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겨울옷 세탁, 세균과의 한 판 승부!

 

“에이~ 취! 에이오오이이~ 취히!”

두꺼운 이불을 돌돌 말고 앉아서 연신 재채기를 해대는 태연. 감기에 아주 제대로 걸렸다. 아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보온병에서 뜨끈한 보리차를 따라 태연에게 준다.

“어쩌다 이렇게 홀딱 감기에 걸렸어. 옷을 얇게 입는 애도 아니고, 집이 추운 것도 아니고, 주변에 감기 걸린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때, 바닥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태연의 목도리와 장갑이 아빠의 눈에 들어온다.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잽싸게 그것들을 들고 킁킁 냄새를 맡는 아빠, 순간 안쓰러운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태연의 머리를 콕 쥐어박는다.

“아야! 지금 환자한테 폭력 쓰시는 거예욧??!!”

“아빠가 목도리랑 장갑 자주자주 빨아야 된다고 했지! 저렇게 폭 삭은 홍어 냄새가 날 때까지 목도리를 안 빠는데 감기에 안 걸리고 배기냐?”

“헐, 과장이 너무 심하신 거 아녜요? 겨우 이틀 안 빤 양말 수준이더구먼. 그리고 목도리 더러운 거랑 감기랑 무슨 상관이에요?”

“상관이 많아도, 너~무 많아요. 얼마 전 기사에서 보니까, 보통 사람들의 목도리와 장갑에 사는 세균이 온갖 오물로 가득한 쓰레기통 안쪽 면보다 무려 4배나 많다고 하더구나. 그럴 만도 한 것이, 세균은 수분과 양분으로 자라는데 목도리나 장갑은 입김과 땀 때문에 수분이 충분하고 살과 직접 맞닿아서 피부 각질 등의 양분도 넉넉하거든. 세균에게는 그야말로 낙원이 따로 없는 거지. 거기다 면섬유와 달리 겨울옷의 소재로 많이 쓰이는 아크릴이나 폴리에스테르 같은 화학섬유는 세균들이 아주 잘 번식할 수 있는 구조를 하고 있단다. 지금 네 목도리와 장갑도 다 화학섬유니까, 세균이 무척 잘 번식했겠지? 그럼 감기에 걸리겠냐, 안 걸리겠냐!”

“대박! 그러니까 세균 입장에서 보면, 제 목도리가 먹을 게 넘쳐나고 머물기에도 더없이 쾌적한 7성급 호텔이란 말씀이세요?”

“바로 그거야. 그러니 너 같으면 그 좋은 데를 떠나고 싶겠냐? 마구 번식을 해서 세력을 확장하고 싶겠지. 조사 결과, 목도리와 모자에서는 피부 질환과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황색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이 아주 많이 나왔고, 장갑에서는 특히 장염과 탈수를 유발할 수 있는 간균(Bacillus)이 많이 검출됐단다.

“피부병이나 장염까지 걸릴 수 있다고요?”

“그러니까 귀찮다고 이빨로 장갑을 물어서 벗는 습관은 제발 좀 그만해 줄래? 그러다 장염 걸리면 네가 그토록 사랑하는 세상의 많은 음식과 잠시 이별할 수도 있단 말이다. 또 봄·여름·가을 세 계절 동안이나 밀폐된 장롱 속에 있던 겨울옷을 처음에 딱 꺼내 입으면 잠시 콜록콜록 기침이 난다거나 갑자기 없던 여드름이 생긴다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바로 오랫동안 겨울옷 속에서 쑥쑥 자라난 진드기, 곰팡이 균 그리고 섬유 먼지와 같은 유해 물질 때문이란다.”

“맞아요! 겨울옷 처음에 입으면 코끝이랑 목 같은 데가 간질간질하던데, 그게 세균 때문이었구나! 그럼 겨울옷은 어떻게 관리해야 해요?”

“가장 좋은 건 물론 빨래야. 특히 목도리랑 장갑은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빠는 게 좋아. 하지만 코트, 패딩 같은 겨울옷들은 자주 빨 수가 없으니까, 베란다에서 툭툭 먼지를 턴 다음 햇볕에 한 두 시간 정도 말려주면 어느 정도는 세균 번식을 막을 수 있단다.

“내 친구 보니까 뿌리는 살균제를 쓰던데, 그럼 손쉽게 세균을 죽일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일시적으로는 세균이 죽지만 수분과 먼지가 그대로 남아 있는 한 바로 다시 세균이 증식하니까 장기적인 효과를 보기는 힘들지.”

“어쨌거나 제일 좋은 건 세탁이라는 건데…”

“그렇다고 막 빨면 비싼 소재의 겨울옷을 다 버릴 수도 있으니, 무척 신경을 써야 한단다. 소재별로 주의점이 상당히 많은데, 만약 그걸 다 외우기 어렵다면 소재별로 꼭 피해야 하는 것 하나씩만 기억하는 것도 좋아요. 예를 들어, ‘니트는 더운물 NO, 울 소재는 햇볕 NO, 기능성 아웃도어는 드라이클리닝 NO’ 이런 식으로 말이야. 다운 패딩 역시 드라이클리닝보다는 집에서 미지근한 물로 빠는 게 훨씬 좋지.”

“어? 생각보다 쉬운데요? 근데 비싼 옷은 무조건 다 세탁소에 맡겨서 드라이클리닝 하는 게 좋은 건 줄 알았는데, 아웃도어랑 다운 패딩을 집에서 빨라는 건 뜻밖이에요.”

드라이클리닝은 의류의 기능성 막을 손상시켜 특수 기능을 떨어뜨리고 발수력도 저하시킬 가능성이 높거든. 그보다는 순한 중성 세제를 이용해서 집에서 미지근한 물로 빠는 게 훨씬 안전한 방법이란다.”

“놀라운 아빠의 빨래 지식을 들으면서, 또 한 번 느꼈어요. 역시, 배움엔 실천이 최고예요. 약주 드시고 새벽 4시에 들어오신 그 망년회 만행 사건 이후, 엄마에게 벌 받느라 매일 그렇게 열심히 빨래를 하시더니. 두 달 만에 겨울옷에 관한 모든 것을 배우셨잖아요. 정말 대단해요.”

“흑흑흑. 빨래 때문에 손바닥이 온통 주부 습진이야. 눈물 젖은 아빠의 손바닥 호~ 한 번만 해주면 안 될까?”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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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피부가 벗겨진다? 건강하게 때 미는 방법!


2시간에 걸친 긴긴 목욕을 마치고 휴게실에서 만난 태연과 아빠, 벌겋게 달아오른 반질반질한 얼굴을 마주보며 바나나맛 우유를 원샷한다.

“캬! 목욕 뒤에는 역시 바나나맛 우유죠.”

“역시 넌 뭘 좀 아는 딸이야. 그런데 엄마는 언제쯤 나오실 거 같더냐?”

“음…, 오늘은 유난히 전투적이세요. 피부를 다 벗겨내기 전까진 목욕탕 밖으로 한 발짝도 옮기지 않을 듯한 기세였어요.”

“이런, 진짜로 때가 아닌 피부를 벗겨내고 있구나. 살살 조금만 밀라고 그렇게 얘기를 해도 왜 그리 말을 안 듣는지 모르겠다. 원래 ‘때’는 공기 중의 먼지 같은 더러운 물질과 피부 각질의 죽은 세포, 땀, 피지 등이 뒤섞여서 피부에 붙어있는 걸 말하는데, 이건 비누 샤워 정도만 해도 거의 다 씻겨나간단다. 가볍게 몸을 씻고 뜨끈한 대중탕에 들어가서 푹 불리고 나오면, 이미 때는 거의 다 사라지고 없다는 뜻이야.”

“엥? 푹 불리고 나온 다음에 때를 미는데, 때가 없다니요? 그럼 그 검은 국수가닥의 정체는 무언가요?”

“피부 각질층이지. 피부는 피하 조직, 진피, 표피 순서로 이뤄져 있고 표피의 가장 바깥에 있는 딱딱한 층을 각질층이라고 한단다. 각질층은 피부가 적당한 수분을 유지하도록 보호해주고,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지 못하도록 피부 장벽 역할도 하는 아주 중요한 곳이야. 그런데 때를 민답시고 이 각질층을 지나지게 벗겨내 버리면 인체는 손상된 피부를 복구하기 위해 각질층을 점점 더 많이 생산하게 된단다. 그렇게 되면 허연 버짐 같은 게 생기면서 피부는 더욱 거칠고 지저분해지고, 시원하게 때를 밀고 싶다는 욕망이 미친 듯이 강해져서, 결국에는 벌겋게 염증 반응이 일어날 때까지 피부를 벗겨내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거지.”

“후덜덜…, 그럼, 때는 절대로 밀면 안 되는 거예요?”

“그렇게 나쁜 점만 있으면 엄마 아빠가 너랑 같이 목욕탕에 오겠니? 부드러운 천으로 살살 미는 정도의 때밀이는 묵은 각질을 벗겨내고 피부의 혈액 순환을 돕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단다. 특히 너나 나처럼 무척이나 기름진 지성 피부의 경우에는 모공을 막고 있던 각질을 없애 뾰루지를 예방할 수도 하지. 그리고 무엇보다 온몸의 더러움을 다 벗겨버린 것 같은 개운한 느낌! 기네스 펠트로와 같은 여러 해외 스타들도 우리 때밀이 문화에 푹 빠졌다고 하던데, 그만큼 때밀이의 상쾌함이 행복감을 준다는 거야. 다만, 죽은 각질을 넘어서 살아있는 상피 세포까지 마구 벗겨내는 게 잘못이라는 거지. 보통 거무튀튀한 때를 벗기면 허여멀건 한 때가 나오지? 그건 거의 다 살아있는 세포라고 보면 된단다.

“색깔까지 너~무 실감나게 설명해주셔서 비위가 좀 상하긴 하지만, 암튼 아빠가 목욕탕 올 때마다 빡빡 밀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이유를 이제 알겠어요. 그런데 각질층을 과다하게 벗겨내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피부 장벽인 각질층이 얇아지면서 가장 먼저 일어나는 증상은 수분 손실이야. 때를 빡빡 밀고 나면 온몸이 간질간질한 느낌이 나는데, 피부가 수분을 너무 많이 빼앗겨서 나타나는 증상이란다. 특히 겨울에는 난방 때문에 실내 공기가 무척 건조해서 수분 손실이 더욱 클 수밖에 없지. 때를 민 피부가 정상적인 보습 상태로 돌아오려면 최소 하루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피부의 보호 장벽이 완전히 제 기능을 회복하는 데까지는 무려 일주일이나 걸린다는 보고도 있어요. 그러니까 일주일 안에 두 번 이상 때를 심하게 미는 건 절대로 하면 안 되는 일이야. 특히 아토피나 건선 등 만성 피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때밀이를 하면 안 된단다.”

“어쩐지 목욕탕에 그렇게 오기 싫더라고요. 제 몸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본능적으로 목욕탕을 싫어한 거였어요. 저, 오늘부터 목욕탕과의 결별을 선언하겠어욧!”

“우리 태연이, 누굴 닮았는지 잔머리는 참 잘 써요. 목욕탕 오기 싫은 건 알겠는데, 미안하지만 때를 심하게 밀지만 않는다면 겨울철 목욕은 피부에 수분을 공급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란다. 짧은 샤워보다는 훨씬 좋지. 뜨끈한 물속에 10~20분 정도 몸을 담그면 건조했던 피부가 충분히 수분을 충전할 수 있거든. 다만, 따뜻한 물속에서는 우리 몸의 천연 보습 인자도 씻겨나가기 때문에 목욕 후 3분 이내에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는 게 아주 중요해요. 아무리 수분을 보충했다 해도 보습제를 쓰지 않으면 도로 다 빠져나가 버리니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 될 수밖에 없거든.”

이때, 때를 아니 피부 각질층을 맘껏 벗겨낸 엄마가 얼굴에 홍조를 가득 띤 채 나타난다. 애니메이션 ‘라바’에 나오는 핑크 라바와 무척이나 흡사한 엄마의 모습에 아빠와 태연 깜짝 놀란다.

“헐, 대박! 때밀이가 사람을 핑크 라바로 변신시킬 수도 있는 건가요?”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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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9시 등교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

 

매일 아침, 세 개의 알람과 엄마의 쩌렁쩌렁한 고함 그리고 아빠의 호루라기 소리 없이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태연. 마무리로 강아지 몽몽이가 시끄럽게 짖어줘야 간신히 바위만 한 눈곱을 떼고 기상을 한다.

“아빠, 도저히 못 참겠어요! 우리도 9시까지 등교하는 그 도시로 이사 가면 안 돼요? 어디는 고등학교는 9시까지 가는데, 저는 초등학생인데 왜 8시 10분까지 가야 하느냐고요. 네?!”

“잔말 말고, 호루라기 더 불기 전에 빨리 안 일어날래?”

“공부를 잘하려면 잠을 푹 자야 한다고 선생님이 그러셨단 말이에요!”

“그거야 그렇지. 사람의 뇌는 잠을 잘 때 낮 동안 학습했던 정보들을 정리하거든. 그날 학습한 내용을 스스로 반복해서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는데, 잠을 깊이 푹 자면 장기 기억 저장이 훨씬 더 잘 되기 때문에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된단다. 밤새 벼락치기를 하면 다음날 시험에는 도움이 되지만 며칠 지나면 몽땅 까먹어버리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지.”

“거 봐요. 제가 많이 자겠다고 하는 건 어디까지나 성적 향상을 위해서 라고요.”

“아이고, 입만 살아가지곤. 암튼, 너는 매일 9시간씩 꼭꼭 자니까 괜찮지만, 보통의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수면 부족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란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조사한 걸 보면, 고등학생은 하루에 겨우 5시간 27분, 중학생은 7시간 12분, 초등학생은 8시간 19분을 잔다는구나. 의학적으로 최소한 7~8시간 이상은 자야 건강한 활동을 할 수 있는데, 특히 고등학생의 경우에는 지나치게 잠이 부족한 상황이지. 일부 교육청의 ‘9시 등교 정책’에 대해 아직 찬반 논란이 팽팽하지만, 다른 걸 다 떠나서 청소년들의 수면 부족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좋은 계기가 된 것만은 사실이야.”

“헐, 그럼 저도 고등학교 가면 5시간밖에 못 자는 거예요? 그러기 진짜 싫은데…. 외국 청소년도 저희처럼 수면 부족이에요?”

“우리보다는 덜하지만, 어느 정도는 그런 것 같더구나. 미국소아과학회(AAP)에서도 얼마 전 청소년의 수면 시간을 늘리기 위해 등교 시간을 늦춰야 한다는 권고안을 냈는데, 청소년기에는 수면 패턴이 바뀌기 때문에 저녁에 일찍 재우는 것보다는 차라리 아침에 늦게 깨우는 게 낫다는 거야.”

“수면 패턴이 바뀌어요? 어떻게요?”

“사춘기가 되면 여러 생물학적 변화와 함께 생체리듬도 바뀐단다. 수면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성인보다 최대 2시간 정도 늦게 분비되기 때문에 어른들은 잠이 쏟아지는 밤 11시에 청소년들은 잠이 안 와서 말똥말똥 깨어있고, 어른들이 활기를 되찾는 오전 8시쯤에는 반대로 비몽사몽이 되는 거지. 몸은 깨어있으나 뇌는 잠자는 상태인 거야. 미국소아과학회 주장은 청소년의 수면 패턴이 이렇게 올빼미형으로 바뀌게 되니, 차라리 아침에 늦게 일어날 수 있게 등교 시간을 늦추자는 거란다. 우리나라 일부 교육청의 주장도 마찬가지고. 실제로 등교 시간을 늦췄더니 출석률과 학업 성취도가 높아지고, 수업 시간에 조는 비율이 크게 줄었다는 실험 결과도 있어요.”

“거봐요, 늦게 등교해야 한다고요!”

“이외에도, 얼마 전 피츠버그 대학 연구팀은 수면이 부족한(6시간 이하) 고등학생의 경우 체내 염증도가 높아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쉽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고, 을지대학교에서는 7시간 이하로 자는 청소년이 그 이상 잠자는 경우보다 자살 생각과 우울한 감정 모두 1.4배 높다는 발표를 했단다. 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하루 평균 5시간 이하를 자는 청소년이 7시간 이상을 자는 아이들보다 비만 위험이 2.3배나 높다는 조사결과를 내놨어요. 모두 청소년들의 수면 부족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들이지.”

“아침에 늦게 등교하면 밥도 많이 먹을 수 있잖아요!”

“그것도 중요한 얘기야. 등교 시간을 늦추면 아무래도 아침밥을 먹는 아이들이 더 늘어나겠지. 현재는 아침밥을 굶는 청소년이 무려 전체의 1/4이나 되는 상황이거든. 밥을 먹으면 두뇌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잘 공급돼, 학습 능률도 향상되고 성적도 올라간단다.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아침밥을 먹는 학생들의 수능 성적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5%가량 높다는 구나.”

“아니, 그럼 더 이상 뭐가 문제라는 거예요! 건강에도 좋고 공부도 더 잘한다는데 왜 저는 일찍 등교 하냐고요!!”

“물론 과학적으로는 청소년들에게 아침잠을 더 자도록 하는 게 맞아. 그런데 9시 등교는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란다. 맞벌이 부모님들은 아이가 일어나기도 전에 출근해야 할 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오히려 아침밥을 먹이기 힘들어질 수도 있으며, 장거리 통학하는 학생들 교통편도 문제고, 지금까지 해왔던 교육 프로그램을 바꾸는 것도 어렵고…. 풀어야 할 문제가 아주 많단다. 이런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고, 선생님과 학생, 학부모 모두 서로의 생각을 잘 조율해서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니까 너 좋은 대로만 할 수는 없어요.”

“아, 몰라요. 일단 저는 자체적으로 9시 등교를 결정할래요. 선생님께 전화하셔서 ‘태연이는 자신의 수면권 보호를 위한 24시간 수면 투쟁에 들어갔다’고 꼭 전해주세요. 아셨죠?”

“말로 해서는 안 되겠다. 이번엔 나팔 분다!!”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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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 마치 흡착기로 잡아당기듯 TV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가을 명곡 ‘거리에서’를 부르고 있는 가수 성시경에게 백만 개의 하트를 날리느라, 아까부터 옆에서 태연을 부르고 있던 아빠의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는다. 화가 난 아빠, 급기야 태연의 귀에 대고 빽! 고함을 지른다.

“아이고 머니나! 그렇게 깽깽 낑낑 내시 같은 목소리로 우리 시경이 오빠 노래를 방해하시면 어떡해요!”

“뭐, 내시 목소리? 이렇게 멋진 중저음을 내는 내시가 어딨냐?! 이래봬도 아빠가 한창 때는 한석규 목소리랑 똑같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엄마도 아빠 목소리에 반해 결혼했다는 달콤한 연애 스토리를 알랑가몰라. 실제로 최근 한 소셜 데이팅 서비스가 미혼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87%의 여성이 남성의 목소리에서 매력을 느껴본 적이 있고, 무려 75%는 남성의 좋은 목소리가 호감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대답했다는구나. 그 75%의 여성 중 한 명이 네 엄마였고, 평생 아빠의 중저음을 듣고자 결혼까지 하게 된 거지. 우하하!”

“헐, 그럼 제 귀가 고장 났다는 말씀이세요? 안 되겠다. 녹음을 해서 직접 들어보시면 될 거 아니에요. 아빠 목소리가 한석규인지 내시인지.”

“No! 난 녹음은 반댈세.”

“거봐, 내시 목소리 맞죠?”

“그게 아니라,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를 두 개의 버전으로 듣게 되는데, 그냥 내 목소리를 들을 때보다 녹음을 해서 들으면 좀 더 가늘고 높게 들리거든. 그래서 중저음을 선호하는 아빠는, 녹음된 나의 목소리를 정말이지 듣고 싶지 않구나.”

“진짜! 그러고 보니까 정말 그래요. 친구들이랑 놀면서 찍은 동영상을 보면 제 목소리가 실제보다 더 촐싹 맞게 들리더라고요. 왜 그런 거예요?”

“목소리는 폐 속의 공기가 성대를 포함한 후두부를 통과할 때 진동하면서 나는 것인데, 녹음기는 단지 이 성대 소리만을 저장해요. 그런데 보통 내 목소리를 들을 때는 기본적인 이 소리와 함께 목소리가 두개골을 울리면서 내는 깊은 울림까지 더해서 듣게 되지. 다시 말해, 그냥 들을 때는 성대 소리와 두개골 울림을 같이 듣는데, 녹음기는 성대 소리 하나만 녹음하니까 낯설게 즉, 좀 높고 얇게 들리는 거란다.

“헐, 내 목소리를 들을 때 뼈가 울리는 소리까지 듣는 거라고요? 완전 신기해요. 그렇다면 다른 사람이 듣는 내 목소리는 뼈 울림이 빠진 거니까, 녹음기에 저장된 것과 거의 같겠네요?”

“그렇지, 하나를 가르치면 둘을 아는 똑똑한 내 딸아.”

“아빠, 그런데 목소리는 성형할 수 없는 거예요? 전 낭창낭창한 매력적인 목소리를 꼭 갖고 싶은데, 가끔 제 목에서 돼지가 멱을 따는 것 같은 착각이 들곤 하거든요. 돼지 멱따는 목소리를 아나운서처럼 세련되게 바꿀 순 없는 걸까요?”

“흠, 아주 중요한 얘기야. 심리학 이론 중에 메라비언 법칙(The Law of Mehrabian)이라는 게 있는데, 그 법칙에 따르면 사람이 메시지를 전달할 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바로 목소리라는 구나. 그 다음이 표정, 태도. 그리고 대화의 내용이 맨 꼴찌야.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데 정작 대화 내용은 별로 중요하지도 않고, 목소리가 제일 큰 영향을 끼친다는 거지. 그래서 요즘엔 수술이나 주사를 통해 성대 길이와 폭을 조절해서 목소리를 성형하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하지만 굳이 이렇게 하지 않아도 평소에 조금만 노력하면 얼마든지 좋은 목소리를 가질 수 있단다.”

“정말요? 혹시 날계란 얘기 하시려는 거 아니에요?

날계란이 목소리를 좋게 한다는 건 아무 근거가 없는 속설이고, 대신 물을 자주 마셔서 성대를 부드럽게 하는 건 아주 좋단다. 특히 체온과 비슷한 미지근한 온도의 물을 마시면 목소리가 갈라지거나 툭툭 끊기는 걸 예방할 수 있지. 또 근육량이 많은 사람이 힘도 세듯, 꾸준한 발성 연습으로 성대 근육을 강화하면 더 멋진 목소리를 가질 수 있어요.

“성대 운동이요?! 성대로 역기를 들 수도 없는 노릇이고, 대체 성대는 어떻게 운동시켜야 하는 걸까요, 아버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은 자신에게 적당한 톤으로 노래를 흥얼거리거나 책을 소리 내서 읽는 습관을 들이면 된단다. 또 코로 숨을 쉬며 매일 30분 이상 걷거나 소리를 크게 내 웃는 것도 도움이 되지. 성대 점막을 건조하게 하는 음주나 흡연은 당연히 금물! 그리고 무엇보다 복식 호흡이 가장 중요해. 복식 호흡을 하면 흉식 호흡을 할 때보다 폐활량이 30%나 많아져 공명이 커지기 때문에 말이나 노래를 많이 해도 성대가 덜 피곤해져 좋은 목소리를 유지할 수 있단다.”

“음…, 뭔가 엄청 복잡한 거 같지만, 배로 숨 쉬고, 물 많이 먹고, 적당한 톤으로 수시로 중얼거리면 된다는 거잖아요. 그렇죠?”

“오늘따라 우리 딸, 왜 이리 똑똑한게냐!”

“아무리 똑똑해도 풀 수 없는 미스터리는 있답니다. 그렇게 잘 아는 아빠는 대체 왜 아직까지 목소리가 내시 버전인 거죠? 게을러서 실천할 수 없었던 건가요, 아님 아무리 노력해도 선천적인 목소리를 완전히 극복할 수는 없다는 건가요?”

“어느 정도는 좋아질 수는 있지만, 아버지로부터 유전된 타고난 성대를 완전히 바꿀 수는 없단다. 각자의 개성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 어떻겠니, 똑똑한 딸아?”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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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속 글루텐(gluten), 먹어? 말아?


태연, 애호박과 햇감자를 푸짐하게 넣고 끓인 뜨끈 고소한 손칼국수를 보자마자 팔짱을 끼고 고개를 홱 돌린다. 화난 표정과 외로 돌린 고개와는 달리 벌름거리는 콧구멍과 꿀꺽 침이 넘어가는 목젖은 숨길 수가 없다.

“칼국수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애가 웬일이냐?”

“엄마 아빠가 이렇게 무식할 줄이야. 글루텐 프리(gluten free)도 몰라요?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한 현대인의 필수 요건, 글루텐 프리!”

“당연히 그건 알지. 근데 왜?”

“밀가루 음식(면, 빵 등)에 들어있는 글루텐이 장질환의 주범이잖아요. 그러니까 글루텐이 없는 음식만 먹어야만 한다고요!”

“그건 글루텐 민감성(gluten sensitivity)인 사람들 얘기지, 넌 아니잖아. 민감성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글루텐 소화 흡수력이 떨어져요. 그래서 밀가루 음식 속 글루텐이 완전히 소화되지 않은 채, 소장 점막에 남아 면역계를 자극하게 되고, 소화기 질환을 비롯해 자가 면역 질환, 천식, 비염, 두통 등 각종 증상을 앓게 된단다.

“그것 봐요.”

“글루텐이 몸에 해롭다는 이론이 퍼져나가면서 몇 년 전부터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글루텐 프리 식품이 각광을 받고 있어. 미국의 월 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3명 중 한 명의 미국인이 글루텐 섭취를 피하고’ 있을 정도란다. 이런 열풍은 최근 국내로까지 몰려와서 ‘유기농’이나 ‘자연산’이라는 단어와 마찬가지로 ‘글루텐 프리’가 웰빙을 의미하는 새로운 단어로까지 떠오르고 있지.”

“그렇게 잘 알면서, 내 코앞에 이렇게도 비주얼이 훌륭한 칼국수를 들이미신 거예요? 저에게 왜 이런 고통을 주시냐고요! 주여,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하옵시며…”

“그렇다고 글루텐을 무조건 나쁘게 보면 안 돼. 오랜 역사 동안 인류의 식탁을 아주 행복하게 해 준 게 바로 글루텐이니까. 면이나 빵은 다른 음식과 달리 탱글탱글하면서도 쫄깃한 느낌이 나지? 이 차진 느낌을 만드는 게 글루텐이란다. 밀가루에는 약 70%의 탄수화물과 10% 정도의 단백질이 들어있고, 이 단백질 가운데 80%가 글리아딘(gliadin)과 글루테닌(glutenin)이야. 밀가루에 소량의 물을 넣어 반죽하면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이 만나 뭉치면서 그물 구조를 만드는데 이것이 쫄깃쫄깃한 글루텐이 되는 거지.

“옴마! 그 맛있는 질감이 글루텐이라고요? 몸에는 나쁠지 몰라도 참말 사랑스럽당!”

글루텐이 인체에 유해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어요. 요즘엔 글루텐 프리 열풍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거든. 사실 글루텐 유해성이 부각된 것은 ‘셀리악 병(Celiac Disease)’ 때문이란다. 밀가루 음식을 먹었을 때 심각한 장내 염증이 발생하는 병인데, 소장의 융모가 파괴돼 영양 결핍 상태가 되고 심할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무서운 병이지. 밀가루를 주식으로 하는 미국의 경우 전체 인구의 약 1% 정도가 셀리악 병을 앓고 있단다. 하지만 한국, 일본 등 동양권에서는 셀리악병 발병 사례가 거의 없어서 사실, 위험성을 논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야.

“에잉? 정말요?”

“거기다 최근에는 셀리악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꼭 글루텐은 아니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요. 지난 2014년 2월에는 미국의 과학 월간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셀리악 병의 원인을 글루텐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칼럼이 실려 화제가 됐단다. 또 ‘월 스트리트 저널’은 2014년 6월 23일 자 기사를 통해 글루텐 프리 식품이 실제로 몸에 좋다는 근거가 희박하며, 글루텐 대신 탄수화물과 당분 함량을 높인 식품이기 때문에 오히려 비만 등의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지.”

“옴마, 글루텐이 정말 나쁜 것만은 아니란 말이에염?”

글루텐은 글루텐 민감성 혹은 글루텐 알레르기가 있는 일부의 사람들에게는 해로울 수 있단다. 그런 체질은 당연히 피해야겠지. 하지만 민감 체질이 아닌데도 글루텐 프리 유행을 좇아 글루텐의 쫄깃하고 탱탱한 식감을 포기한다면, 억울한 일이 아닐까? 어쩌면 기업들의 상술에 넘어가는 것일 수도 있고 말야.”

태연, 고마움과 감격에 겨운 눈물을 뚝뚝 흘리며 칼국수를 대접 째 들이킨다. 하정우도 무릎 꿇을 진정한 먹방이다.

“엉엉…, 아빠의 과학 상식이 이렇게 고마웠던 적은 예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없을 거예요. 이토록 사랑스러운 국수와 빵을 못 먹게 될까 봐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세요? 저의 근심을 덜어주시고, 저를 글루텐을 아주 잘 소화하는 체질로 낳아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해요, 아빠. 엉엉….”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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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 낮은 플랫슈즈, 족저근막염 일으킨다?!


“아이고, 아이고! 나 죽네, 아이고 아파!”

방학이 됐는데도 태연이네 가족은 아무데도 갈 수가 없다. 일주일 전 족저근막염 수술을 받고 하루 종일 ‘아이고, 아이고!’만 외치고 있는 아빠 때문. 바다로, 계곡으로 떠날 생각에 마냥 들떠 있던 태연, 심술이 제대로 났다.

“아빠가 수술을 받은 건 정말 마음이 아픈데요, 간단한 수술을 받고 일주일 째 아이고를 외치고 계신 건 조금 오버라는 생각도 들어요. 흥!”

“아이고! 아빠처럼 되지 않으려면 너도 밑창이 1cm 이하인 아주 판판한 신발을 오래 신으면 안 돼. 알겠지? 쪼리(플립-플랍:flip-flops)나 플랫 슈즈(flat shoes) 같은 거 말야. 족저근막염에 걸리기 쉽다고.”

“그거 신으면 발 완전 편하던데, 왜 병이 걸려요? 그리고 여름 패션의 완성은 뭐니 뭐니 해도 플랫인데, 저 같은 패션 피플이 그걸 어떻게 포기하겠어요?”

“족저근막염 때문에 수술까지 한 아빠를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냐? 족저근막은 발바닥 뒤꿈치부터 발바닥 전체를 둘러싼 단단한 섬유막인데, 마치 스프링처럼 발바닥의 충격을 흡수하고 아치 모양의 발 모양을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단다. 이 막이 반복적인 미세 손상을 입어서 근막을 구성하는 콜라겐이 변형되고 염증이 발생한 것을 족저근막염이라고 하지. 염증이 잔뜩 생긴 발을 매일 몸무게로 짓누르고, 딱딱한 바닥으로 자극한다고 생각해 보렴. 그렇다고 걷지 않을 수도 없고. 엄청 아프겠지? 그래서 족저근막염은 매우 고통스러운 병으로도 알려져 있단다.”

“일 년 전부터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많이 아파 하셨잖아요. 전, 아침마다 아빠가 제 동생을 낳는 줄 알았어요. 하도 진통이 심해서.”

“엄살 아니거든!! 잠을 자거나 오래 앉아있을 때 즉, 발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족저근막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으니까 근막이 짧아지는데, 그러다가 갑자기 걸으려고 하면 막이 쭉 늘어나면서 극심한 통증이 온단 말이야. 그런데 이를 악물고 몇 발자국을 걸으면 또 좀 나아져요. 그래서 치료를 미루고 미루다 보니 악화돼서 수술까지 하게 된 거란다. 그러니까 아침에 첫 발을 내딛었을 때 발뒤꿈치가 심하게 아프다 싶으면 바로 병원에 가보는 게 좋아.

“그렇구나. 근데 플랫처럼 편한 신발이 더 안 좋다는 얘기는 뭐예요?”

밑창이 매우 얇은 플랫 슈즈를 신으면 신발 바닥이 받는 충격이 분산되거나 완화되지 않고 고스란히 발바닥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발에 상당한 무리를 준단다. 또 발바닥의 아치를 지나치게 긴장시키고 뒤꿈치에 가해지는 압력도 높이지. 가장 좋은 신발 굽 높이는 2~3cm 정도인데, 발에 실리는 몸무게의 하중과 신발 바닥이 받는 충격을 가장 고르게 분산시키는 높이가 이 정도라고 해. 물론 하이힐을 신어도 뒤꿈치에 무리가 많이 가지만, 플랫 슈즈는 하이힐보다도 1.4배나 많은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플랫 슈즈를 조심하라는 거지.”

“헐, 족저근막에는 하이힐보다 플랫 슈즈가 더 안 좋다는 얘기네요?”

“보통 하이힐만 안 신으면 발 건강은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플랫 슈즈도 안심할 순 없다는 거지. 또 평소에 운동을 잘 하지 않던 사람이 등산이나 마라톤, 테니스같이 발바닥을 지속적으로 오래 사용하는 운동을 갑자기 많이 하면 그것도 족저근막염의 원인이 된단다. 그러니까 심한 운동을 하거나 플랫 슈즈를 오래 신은 뒤에, 발뒤꿈치가 주기적으로 아프기 시작했다면 되도록 빨리 병원에 가는 게 최선이야. 초기에는 주사나 고주파 치료로 해결할 수 있지만 오래 방치하면 아빠처럼 수술까지 해야 되니까 말이야.”

“그런데, 이 시점에서 무척이나 궁금한 게 하나 생겼어요. 아빠는 플랫 슈즈도 신지 않고, 당연히 하이힐도 신지 않으며, 무리한 운동을 절대 할 분이 아니신데, 대체 왜 족저근막염이 생기신 거예요?”

그때 옆을 지나가던 엄마, 한 마디 거든다.

“그건 아빠 몸무게에게 물어보렴. 아빠처럼 비만인 경우에는 위에서 내리누르는 압력이 매우 커서 조금만 운동을 해도 족저근막이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손상된다나 뭐라나~~?”

“여봉!! 나의 신체적 비밀을 발설하다니, 그건 자기랑 나만 아는 비밀이잖아용!”

“헐, 아빠 뚱뚱한 건 거울도 알고 나도 알고, 심지어는 ‘KISTI의 과학향기’도 알거든요! 아빠는 정말, 거울도 안보는 남자, 거울도 안보는 남자, 비만인 남자~ 오늘밤 나하고 우우~ 수술할거나~~”

“태연아!! 꼭 비만이어서만은 아니란다. 아빠처럼 평발(발바닥의 아치가 정상보다 낮은 편평족)인 사람들도 족저근막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구!”

하지만 태연은 이미 불룩 나온 아빠의 배만 바라볼 뿐이다.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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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가 실현되는 창구, 창조경제타운!

참말 이상한 일이다. 태연이 벌써 세 시간이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데도 엄마아빠의 잔소리가 시작되지 않는다. 심지어 짜증을 내는 기색도 없다. 태연 역시 슬슬 눈치를 보기는커녕, 간식을 컴퓨터 책상 앞으로 가져다 달라며 아빠에게 큰소리를 뻥뻥 친다.

“얏호! 아빠, 드디어 전문가검토위원회에서 선별됐어요. 나 이제 정말 사장님 되는 건가봐!!”

“저, 정말? 고맙다 태연아, 네가 우리 집안을 일으키는구나. 흑흑, 내가 그동안 밥 많이 먹는다, 뚱땡이다, 식탐 대마왕이다 구박했던 거 다 잊어주면 안 되겠니? 김사장?”

“뭐, 쫌 손해 보는 기분이긴 하지만 너그러이 용서해 드릴게요. 그나저나 이 창조경제타운이라는 게 정말 요술 방망이 아니에요? 그냥 머릿속으로 상상만 했던 걸 구체화해서 창업까지 할 수 있도록 도와주니까요.”

“그러게 말이다. 창조경제타운이 국민 누구나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그 아이디어에 살을 붙이고 쑥쑥 키워서 사업화로 이끌어주는 사이트라고 얘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12살 어린이에게까지 이런 기적 같은 기회를 만들어줄 줄 누가 알았겠냐. 근데 태연아, ‘한꺼번에 남들보다 세배 많은 과자를 먹게 해주는 핑거클립’ 아이디어는 어떻게 해서 나온 것이냐?”

“당연히, 남들보다 같은 시간에 세배 더 먹고 싶어서 나온 아이디어죠. 친구랑 함께 새우 과자 한 봉지를 딱 열어요. 제가 아무리 손놀림이 빠르다 해도 친구랑 저랑 먹는 양은 크게 차이 나지 않아요. 근데 오리발처럼 넓적한 이 핑거클립을 엄지와 검지에 끼우면 한꺼번에 대여섯 개의 새우 과자를 입에 집어넣을 수 있다고요. 그럼 제가 훨씬 더 많이 먹게 되잖아요!”

“흠…, 기발한 아이디어이긴 하지만 이걸로 창업까지 할 수 있다니, 진짜 대단해.”

“그게 바로 창조경제타운의 마술이죠. 처음에 제가 이 사이트에 아이디어 제안서를 써 올렸을 때 전문가검토위원회에서 똑 떨어진 거 아시죠? 그땐 엄마아빠도 제 아이디어를 그냥 황당무계하다고만 생각하셨잖아요. 저도 그때 엄청나게 실망 했어요. 아, 나의 식탐은 여기서 끝이란 말인가? 하고요.”

“그랬지. 누가 봐도 황당무계했지, 그때는.”

“그래도 혹시나 몰라서 ‘멘토와의 대화’를 신청했어요. 다른 사람들이 멘토링 받은 사례를 봤는데, 까짓것 저도 할 만하겠더라고요. 무엇보다 많이 먹고 싶은 저의 뜨거운 열망이 포기를 용납지 않았고요. 사이버 상에서 한꺼번에 세 명의 멘토에게 멘토링을 받을 수 있다기에 기계학과 교수님, 디자이너, 생활용품 회사 부장님께 멘토링을 받았어요. 와, 근데 깜짝 놀랐잖아요. 어린아이라서 그냥 무시하실 줄 알았는데 어찌나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시는지. 멘토링을 받는 세달 동안 배운 것도 엄청나게 많아요. 그 결과 어떻게 됐죠?”

“당근, 또 떨어졌지.”

“네! 맞아요. 그렇지만 제가 누구예요? 식탐만큼은 대한민국 둘째가라면 서러울 김태연! 아니겠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창조경제타운 사이트에 아예 아이디어를 공개해 버렸어요. 그랬더니 타운 회원들이 진짜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내주시더라고요. 클립 재질은 어떤 걸로 하는 게 좋겠다, 단순히 과자 먹는 데만 쓰지 말고 뜨거운 음식을 들 때나 위험한 물건을 만질 때도 쓸 수 있게 변형해봐라, 미용사들이 파마할 때 쓰면 참 편리하겠다 등등 아이디어가 무지하게 나온 거 아시죠?”

“그러니까. 나도 그렇게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아이디어를 키워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 그때 만난 분이 창조생활제품의 박사장님이잖냐.”

“뭐 좋은 아이템 없나 하고, 창조경제타운 ‘공유 아이디어 공간’을 둘러보시다가 제 아이디어를 보고는 딱 이거다! 생각하셨대요. 그래서 어린아이인 제가 할 수 없는 부분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셨고, 드디어! 오늘 전문가검토위원회에서 우수 아이디어로 선별됐어요!!!”

“그래, 아빠도 너무 기뻐 눈물이 다 날 지경이란다. 딸에게 여생을 기대어 살고 싶다는 강렬한 소망이 용솟음쳤지.”

최종 선별이 됐으니까 이제 창조경제타운에서 아이디어 구체화, 특허출원, 창업지원, R&D 지원, 시제품 제작, 마케팅, 자금연계 등 여러 사업화 과정중에서 제 아이디어의 수준에 맞게 단계별로 지원을 해줄 거예요. 그럼 정말 제가 사장님이 될 수 있을지도 몰라요! 물론 박사장님과 동업이긴 하지만요.”

“그런데 태연아, 넌 12살이고 공부를 해야 해. 학생 신분으로 사업을 하는 건 너무 너무 무리야. 게다가 세상엔 사기꾼들도 아주 많아요. 그래서 말인데, 법정대리인인 이 아빠께서 사업을 대신 맡아야 하지 않겠냐? 헤헤헤”

“그야 당연하죠. 아빠가 맡아주셔야죠. 대신 직급은 부장, 월급은 한 달에 10만원. 일하는 거 봐서 똘똘하다 싶으면 좀 올려드릴게요. 아참, 창조경제타운 회원으로 등록해서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이자를 최대 1.2%나 더 주는 ‘KB창조금융적금’ 아시죠? 제가 번 돈은 거기다 꼭꼭 잘 모아주세요. 아시겠어요, 김부장?”

“우리 김사장, 그렇게 쩨쩨한 사람 아니잖아. 안 그래? 월급을 조금만 더 올려주면 안 될까?”

“음…, 제가 아이디어 제안서 만들고, 사이버 멘토링 받느라 하루에 몇 시간씩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도 잔소리 한마디 안하시고, 저와 창조경제타운을 굳게 믿어주신 은혜를 생각해서 1% 올려드릴게요. 10만 천원. 김부장 오케이?”

“천원? 겨우 천원? 내가 어린애 기 살려주려고 오냐오냐했더니 요것이 어버이 은혜도 모르고 천원…, 말고 이천 원 올려주면 안 돼영??”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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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안전교육, 주방에도 필요하다!

앞치마에 머릿수건을 두른 채 한 손에는 국자, 다른 한 손에는 뒤집개를 들고는 완벽하게 새댁 코스튬 플레이를 한 태연. 짜잔! 하고 주방에 나타난다.

“엄마 아빠, 나 완전 사랑스러운 새댁 같죠? 이런 현모양처 스타일을 어떤 남자가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홍홍홍.”

“태연아, 주방은 위험한 곳이야. 장난치지 말고 숙제나 해.”

“어머, 왜 이러실까. 저 오늘 학교 실과 시간에 달걀말이도 한 아이라고요! 이제 장금이도 울고 갈 요리 퍼레이드를 보여드릴 테니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그래, 대체 무슨 요리를 할 건지 들어나 보자.”

“음…, 일단 오징어 튀김을 하고, 압력솥에 갈비찜을 하겠어요. 인터넷으로 레시피도 다 뽑아놨으니 지도 편달은 정중히 거절할게욧!”

“태연아, 요리에 대한 열정은 좋은데 말이다. 요리는 상당히 위험한 작업이야. 튀김은 특히나 더 그렇지. 튀김 기름은 물보다 온도가 훨씬 높기 때문에 같은 화상이라도 정도가 매우 심하고, 산발적으로 여러 군데 화상을 입는 경우도 많아요. 만약 화상을 입었을 경우에는 약을 바르기 전에, 무조건 흐르는 찬물에 15분 이상 대고 화기를 빼줘야 해. 안 그러면 화기가 계속 피부 속으로 파고들어 더 깊은 상처가 되거든.”

“에이, 그건 뭘 모르시는 말씀인데요. 할머니가 그러시는데 데인 상처에는 된장이 최고래요. 또 벌 쏘인 데도 된장, 긁힌 데도 된장. 암튼 된장만 한 게 없다고요. 그러고 보면 할머니는 역시 원조 된장녀였던 거예요. 그쵸?”

“안 돼!! 그것만은 할머니 말씀을 따르면 절대 안 돼요. 된장, 소주, 감자 같은 걸 화상 부위에 바르면 오히려 세균 감염이 될 수 있단 말이야. 화상을 입었을 때는 일단 화기를 뺀 다음, 젖은 수건으로 환부를 감싼 뒤 병원에 가야 한단다. 만약 옷을 입은 채 화상을 당했다면 절대 옷은 벗으면 안 돼. 피부가 떨어져 나갈 수도 있거든. 또 화기를 빨리 빼겠다고 얼음을 대는 것도 절대 안 돼요.”

“아, 뭐가 그렇게 절대 다 안 돼요! 알겠어요. 그럼 오징어 튀김은 포기. 압력솥에 갈비찜을 하는 건 괜찮죠? 압력솥에 해야 고기가 폭 익어서 보들보들 맛나다고 인터넷에 나와 있거든요.”

“그것도 안 돼.”

“또 왜요!!”

“압력솥이 왜 위험한지, 우선 압력솥의 원리부터 알아보자. 압력솥의 원조인 ‘압력찜통’은 프랑스의 발명가 드니 파팽(1647~1712)이 발명했단다. 파팽은 물보다 부피가 1300배 이상 팽창하면서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수증기에 주목했고, 금속 용기를 밀폐한 압력 찜통을 만들었지. ‘스팀 다이제스터’라고 불린 이 찜통은 질긴 고기를 부드럽게 익혀주는 것으로 명성이 높았어. 증기기관도 이 찜통을 응용해 시작된 거란다.”

“증기 기관이 압력 찜통에서 출발한 거라고요? 와, 대단! 압력솥이 새롭게 보여요. 근데 압력솥을 이용하면 왜 요리가 잘 돼요?”

“평상시 대기압(1기압)에서 음식은 섭씨 100도에 익기 시작하지만, 압력을 두 배로 높여주면 섭씨 120도에 익기 때문에 훨씬 빨리 요리가 된단다. 실제로 압력솥을 이용하면 조리시간이 1/3로 줄어들지. 고기도 속까지 푹 익어 부드러워지고. 반대로 산에 가면 기압이 낮아지니까 섭씨 100도 이하에서 물이 끓고 음식도 잘 익지 않아요.”

“그렇게 좋은 압력솥으로 보들보들 갈비찜을 한다는데, 왜 말리시는 거예요?”

“어린이가 다루기에는 압력솥이 너~무 위험하기 때문이야. 압력솥 위를 보면 딸랑딸랑 추가 달려있는 게 보이지? 아까 얘기한대로 수증기는 물보다 1300배나 팽창하는 무시무시한 힘을 갖고 있어. 그래서 압력이 지나치다 싶으면 요 추가 살짝살짝 수증기를 빼서 압력을 조절해준단다. 그런데 찹쌀처럼 점성이 강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조리할 때는 이 추가 막혀 압력조절이 잘 안 될 가능성이 있어요. 그럼 솥이 뻥 터져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겠지? 실제로 2013년 한국소비자원 통계에 따르면 압력솥 안전사고 137건 중 20건이 폭발사고이고, 점성이 강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조리할 때 폭발할 위험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와 있단다. 심지어 압력솥은 폭탄으로도 쓰여요. 아프가니스탄이나 파키스탄 같은 분쟁 지역은 물론이고, 2013년 미국 보스톤 마라톤 테러 사건에서도 압력솥이 무기로 쓰였단다. 그 만큼 위험하다는 거야.”

“어머, 저 떨고 있어요? 그럼 압력솥을 세상에서 없애야 하는 걸까요?”

“아니 그 좋은 걸 왜 안 써? 압력솥으로 한 밥이 얼마나 맛있는데. 다만 압력솥 추는 항상 깨끗하게 청소를 해야 하고, 밥 이외의 음식을 할 때는 훨씬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단다. 그런데 그렇게 주의를 기울이기에는 네가 너무 어려서 안 된다는 거야. 이제 알겠니?”

“흠…, 알겠어요. 그럼 전자레인지를 이용할게요.”

“그것도 정~말 조심해야 해. 전자레인지는 마이크로웨이브(극초단파) 즉 아주 짧은 분자들을 일 초에 수백만 번 부딪히게 해서 그 마찰열로 조리를 하는 건데, 이 극초단파는 금속을 통과할 수 없어. 그래서 자칫 금속 용기에 음식을 담아 조리하게 되면 전자기파 간섭이 일어나서 스파크가 일거나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단다.

“음…, 아빠가 저의 안전을 그토록 염려하신다니, 어쩔 수 없군요. 그렇다면 다른 요리! 우유와 시리얼 대령이오!”

“음…, 이게 요리인가….”

“정말 이러실 거예요? 흥!!! 어린이 대장금의 꿈은 접겠어요. 대신, 철저한 안전 의식을 가진 아빠가 싹 다 만들어주세요! 그게 영 어려우시다면 배달의 민족답게, 통 크게! 배달 음식 무한 주문권을 주세요. 그 정도 조건이라면 뭐 위험한 요리에 도전하지 않는 정도의 성의는 보여드립죠. 헤헤.”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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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멸종 비상 바나나, 해답은 유전자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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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무게가 다른 구슬이 한곳에서 동동

자연에는 여러 형태의 물질이 있다. 하나씩 있을 수도 있고, 함께 있을 수도 있다. 소금과 물, 설탕과 물처럼 잘 섞이는 물질이 있는 반면, 함께 있어도 서로 섞이지 않는 물질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물과 기름’이다.

옛날부터 서로 섞이지 못하는 사이를 ‘물과 기름’ 같다고 했다. 물과 기름은 그 성질이 달라서 서로 섞이지 못한다. 흔들어서 섞어 놓아도 시간이 흐르면 두 층으로 분리된다. 이것은 기름이 물보다 비중이 작아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이런 성질은 물과 기름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물질의 비중 차이를 이용하면 재미있는 실험을 할 수 있다. 소금물과 이소프로필알코올(isopropyl alcohol)로 무게가 다른 구슬이 한곳에서 만나는 실험을 해 보자.


[교과과정]
초등 5-2 용해와 용액
중 2 물질의 구성
중 2 우리 주위의 화합물

[학습주제]
각 물질의 밀도차 이해하기
비중과 밀도의 차이점 알기

<실험 방법 및 원리>

실험방법및원리

 



<실험동영상>
 



<실험 주의 사항>
* 이소프로필알코올은 온라인 과학사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 이소프로필알코올은 피부에 묻지 않게 주의하세요. 피부에 묻으면 물로 바로 씻으세요. 부스럼이나 발진이 생길 수 있습니다.
* 알코올과 소금물은 1:1로 섞을 때 반응이 잘 일어납니다.
* 색소를 너무 많이 넣으면 구슬의 움직임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실험에 사용한 용액을 절대 마시거나 입에 대지 마세요. 두통, 어지러움, 구토, 혼수상태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구슬의 위치가 변하는 이유는?

야광구슬과 색구슬이 두 용액의 경계면에서 만나는 이유는 소금물, 이소프로필알코올, 야광 구슬과 색 구슬의 비중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각 물질의 비중은

소금물 > 색 구슬 > 야광 구슬 > 이소프로필알코올

순이다.

우선 이소프로필알코올의 비중은 물보다 작은 0.786이고 소금물은 물보다 비중이 크다. 따라서 두 용액이 만나면 이소프로필알코올이 위로 소금물이 아래로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병을 흔들어 두 액체를 섞는 순간에는 용액의 비중이 비슷해져서, 야광 구슬은 위로, 색 구슬은 아래에 위치하게 된다. 하지만 일정 시간이 흐른 후, ‘물과 기름’처럼 두 액체가 나누어지고 비중 차에 의해 구슬이 가운데로 모이게 되는 것이다. 이소프로필알코올보다 비중이 높은 야광 구슬은 아래로, 소금물보다 비중이 낮은 색 구슬은 위로 올라가게 된다.


▪ 비중 VS 밀도

보통 비중과 밀도를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고 사용한다. 하지만 두 용어에는 분명히 개념차이가 있다. 밀도란 물질의 질량을 부피로 나눈 값으로 물질마다 고유한 값을 지닌다. 밀도라는 단어도 ‘빽빽이 들어선 정도’라는 뜻이다. 밀도는 주로 g/㎖, g/㎤ 의 단위를 사용한다.

고체 상태의 물질은 분자들이 매우 빽빽하게 모여 있는 상태이므로 밀도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액체 상태의 물질은 고체에 비해 분자 간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큰 부피를 차지하고, 고체보다 작은 밀도는 갖는다. 기체 상태의 물질은 분자 간의 거리가 매우 멀어 같은 수의 분자에 대해 차지하는 부피가 고체나 액체에 비해 훨씬 크다. 따라서 밀도는 매우 작은 편이다.

비중이란 1기압, 섭씨 4도일 때 물의 비중을 1로 잡고 같은 부피의 다른 물질을 비교한 값이다. 밀도와 달리 별도의 단위가 없으며, 같은 부피의 물에 비해 질량이 몇 배인가를 말한다. 비중이 1보다 작으면 물에 뜨고 크면 가라앉는다.


▪ 소금물이 물보다 비중이 큰 이유

대부분 고체는 물보다 밀도가 높다. 분자들이 매우 빽빽하게 모여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에 녹으면 고체일 때보다 밀도가 낮아진다. 하지만 소금물의 경우 소금이 녹더라도 부피에는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녹은 소금만큼 질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밀도가 증가하는 것이다. 소금이 물 분자 사이에 들어가서 물 분자 간의 공간이 줄어들어 부피에 변화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글 : 김세경 과학칼럼니스트
 

실험 칼럼은 이번 기사가 마지막입니다. 다음 시간부터는 실험 칼럼 대신 과학을 테마로 한 지리 여행 칼럼을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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