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자연계에서는 아주 높은 표면적의 광물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분자 크기의 규칙적인 동공구조를 갖는 제올라이트(Zeolite)라고 하는 결정성 알루미노실리케이트 광물이다. 제올라이트 1g에 100~300㎡의 표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니 제올라이트 동공 내에 아파트 1채 정도의 면적을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1960년대부터 인공적으로 합성이 가능한 합성 제올라이트가 개발되어 현재 150여종의 다른 구조가 알려져 있으며, 정유 및 석유화학산업에서 양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촉매로서 알려져 있다.
결정성은 아니지만 무정형의 메조세공 실리카, 메조세공 탄소, 에어로젤 물질들도 개발되었는데 이것들의 표면적은 1g에 1000~2000㎡의 범위에 속한다. 최근에 새로운 유형의 초고표면적 물질로서 금속이온과 유기카르복시산의 배위화합물의 3차원 구조로 합성된 결정성 하이브리드 나노세공체가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이 가운데 MIL-101로 명명되는 크롬 테레프탈레이트 물질과 MOF-177로 명명된 아연 테레프탈레이트 물질이 BET식에 의한 표면적이 1g에 4000~4500㎡, Langmuir식에 의한 표면적이 1g에 6000~6500㎡를 갖는다고 알려져 있어 현재까지 가장 최고의 표면적을 지닌 물질일 것이다.
이러한 표면적 수치는 액체 질소온도 1기압 이하의 압력 조건에서 질소의 물리 흡착량을 측정하고 흡착식에 의해 계산된 값으로서 과연 기존의 흡착식이 이러한 초고표면적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는지와 표면적 수치가 물리적으로 타당한 값인지에 대해 아직까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그것을 차치하고라도 국제규격의 축구장 최소 면적이 길이 100m, 너비 64m로서 면적이 6400㎡이므로 초고표면적 하이브리드 나노세공체 1g이 흡착할 수 있는 질소의 부피는 질소 분자가 축구장의 겉표면을 덮을 수 있는 양에 근접하는 표면적을 갖고 있으니 얼마나 넓은지 비교가 될 것이다.
최근에 한국화학연구원에서는 프랑스 그룹과 공동으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흡착소재, 에너지 절약형 차세대 수분 흡탈착 제어 소재 및 화학 촉매 등으로 광범위하게 사용 가능한 초고표면적 결정성 하이브리드 나노세공체의 표면 기능화 신기술을 개발했다. 이번의 결과는 프랑스의 공동연구자인 제랄드 페레이 그룹이 2005년에 개발하여 사이언스지에 게재했던 초고표면적 하이브리드 나노세공체(MIL-101)의 표면 기능화 신기술로서 한국화학연구원에서는 나노세공체 등의 다량합성 및 정제법, 표면기능화 및 응용기술을 개발하였다. 이러한 나노세공체는 넓은 표면적과 구조유연성을 가져 이산화탄소의 흡착량이 176 중량% (31℃, 50기압, 1g에서 흡착할 수 있는 중량%)로 세계 최고수준으로 나타났다.

현재 수분 및 기체 흡착제, 환경오염 방지용 흡착제, 메탄, 이산화탄소, 수소 등의 기체 저장소재, 촉매 및 기능성 나노소재로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나노세공체 표면기능화 기술을 이용하면 금속, 산화물, 고분자, 바이오분자 등 다른 소재와의 복합화가 가능해 새로운 유형의 나노복합체, 고선택적 분리막, 박막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 : 장종산 박사(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리파이너리 연구센터장)

'과학향기 기사 > Sci-Focu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머피의 법칙은 우연이 아니야 (1) | 2008.07.28 |
---|---|
슈퍼컴퓨터에 부는 녹색 바람 (2) | 2008.07.21 |
물질 1g 속에 축구장을 담는 나노세공체 (0) | 2008.07.14 |
30만달러 종이비행기 (7) | 2008.07.07 |
말 없는 목격자, 혈흔(血痕) (2) | 2008.06.30 |
수학자에겐 도넛이 먹는 게 아니다 (1) | 2008.06.23 |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