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일이 발렌타인데이! 태연은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을 온통 쑥대밭으로 만든 채 무언가를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

“으… 짜증나, 으~ 짜증나! 도대체 왜 모양이 예쁘게 나오지를 않냐고! 혹시 초콜릿이 별로 안 좋은 건가? 아님 모양 틀이 미운건가? 아아, 어떡하지?”

“태연아, 도대체 누굴 주려고 그렇게도 열심히 초콜릿을 만드는 게냐? 혹시 아빠? 으흐흐. 역시 그렇구나. 원표랑 헤어진 지 두 달도 안됐는데 벌써 남자친구가 생겼을 리는 없고. 아빠 맞지?”

“아빠가 아니므니다.”
“그럼 새 남친이냐?”
“남친이 아니므니다!!”
“그럼 누군데?”
“사람이 아니므니다. 수종이는 신이므니다. 너무나 잘생겼으므니다!! 수종이를 볼 때마다 심박수가 200을 찍스므니다!”

아빠는 급속히 기분이 나빠진다. 아빠를 위해서는 달걀 프라이 한 번 부쳐 본 적 없는 태연이가 알지도 못하는 어떤 녀석에게 초콜릿을 만들어 바치겠다고 호들갑을 떠는 것도 심술이 나고, 그 녀석을 칭찬하는 것도 얄미워 죽겠다.

“심장이 그렇게나 뛰냐?”
“네~, 심장이 가슴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아요.”
“단지 심장만 뛰는 거야?”
“네, 엄청! 베리 어~엄청!!”
“에이, 그럼 넌 사랑에 빠진 게 아냐. 단지 사랑에 빠졌다고 착각을 하는 거지.”
“예에??”
“진짜야. 네가 수종이란 녀석을 좋아해서 심장이 뛰는 게 아니라 심장이 뛰니까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거라고. 이런 사실은 실제로 여러 실험을 통해 증명됐어.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대학교의 아서 아론, 도널드 더튼 박사가 했던 ‘카필라노 실험’이 대표적인 경우지. 박사들은 실험에 참가한 남성들 중 절반은 낮고 안전한 다리를 건너게 하고, 절반은 아찔한 흔들다리를 건너게 했단다. 남성들이 다리를 건넌 직후, 한 젊은 여성이 그들에게 다가가 엉뚱한 설문조사를 했지. 그런 다음 설문결과를 알고 싶은 사람은 그 여성에게 전화를 하라고 말했더니,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아니? 아찔한 다리를 건넌 남성들이 8배나 많이 여성에게 전화를 했다는구나. 아찔한 다리를 건너느라 심장이 벌렁벌렁 뛰고 있었던 탓에 상대 여성을 훨씬 더 매력적으로 느꼈고, 전화를 하게 됐다는 거야.”

“말도 안 돼. 인간이 얼마나 오묘하고 영특한 존재인데, 심장 뛰는 것과 사랑을 구분조차 못한다는 거예요?”

“그럼 또 다른 실험을 말해줄게. 뉴욕주립대학교 심리학과 스튜어트 밸린스 교수는 방 안에 남성을 한 명씩 데려다놓고 자신의 심장박동 소리를 스피커로 들려주면서 여성의 사진들을 보여줬단다. 그런데 실제로는 자신의 심장소리가 아니라 가짜로 녹음된 심장소리였지. 교수는 미인 사진을 보여줄 때는 보통의 심장소리를, 평범하거나 매력적이지 않은 여성 사진을 보여줄 때는 미친 듯이 빠르게 뛰는 심장소리를 들려줬어. 그랬더니 어떻게 됐게? 남성들은 자신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고 생각되는 평범한 여성에게 훨씬 높은 호감을 보였다는구나. 이런 착각을 심리학적으로는 ‘귀인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라고 부르는데, 이 실험처럼 너도 단지 심장이 뛰니까 ‘내가 수종이를 좋아하는 구나’ 그렇게 생각한 거라고.”

“진짜요? 흑흑, 이번에는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절대 아니거든! 인간의 뇌는 현실과 착각을 구분하지 못하는 속성을 갖고 있단다. 심지어는 ‘노인’과 관련된 단어를 보여주자 자신을 노인이라고 착각한 실험참가자들이 노인처럼 굼뜬 행동을 했다는 실험까지 있어. 특히 사람의 뇌가 가장 심한 착각 상태를 보일 때는 사랑에 빠졌을 때야. 머리부터 발끝까지 상대방의 모든 것이 멋있어 보이고, 작은 키나 괴팍한 성격까지 사랑스럽게 느끼게 되는 ‘제 눈에 콩깍지’ 상태가 되는 거지. 그런데 인간은 이러한 착각을 착각이라고 여기지 않고 사랑이라고 인식한단다. 이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이냐!”

“알겠어요. 모든 것이 제 뇌의 착각이었다면… 다시 생각해 볼게요.”

“그렇지!! 그런 태도 참으로 좋다. 우리나라 교육방송에서도 실험을 했었는데, 놀이공원 소개팅을 한 커플이 실내 소개팅을 한 커플보다 실제 연인이 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단다. 놀이공원은 곧 무엇이냐! 무서운 놀이기구! 다시 말 해 벌렁대는 심장 아니겠니? 그러니까 태연아, 넌 결단코 사랑에 빠진 게 아니란다. 심장이 좀 빨리 뛰었을 뿐이지. 알겠니?”

“흑흑흑, 정말로 감사해요 아빠. 깊은 깨달음을 얻었어요. 오늘처럼 아빠의 과학상식을 좋아한 건 태어나서 처음이에요. 그러니까 놀이공원에 가서 수종이에게 자이로드롭을 타게 한 후, 고백을 하면 커플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이신거죠? 꼭 실천할게요!”

“헉! 그게 아니라….”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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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호흡과정을 한눈에! 허파모형 만들기

인체는 그 어떤 정밀한 기계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인체를 지탱하는 기둥은 뼈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위에는 근육이 붙어 있다. 근육은 우리가 몸을 움직이는데 꼭 필요한 기관이다. 근육 속의 아주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몸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근육은 힘줄과 살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여러 개의 뼈에 걸쳐 연결돼 있다. 우리 몸에는 크고 작은 골격근이 약 400개 정도 있어 팔다리를 구부리는 등의 간단한 동작부터 복잡한 동작이 필요한 운동까지 할 수 있다. 이렇듯 근육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지만, 우리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근육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횡격막이 있다. 허파 바로 아래 위치한 횡격막은 우리가 호흡하는 데 꼭 필요한 근육이다. 횡격막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실험을 통해 눈으로 확인해 보자.

[교과과정]
초등 5-2 우리 몸
중 2 호흡과 배설

[학습주제]
호흡기관의 위치와 생김새 알아보기
허파의 기능과 움직임 생각해 보기
호흡 과정 알아보기

<실험 방법 및 원리>




<실험 동영상>




* 실험 참고사항 : 구멍을 낸 자리에 가위의 한쪽 날을 꽂아 돌리면 구멍의 크기를 쉽게 키울 수 있습니다. 빨대에 물풍선을 끼웠을 때 헐렁거리지 않도록 굵기가 적당히 굵은 빨대를 사용하세요.

실험에서 컵 입구에 감싸인 풍선을 아래로 잡아당기면 컵 안쪽의 물풍선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반대로 잡아당겼던 풍선을 위로 올리면 물풍선의 바람이 빠지며 쪼그라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실험에서 물풍선은 우리 몸의 허파, 컵 입구에 감싸인 풍선은 횡격막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의 가슴 안에는 양쪽으로 허파가 위치하고 있다. 우리가 호흡을 통해 들이마신 산소는 허파로 들어가 허파의 모세혈관을 통해 온몸으로 퍼진다. 반대로 이산화탄소는 허파를 통해 몸 밖으로 내보내진다. 하지만 허파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한다. 갈비뼈와 허파 바로 아래 있는 근육인 횡격막이 작용해야 위의 호흡과정이 일어날 수 있다. 횡격막은 얇은 막이지만 엄연한 근육이기 때문에 위아래로 움직이며 허파에 공기가 드나드는 것을 돕는다.

우리가 숨을 들이쉴 때는 갈비뼈가 위로 올라가고 횡격막이 아래로 내려가 가슴 속 공간이 넓어진다. 바로 이 때 공기 중의 산소가 몸속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혈액이 온몸을 순환하며 수거해 온 이산화탄소는 허파의 혈액에서 산소와 교환된다. 숨을 내쉴 때는 갈비뼈가 내려가고 횡격막이 위로 올라가 가슴 속 공간이 좁아지면서 몸 안의 이산화탄소가 밖으로 내보내진다. 이러한 작용은 번갈아가며 끊임없이 반복되는데, 이를 ‘호흡’이라고 한다.

이렇듯 횡격막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기적으로 운동을 하지만 상황에 따라 운동을 조절하기도 한다. 평상시 호흡과정은 우리가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거의 인식하지 못할 만큼 자연스레 일어난다. 하지만 달리기와 같은 운동을 하면 숨이 차다고 느끼며 호흡이 빨라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우리 몸은 운동을 할 때 몸을 많이 움직이기 위해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운동을 하면 호흡이 빨라지면서 더 많은 산소를 들이마시게 된다.

특정한 자극을 받았을 때 일어나는 딸꾹질도 횡격막이 정상적인 운동에서 벗어났을 때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음식을 급하게 삼키거나 갑자기 체온이 변했을 때 딸꾹질을 하게 되는데, 이는 횡격막이 자극을 받아 갑자기 수축하거나 경련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횡격막에 급작스러운 수축이나 경련이 일어나면 성대가 갑자기 닫히면서 공기가 잘 들어오지 못한다. 그러면 들이쉬는 숨이 방해를 받기 때문에 목구멍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이다.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근육으로 심장도 있다. 심장은 심장근육(심근) 덕분에 주기적으로 수축하며 혈액을 뿜어낸다. 심근은 골격근처럼 뼈에 붙어있지 않고 자루모양인 심장의 벽을 이루고 있다. 이 근육들이 수축하면서 자루의 내용물, 즉 혈액을 밀어낸다. 혈액은 온몸에 퍼져있는 혈관을 따라 순환하며 몸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이밖에 위, 방광, 자궁 등의 벽을 이루고 있는 내장근육도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근육들이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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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큰아버지와 사촌인 민희언니가 놀러와 태연은 마냥 들떠있다. 그런데 아빠와 큰아버지의 표정은 상당히 어둡다. 조용조용히 뭔가 심각한 대화를 주고받는 중에 가끔씩 민희라는 이름이 튀어나오는 걸 보면 아무래도 민희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나 보다. 그러고 보니 언니가 지난 여름방학 때에 비해 성격이 다소 신경질적으로 변하고 계속해서 몸을 움직여 대는 것이 좀 이상해 보이기는 했다. 태연은 작정하고 둘의 대화를 엿듣는다.

“민희가 자꾸 이상해지는 것 같아서 얘기 좀 해보려고 왔어. 태연아빠 네가 좀 관찰을 해봐 주라. 지난봄에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몸무게가 10kg이나 빠졌거든. 생각보다 충격이 컸나봐. 하지만 이제 몸무게도 거의 회복이 됐는데, 아직까지도 방황을 하는 걸 보니 어떡해야 할 지 모르겠다.”

“음… 형,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듣고 민희가 하는 행동과 비슷한 게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1) 몸무게가 심하게 줄었다. 2)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를 싫어하고, 모임에도 가지 않는다. 3) 채소만 먹으려 하고 무지방, 제로 칼로리 등에 집착한다. 4) 너무 많이 몸을 움직이거나 무리해서 걸어 다닌다. 5) 쉽게 울적해지거나 참을성이 없어지고 화를 잘 낸다. 6) 몰래 폭식을 하는 것 같다.(냉장고 속 음식이 갑자기 사라지거나, 자녀 방에서 과자나 음식 봉지 등이 발견된다.) 7) 몰래 토하는 것 같다.(화장실에 들어가면 토한 냄새나 흔적이 있다. 밤에도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리고 머무는 시간이 길다.) 8) 변비약 봉지가 발견된다. 어때요?”

“와, 귀신이다. 어떻게 알았니? 민희가 계속 그러고 있어! 밥도 잘 안 먹고, 가끔 냉장고가 텅 비어 있기도 하는데다 밤마다 화장실을 들락거리더라고. 또 하루 종일 화만 낼 때도 있고. 난 남자친구랑 헤어진데다 사춘기가 겹쳐서 그런가보다 했지.”

“저런~, 앞에서 얘기한 건 청소년 섭식장애 환자들을 구별하는 방법이에요. 민희가 하는 행동과 많은 부분이 비슷하다면, 아무래도 민희가 섭식장애를 앓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섭식장애는 크게 거식증과 폭식증으로 나뉘는데, 거식증은 심하게 말랐음에도 불구하고 음식을 아예 거부하는 병이에요. 반면 폭식증은 음식을 강하게 갈망하지만 살이 찌는 것이 두려워 실컷 먹은 뒤 토해내거나 변비약을 먹는 병이지요. 겉보기에는 그다지 마르지 않았지만 먹는 것을 자제하지 못했다는 심한 자괴감에 시달리기 때문에 매우 신경질적인 성격으로 변하곤 하죠. 제 생각엔 민희가 거식증에서 폭식증으로 넘어온 게 아닌가 싶어요.”

큰아버지는 뜻밖의 말에 상당히 충격을 받은 듯하다. 남자친구와 헤어진 충격이 왜 하필 섭식장애로 온 것인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눈치다.

흔히 섭식장애는 지나친 다이어트 욕망 때문이라고만 생각하는데, 이 외에도 여러 이유가 있어요. 심한 불안감을 느꼈거나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완벽주의 성향인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를 컨트롤하는 수단으로 체중조절을 선택하기도 하고, 50% 정도는 유전적인 원인도 있어요. 아마 민희는 스트레스를 체중조절을 통해 극복하고자 했던 것 같아요. 우리나라 청소년의 3.2% 정도가 섭식장애를 앓고 있고, 치료를 받지 않는 청소년까지 합치면 10% 가까운 아이들이 섭식장애를 앓는다는 통계도 있어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 마세요. 흔한 병이에요.”

“정말…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야 하는 거냐?”

“예, 하루라도 빨리 받는 게 좋겠어요. 섭식장애, 특히 거식증에 걸리면 심장병이나 골다공증 같은 병에 쉽게 걸릴 수가 있거든요. 거식증 때문에 영양결핍이 오면 심장의 근육이 줄어들고 제 기능을 못해서 심장판막증 같은 병을 일으킬 수 있어요. 게다가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으면 10% 정도는 사망할 수도 있다고 해요. 또 식욕이 떨어지면 에스트로겐이라는 호르몬 분비량이 줄어드는데, 이 호르몬이 줄면 칼슘이 뼈로 흡수되지 못해서 키도 안 크고 골다공증이나 골절의 위험까지 높아져요. 더구나 청소년 시기는 뇌 발달이 이뤄지는 결정적인 시기이기 때문에 섭식장애를 겪으면 커서도 감정조절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형, 마음이 아프겠지만 정신과를 빨리 찾아가보세요.”

“민희가 이렇게 심각한 병에 걸린 줄도 모르고 여태 혼내기만 했구나. 다 내 잘못이다. 그래도 과학자인 작은아빠가 있어서 일이 더 커지는 걸 막을 수 있었다. 진짜 고맙구나 아우야~.”

“그런데 형, 지금 민희 몸무게가 어떻게 돼죠? 좀 많이 빠진 거 같긴 하던데.”

“많이 회복됐는데도 아직 83kg이야. 갑자기 10kg이나 빠져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른다니까.”

여기까지 엿듣던 태연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빵 터져버리고 만다. 깔깔깔! 웃다 못해 바닥을 데굴데굴 구른다.

“아 진짜, 왜들 이러시는 거예요~. 섭식장애에 걸린 83kg이 세상에 어딨냐고요! 아무리 큰아버지가 123kg이라고 해도, 민희언니를 섭식장애로 오해하는 건 진짜로 너무해요. 깔깔!! 언니가 10kg이 갑자기 빠진 건 친구랑 살빼기 내기를 했기 때문이고요, 가끔 냉장고가 텅 빈 건 언니가 뚱땡이 친구들까지 불러 모아 먹어치웠기 때문이고요, 밤마다 화장실을 들락거린 건 새로 생긴 남자친구에게 몰래 전화를 하기 위해서였다고요!!”

“저, 정말? 그게 정말이니 태연아? 우리 민희가 그토록 정상적인 생활을 해왔던 거야? 오, 하나님, 부처님, 알라신 감사합니다. 네 아빠보다, 태연이 네가 진정한 은인이로구나!”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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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6.09 23:12

[실험]빙글빙글~색팽이로 배우는 착시의 세계

빨․주․노․초․파․남․보…. 우리 눈으로 감지할 수 있는 빛의 영역인 가시광선은 7가지 색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흰색, 검정색, 회색 등 우리가 볼 수 있는 색은 그보다 훨씬 많다. 두 개 이상의 물감을 섞어 새로운 색을 얻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렇듯 여러 개의 색을 섞으면 새로운 색이 만들어진다.

기본적으로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을 비율을 달리 해 섞으면 가장 많은 색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색을 섞어서 이 세 가지 색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을 1차색이라고 하며 ‘색의 3원색’이라고도 한다.

색의 3원색을 섞으면 어떤 색이 만들어질까. 물감을 섞듯 색을 섞을 수 있는 팽이를 만들어 색의 혼합에 대해 알아보자.


[교과과정]
초등 3-2 빛과 그림자
초등 6-1 우리의 몸
중 1 빛과 파동

[학습주제]
색의 삼원색과 빛의 삼원색 이해하기
착시현상 이해하기

<실험 방법 및 원리>  




<실험 동영상>



* 실험 참고사항 : 실을 충분히 감아 팽이를 빠르게 돌려야 색이 잘 섞여 보입니다.
실을 끼우는 양쪽 구멍의 간격이 너무 넓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색팽이의 양쪽 실 끝을 잡고 빙빙 돌린 후 팽팽히 당기면 색팽이가 회전하면서 빨강, 파랑, 노랑 각각 다른 색으로 칠해져 있던 색들이 섞여 보인다. 색은 감산혼합으로 혼합하는 색의 수가 많을수록 명도가 낮아지는데, 이는 색을 혼합할수록 그만큼 빛의 양이 줄어서 어두워지기 때문이다.(반대로 빛은 가산혼합이어서 여러 빛을 혼합할수록 명도가 높아진다.) 세 가지 색이 동일한 비율로 섞이면 가장 어두운 검정색이 된다.

그런데 팽이가 회전할 때 각각의 색이 어떻게 섞여 보이는 걸까? 정확히 말하면 우리 뇌가 세 가지 색이 섞인 것처럼 인식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물을 보고 그 색을 인지하는 건 최종적으로 우리 뇌가 하는 일이다. 우리의 눈은 단지 빛을 받아들이는 역할을 할 뿐이다.

우리의 눈은 어떤 물체가 눈앞에서 사라져도 약 20분의 1초가량 그 물체의 형태와 색이 남는다. 회전하는 색팽이를 관찰하면 처음 본 색 위에 다른 색이 겹쳐져 보인다. 팽이가 빠르게 회전할수록 뇌는 세 가지 색이 섞여 만들어진 새로운 색의 팽이로 착각하게 된다. 이렇듯 뇌가 착각을 일으켜 정보를 잘못 해석하는 현상을 ‘착시’라고 한다.

착시 현상은 색깔뿐 아니라 사물의 크기나 생김새 등을 착각했을 때도 나타난다. 빛의 밝기나 빛깔의 대비, 혹은 원근감의 차이에 의해서도 일어난다. 우리가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즐길 수 있는 이유도 뇌가 착각을 일으킨 덕분, 즉 착시 현상 덕분이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조금씩 다른 정지된 영상을 빠르게 연속적으로 보여주는데, 이를 본 우리의 뇌는 연속된 움직임으로 인식하게 된다.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그림들도 잘 알려져 있다. 이를 테면 같은 길이의 선분이 두 개 있는데 선분의 양 끝으로 화살표가 그려진 선분은 길이가 더 짧아 보이고, 양 끝으로 바깥을 향하는 화살표가 그려진 선분은 길이가 더 길어 보인다. 어떻게 보면 술잔으로, 또 어떻게 보면 두 명의 옆모습으로 보이는 그림도 있다. 검은 바탕에 하얀 격자가 들어간 그림은 마치 하얀 길 사이에 검은 점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주변의 검은 색 때문에 눈이 착각을 일으켜 없는 점을 보게 되는 것이다.

착시를 이용한 그림으로 유명해진 작가도 있다. 네덜란드의 화가 모리츠 에셔는 1층에서 계단을 타고 내려가야 올라갈 수 있는 2층, 공간을 무시하고 늘어서 있는 기둥들, 안과 밖이 군데군데 뒤바뀐 탑 등 다양한 착시 그림을 그렸다.

우리 생활에서도 착시 현상은 일어난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제주도의 ‘도깨비 도로’다. 이 도로에 물체를 놓아두면 물체가 마치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것처럼 보여 ‘신비의 도로’라고도 불린다. 알고 보면 내리막길인 이 도로는 주변 지형에 의해 오르막길처럼 보이는 것이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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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백여우 같은 주연이가, 내 남친 원표한테 꼬리를 치더란 말이지?!”

“아이고!! 그렇당께. 아주 꼬리 아홉 달린 구미호가 따로 없더랑께로!”

“고것이 원표 간을 빼먹고 있는 줄도 모르고 난 원표 맘이 변한건가 걱정만 하고 있었다니깐! 안되겠다. 당장 고 백여우를 혼내줘야지!”

태연과 전라도 출신 짝꿍은 두 주먹 불끈 쥐고 분연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들을 본 아빠는 문 앞에서 아이들을 막고 선다.

“얘들아~ 진정, 진정, 싸우지 말고 대화로 풀어야지. 주연이가 진짜 백여우 짓을 했는지 안했는지 확실치도 않잖니. 그리고 여우는 사람 간을 빼먹는 그렇게 사악하고 못된 짐승이 아니란다. 단지 눈매가 날카롭고, 몸놀림이 매우 날쌘데다, 밤에 돌아다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나쁜 이미지를 심어줬을 뿐이지. 심지어 여우는 멸종돼 버린 불쌍한 짐승이란다.

“예에? 하이고, 태연 아부지 뭐라능교? 한 살짜리 얼라가 보는 그림책에도 여우가 있고만, 멸종이 우째 돼요?”

“믿기지 않지? 동화책에 워낙 많이 나오니까 당연히 산에 가면 여우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한국 토종여우는 벌써 20여 년 전에 멸종되어 버렸단다. 원래는 가장 개체수가 많은 짐승 중에 하나였고, 얕은 언덕이나 물가 즉 인간의 거주지역과 가까운 곳에 주로 서식했었지. 근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짐승이라서 옛날이야기에도 그렇게 여우가 자주 등장했던 거란다. 그런데 20세기 들어 여우털로 만든 목도리와 옷이 대유행을 하면서 여우사냥이 급증한데다, 1960년대 이후 대대적인 쥐잡기 운동이 벌어지면서 여우의 주된 먹이인 쥐가 거의 사라져버렸단다. 그렇게 여우도 덩달아 멸종하게 된 거지. 또 쥐약을 먹고 죽은 쥐를 여우가 다시 먹어서 죽는 경우도 적지 않았단다. 그렇게 한반도에서 여우가 완전히 자취를 감춘 게 1989년의 일이야.

“1989년이요? 와, 내가 태어나기도 한참 전에 멸종이 됐구나. 불쌍해라. 그럼 지금 동물원에 있는 여우는 다 수입한 거예요?”

“그렇지. 그런데 얼마 전 한국 토종여우 복원 프로젝트가 추진됐단다. 2008년 토종여우 한 쌍을 북한에서 데려다가 국내 동물원에서 키웠는데, 그 여우들이 올 초에 새끼를 낳았거든. 그 아이들에게 야생훈련을 시켜 지난 10월 31일에 소백산에 방사를 했단다.

“야생훈련이라고요? 아니 야생이 아닌데서 우째 야생훈련을 시킨대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사람을 피하는 훈련이란다. 사람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 새끼들을 키우고, 가끔 사람이 나타날 때면 콧등에 전기 자극을 주거나 피리를 불어서 도망가도록 훈련을 시키지. 만약 이런 대인기피 훈련을 하지 않으면 사람에게 해를 입히거나 농작물에 손을 댈 수도 있고, 반대로 사람으로부터 공격을 당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또 살아있는 닭을 절대로 먹지 않는 훈련도 받는단다. 그래야 야생에 나간 뒤에도 인간이 키우는 닭을 훔쳐 먹지 않거든. 이것 말고도 야생 쥐를 잡아먹는 법이나, 은둔할 장소를 만드는 법 등 배울 것이 아주 많단다. 물론 이런 훈련을 거친다고 자연 방사된 동물이 모두 자연에 잘 적응하고 사는 건 아냐. 불행하게도 10월 31일 소백산에 방사된 여우 한 쌍 중 암컷은 6일 만에 죽은 채로 발견됐단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고 비가 자주 내릴 때 여우를 방사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됐어. 이를 계기로 앞으로는 자연방사에 좀 더 구체적이고 섬세한 계획을 세울 예정이야.”

“하이고, 사람이 참으로 바보같당께라우. 멸종을 안 시키고 잘 보존하면 될 것을 왜 고로코롬 허투루해서 큰 돈 쓰게 맹그나 몰라잉.”

“맞는 말이야. 토종여우뿐만이 아니라, 반달가슴곰과 산양도 복원 중이란다. 지리산에 34마리가 방사된 반달가슴곰은 현재 27마리(출산 8마리, 폐사ㆍ회수 15마리)가 야생 활동을 하고 있는데, 자체 증식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어 야생적응 성공단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지. 또 2007년부터 월악산에 방사된 14마리의 산양은 이제 38마리로 늘어났다고 하는구나. 원래 90년대 후반에 10마리를 방사했었는데 근친교배로 전멸 위기에 놓여 있다가, 2007년에 다시 복원사업을 시작했고 현재는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해 성공적으로 복원이 진행 중이란다.”

“그럼 성공의 기준은 뭐예요? 몇 마리나 야생에 살아있어야 복원에 성공한 거예요?”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복원 성공의 기준은 최소 50마리란다. 50마리가 넘으면 추가 방사 없이도 개체수가 유지 혹은 증가될 수 있다는 거지. 공단은 ‘멸종위기종 증식·복원 종합계획(2006)’에 따라서 앞으로 사향노루, 시라소니, 남생이 등 14종에 대한 복원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란다.”

“하이고, 멸종된 동물은 과학기술로 복원이나 한다카지, 멸종되부런 사랑은 우째 복원한다냐. 원표 마음이 버얼써 몽땅 주연이헌티 가부맀당께. 주연이가 꼬리친 게 아니라 원표가 바람이 났다 그말이여. 이를 우짜고~~!!”

“뭐어~? 아까는 주연이가 구미호라며!! 그럼 원표 마음이 바뀐 거란 말이야?”

“아깐, 니가 허벌나게 맘 상해 할까바 거짓부렁한 것이징….”

“엉엉~ 나는 어떡해 엉엉…. 아빠, 토종여우 복원 말고 원표 마음 복원 프로젝트를 해주세요. 엉엉엉~ 내 첫사랑이란 말이야. 엉엉….”

2012년의 달력이 달랑 한 장 남아있던 어느 날, 태연의 첫사랑은 그렇게 떠나버렸다. 과연 태연의 사랑은 언제쯤 다시 복원될 수 있을까?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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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정전기 꼼짝마! 미니 검전기 만들기

털목도리를 칭칭 감고 나갔다가 실내에 들어와 푸는 순간 머리카락이 한 올 한 올 살아나 목도리를 향해 달라붙는다. 머리카락을 정리하려고 빗으로 머리를 빗자, 이번엔 빗을 향해 머리카락이 달라붙는다. 간신히 머리카락을 진정시키고 방문 손잡이에 손을 올리자, 갑자기 손끝으로 전해지는 찌릿함. 화들짝 놀라 방에 들어가는 걸 포기하고 거실 소파에 털썩 주저앉는다. 마침 TV를 보던 동생이 자신이 먹던 과자봉지를 건넨다. 동생과 손끝이 닿는 순간, ‘따닥’ 소리와 함께 다시 한 번 손끝에 느껴지는 찌릿함. “에잇, 안 먹어~.”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 머리카락과 손끝으로 전해지는 톡 쏘는 아픔의 정체, 이 일련의 상황들은 모두 ‘정전기’ 때문이다. 찬바람이 부는 계절이 돌아오면 유독 정전기 현상이 심해진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정전기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정전기에 대해 알아보자.


[교과과정]
초등 5-1 전기 회로
중 1 정전기
중 3 전류의 작용

[학습주제]
전기의 특징 알아보기
정전기유도현상 이해하기
주변에서 정전기 현상 찾아보기

<실험 방법 및 원리>




<실험 동영상>


* 실험 참고사항 : 포일은 칼로 자를 경우 찢어지기 쉬우니 가위를 사용해 자르는 것이 편리하다.

주변에서 간단한 재료를 사용해 만들어 본 검전기(檢電器)는 물체나 전기 회로에 전기가 있는지 검사할 수 있는 장치다. 풍선을 목도리에 비벼 마찰시킨 후 검전기에 가져다 대자, 알루미늄 포일 조각이 양 옆으로 활짝 벌어졌다. 풍선을 떼면 포일 조각은 서서히 가라앉고, 다시 가까이 가져가면 활짝 벌어진다. 이는 전기가 발생했다는 것을 뜻한다.

두 물체를 단지 마찰시키기만 했는데, 어떻게 전기가 발생한 걸까. 모든 물체는 원자로 구성돼 있다. 이 원자는 다시 (+) 전기를 띠는 원자핵과 (-) 전기를 띠는 전자로 나뉜다. 전체 원자는 전기적으로 중성을 띠고 있지만, 일부 전자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물체를 마찰시키면 이 전자가 다른 물체로 이동하며 전기적인 중성이 깨지게 된다. 전자를 받은 물체는 순간적으로 (-)극이 되고 전자를 잃은 물체는 (+)극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두 물체를 서로 비벼 마찰시켰을 때 발생하는 전기를 정전기라고 한다.

정전기는 인류가 만들어 낸 최초의 전기다. 정전기의 가장 오래된 기록은 기원전 600년 경, 탈레스가 호박을 천으로 닦다가 작은 먼지들이 더 많이 달라붙는 현상을 보고 발견했다고 알려져 있다. 탈레스는 이를 통해 물체를 마찰시키면 가벼운 물체를 잡아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전기(electricity)의 어원도 호박을 의미하는 희랍어의 엘렉트론(elektron)에서 만들어졌다.

정전기는 겨울에 더 많이 발생하는데, 그 이유는 습도와 관계가 있다. 춥고 건조한 겨울에는 옷 속에 쌓인 전기가 공기 중에 흡수되지 못하고 그대로 있기 때문에 정전기가 발생하기 쉽다. 반면 습도가 높은 여름에는 옷 속에 전기가 쌓이기 전에 피부를 통해 공기에 있는 수분으로 빠져나간다.

그렇다고 여름에 정전기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습도가 10∼20%일 때 발생하는 정전기의 전압이 약 3만 5,000V라면, 습도가 60~90%일 때 발생하는 정전기의 전압은 약 1,500V로 미약하기 때문에 정전기를 잘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3,000V의 정전기가 손에 흐르면 침으로 찔린 듯한 가벼운 통증을 느끼게 된다.

정전기의 순간 전압은 높지만 전류가 거의 흐르지 않아 우리 몸에 큰 위험은 없다. 그렇다 해도 겨울철 잦은 정전기는 신경 쓰이기 마련이다. 한편으로 정전기 현상은 우리 일상생활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먼지떨이나 비닐 랩, 공기청정기, 자동차 도색, 복사기 등은 모두 정전기 현상을 활용한 것들이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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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 태연과 엄마, 아빠 온 가족이 스스슥~ 빠른 동작으로 쿠션을 하나씩 안고 소파에 자리를 잡는다. 다들 신령스러운 무언가를 앞둔 듯 무척 경건한 태도로 TV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드디어 드라마 시작! 모든 드라마가 그렇듯, 무척이나 잘난 여러 명의 남자들이 가난하고 별로 예쁘지도 않으면서 성격만 활발한 어벙한 여자가 좋다고 경쟁을 벌인다.

“여보, 도대체 저런 여자가 뭐가 좋다고 저 훤칠하고 돈 많은 남자애들이 죽자 살자 매달리는지 몰라. 나보다 훨씬 못났구만.”

“당신은 매번 흉보면서도 왜 그렇게 열심히 드라마를 보나 몰라.”

“엄마 아빠는 진짜 모르는구나. 난 다 아는데. 원래 처음에 사람이 만들어질 때도 정자들이 난자를 만나려고 미친 듯이 달려가잖아요. 그런데 수 억 마리가 달려가도 1등으로 도착하는 정자만 난자를 얻을 수 있죠? 수많은 정자가 난자에게 달려가듯, 수많은 남자들이 한 여자를 차지하려고 싸우는 게 바로 인생인거죠.”

엄마, 아빠는 멍해져서 태연을 바라본다. 드라마와 태아 수정의 과정이 도대체 무슨 상관인지 알 수 없는 표정이다.

“그런데 태연아, 네가 뭔가 좀 잘못 아는 게 있구나. 실은 1등이 아니라 2등으로 도착한 정자가 난자와 만나게 된단다. 보통 정자는 한 번에 1~2억 개 정도가 방출되고, 자궁에 들어간 정자들은 나팔관까지 15~20cm의 힘든 여행을 하게 되지. 다행히 자궁이 정자를 끌어들이는 운동을 하기 때문에 난자까지 가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지만, 질 내에서 분비되는 산성 물질에 죽기도 하고, 자궁경부에 사는 대식세포에 잡아먹히기도 하고, 때로는 방향을 잃어버리기도 한단다.”

“아니, 그렇게 어려운 과정을 뚫었으면 1등으로 도착한 정자가 난자를 만나는 게 맞잖아요. 그게 제일 힘이 쌔고 똑똑한 놈이니까요.”

“그러나!! 1등 그룹 수백 마리들은 장렬히 살신성인 하는 것을 선택한단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려면 먼저 난자를 싸고 있는 난구세포를 없애야 하는데, 그 일에 온 힘을 쏟고는 그만 지쳐서 쓰러져 버리지. 진정 멋진 싸나이들 아니냐!!! 그러고 나면 2등 그룹들이 도착하고, 그 가운데서 가장 운동성이 좋은 놈이 난구 안쪽의 투명대를 통과해 난자의 세포막과 결합한단다. 그렇게 정자를 받아들이면 난자는 투명대를 두껍게 만들어서 다른 정자가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버리지.”

“헐~ 대박!! 그럼 내가 1등이 아니라, 1등의 희생을 밟고 얍삽하게 기회를 노린 2등 정자로부터 태어났단 말이에요? 완전 실망이에요!!”

“얍삽한 걸로 따지자면 난자도 뒤지지 않아요. 보통 정자만 경쟁을 하고 난자는 그냥 가만히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단다. 오히려 더 치열하지. 배란이 되려면 난포가 성숙돼야 하는데, 보통 월경 85일 전부터 여러 개의 난포가 같은 출발선 위에 서서 경쟁을 시작한단다. 아, 여기서 난포란 난소조직에 있는 주머니 모양의 세포집합체로 난자를 포함하고 있어. 아무튼 경쟁을 시작한 난포는 가장 성장이 빠른 우성난포가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교활한 꼼수를 쓰게 되는데, 다량의 여성호르몬을 만들어 자신의 성장은 촉진시키고 난포자극호르몬(FSH) 분비를 억제해서 다른 난포들은 퇴화하도록 만들어버리는 거지. 그렇기 때문에 같이 출발했다 해도 가장 뛰어난 난자 하나만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배란이 된단다.”

“와~ 완전 드라마에요. 형의 희생을 딛고 얍삽하게 여자를 차지하는 동생과, 여러 자매들이 가진 것을 쪽쪽 빨아서 결국 자신이 모든 걸 차지해 버리는 교활한 여자. 드라마 속 인간의 본성이 정자와 난자 시절부터 생겨난 것이 아닌가 싶어요.”

“대단한데? 드라마 박사가 따로 없구나!”

“제가 공부는 꼴찌지만 드라마 분석은 일등이라고요. 그런데 아빠, 그렇게 힘들게 정자와 난자가 만났으니까 그 다음부터는 고난 없이 아기가 만들어지는 거죠?”

“그게 그렇지 않아요. 수정란에서 배아가 형성된 이후에도 70% 정도는 자궁 안에서 살아남지 못한다고 해. 이 가운데 절반 정도는 임신이 됐다는 사실도 느끼지 못하지. 유전적으로 결함이 있는 태아는 자연적으로 유산이 되고, 자궁이나 엄마의 건강상태에 따라서도 유산이 되고 말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 태연이는 수억 대 일의 경쟁을 뚫은 데다 유전적으로도 아주 훌륭했기 때문에 이렇게 태어날 수 있었던 거란다. 그런데 우리 태연이, 이런 일에 관심 많은걸 보니 사춘기가 된 건가?”

태연은 가소롭다는 듯이 엄마 아빠를 보며 썩은 미소를 날린다.

“흥! 제가 아직 아이로 보이세요? 벌써 알만한 건 다 안다고요. 제 출생의 비밀을, 엄마 아빠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해서 제가 태어났는지, 이미 다 알고 있었다고요!”

엄마와 아빠, 얼굴이 벌개져서 서로를 바라본다.

“두 분이 사랑을 하셨겠죠. 그런데 친할머니가 죽어라 반대를 하셨을 거예요. 그건 엄마가 친할머니 첫사랑의 딸이었기 때문이었죠. 할머니는 엄마와 아빠가 배다른 오누이라고 생각하셨던 거예요. 그런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어요. 할머니와 첫사랑 사이를 찢어버린 집안의 원수가 있었고, 아빠는 마침내 그 원수를 찾아내 인생을 망가뜨려 버렸어요. 복수를 하신 거죠. 그리고 끝내 어머니와 결혼을 쟁취해내셨고, 저같이 완벽한 딸을 얻게 되셨어요. 어때요, 제 말이 정확히 맞죠?”

엄마, 아빠 넋이 나간다. 아빠, 당장 TV를 꺼 버린다.

“태연, 오늘부터 드라마 한 달간 금지! 드라마 중독 부작용이 심해도 너~무 심해~!”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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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오르락~ 내리락~ 양초 시소 만들기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기름진 생선(candlefish, 은대구의 일종)을 뾰족한 막대에 끼운 채 불로 태웠다.
- 밥 셔먼, 『양초 제작의 역사』

정전이 되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것, 생일 케이크에 빠지면 허전한 것, 값싸고 손쉽게 불을 밝힐 수 있는 것, 바로 양초다. 그 기원을 따라가다 보면 동물의 지방덩어리가 양초의 시초인 것을 알게 된다.

수 세기에 걸쳐 동물의 지방에서 밀랍, 파라핀 등으로 재료가 변했지만 ‘불을 밝히기 위한’ 양초의 역할은 변함이 없다. 불을 밝히는 용도 외에도 양초의 성질을 이용해 재미있는 실험을 할 수 있다.


[교과과정]
초등 3-1 우리 생활과 물질
초등 6-2 연소와 소화
중 1 물질의 세가지 상태

[학습주제]
액체와 고체의 성질 이해하기
겔 상태의 특징 알아보기

<실험 방법 및 원리>




<실험 동영상>


* 실험 참고사항 : 양초에 불을 켤 때는 다른 곳에 옮겨 붙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촛농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촛농이 떨어질 위치에 충분한 크기의 받침대를 놓아주세요.

양초 시소의 원리를 알기 위해서는 양초의 성질 이전에 시소의 원리를 먼저 알아야 한다. 시소는 일종의 긴 판자 중앙을 받침대로 고정하고 양 끝에 한 사람씩 앉아 위 아래로 오르내리는 놀이기구다. 시소는 타는 사람의 무게와 중앙 받침대와의 거리에 따라 오르내리는 정도가 달라진다. 받침대는 시소의 무게중심이 되는데, 이를 기준으로 무게가 가벼울수록 위로 올라가고 무거울수록 아래로 내려가게 된다. 무게가 같을 경우, 무게중심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위로 올라가고, 무게중심과의 거리가 멀수록 아래로 내려간다.

빨대로 만든 시소 양 끝에 양초의 심지를 향하도록 고정한 후 심지에 불을 붙이면 오르락내리락 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양초 두 개의 무게는 동일하고, 무게중심과의 거리도 같은데 어떻게 빨대의 평형이 깨져버린 것일까.

오늘날 양초의 주재료는 석유정제 과정에서 얻는 파라핀이다. 양초 심지에 불을 붙이면 심지가 타들어가며 양초의 길이도 점점 짧아지며 촛농이 떨어진다. 촛농은 불꽃 근처의 파라핀이 녹으면서 액체가 돼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다. 떨어진 촛농의 무게만큼 가벼워진 양초로 인해 시소의 평형이 깨지며 상하운동이 시작된다.

양 끝에 위치한 양초는 불을 붙인 속도 등의 차이로 촛농이 떨어지는 속도가 조금씩 다른데, 이 때문에 서로 번갈아가며 시소 운동을 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아래쪽으로 내려간 양초는 불꽃과 더 많이 접하게 돼 녹는 속도가 빨라진다. 녹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촛농이 더 많이 떨어지게 되고, 무게는 더 가벼워져 다시 위로 올라간다.

파라핀은 탄소와 수소로 구성된 탄화수소 물질이다. 양초의 심지에 불을 붙이면 파라핀이 녹으면서 생긴 액체가 심지를 따라 끄트머리로 올라간 뒤 기체로 바뀐다. 이 기체가 타면서 빛과 열이 발생한다. 기체가 탄다는 것은 산소와 결합한다는 의미이다. 심지 끝에 생긴 기체는 산소와 결합하면서 다른 기체로 바뀌는데, 탄소와 수소가 각각 산소와 결합해 이산화탄소와 수증기가 된다. 촛불을 끈 뒤 나오는 흰색 연기는 바로 이산화탄소와 수증기가 섞인 것이다.

양초의 불꽃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가장 바깥쪽은 겉불꽃으로 산소 공급이 잘 이루어져 완전 연소가 일어난다. 불꽃의 온도는 섭씨 1,400도로 가장 높아 불꽃의 색깔을 거의 볼 수 없다. 가운데 부분은 속불꽃으로 산소 공급이 부족해 불완전 연소가 일어난다. 때문에 그을음이 생기는데, 이 그을음이 열을 받으면 밝게 빛난다. 불꽃 온도는 600도 정도로 겉불꽃보다 800도나 낮다. 가장 안쪽은 불꽃심으로 그을음이 가장 많이 생기는 부분이다. 온도는 300∼400도 정도로 가장 낮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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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이 스산하게 불어오는 늦은 오후. 태연이는 어디서 찾았는지 엄마의 긴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청승맞게 베란다 테이블에 앉아 음료를 마시고 있다.

“태연아, 거기서 뭐하니?”

“가을을 만끽하며 살을 빼고 있답니다. 말도 아닌 제가 천고마비의 계절을 두려워할 이유는 없겠지만, 이상하게도 요즘 뭔가가 자꾸 더 먹고 싶고, 점점 뱃살이 늘어져요. 그런데 또 강남스타일 말춤에 탄력이 붙고, 가끔씩 당근도 땡기며, 머리를 흔들며 히잉히잉 울고 싶어지는 걸로 봐서는, 그러니까 제가 살이 찌는 이유가 저의 식탐 때문이 아니라 저에게 말의 혼령이 깃들었기 때문이라는 거죠. 그래서 지금 제로칼로리 음료를 마시며 다이어트를 하고 있어요.”

“살이 찌면 멘붕이 온다는 과학적인 이론을 들어본 적이 없건만, 왠지 너를 보니 그런 가설을 세울 법도 하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그런데 어떡하지? 제로칼로리의 그 음료가 너를 더욱 비만의 길로 이끌 수도 있거든.

“예에에?? 아빠는 제가 무슨 바보인줄 아세요? 제로는 ‘0’이라는 뜻이에요. 빵, 없다!! 이 뜻이라고요. 아니 칼로리가 없는데 어떻게 살이 쪄요!”

“그게 사실, 제로가 아니거든.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식품 등의 표시 기준’에 따르면 일정량 이하의 열량을 가진 식품은 임의로 무열량 혹은 저열량이라는 ‘영양강조표시’를 할 수 있단다. 식품 100g(100ml)당 4kcal 미만일 때 제로칼로리라는 표기를 할 수 있고, 100g(100ml)당 40kcal 미만일 경우 저칼로리라고 쓸 수 있지. 다시 말해서 제로칼로리라고 해서 정말 칼로리가 제로인 것은 아니고, 아주 적은 양의 칼로리가 들어있다는 거야.”

“그게 뭐 그리 중요해요? 어쨌든 병아리 눈물 혹은 지렁이 오줌만큼의 매~~우 적은 양의 열량만 들어있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살찌는 거랑은 상관이 없죠. 그런데 아빠, 제로칼로리 음료는 대체 어떻게 만드는 거예요? 단맛은 그대로잖아요.”

“생각보다 아주 쉬워. 설탕 대신 단맛을 내는 ‘수크랄로스’, ‘아스파탐’, ‘아세설팜 칼륨’, ‘사카린’ 같은 인공감미료를 써서 만든단다. 이 성분들은 설탕과 비슷한 칼로리를 갖고 있으면서 단맛은 200~300배 정도 강하지. 다시 말 해, 몇 백분의 1만 넣어도 설탕과 비슷한 단 맛을 내게 된다는 거야. 보통 콜라 한 캔에는 1g당 4kcal인 설탕이 30~40g 들어가기 때문에 총 열량이 120~160kcal지만, 역시 1g당 4kcal인 아스파탐은 0.1~0.2g만 넣어도 같은 수준의 단맛을 내기 때문에 총 열량이 0.4~0.8kcal밖에 나오지 않는 거지.

“아, 그런 거였구나! 그러니까 더더욱 살이 찔 리가 없잖아요. 칼로리가 수백분의 1밖에 안 되는데 어떻게 살이 쪄요.”

“그런데 또 그게 그렇지가 않아요. 얼마 전 미국 퍼듀대학교 연구팀이 인간과 유사한 DNA 구조를 가진 실험용 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일정 기간 동안 한 그룹은 일반 설탕이 든 요구르트를 먹게 하고 다른 그룹은 설탕 대신 사카린을 넣어 저칼로리로 만든 요구르트를 먹게 했단다. 그랬더니 저칼로리 요구르트를 먹은 쥐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 보다 평균 체중이 5g 더 나갔고 체지방 역시 더 많아졌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고 하는구나.

“에이, 말도 안 돼! 칼로리가 적은데 어떻게 살이 더 쪄요!”

“상식적으로는 그렇지. 이렇게 상상 밖의 결과가 나온 이유는 참으로 오묘한 인체시스템 때문이란다. 인공감미료가 몸에 들어가면 인체는 혼란을 느끼지. 틀림없이 단맛은 나는데 그 단맛만큼의 칼로리는 들어오지 않으니까 말이야. 혼돈스러워진 인체는 자신도 모르게 부족한 당을 다른 곳에서 섭취하려고 애를 쓰고, 더 많은 음식을 먹으려 한단다. 또 소화대사율도 떨어져 체지방도 더욱 증가하지.

“와, 진짜. 대박!! 그럼 살 안 찌려고 일부러 제로칼로리나 저칼로리 음료를 마시다가 더 돼지가 될 수 있단 말씀이세요?”

“그런데 또 완전히 그런 것도 아니에요. 섭취 칼로리의 총량을 정확히 통제하면서 저칼로리 식품을 섭취하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기도 어렵단 말이지.”

“아, 그럼 어떡하라고요!!! 아빠는 만날 이랬다~ 저랬다, 도대체 어쩌란 말이에욧!”

“아니, 아니, 그게 아니고요~ 임공감미료가 들어간 음료를 마시면 당연히 당이 더 땡기게 마련인데 아무리 땡겨도, 죽을 만큼 땡겨도, 미친 듯이 먹고 싶어도! 절대로 다른 음식을 더 먹지 않을 수 있다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거야. 알겠니?”

“아빠, 지금 농담하세요? 제가 그 정도로 굳은 결의를 가진 여성이라면 여태 이 몸매겠어요? 벌써 손연재가 됐지!”

“에이, 그래도 손연재는 너무 나갔다~! 그리고 넌 먹어서 찌는 살이 아니잖아. 단지 말의 영혼이 깃들었을 뿐이지. 안 그래? 그럼 말의 영혼을 기념하는 뜻에서 말춤이나 한 번 춰볼까? 아빠는 충남 출신이니까 ‘아빤 충남스타일~!!’”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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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말랑말랑~ 쫀득쫀득 젤리 만들기

쫀득쫀득~ 말랑말랑~ 형형색색 다양한 모습의 젤리는 언제나 먹어도 맛있는 간식이지요. 주스처럼 액체도 아니고, 사탕처럼 고체도 아닌 젤리는 참 알쏭달쏭한 친구에요. 학교 과학시간에 우리는 물질의 분류를 물질의 상태에 따라 기체와 액체, 고체로 나눈다고 배웠어요. 그런데 젤리나 푸딩 같은 물질은 물보다는 딱딱하지만 고체처럼 딱딱하지 않고 흐물흐물 거려요. 이런 상태는 액체와 고체 중 어디에 속하는 걸까요?

사실 젤리는 액체도 고체도 아닌 겔(gel) 또는 콜로이드(Colloid) 상태의 물질이에요. 즉 고체나 액체 분류되는 것이 아니라 겔이라는 또 다른 상태의 물질로 분류되는 것이랍니다. 겔 상태는 젤리처럼 고체처럼 형태는 가지지만 고체와 같은 단단한 상태가 아닌 것을 말한답니다. 예를 들자면 어떤 물질들이 이런 겔 상태의 물질일까요? 바로 젤리나 치약, 두부, 묵, 푸딩과 같은 것들을 겔 상태의 물질이라고 한답니다.

겔 상태의 물질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젤리를 직접 만들어 보면서 겔 상태에 대해 알아보기로 해요.

[교과과정]
초등 5-2 용해와 용액
중 1 물질의 세가지 상태

[학습주제]
액체와 고체의 성질 이해하기
겔 상태의 특징 알아보기

<실험 방법 및 원리>




<실험 동영상>



* 실험 참고사항 : 판젤라틴 대신 젤라틴가루를 사용해도 됩니다. 젤라틴은 대형마트나 제과제빵전문점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겔 또는 콜로이드 상태의 물질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기 위해서는 먼저 용액과 용매, 용질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야 해요. 용액이란 용매와 용질이 섞여 있는 것을 말하고 용매는 용질을 녹이는 물질을, 그리고 용질은 용매에 녹는 물질을 말한답니다. 말로는 어려우니 소금물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볼게요. 소금물에서 소금물 자체는 용액, 물이 용매, 소금이 용질이 되는 것이지요.

겔, 콜로이드를 설명하는데 왜 용액과 용매, 용질을 설명하느냐고요? 콜로이드가 바로 이 용액에서 생성되기 때문입니다. 콜로이드란 빛을 산란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를 갖는 입자가 용질이 되는 것을 말하는데요, 용매에 녹여보면 완전히 녹는 것처럼만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입자가 그대로 있어요. 반투막 여과지에 걸러보면 입자들이 걸러지지요.

이런 콜로이드는 그 용매가 어떤 종류인지에 따라 졸(sol), 에이로졸(aerosol), 겔(gel) 등으로 나뉩니다. 졸의 대표적인 물질로는 먹물, 젤라틴 용액, 달걀의 흰자 등이 있고 에어로졸에는 연기나 안개가 있습니다. 겔의 대표적인 물질로는 젤리나 두부 등이 있고요.

젤리를 만들기 위해 들어간 재료는 젤라틴이예요. 젤라틴은 동물의 가죽 또는 뼈에서 얻는데, 이곳에서 추출한 액체 상태인 콜라겐을 말려서 만듭니다. 젤라틴은 열을 가하면 녹고 냉각되면 굳는 것이 특징인데 이때 굳은 상태로 변한 것이 바로 젤리입니다. 즉 젤리는 젤라틴이 굳어서 만들어진 물질이지요. 젤라틴을 물중탕하면 졸 상태의 액체로 존재하다가 냉장고에 넣어두면 온도가 낮아지면서 교차결합으로 인해 3차원 그물 구조를 형성해 탱글탱글한 젤리로 굳어지게 되는 거랍니다.

글 : 양길식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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