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식이나 라섹 등 시력교정수술을 하기 위해 안과를 찾는 사람이 10명이라면 실제로 수술이 가능한 사람은 7명 정도다. 나머지는 눈이 너무 나쁘거나 각막이 얇아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다. 이들에겐 라식이나 라섹도 그림의 떡인 셈이다.

그런데 이처럼 기존 수술이 불가능한 초고도 근시를 교정할 수 있는 렌즈삽입술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렌즈삽입술은 각막을 절개해 렌즈를 안구 속에 넣는 방식이다. 안경 렌즈가 빛의 굴절을 조절해 망막에 제대로 된 상이 맺히도록 하는 것처럼 안구 안에 들어간 렌즈가 빛의 굴절을 조절해 망막에 올바른 상이 맺히도록 하는 것이다. 렌즈삽입술은 초고도 근시뿐 아니라 원시나 난시도 교정할 수 있다.

라식이나 라섹 수술은 레이저로 각막을 깎아서 시력을 교정한다. 근시는 오목하게, 원시는 볼록하게 깎는 것이 안경 렌즈와 비슷하다. 눈이 나쁠수록 두꺼운 안경을 쓰는 것처럼 라식이나 라섹 수술을 할 때도 눈이 나쁘면 각막을 깊게 깎아야 한다.

그런데 각막 두께는 보통 500~550μm(마이크로미터, 1μm=1/1000mm)로 한계가 있다. 이보다 두께가 얇거나 시력이 -10디옵터 이하인 초고도 근시 환자는 수술을 받기 어렵다. ‘디옵터’는 안경 렌즈의 오목하고 볼록한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인데 숫자(절댓값)가 클수록 도수가 높다. 근시용 오목렌즈는 (-)부호, 원시용 볼록렌즈는 (+)부호를 붙인다.

<안내렌즈삽입술에 사용되는 알티산렌즈>


렌즈삽입술은 각막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눈 안에 렌즈를 삽입하기 때문에 초고도 근시와 초고도 원시를 모두 교정할 수 있다. 워낙 얇아서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눈 속에 삽입하는 렌즈도 근시용은 오목하고 원시용은 볼록하다.

난시는 안구가 완벽한 구 모양이 아닐 때 생긴다. 눈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망막의 한 점에 모이지 않고 서로 다른 부위에 상을 맺으면서 결과적으로 상이 겹쳐 보이게 된다. 난시 교정용 안경은 부위별로 굴절률이 다른 렌즈를 이용해서 빛이 망막의 한 점에 모이게 조절한다. 만일 눈 안에 난시교정렌즈를 삽입하면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렌즈삽입술은 렌즈를 넣는 위치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째는 홍채지지형 렌즈(알티산/알티플렉스) 삽입술로 각막 위쪽을 3~6㎜ 절개해 각막과 홍채사이 물로 찬 공간에 렌즈를 삽입한다. 특수 집게로 렌즈의 양쪽 고리 같은 부분을 홍채에 밀어 넣는 이 수술은 절개 부위가 커서 별도로 봉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수술시간은 한쪽 눈에 30분씩, 약 1시간이 걸린다.

둘 째로는 후방유수정체렌즈(ICL) 삽입술이 있다. 동공과 수정체 사이의 유연한 부분에 렌즈를 넣는 방법이다. 각막을 3㎜만 절개해서 렌즈를 넣고, 삽입직전 접어두었던 렌즈를 수정체 앞에서 펴지게 하면 수술은 끝난다. 이 방식은 따로 봉합할 필요가 없어 수술시간과 회복시간이 빠르고 충혈이 적다.

<손끝에 올려둔 ICL(후방유수정체렌즈). 크기가 작고 연조직으로 만들어져 있어 인체에 큰
부담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렌즈삽입술을 할 수 있는 조건은 꽤 까다롭기 때문에 수술 전 철저한 사전검사가 필요하다. 시력이나 안압 같은 기본 검사는 물론 안구의 구조와 각막의 지름, 각막과 수정체 사이 거리(렌즈가 들어갈 공간), 각막내피세포 숫자 등을 정확히 측정해야 한다.

검사결과 안압이 21㎜Hg보다 높으면 녹내장이 의심돼 수술을 할 수 없다. 수술 중 각막내피세포가 손상될 수 있으므로 세포 수가 1㎜당 2000개 이하인 경우에도 수술이 불가능하고, 백내장이나 망막박리 같은 질환이 있어도 마찬가지로 수술을 못한다.

또 동공의 크기 변화가 평균량(5.0~7.0㎜)보다 심하면 렌즈와 동공의 크기 차이가 많이 나 야간에는 불빛이 번져 보일 수 있으므로 수술을 선택할 때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각막과 수정체 사이 거리는 3㎜이상 확보해야 렌즈를 넣었을 때 안압이 상승하지 않는다.

렌즈삽입술을 무사히 마치더라도 위험 요인은 여전히 남아있다. 가장 큰 우려는 각막내피세포가 손상되는 것이다. 각막의 엔진이라고 불릴 만큼 중요한 각막내피세포는 각막 안의 수분(방수)을 밖으로 내보내 눈을 투명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눈을 심하게 비비면 렌즈가 각막에 닿으면서 내피세포가 손상 될 수 있다. 이 경우 각막 안의 수분이 배출되지 못하고 계속 쌓이면 각막 부종이 된다.

렌즈가 눈 속의 수정체와 닿아 수정체가 뿌옇게 흐려지는 백내장이 생길 수도 있다. 렌즈가 눈 속 방수의 흐름을 방해하면 안압이 상승해 녹내장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때로는 렌즈 크기가 안 맞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눈 속 렌즈를 제거하고 약물을 이용해 치료해야한다.

요즘은 안압이 상승해 녹내장을 만드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 수술 1~2주 전에 미리 홍채에 방수 순환을 돕기 위해 작은 구멍을 내 두기도 하는데, 이 구멍은 막히자 않고 그대로 남게 되며, 시력에는 아무런 탈이 없다.

라식이나 렌즈삽입술은 모두 수술한 다음 날 원하는 시력(1.0)의 80~90%가 나온다 (각막표면을 깎는 라섹은 라식에 비해 시력회복이 더뎌 수술 후 1~3주가 지나야 0.8~0.9정도의 시력이 회복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라식이나 라섹으로 얻은 교정시력은 퇴행한다. 우리 몸의 자연적인 상처치유반응 때문에 깎인 각막에 다시 살이 차오르기 때문이다.

렌즈삽입술은 각막 표면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특수렌즈를 각막 안쪽에 삽입하므로 상처치유반응이 거의 없어서 시력이 반영구적으로 유지된다. 다만 초고도 근시의 경우 수술과 상관없이 평생 근시가 조금씩 진행할 수 있다. 눈이 아주 나쁜 초고도 근시 환자들이 몇 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안경 도수를 높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렌즈삽입술을 받은 사람이 나이가 들어 노안이 발생하면 그때는 근시가 없는 일반적인 사람들처럼 돋보기를 써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 삽입한 렌즈를 제거하고 노안을 교정하는 수술을 할 수도 있다.

사람들은 나쁜 눈을 치료하기 위해 수많은 과학적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안경과 콘텐트렌즈 등 간접적인 방법은 물론, 외과적 수술을 통한 근원적인 치료방법도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다. 하지만 추운 겨울날, 호오~ 입김을 불어가며 닦아 쓰던 안경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용될 것이다. 수술을 할 것인지, 안경을 쓸 것인지는 전적으로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있다.

글 : 이영혜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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