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왜 우주정거장을 가지려 할까?

중국이 9월 29일 톈궁(天宮) 1호를 발사했다. ‘하늘의 궁전’이라는 뜻의 톈궁 1호는 중국의 미니 우주정거장 이름이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번째로 우주정거장을 보유한 나라가 됐다.

중국은 톈궁 1호의 발사가 성공하면 뒤이어 무인우주선 선저우(神舟) 8호, 9호, 10호를 잇따라 발사해 우주 공간에서 도킹 실험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16년경부터 정규 우주정거장 모듈을 우주로 쏘아 올려 2020년 무렵이면 미국과 러시아 등이 주도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별도의 독자적인 우주정거장을 본격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중국은 왜 우주정거장을 가지려고 하는 것일까?

현재 미국과 러시아가 가진 우주정거장과 견주어 볼 때 톈궁 1호를 우주정거장이라 하기엔 민망한 것이 사실이다. 길이 10.5m에 직경 3.5m, 무게 8.5톤인 버스크기만한 이 우주정거장을 중국은 우주정거장 보다는 우주실험실로 불리기를 원한다.

중국은 이미 2003년 선저우 5호 유인우주선을 이용해 최초의 중국 우주비행사를 지구궤도에 진입시킨바 있다. 1명이 탑승한 이 유인우주선은 약 21시간 비행했다. 2005년에는 선저우 6호를 발사, 이번에는 2명의 우주비행사가 약 115시간 32분이나 우주에 머물렀다. 그리고 2008년에는 선저우 7호에 3명의 우주비행사가 탑승하고 우주선 밖으로 나가 작업을 진행하는 우주유영을 실시한 바 있다.

이런 우주개발과정은 마치 과거 미국이나 러시아의 우주개발 과정과 흡사하다. 미국과 러시아는 모두 1인승 우주선(머큐리, 보스토크)에서 시작해 2인승(제미니, 보스호트)으로, 3인승 (아폴로, 소유즈)으로 발전해 나갔다. 본격적인 우주활동을 대비한 우주유영은 두 나라 모두 1965년에 처음으로 실시한바 있다. 당시 미국과 러시아가 확보하려한 우주기술은 2개의 우주선이 우주공간에서 조우하는 랑데부와 서로 연결하는 도킹기술이었다.

이런 우주비행기술은 1960년대 미국과 러시아가 치열하게 진행해 온 인간의 달 착륙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꼭 필요했다. 지구궤도뿐 아니라 달 궤도에서 착륙선과 우주선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면 우주비행사들은 살아서 지구로 돌아올 수 없었다. 최초의 랑데부는 1965년 미국의 제미니 6A와 제미니 7호가 30cm까지 접근한 것이고 최초의 도킹은 1966년 유인우주선 제미니 8호와 도킹을 위한 타깃 무인우주선인 아제나 사이에서 이뤄졌다.

이처럼 미국과 러시아가 실시한 우주유영의 다음 단계인 랑데부와 도킹의 우주비행 기술을 실험하는 것이 톈궁 1호의 가장 큰 목적이다. 따라서 보통의 우주정거장과 달리 톈궁 1호에서는 장기간 거주할 수 없다. 간단한 거주공간과 실험장치, 궤도를 유지하기 위한 추진장치로 구성된 톈궁 1호를 우주정거장이 아닌 우주실험실로 부르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톈궁 1호가 랑데부와 도킹을 하기 위한 첫 방문객은 무인의 선저우 8호가 될 것이다. 방문객을 맞기 까지는 고도 350km에서 2년간 수명을 유지해야 한다. 소유즈 우주선의 경우 랑데부와 도킹 과정이 거의 자동으로 이뤄지고 있어 실제 유인 비행에 앞서 톈궁 1호와 선저우 우주선간의 랑데부와 도킹장치를 시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우주정거장을 장기간 우주공간에 유지하고 이 속에서 우주비행사들이 수개월동안 생활하기 위해서는 지상으로부터의 물자 보급이 매우 중요하다. 우주비행사를 위해서는 소모용 물품인 물과 음식이 필요하고 우주정거장을 위해서는 궤도를 유지하기 위해 소모성 추진 연료재가 충전돼야만 한다. 따라서 이런 보급이 무인 우주선을 통해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주비행사의 체류기간도 짧을 수밖에 없으며 우주정거장의 수명 또한 단축된다. 때문에 무인우주선의 도킹은 추후 우주정거장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적인 기술이다.

현재 국제우주정거장에는 러시아의 화물우주선 프로그레스가 3개월에 한 번씩 보급 물자를 가득 싣고 방문한다. 최근 이 화물우주선이 발사도중 폭발하는 바람에 국제우주정거장의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정거장을 비우고 철수해야할지도 모를 비상사태를 맞이하고 있다.

무인우주선을 이용한 랑데부와 도킹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2012년에는 선저우 9호와 10호가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직접 방문하게 될 것이다. 이후 톈궁 1호는 무인의 상태로 궤도상에 궤도 유지와 지상으로 안전한 추락을 위한 궤도 이탈 등을 실험한 후 대기권에서 불타 없어지게 될 것이다. 이어 중국은 톈궁 2호와 3호도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톈궁 1호보다 거주에 필요한 생명유지장치를 업그레이드해 2호의 경우 한번 방문에 20일까지, 3호의 경우 40일까지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이런 우주비행기술과 생존기술의 축적을 통해 중국은 2020년경 본격적인 우주정거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미르우주정거장이나 국제우주정거장처럼 역할이 서로 다른 모듈을 이어 붙여 완성할 중국의 우주정거장은 419톤의 국제우주정거장이나 137톤의 미르우주정거장보다는 적은 60톤 정도의 규모를 예상하고 있다. 20톤 정도 되는 3개의 모듈이 핵심 모듈을 중심으로 결합된 형태로, 그 모습은 러시아의 미르우주정거장과 흡사할 것이다.

물론 이런 중국의 야심찬 계획이 달성되기 위해서는 차세대 우주발사체가 개발돼 한다. 현재 중국은 우주공간에 15톤 정도를 발사할 수 있는 능력밖에 없다. 추후 20톤이 넘는 우주정거장 모듈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대형의 우주발사체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개발 중인 우주발사체가 창정5호로 액체수소와 액체산소를 추진제로 사용하는 첨단 로켓이다.

사실 1950~60년대 우주개발 초기에 우주정거장은 달로 가기 위한 정거장이었다. 즉 우주정거장은 우주선이나 우주비행사가 우주정거장에서 조립되거나 준비를 마치고 달을 향해, 또는 화성을 향해 출발하는 곳으로 여겨졌다. 따라서 지구 저궤도에서의 유인 우주비행 다음은 우주정거장의 건설이었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는 달 경쟁에서 앞서 가기 위해 이런 단계를 뛰어넘어야 했고 우주정거장은 달 경쟁이 끝난 후에야 시작될 수 있었다.

이점에서 중국은 다른 것 같다. 중국은 2020년경부터 우주정거장을 통해 달까지의 우주비행과 달 표면에서의 생활에 필요한 생존기술을 확보한 후 2025년에 달을 향해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톈궁 1호는 달을 향한 중국인의 발걸음 중 첫 발자국이 된다. 하늘 궁전의 건설 계획 속에서는 달 궁전을 짓기 위한 주춧돌이 숨어 있는 것이다.

글 : 정홍철 스페이스스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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