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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2.25 [COOKING의 과학] 꽁치가 과메기로, 청출어람의 산물
[COOKING의 과학] 꽁치가 과메기로, 청출어람의 산물

 

먹는 것은 삶의 가장 기본적인 일이죠. 모두가 어려웠던 옛날에는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이 우선이었지만, 요즘 트렌드는 맛있는 음식을 건강하게 먹는 것입니다. 그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TV 프로그램에서는 요리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늘어났고, 최근에는 메인 시간대에 편성되면서 대중의 인기를 받고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블로그나 카페에 다양한 요리법이나 영양소에 대한 내용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2015년 과학향기에서는 [COOKING의 과학]이라는 코너를 신설해 매월 제철 음식을 소개하고, 그 속에 담긴 영양소도 함께 전달하고자 합니다. 과학향기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두꺼운 외투나 털목도리, 털장갑을 찾을 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어느새 겨울의 끝자락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따뜻한 봄이 오는 것이 반갑기도 하지만, 벌써 겨울이 지났다는 아쉬움도 크다. 하지만 11월부터 봄 초입까지 맛 볼 수 있는 음식이 있다. 바로 과메기다.

■ 과메기의 유래

경상북도 포항의 겨울철 별미 중 하나인 과메기는 청어나 꽁치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바닷바람에 건조된 것이다. 1960년대 이후 청어 생산량이 줄면서, 요즘 과메기는 주로 꽁치를 이용한다. 과메기라는 말은 관목청어(貫目靑魚)에서 나왔다. 꼬챙이로 청어의 눈을 꿰어 말렸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관메기’라고 불렀으나 ㄴ이 탈락하면서 과메기가 된 것이다.

과메기를 먹게 된 이유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어촌의 특성 상 왜적의 침입이 빈번할 수밖에 없었는데, 고기잡이배를 왜적에게 빼앗겨 청어를 지붕에 던져 놓았던 것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한 것이다. 그러면서 청어가 발효돼 저절로 과메기가 된 것이다. 또 하나의 설은 어촌에 살던 한 선비가 한양으로 가던 중, 바닷가 근처에 청어를 말린 것을 보고 너무 배가 고파 그것을 먹었는데 맛이 매우 좋았다. 그래서 그 선비가 겨울마다 청어를 말려 먹은 것에서 과메기가 시작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유래가 어찌됐든, 과메기는 지금 겨울철 국민 음식으로 사랑받고 있는 음식 중의 하나다. 과메기는 주로 해안가 근처 마을에 덕장(물고기 따위를 말리려고 덕을 매어 놓은 곳)을 세우고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한다. 하지만 단순히 얼리고 녹이는 것이 아니다. 낮과 밤의 일교차를 이용해 얼리고 녹이는 것을 반복하면서 보름 이상 숙성시킨 것이다. 과연 바닷바람이 빚어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 국민 생선, 꽁치

과메기의 주재료인 꽁치는 한류성 어류로 우리나라 부근에서는 5~8월경에 산란한다. 주로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지역에 널리 분포하며 꽁치의 최적수온은 17.5℃다. 꽁치는 전체 지방의 82%가 불포화 지방이다. 또한 꽁치 100g당 칼로리는 262kcal로 열량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다이어트나 혈관 건강에 좋아 성인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꽁치는 유자나 레몬보다 비타민C가 3배나 높다고 알려져 있다.

꽁치의 주둥이 주변이 약간 노란색이 도는 것이 맛있다. 크기가 너무 큰 것보다는 작고 통통한 것이 맛있는 꽁치다. 꽁치는 과메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섭취가 가능한데, 쉽게 먹을 수 있는 것이 꽁치구이다. 김치와 함께 끓인 꽁치김치찌개, 각종 채소를 넣어 조림 꽁치 조림 등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 꽁치는 비타민이 풍부한 산성 음식이므로 깻잎 같은 알카리성 채소와 함께 먹는 것이 궁합에도 좋다.

■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과메기

다시 과메기로 돌아와 보자. 꽁치에는 지방 성분과 단백질이 풍부하다. 보통의 지방이나 단백질은 공기와 만나면 부패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꽁치의 껍질은 살을 보호막처럼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부패하지 않고 숙성할 수 있는 것이다.

원재료인 꽁치에도 피부에 좋은 DHA와 오메가 3 지방산이 많이 있는데, 과메기를 만들면서 그 양은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과메기를 만들면서 핵산이 생성된다. 핵산은 피부 노화를 방지하고 체력이나 뇌기능 저하를 막아주는 효능이 있다. 술안주로 과메기를 많이 먹기도 하는데, 과메기에 아스파라긴산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숙취를 풀어준다고 알려졌다.

과메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 중에 생선이라 비릴 것이라는 편견 때문에 쉽게 먹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잘 숙성된 과메기는 꽁치의 맑은 기름 냄새와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살코기 맛을 느낄 수 있다.

2000년대 전까지만 해도 과메기는 산지 사람들만 먹는 음식이었으나, 요즘엔 마음만 먹으면 서울에서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됐다. 과메기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숙성 방법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보름정도 바닷바람에 숙성시키는 ‘정석’ 건조에서 하루 만에 건조기로 말린 과메기가 등장한 것이다.

■ 알싸한 마늘과 함께 과메기를

과메기의 산지에 가면 미역이나 김 없이 그냥 초장에 푹 찍어 먹는다. 처음 먹는 사람은 비릿한 맛 때문에 그렇게 먹기는 힘들다. 생미역과 김, 깻잎, 배추 같은 채소와 함께 먹으면 비린 맛을 잡을 수 있고, 과메기 기름의 느끼함도 잡을 수 있다. 이때 마늘을 함께 먹는 것이 중요하다. 과메기엔 많은 비타민이 함유돼 있는데, 비타민B1을 파괴하는 성분이 있다. 마늘은 이를 보충해주기 때문에 과메기와 함께 먹는 것이 좋다.

과메기는 공기와 닿지 않게 신문으로 말아서 냉장 보관 하는 것이 좋고, 가급적이면 구입한 후 20일 이내에 먹는 것이 좋다.

겨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올 겨울이 가기 전, 어느새 국민 음식으로 등극한 과메기를 먹고 따뜻한 봄을 맞이해 보자.

글 : 유진 푸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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