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는 쿠스(KOOS)가 지킨다!

2012년 5월 21일 아침, ‘해를 품은 달’을 볼 수 있었다. 달이 태양의 일부를 가리는 부분일식이 일어났던 것이다. 옛날에는 한낮에 태양이 느닷없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주변이 어두컴컴해지는 개기일식이 일어나면 천재지변이 난 듯 큰 소동이 벌어지곤 했다. 조선시대에는 일식이 일어나면 왕이 부덕한 소치이며, 나라에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지금은 언제 태양이 달에 의해 가장 많이 가려지고 언제 다시 완전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갈지 분 단위까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관측 가능한 다음 부분일식은 약 4년 뒤인 2016년 3월 9일에 일어난다는 것조차 이미 알고 있다. 이는 모두 천문학의 발전 덕분이다.

현대인들은 기상예보에 민감하다. 예전에는 농사를 지을 때 ‘비가 언제 오려나’ 하는 정도의 관심사에 머물렀다면, 지금은 일상의 모든 활동이 날씨에 따라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야외 행사 일정을 잡으면 그날 혹시 비가 오지나 않을까 해 노심초사 일기예보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옛날에는 며칠 후의 날씨는 고사하고 바로 코앞의 날씨도 예측하기 힘들었으나, 지금은 장소별, 시간대별로 날씨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첨단 관측 장비와 발전한 기상학 덕분이다.

우주에서 대기를 거쳐, 이제 바다로 눈을 돌려보자. 옛날에는 망망대해를 항해하면서 언제 풍랑이 거세질지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었다. 지금은 바다 어디에 있든지 주변 해황을 손금 들여다보듯 훤히 알 수 있고, 앞으로 해황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있다. 첨단 해양과학기술 덕분이다. 육지에서 생활하던 인류는 활동영역을 바다로 넓혀 나가고 있다. 어로작업이나 항해뿐만 아니라 여가활동의 장으로서 바다에서의 활동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첨단 해양과학기술을 우리 실생활에 활용할 시대가 다가왔다.

한국해양연구원에서는 2009년 8월부터 국토해양부 연구 사업으로 ‘운용해양예측시스템(KOOS: Korea Operational Oceanographic System)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2013년 6월이면 해양예측시스템 ‘쿠스(KOOS)’가 가동돼 우리나라 주변해역에서 일어나는 자연 재해와 해양 오염사고에 대비하고, 해양환경을 관리하고, 안전한 항해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보안경비업체의 구호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앞으로 우리 바다는 쿠스가 지키게 된다. 우리바다 지킴이 쿠스는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열리고 있는 여수세계박람회의 해양베스트관에서 8월까지 미리 만나볼 수 있다.


[그림] 쿠스(KOOS)의 해양예보 개념도. 자료 제공 : 한국해양연구원

쿠스가 어떻게 우리 바다를 지킬 수 있는지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우리는 2007년 12월 태안에서 있었던 허베이스피리트호의 대규모 기름유출사고를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아름답던 바닷가에 죽음의 그림자처럼 밀려오던 시꺼먼 파도와 바다를 생활터전으로 삼고 살던 어민들의 근심에 싸인 얼굴을. 그리고 백만 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손에 걸레를 들고 기름 묻은 바닷가 바위를 일일이 닦던 모습을.

이렇게 바다에서 기름을 싣고 가던 배가 좌초돼 기름이 흘러나온다고 가정해보자. 배에서 흘러나온 기름은 바닷물의 흐름을 따라 퍼져 나갈 것이다. 만약 우리가 사고 해역의 해류와 조류에 대한 정보, 바람에 대한 정보 등을 알고 있었다면 기름확산모델을 사용해 유출된 기름이 어디로 흘러가고, 얼마나 넓게 퍼져갈 것인지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다. 유출된 기름이 도달할 곳에 오일펜스를 치는 등 미리 손을 써 검은 파도가 바닷가를 덮치는 것을 막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바닷물의 온도, 염분과 같은 기본적인 물리 성질은 물론 파도, 해류, 조류 등 바닷물의 움직임에 대한 자료가 필요하다. 또한 기름유출사고, 선박 사고 등 바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유형의 사고에 대한 정보까지 획득해야 한다. 이런 자료와 정보는 다양한 첨단 해양관측 장비들로부터 얻는다.

하늘에서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바다 표면에서는 관측부이나 종합해양과학기지, 조사선 등에서, 그리고 바다 속에서는 계류장비나 수중글라이더를 통해 자료를 입체적으로 얻을 수 있다. 동해, 서해, 남해에서 얻은 해양관측 자료는 거의 실시간으로 수요자들에게 전달되는 체계를 갖추게 된다. 수요자들은 해양자료를 받아서 우리나라 주변 연안과 먼 바다의 해상 상태를 정확하게 예측해 현업에 활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해양에서 시작된 자연재해도 빈발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태풍의 세기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초강력 슈퍼태풍이 만들어져, 그로 인한 피해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다보니 연안지역 침수 문제도 심각한 문제로 부각됐다. 해수면이 높아지면 태풍이나 해저지진 등으로 인한 해일이 발생해 피해는 더 커진다. 우리는 2011년 3월 일본 센다이 인근 태평양 해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지진해일의 여파로 일본 후쿠시마에 어떠한 피해가 생겼는지 생생히 목격했다.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해양에서의 사고도 빈발하고 있다. 선박은 점차 대형화되고 있어 사고가 났다 하면 대형사고로 번진다. 선박의 숫자도 늘어나다 보니 사고가 날 확률도 높아지고, 육지와 달리 바다에서 사고가 나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진다. 바다라는 환경 때문에 방재활동이 어려운 만큼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쿠스의 역할이 기대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쿠스는 구스(GOOS)라 불리는 전지구해양관측시스템(Global Ocean Observing System)을 모태로 하고 있다. 구스는 바다에 대한 이해와 체계적인 관리 필요성 때문에 1991년 유네스코(UNESCO) 산하 정부간해양학위원회(IOC)에서 만들어졌다. 바다를 알기 위해서는 바다를 맞대고 있는 주변국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구스에는 많은 지역해 프로그램이 있다. 우리나라 주변에는 북동아시아지역 해양관측시스템(NEAR-GOOS)이 있으며, 우리나라, 중국, 러시아, 일본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와 중국은 황해해양관측시스템(YOOS)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는 해양관측시스템을 통해 더 안전한 바다, 더 풍요로운 바다, 더 깨끗한 바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글 : 김웅서 한국해양연구원 선임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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