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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나전 씨가 오랜만에 데이트 약속을 잡은 날이다. 나소중 씨와 시외로 나가 드라이브도 하고, 근사한 저녁도 먹을 생각이다. 소중 씨가 운전대를 잡았다. 소중 씨는 ‘장롱 면허’ 신세에서 벗어난 지 막 한 달 째. 오늘 처음으로 고속도로에 도전한다. ‘내가 꼭 운전하겠다’고 우기는 바람에 맡기긴 했지만 나전 씨는 좀 불안하다.

“소중 씨, 괜찮아요?”
“그럼요. 저 이래 봬도 한 달 동안 시내 주행을 통해 갈고 닦았는 걸요. 믿고 맡겨 보세요.”
“좋습니다. 그럼 덕분에 오늘은 편하게 데이트해 볼까요.”
옆자리에서 보니 소중 씨 운전할 때 의외로 터프한 구석이 있다. 나름대로 ‘속도광’이라고 했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을 때 ‘붕~’하고 앞으로 나가는 느낌이 짜릿하다고 했던가. 그래봐야 시속 100km 내본 것이 최고라고 하지만. 고속도로에 들어서니 곳곳에 과속 단속카메라가 눈에 띈다.

“소중 씨, 저 앞에 과속 단속카메라 보이죠?”
“네.” (엄청 긴장하고 있다.)
“혹시 단속카메라가 어떻게 자동차 속도를 측정하는지 알아요?”
“그럼요. 야구경기에서 투수들이 공 던질 때도 속력이 나오잖아요. 그거랑 똑같은 원리로 하는 거 아니에요?”
“역시. 모르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이건 좀 달라요.”
말하는 순간 과속 단속카메라가 있는 지점을 통과했다. 물론 소중 씨는 시속 100km 이하로 ‘안전 운행’ 중이라 과속 단속카메라에 걸릴 염려는 없다.

“정말요? 전 같은 건 줄 알았는데.”
과속 단속카메라에서 센서는 공중에 달려있는 카메라가 아니라 바닥에 있어요.
“바닥이요? 바닥에 무슨 센서가 있어요?”
“그럼 다음 과속 단속카메라가 있는 지점에서 한번 도로를 잘 봐요. 바닥에 네모 모양으로 그어진 금이 10~20m 간격으로 연속으로 두 개 있을 거에요. 아, 저기 앞에 있다. 잘 봐요.”
“어, 정말이네. 모든 차선에 네모 금이 두 개씩 있네요.”
“그렇죠? 네모 금 아래쪽에는 전선이 깔려있어요. 차가 지날 때 전선에 흐르는 자기장이 변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감지하는 거죠. 첫 번째 금을 밟고 난 뒤 두 번째 금을 밟을 때까지 시간을 측정하는 거예요. 두 금 사이의 간격이 10m일 때 시속 100km로 달리면 0.36초가 걸리죠. 만약 그보다 시간이 적다는 뜻은…”
“시속 100km보다 빨리 달렸다는 뜻이네요.”
“그래요. 시속 100km가 넘으면 전방의 카메라가 사진을 찍죠. 하지만 기기의 오차를 고려해서 최대시속 100km 구간이라면 110km까지는 단속하지 않는다고 해요.”

“오호라. 그럼 앞으로 저 두 개의 금 사이를 지날 때만 속도를 살짝 줄이면~”
“시속 100km가 소중 씨가 낼 수 있는 최고 속력이면서 욕심 부리시긴. 제한속도를 지키며 가도 시간 차이는 별로 나지 않아요. 게다가 작년 말에 새로운 방식의 과속 단속카메라가 등장했다구요.”
“새로운 방식이요?”
‘레이더 방식 차량검지장치’라고 하는 건데요. 60GHz의 레이더를 사용해서 차량에서 반사되는 신호를 수신하죠. 차량의 속도, 차의 종류, 교통량 등을 한꺼번에 측정한다고 해요. 게다가 바닥에 센서를 넣는 방식이 90~95%의 정확도인데 반해 이 방식은 98%의 정확도를 자랑한다고 하네요.”
“와, 대단하네요. 그래도 카메라를 보고 피하는 사람이 있을 거 아니에요?”
“도로 한쪽에 달려있으면 최대 8차선까지 한 대의 기기로 감시하는 것이 가능하데요. 사실 운전하면서 도로 한쪽 귀퉁이에 높이 달려 있는 카메라를 알아채기란 쉽지 않죠. 올해부터 경찰청과 지방자치단체의 의무 구매 대상으로 지정돼 있다고 하니, 곧 여러 곳에서 볼 수 있겠죠.”

“정말, 고속도로에는 카메라가 엄청 많아요. 이게 다 과속 단속카메라는 아니죠?”
“그럼요. 교통 정보를 파악하기 위한 카메라, 버스전용 차선제를 위반하는 차를 단속하는 카메라, 과적차량을 단속하는 카메라가 있죠. 게다가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달려있는 카메라도 있어요.”
“이렇게 많으니 카메라만 보고서는 피할 수 없겠네요.”

“이뿐만이 아니에요. 구간단속이라고 들어봤어요?”
“들어본 적이 있는 것도 같고….”
구간단속은 그 지점의 순간 속도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구간의 평균 속도를 측정해서 제한속도보다 빠르게 달린 자동차를 찾아내는 거예요. 단속카메라 바로 앞에서 속도를 줄였다가 다시 속도를 올리는 이른바 ‘캥거루식 과속’을 막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거예요.”
“어떻게 평균 속도를 알아요? 구간이 길면 통과하는 차의 수가 엄청 많을 텐데.”
“바닥에 센서를 넣는 방식과 원리는 같아요. 구간의 시작 지점과 끝 지점을 지나는 시간이 제한속도로 달렸을 때보다 빠르면 과속한 거죠. 이때 차량을 파악하는 기술이 중요한데 구간의 시작 지점과 끝 지점에 카메라를 달아서 번호판 등을 찍어서 파악해요. 인식 기술이 필수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에서 4개 나라에서만 쓰고 있어요.”
“헤헤…. 그거 어디서 볼 수 있어요?”
“작년 12월부터 영동고속도로 서울에서 강릉으로 가는 길에 둔내터널 부근 7.4km 구간에 처음으로 시행되고 있어요. 올해 1월 중에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와 중앙고속도로 죽령터널에도 설치될 예정이에요.”

“이거 과속운전하기 점점 더 힘들어지네요. 좀 아쉬워지는데요?”
“그럼요. GPS수신장치가 달린 차량항법장치에 의지해 과속 단속 구간만 피하는 사람이 있는데 차량항법장치를 100% 신뢰하는 건 금물이에요. 차량항법장치는 과속 단속카메라가 있는 지점을 미리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해 뒀다가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건데, 단속 지점이 옮겨지면 차량항법장치는 잘못된 정보를 주게 되죠. 처음 운전할 때부터 교통법규 잘 지키는 운전습관을 들이세요.”
“나전 씨가 보기에 제가 운전하는 건 어때 보여요?”
“아주~ 좋아요. 사실 처음엔 좀 긴장했지만 이제 등을 의자에 기대도 되겠는데요. 앞으로 데이트할 때 운전은 소중 씨가 하는 걸로 할까요?”
“에헴, 좋죠. 맡겨 두시라!”
(글 : 김정훈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ndsl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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