로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오히려 정신적인 자극에 대해 피부의 교감신경계가 과하게 활성화되면서 땀샘이 자극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 뇌의 시상하부 이상에 따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치료는 가능하다. 간단하게는 염화알루미늄 제제의 약을 쓸 수 있는데, 땀이 많이 나는 부위를 씻은 뒤 물기가 마른 상태에서 약을 2~3회 바르는 방법이다. 간단하지만 효과가 일시적이고 효과의 정도도 사람마다 차이가 큰 편이라는 단점이 있다. 전신성 다한증의 경우 온 몸에 작용하는 항콜린성 약물(옥시부타닌, 프로판테린 등)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시야가 흐려지거나 저혈압, 고열, 심계항진 등 부작용과 합병증이 심각한 경우가 많아 흔히 사용하지는 않는다. 

보톡스를 이용해 다한증을 치료하기도 한다. 보톡스는 A~G까지 7가지 형태가 있는데 다한증에는 A를 사용한다. 땀이 많이 나는 부위 피부에 주사를 하면, 에크린 땀샘에 분포하는 교감신경의 말단부에 작용해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억제시킨다. 효과는 8~9개월로 겨드랑이 다한증의 경우 90% 이상에서 효과가 난다. 다만 비용이 비싸고 주사한 부위의 통증이 평균 2일에서 길게는 10일까지 지속된다는 단점이 있다. 

■ 신경을 차단해 땀 분비를 억제한다 

최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흉강 내시경을 이용한 흉부교감신경차단술이다. 자율신경계의 하나인 교감신경계는 평활근과 심근, 땀샘과 같은 다양한 분비선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교감신경 사슬은 목 부분에서 시작해 양쪽 척추를 타고 내려와 2번 요추부위까지 이어지는 신경구조물이다. 이 시술은 흉강 내 존재하는 흉부 교감신경을 끊어주거나 잘라내는 등의 차단술을 통해 다한증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직경 2mm의 흉강경을 이용하기 때문에 흉터가 적고 시술시간도 30~40분으로 짧은데다 영구적인 효과를 낼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치명적인 합병증은 드물지만 보상성다한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면 손이나 겨드랑이, 얼굴 등에서 나던 땀이 몸통이나 허벅지 등으로 옮겨가는 경우를 보상성다한증이라고 하는데, 시술 전에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 

물리적으로 땀샘을 막는 방법도 있다. 땀이 많이 나는 부위를 전해질 용액에 담근 상태에서 15~18mA의 전류를 전달하는 방법이다. 한 번에 20분씩 1주일에 여러 차례 시행하는데, 물리적으로 땀구멍을 막아 땀 분비량을 조절한다.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다한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치료를 중단하면 바로 재발하는 단점이 있고 겨드랑이와 같이 물에 담그기 힘든 부분은 치료가 어렵다.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보통 다한증 환자는 땀이 많이 난다는 이유로 운동을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오히려 운동으로 땀을 흘리면 체온이 떨어지면서 땀 분비가 정상화된다. 또 카페인 음료와 맵고 짠 음식은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삼가고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고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는 것도 좋다. 

글 :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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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조선의 융합인재, 수학자 최석정

사농공상(士農工商). 조선시대는 문(文)을 기반으로 한 통치사회였다. 과학과 기술은 상대적으로 대접받지 못했고 그만큼 과학기술의 발전은 상대적으로 더딘 것이 사실이었다. 장영실이나 홍대용과 같은 몇몇 인물을 제외하고는 널리 알려진 과학기술자를 찾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조선에도 최석정(崔錫鼎, 1646~1715)이라는 위대한 수학자가 있었다. 최석정은 명문가 집안에서 1646년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총명했던 그는 17세에 초시 장원을 하고 1671년에 급제하면서 관직 생활을 시작했다. 우의정, 좌의정, 영의정을 모두 지냈으며 오늘날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영의정만 8번을 지냈으니 말 그대로 엘리트 정치인, 관료의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최석정의 대단함은 이렇게 전문적인 정치가이자 관료의 삶을 살면서 수학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겼다는 것이다. 이는 수학이나 과학기술보다는 유학이나 주자학을 중시하던 당시 사회 풍조에서 더욱 돋보이는 일이다. 

■ 학문 발전에도 힘 써 

최석정이 활약하던 때는 조선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후 국토가 황폐화된 시기로 전쟁의 상처를 회복하는 것에 집중하던 시기였다. 그래서 재빠른 복구를 위해서라도 많은 실용적 지식이 필요했다. 

수학에 관심이 많은 최석정은 수학을 증진시키는 데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박율의 수학책인 산학원본(算學原本)이 발행될 때 서문을 쓰는 등 적극적으로 독려한 점을 들 수 있다. 
 



당시 과학기술 선진국이었던 중국을 통해 국내로 선진 문물을 도입한 공로도 크다. 1686년 중국 출장을 통해 서양의 앞선 학문을 접한 최석정은 <천학초함(天學初函)>, <동문산지(同文算指)> 등의 서적을 조선에 소개해 앞선 문물을 받아들이는 데 이바지했다. 

■ 오일러보다 67년 앞선 마방진 

최석정은 서학(西學)의 영향을 많이 받고 공부했으나, 기본적으로 동양철학을 바탕으로 수학을 정리하고자 했다. 이는 주역철학과 성리학, 양명학에 두루두루 이해가 깊으면서도 수학에 관심 많은 최석정의 다양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의 수리철학은 수학과 동양철학을 결합한 독특한 형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 마방진 : n²개의 수를 가로, 세로, 대각선 방향의 수를 더하면 모두 같은 값이 나오도록 n × n 행렬에 배열한 것(출처: wikipedia)




그의 수리철학이 잘 드러나 있는 것이 대표 저작인 <구수략(九數略)>이다. 이 책은 동양 고전역학을 바탕으로 당시 수학이론을 정리한 조선시대 대표적 수학서다. 오늘날의 4칙 연산을 각각 태양, 태음, 소양, 소음으로 구분하는 등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 

무엇보다 구수략이 유명한 이유는 세계 최초로 9차 직교라틴방진(Orthogonal Latin Square)이 게재됐기 때문이다. 마방진이란 이름으로 잘 알려진 9차 직교라틴방진은 가로 세로 9칸씩 81개의 칸에 숫자가 1에서 81까지 하나씩 들어가는 방진이다. 가로, 세로, 대각선 어느 방향으로 더해도 합이 같다는 특징이 있다. 원래 스위스의 수학자 오일러(Leonhard Euler, 1707~1783)가 최초로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연세대학교 송홍엽 교수의 노력으로 최석정이 67년 앞섰음이 인정됐다. 

■ 동양 철학과 수학을 접목하다 

당시 수학의 가장 큰 쓰임새 중 하나가 천문과 역법이다. 수학을 좋아했던 최석정은 자연스럽게 천문역법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당시 조선은 청에서 들여온 시헌력(時憲曆)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를 조선 상황에 맞게 해석하는 등 수학을 활용할 일이 많았다. 

최석정은 <천학초함(天學初函)>과 같은 외국의 자료를 바탕으로 시헌력과 관련된 천문학을 공부했으며, 1687년에는 ‘선기옥형(璇璣玉衡)’이라는 시계의 수리를 건의하기도 했다. 또한 기상관측 관서인 서운관의 최고 책임자인 서운관영사 역할을 수행하며 조선의 천문학연구를 전반적으로 관장했다. 

최석정은 이런 업적을 인정받아 2013년 한국과학기술한림원에서 제정하는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에 선정됐다. 그는 정치가이자 관료이자 학자였으며, 학문적으로는 동양의 전통 사상과 서양의 수학을 융합한 ‘융합적 인재’의 원조라 할 수 있다. 오늘 밤에는 마방진 퀴즈라도 풀어보며 조선에도 세계에 내놓을 만한 멋진 수학자가 있었음을 생각해 보자. 

글 : 김청한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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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로 잠을 잊은 그대에게

# 2040년 8월 21일 

“여러분, 오늘은 폭염 경보 31일째입니다. 열대야도 19일째 계속되고 있네요. 폭염 위기 때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고 있죠? 낮 동안은 밖에 나가지 않아요. 실내 온도가 35도 이상일 때 집에서 냉방 장치를 쓸 수 없으면 가까운 무더위 쉼터로 대피해요.” 

“집에 가면 바로 닦고 무더위 예방 음료를 마셔요!” 

유치원 때부터 폭염 대비 교육을 단단히 받아온 아이들이 입을 모아 대답한다. 낮 최고 기온이 38도를 넘나드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밤 최저 기온.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규정된 열대야만으로도 고통스러운데, 지난 이틀은 초열대야라 부르는 30도에 육박했다. 입추도, 말복도 지났으니 이제 한풀 꺾이려나 기대하고 있지만 절기가 무용지물이 된 지 벌써 오래다. 학사 일정대로 개학을 했지만 여름방학을 9월까지로 연장해야 한다든가 다음 주까지 폭염이 계속되면 임시 휴교를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는 마당이다. 

“선생님, 열대야는 언제 끝나요?” 

“글쎄요. 작년에는 26일 만에 끝났으니까, 올해도 비슷하겠지요. 다음 주면 시원한 바람이 불거예요.” 

대답을 하면서도 확신할 수 없다. 폭염과 열대야 지속 일수는 매년 눈덩이처럼 늘어만 가고 있다. 30년 전, 내가 초등학생이던 시절 한 여름 낮 공원의 바닥분수는 첨벙거리며 뛰어든 아이들로 북새통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폭염 기간 오후 12시~5시는 허가 받은 긴급 업무자를 제외하면 야외활동 자체가 금지돼 있다. 폭염 사망자가 200명을 넘은 2036년 이후 단행된 조치다. 도시의 낮은 에어컨 냉각기 소리만 윙윙거릴 뿐 적막 그 자체다. 그리고 밤은 제대로 잘 수 있을까 하는 불안과 함께 찾아온다. 

*** 

보통 사람들이 몸으로 느낄 정도로 한반도의 여름은 더 덥고, 길어지고 있다. 여름의 지속기간은 13~17일 가량 늘어났고, 겨울은 줄고 있다. 한반도의 기온 상승폭은 세계 평균에 비해서도 높다. 특히 지난 100년간 한반도의 6대 도시 평균 기온 상승폭은 세계 평균의 2배 수준이다. 폭염경보와 폭염주의보와 같은 폭염 특보가 발령된 횟수도 급격히 늘고 있다. 2009년 365회에서 2013년엔 724회였다. 

한 여름, 사람들의 관심은 오늘 최고 기온은 얼마냐에 모아진다. 그런데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일 최저기온’이야말로 폭염과 열대야를 이해할 열쇠다. 1981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폭염일수는 11.2일, 열대야 일수는 5.3일이었다. 이에 비해 최근 5년은 폭염일수는 12.7일, 열대야 일수는 9.7일로 늘었다. 열대야 일수의 증가폭이 더 크다. 부산대 하경자 대기환경과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1908년부터 2008년까지 100년간 서울의 7월 일 평균기온은 0.6도 증가했으나, 일 최저기온은 1.4도가 올랐다. 한낮의 기온보다 밤의 기온이 더 빠르게 오르는 추세다. 한반도는 더 많이 달궈지고, 덜 식고 있다. 

기상청 기후변화정보센터가 낸 한반도기후변화보고서에 따르면 21세기 후반 한반도의 폭염일수는 17.9일에서 최대 40.4일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열대야 역시 지금보다 13배 늘어난 37.2일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2001년부터 2010년 서울의 열대야는 평균 8.2일. 연구자들의 예측대로 매 10년마다 열대야가 8.06일씩 증가한다면 2100년에는 서울의 열대야 수는 무려 1년에 70일에 이르게 된다. 1년에 2달 이상 열대야가 지속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열대야는 낮 기온이 섭씨 30도 이상이고 밤의 최저 기온이 섭씨 25도 이상인 날을 말한다. 낮에 뜨거운 태양열을 받아 달궈진 지표는 밤이 되면 복사열을 방출한다. 대기 중의 습도가 높으면 이 복사열을 흡수해 밤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다. 반면 사막의 경우 한낮에는 한반도보다 훨씬 더 달궈지지만 밤이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습도가 낮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된 상태에서 열대야가 나타난다. 앞으로 지구온난화로 수온이 상승하면 열대야는 더 지독해질 것이다. 게다가 열대야는 공기의 흐름이 둔한 내륙,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특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문제다. 이산화탄소가 대기 밖으로 방출시켜야 할 열기를 붙잡아두는 열섬 현상은 도시의 열대야를 부추긴다. 폭염 피해는 발생한 날의 수 보다 지속일수에 좌우되는데, 열대야는 폭염의 지속일수를 늘리는데 영향을 준다. 

더위에 우리 몸은 어떻게 반응할까? 우리 몸은 더우면 열을 방출해 정상 체온을 유지하려 한다. 하지만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신체 내부의 열을 제대로 방출하지 못해 열사병이 발생할 수 있다. 폭염 속에서 야외활동을 하면 보통 속도로 30분을 걸어도 100m 달리기를 한 뒤와 같은 심박수가 나타날 수 있다. 한낮의 기온이 33도라도 그늘 없이 땡볕에서 밭매기를 했다면 신체는 45도의 사우나에 있는 것과 같은 상태가 된다. 지진, 홍수, 태풍과는 달리 폭염은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기 때문에 더 위협적이다. 

열대야 상황에서는 수면 부족이 가장 큰 문제다. 열대야가 발생하는 날은 대체로 습도가 높아 불쾌지수도 함께 높아진다. 건강한 사람도 신경이 예민해지기 일쑤. 쾌적한 수면 온도는 18도~20도인데, 밤 기온이 25도가 넘으면 내장의 열을 외부로 발산하기 어렵고, 체내의 온도 조절 중추가 각성된 상태를 유지하므로 깊은 잠을 자기 어렵다. 수면 장애는 노약자나 심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자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 또 수면이 부족하면 낮 동안에 졸음이 몰려와 각종 사고의 원인이 된다. 

극심한 폭염과 열대야는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협한다. 올해의 무더위가 한풀 꺾였다고 안심하고 잊을 일이 아니다. 

글 : 이소영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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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에 미니 빙하기가 온다고?


“연주회장이 아무리 넓어도 끝없이 퍼져나가는 천상의 아름다운 소리를 지니고 있다.” 미국의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 스턴이 바이올린 중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두고 한 말이다. 

바이올린 소리는 현에서 나온 음파가 몸체에서 얼마나 아름다운 공명을 만들어내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분해해 진동을 조사한 결과, 놀랍게도 공명 주파수가 서양 음계의 음 간격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현대 바이올린은 주파수에 따라 소리가 변하지만,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일정한 음을 유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신비한 소리의 비밀을 찾기 위해 그동안 많은 과학자들이 노력해왔다.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Antonio Stradivari, 1644~1737)가 거주한 지역의 온도 및 습도가 바이올린을 구성하는 70여 개의 부품에 적합하다는 연구결과에서부터 당시 사용한 특별한 바니시(광칠) 때문이라는 주장이 거론돼 왔다. 

그중 목재재료학과와 기상학과의 융합 연구팀이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스트라디바리우스의 비밀이 1645년부터 1715년까지의 소빙하기에 있다는 주장이 바로 그것. 이 시기에는 긴 겨울과 시원한 여름으로 인해 장기간 성장이 감소함으로써 밀도가 높은 매우 특이한 목재가 생산됐으며, 그로 인해 악기가 풍부한 음색을 지니게 됐다는 것이다. 

스트라디바리는 소빙하기가 시작되기 1년 전에 태어났으며, 소빙하기가 끝날 무렵 그는 가장 좋은 현악기를 만들었다. 공교롭게도 스트라디바리우스와 어깨를 견주는 구아르네리, 아마티와 같은 명품 바이올린이 모두 비슷한 시기에 같은 지방에서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실제로 그 시기에는 뉴욕 맨해튼에서 스태튼 섬까지 얼어붙어 그 위로 걸어 다닌 적도 있었으며, 잘 얼지 않던 영국의 템스 강이 발틱해처럼 자주 얼어붙어 빙상축제를 열기도 했다. 서늘한 여름과 혹독한 겨울로 인해 유럽인들은 대기근에 시달렸으며,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우박이나 철 아닌 눈과 서리 등을 비롯한 자연재해가 잦았다고 한다. 약 1만8000년 전의 마지막 빙하기 이후로 유럽 및 아시아의 일부분, 북미, 심지어 에티오피아의 고산지대까지 빙하가 확장된 적은 이때밖에 없었다. 

소빙하기는 태양 흑점 활동과 연관이 깊다. 보통 4만~5만 개의 흑점이 관측되지만, 17세기의 소빙하기에 관측된 흑점은 50개에 불과하다. 태양이 지구에 쏟아내는 에너지는 흑점 개수와 관계없이 거의 일정하지만, 태양 흑점이 지구의 기온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즉, 태양 활동이 줄어들어 흑점이 없을 때는 지구 기온이 내려가고, 태양 활동이 왕성해 흑점이 많을 때는 지구도 따뜻해진다는 설이다. 

소빙하기 때 흑점 수가 매우 적은 것을 두고 당시 관측기술이 미흡해서 비롯된 것으로 여기는 과학자들이 많아 한동안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미국의 천문학자 J. 에디가 소빙하기 때의 오로라 출현 횟수를 조사한 결과, 그 시기에는 오로라의 빈도도 현저히 낮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흑점의 출현과 오로라가 관련이 있음을 염두에 둔 연구였다. 

1976년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이 논문은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J. 에디는 그 시기를 ‘마운더 극소기(maunder minimum)’라고 명명했다. 그 같은 현상을 기록한 19세기 영국인 천문학자 E. W. 마운더의 이름을 딴 작명이었다. 

그런데 지난 7월 영국 노섬브리어대학 연구팀은 2030년부터 2040년 사이에 ‘마운더 극소기’에 버금가는 ‘미니 빙하기’가 닥칠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해 주목을 끌었다. 연구를 주도한 발렌티나 쟈코바 교수팀이 그 같은 주장을 한 근거 역시 태양 활동에 대한 분석 결과였다. 

태양 활동은 약 11년마다 일정한 강약 주기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그 같은 주기의 발생 원인이 태양 내부의 대류 순환유체에 의해 발생하는 힘 때문이라고만 추정돼 왔다. 따라서 지금까지 어떤 모델도 태양의 변화 주기를 정확히 파악해내지 못했다. 

그러나 쟈코바 교수팀은 자신들이 새로 개발한 모델을 사용해 태양 내부에서 2개 층으로 된 힘의 파동 위상이 일치할 때는 태양 활동이 활발한 극대기가 되며, 위상이 불일치할 때는 태양 활동이 극소기에 이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태양 활동 주기에 영향을 미치는 또 하나의 힘이 태양 표면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내면서 태양 주기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연구팀은 새 모델을 이용해 기존의 태양 흑점 주기 데이터와 비교한 결과 2020~2030년 사이에 97%의 정확도로 태양 흑점이 사라지게 된다고 예측했다. 따라서 2030년 무렵에 태양 활동이 60% 감소해 2040년까지 10년 동안 지구의 평균 기온이 약 1.5℃ 낮아지는 미니 빙하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스트라디바리우스 같은 명품 악기가 재탄생하고, 템스강에서 빙상축제가 다시 열릴 수도 있다. 하지만 과학계에서는 쟈코바 교수팀의 주장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이 많다. 

태양의 활동 주기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그들이 만든 새 모델도 검증된 것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태양 활동이 실제로 지구 기후에 큰 영향력을 유발하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혀진 게 없다. 근래 들어 태양 활동이 줄어들고 있는데도 지구 온도는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 증거다. 또한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가 급격히 많아지면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태양 활동의 감소가 과거처럼 지구 기온을 떨어뜨리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영국 기상청 산하 기후예측기관인 해들리 센터를 포함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지난 6월 ‘네이처커뮤니케이션즈’지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마운더 극소기가 2050년~2099년 사이 재현되더라도 지구 평균 기온은 겨우 0.1℃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이 이 시기에 마운더 극소기의 재현을 가정한 이유는 영국 기상청의 연구결과 이때 소빙하기가 올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소빙하기가 올 것이라는 예측에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명확한 증거는 없으나, 어쩌면 15년 뒤 인천 앞바다가 얼어붙어 있는 모습을 다시 볼지도 모르겠다. 

글 : 이성규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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