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word로 읽는 과학]와이파이보다 100배 빠르게, 라이파이

 

2014년 KISTI의 과학향기에서는 [Keyword로 읽는 과학]이라는 코너를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과학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이와 관련된 과학계의 신조어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이에 [Keyword로 읽는 과학] 코너에서 최신과학기술용어나 신조어를 알기 쉽게 풀어서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독자 분들의 참여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내 독자참여-주제제안 란, 또는 댓글로 알고 싶은 키워드를 남겨 주시면 선정 후 기사로 제작할 예정입니다. 과학향기 독자 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LED 불빛 아래 서면 영화 한 편을 모바일 메신저 한 글자처럼 빠르게 보낼 수 있는 세상이 온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의 합작벤처인 ‘초병렬 가시광통신 프로젝트팀’은 2013년 10월 말, 새로운 무선통신기술 ‘라이파이(Li-Fi)’의 놀라운 속도를 선보였다. LED에서 나오는 가시광선을 이용해 무려 1초에 10기가바이트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데 성공한 것이다. 현재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 무선랜인 와이파이(초속 100Mb)의 100배, 무선통신 중 가장 빠르다는 LTE-A(초속 150Mb)보다 66배나 빠른 속도다.

‘라이파이’라는 이름은 2011년 영국 에든버러대 해럴드 하스 교수가 와이파이(Wi-Fi)를 꺾을 새로운 근거리 통신기술이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다. 라이파이에서 라이(Li)는 빛(Light)에서 따왔다. (참고로 파이(Fi)는 충실도를 의미하는 ‘fidelity’의 약자다.)

그런데 가시광선으로 어떻게 통신을 한다는 걸까? 얼핏 상상이 되지 않지만, 가시광선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사례는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한밤중에 적이 쳐들어오면 횃불로 봉화를 올렸다. 인디언들은 햇빛을 거울에 반사시켜 원거리 통신을 했다. 바다에서는 등대가 불을 깜빡거리며 위치를 알렸고, 해군함정들은 전략신호를 빛으로 주고받았다. 생활 속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례로는 신호등이 있다. 녹색 불이 깜빡거리면 다음에 건너라는 신호다.

LED도 빛을 깜빡거려서 정보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신호등과 같다. 다만 신호등보다 훨씬 빨리 깜빡거릴 수 있어 정보를 대량으로 전달할 수 있다. LED는 초당 200번 이상 깜빡거린다. 사람의 눈은 1초에 100번 이상 깜빡거리면 인식할 수 없지만 컴퓨터는 인식할 수 있다. 불이 들어오면 1, 들어오지 않으면 0으로 해석한다. 반대로 0과 1로 이뤄진 디지털 신호를 LED의 깜빡거림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LED를 이용한 가시광 통신을 연구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어차피 조명으로 사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기에너지의 대부분을 열로 낭비하는 백열등과 형광등이 점점 에너지 효율이 높은 LED로 교체되고 있다. 비싼 돈 들여서 LED 조명으로 교체하는데, 통신기술까지 더하면 1석 2조라는 게 연구자들의 생각이다.

라이파이가 대량의 정보를 빠르게 보낼 수 있는 비결은 LTE-A에도 사용된 직교주파수 분할다중 발신기법(OFDM) 덕분이다. 하나의 주파수를 여러 개 대역으로 나눠 각각 정보를 쪼개 보낸 다음, 수신지에서 다시 하나로 합치는 방법이다. 차가 마구 뒤섞여 달리던 넓은 도로에 차선을 그어 줄을 맞춰 달리게 하면 더 빨리 달릴 수 있는 것과 같다.

그런데 같은 기술을 사용했는데 왜 LTE-A보다 66배나 빠른 걸까. 주파수 대역, 즉 정보가 다니는 도로의 넓이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동통신과 무선 랜은 대략 300MHz~30GHz 사이 영역의 주파수를 사용한다. 이 안에서도 국가별, 용도별로 잘게 쪼개진다. LTE-A를 개통하기 위해 한 통신사가 20MHz 대역의 주파수 이용권을 사는 데 낸 비용은 무려 1조 원이다.

하지만 여전히 주파수는 좁고 너무 많은 사용자가 몰리면서 서로 간섭이 일어나 통신품질이 떨어진다. 2.4GHz 주파수를 공용으로 사용하는 와이파이는 사용자가 조금만 몰려도 통신품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라이파이는 정보고속도로를 거의 무한대로 넓힐 수 있다. 가시광선의 주파수 영역은 380THz~750THz(테라헤르츠, 1THz=1,000GHz)로 무선통신 전체 주파수보다도 무려 1만 배 이상 넓다. LED 색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가 조금씩 다르지만, 이 광활한 대역에서 자유롭게 통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가시광통신에도 단점은 있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빛이 닿는 곳에서만 통신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가시광선은 벽을 통과할 수도 없고, 심지어 손바닥으로 수신기만 가려도 통신이 되지 않는다. 원거리 통신용으로는 당연히 탈락이다. 태양에서 오는 가시광선이 간섭을 일으켜 낮에는 야외에서 사용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늘 조명이 켜져 있는 곳에서만 쓸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조건에 최적인 장소들도 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코엑스몰, 혹은 복잡한 지하상가나 대형백화점을 생각해 보자. 초행길이라면 길을 잃기 쉬운데 실내에는 GPS도 잘 작동하지 않는다. 이럴 때 곳곳에 켜져 있는 조명으로부터 디지털 정보를 내려받아 위치를 찾거나 필요한 파일을 내려 받을 수 있다. 현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LED통신연구실은 자동차나 항공기의 안전운행을 돕는 기술, 시각장애인을 돕는 기술 등 가시광통신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빛만 가리면 통신이 두절되는 라이파이의 단점은 곧 장점이기도 하다. 쓰고 싶은 범위에서만 통신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을 막고 싶다면 LED만 끄면 된다. 병원이나 비행기, 원자력발전소처럼 전자기파 사용이 예민한 장소에서도 라이파이는 걱정 없이 쓸 수 있다. 빛이 전자기기 근처로 새들어가지 않게 문만 잘 닫아놓으면 된다. 보안에도 강하다. 와이파이는 마음만 먹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서 도·감청을 할 수 있지만, 라이파이는 눈에 보이는 곳까지만 통신이 가능하다.

물론 라이파이가 상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건물 등 장애물로 인해 빛이 차단되면 신호가 끊길 수 있고, 빛을 직접 받아야 하는 특성 상 장비를 작게 만들기 어려운 한계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추가적인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조명과 통신이 융합된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다.

글 : 변지민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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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공장이 미래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채소나 곡물을 ‘공장’에서 공산품을 만들듯 대량으로 만들어내자는 것이다. 1999년 미국 컬럼비아대의 딕슨 데스포미어 교수가 “30층 규모의 빌딩농장이 5만 명의 식량을 책임질 수 있다”고 말하며 빌딩형 식물공장 모델을 처음 제시했다. 이때만 해도 사람들은 ‘황당무계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너무나 먼 미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불과 10여 년이 지난 지금, 데스포미어 교수의 상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현재 식물공장 50개가 운영되고 있다. 일본은 2012년까지 100개의 식물공장을 더 만들 계획이다. 유럽도 비슷하다. 농업 선진국 네덜란드에서는 오래전부터 유리 온실과 태양광을 이용한 농촌형 식물공장이 다수 운영되고 있다.

식물공장은 외부와 제한적으로 차단된 환경만 제공하는 기존 비닐하우스에서 크게 진화한 형태다. 폐쇄된 식물공장은 인공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주입하고 공기조절기로 온도를 유지한다. 토양 대신 양분을 포함한 배양액을 주고, 태양빛마저 LED 등 인공조명으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게다가 로봇자동화 기술을 이용, 무인생산시스템까지 적용하는 것처럼 갈수록 기술이 첨단화되고 있다.

이러한 식물공장의 가장 큰 장점은 넓은 땅과 물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도시 한복판에서도 대규모 ‘농업’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태풍이나 이상기후 등 예상치 못한 기후변화에도 생산성이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한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시기에 신선하고 균일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밀폐된 공간의 환경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어, 해충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농산물을 얻을 수도 있다. 특정 파장의 빛을 혼합하면 식물별 특정 물질을 촉진시켜 항산화물질 등 식품첨가원료를 얻을 수 있고, 나아가서는 식물로부터 경구백신 단백질을 얻어내 의약품을 제조할 수 있게 된다.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식물공장’ 파급이 제한되는 것은 비용 때문이다. 우선 비닐하우스보다 17배 정도 많은 시설비가 든다. 또 노지농업이나 비닐하우스 농업은 ‘빛’이 되는 태양광을 공짜로 얻을 수 있지만, 식물공장에서는 형광등과 백열등을 광원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막대한 전기료가 든다.

하지만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도시가 발달하면서 늘어나는 채소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유통비가 든다는 점이다. 특히 독일의 베를린, 영국 런던, 스위스 베른, 스웨덴 스톡홀름처럼 높은 위도에 위치한 유럽 도시들의 경우 일조량이 부족하다. 이들 도시들은 겨울철 채소를 남부의 스페인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비행기로 공수해 오고 있다. 런던의 경우 채소 1kg을 공수하는 데 이산화탄소가 430g이나 발생한다. 그런데 탄산가스 배출규제가 강화되면 수송비로 인해 비용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LED 등장은 ‘식물공장’을 확산시킬 수 있는 해결책으로 각광받고 있다. LED가 각광을 받는 것은 무엇보다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류를 빛으로 바꾸는 비율을 ‘광변환비율’이라고 하는데, 백열등은 8%, 형광등은 20% 수준이다. 반면 LED는 25~30%다. 광변환비율이 높다는 것은 열이 덜 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광원을 식물에 가까이 둘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빛의 세기는 광원과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결국 LED는 형광등이나 백열등에 비해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효과적인 광원이 된다.

빛을 쉽게 조합할 수 있다는 것도 LED의 장점이다. 자연광인 태양광에는 붉은색, 주황색, 노랑색, 파랑색, 남색, 보라색 등 여러 색이 섞여 있다. 형광등 빛에도 노란색, 초록색 등의 색이 섞여 있다. 재미있는 것은 식물에 따라서 좋아하는 빛의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식물에 따라서 빛이 적색 : 청색 비율이 5 : 1, 8 : 1, 10 : 1, 20 : 1 등으로 조합될 때 생육이 가장 잘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제한 없이 공짜로 빛을 얻을 수 있는 태양과는 달리, 인공광원의 빛은 그 자체가 비용이다. 식물에 따라 최적의 비율을 만들어, 꼭 필요한 만큼의 빛을 쪼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결국 LED가 식물공장의 광원으로 각광을 받는 것은 효율성 때문인 셈이다.

걸음마 단계인 우리나라의 식물공장 연구도 최근 활기를 띠고 있다.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은 지난 1월 남극 세종기지에 컨테이너형 식물공장을 설치했고, 국립농업과학원 내에 오는 10월까지 지하 1~3층, 높이 10m, 면적 396m² 규모의 빌딩형 공장과 높이 10m, 면적 50㎡ 규모의 수직형 공장, 총 2동을 건설하는 중이다. 또한 식물공장을 비즈니스모델로 하는 민간기업도 하나씩 나오고 있다.

식물공장의 경쟁력은 결국 식물의 종류에 따라 최적의 빛 혼합비율을 찾아내 빛을 가장 효율적으로 절감하는 공식을 찾아내고 파종, 발아, 수확, 포장 전 과정에 걸쳐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우리나라는 시작은 늦었지만 가능성은 있다. LED 분야의 강국인데다 생산효율을 높이게 될 IT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글 : 유상연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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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우겨 봐도 어쩔 수 없네 / 저기 개똥 무덤이 내 집인 걸 / 가슴을 내밀어도 친구가 없네 / 노래하던 새들도 멀리 날아가네 / 가지 마라 가지 마라 가지 말아라 / 나를 위해 한번만 노래를 해주렴….”

1980년대 말에 발표돼 많은 사랑을 받은 곡, 신형원의 ‘개똥벌레’다. 한여름 밤, 피서지에서 모닥불을 피워 놓고 부르기에 안성맞춤인 노래다. 한참을 박수치며 노래를 부르다보면 개똥벌레가 나타나 밤하늘을 멋지게 수놓을지도 모른다. 개똥벌레는 꼬리에서 반짝거리는 빛을 내는 ‘반딧불이(반디)’를 부르는 다른 말이다.

그런데 반디가 불빛을 깜빡거리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면 신기한 점을 하나 발견하게 된다. 반디의 불빛이 일정한 리듬을 가지고 깜빡거린다는 사실이다. 처음에는 무작위로 깜빡이던 불빛이 동료를 따라 박자를 바꾸기도 한다. 반딧불에는 어떤 신호가 숨어 있는 것일까?

2010년 7월 9일자 ‘사이언스’지에는 이런 반딧불에 대한 연구논문이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반디가 불빛 깜빡임을 일치시키는 이유는 ‘종족 보존’ 때문이다. 깜빡이는 불빛을 일치시켜서 자신이 어떤 종인지를 알리고, 자신에게 알맞은 짝을 찾는 신호로 사용하는 것이다.

1.5cm 안팎의 작은 곤충인 반디는 열대와 온대 지역에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이들은 약 2년 동안 유충으로 지내다가 여름철 몇 주 동안만 날개 달린 성충으로 살게 된다. 반디가 성충으로 사는 짧은 시간 동안 번식을 해야 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이 자신과 같은 종을 찾는 일이다. 현재 전 세계에 알려진 반디는 약 2,000종이나 되고, 그 안에서 짝짓기가 가능한 상대를 골라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과학자들은 반딧불의 깜빡임이 바로 이 과정에 이용된다고 생각했다. 어떤 반디가 자신과 같은 깜빡임 패턴을 보일 때 같은 종으로 판단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코네티컷대학의 앤드루 모이세프(Andrew Moiseff) 교수와 조지아남부대학의 조나단 코플랜드(Jonathan Copeland) 교수는 재미있는 실험을 실시했다.

암컷 반디를 모아서 실험 상자에 넣고, 수컷 반디와 동일한 불빛 깜빡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본 것이다. 실험에는 미국 그레이트스모키산맥국립공원에서 서식하는 반디는 포티누스 카리누스 반디(Photinus carolinus) 암컷과 함께 수컷 반디의 불빛 깜박임을 흉내내기 위해 LED를 사용했다. LED는 같은 종의 수컷 반디가 깜빡이는 패턴을 흉내낸 것과 다른 종의 깜빡임 패턴을 흉내낸 것들을 설치했다.

실험 상자에 있는 암컷 반디 중 82%는 수컷 반디와 같은 깜빡임을 보이는 LED에 반응해 자신의 불빛 패턴을 일치시켰다. 자신과 같은 종이 나타났다는 것을 알고, 유혹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를 통해 모이세프 교수팀은 반디가 불빛의 깜빡임을 일치시키는 이유가 짝짓기를 하기 위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수천 마리의 수컷 반디로 이뤄진 무리가 불빛 패턴을 일치시켜 동시에 깜박이게 되면 넓은 지역에 거대한 불빛 쇼가 펼쳐진다. 이때 암컷 반디는 자신과 같은 종의 수컷 반디가 있는 지역을 알게 된다. 수컷 반디 근처로 간 암컷 반디는 불빛 깜빡임을 통해 유혹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마침내 짝짓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모이세프 교수에 따르면 특정 암컷 반디가 다른 종의 수컷 반디의 깜빡임에 반응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연구팀이 진행한 실험에서도 3%의 암컷 반디는 다른 종의 불빛 깜빡임에 반응했다. 하지만 이때 암컷 반디의 목표는 짝짓기의 대상을 찾는 게 아니라 먹이를 찾는 데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른 곤충들은 짝을 찾기 위해 냄새나 소리를 이용한다. 하지만 밤에 활동하는 반디는 자신의 몸에서 나는 빛을 이용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불빛이 어떤 패턴으로 깜박이는지, 또 얼마나 강한 빛을 내는지가 모두 정보가 돼 자신에게 꼭 맞는 짝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참고로 반디가 다양한 빛을 낼 수 있는 이유는 산화질소 때문이다. 반디의 배 부분에 있는 발광체는 산소를 소비해 에너지를 만드는 미토콘드리아와 맞붙어 있다. 그런데 반디의 발광체에 들어 있는 루시페린도 산소를 사용해야 빛을 낼 수 있어 평소 미토콘드리아가 산소를 사용할 때 반디는 빛을 내지 못한다.

산화질소는 미토콘드리아와 발광체의 산소 소비를 조절해 반디가 불빛을 낼 수 있도록 돕는다. 발광체 바로 옆에 있는 효소에서 산화질소가 만들어지면 미토콘드리아가 활동을 중단하고, 발광체로 산소가 공급돼 빛을 내게 된다. 이런 과정이 1,000분의 1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에 이뤄지기 때문에 반디가 다양한 불빛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서로 잘 통하는 사람들을 두고 ‘눈빛만 봐도 안다’는 표현을 쓴다. 반디의 경우로 바꿔 생각한다면 ‘불빛만 봐도 안다’라고 할 수 있겠다. 올 여름에는 눈빛만 봐도 아는 사람들과 함께 반짝이는 반딧불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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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의 맛을 사수하려면 꽃이 피게 해선 안 된다. 깻잎의 맛과 꽃이 무슨 상관이 있는지 의아해하겠지만 일단 꽃이 피면 깻잎의 맛이 많이 떨어진다. 그래서 깻잎이 꽃을 피우지 않도록 꽃대를 자르기도 하고, 시설재배할 경우 꽃이 피는 밤에 야간조명을 켜놓기도 한다. 최근 에너지 절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에너지 효율이 탁월한 LED 장치가 주목받고 있다.

LED(Light Emitting Diode)란 반도체 발광소자로 광 효율이 높고 반영구적인 차세대 광원이다. LED 광원은 백열등보다 수명이 10~30배 길고, 백열등과는 다르게 열이 나지 않으며, 전기에너지로부터 광전환 효율이 90%로 높아 에너지절감 효과가 매우 큰 장점이 있다. LED는 여러 산업분야에서 이미 매우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어 최근 휴대전화, 대형 전광판, 그리고 교통신호와 차량 조명에 대부분 LED가 이용되고 있다. 앞으로는 기존의 백열등이나 형광등도 LED로 대체될 전망이다.

LED가 어떻게 기존의 전구만큼 야간조명 역할을 잘해낼 수 있을까. 식물이 낮에 쬐는 태양광은 프리즘을 통과시키면 우리가 잘 아는 일곱 가지의 무지갯빛으로 나누어진다. 식물은 이런 각기 다른 색상(파장)에서 다양한 반응을 민감하게 나타낸다. 식물은 광수용단백질인 파이토크롬(phytochrome)에 의해 적색광(660nm)과 초적색광(730nm)의 변화를 감지한다. 광수용단백질은 불활성형태(Pr)로 존재하다가 적색광에 의해 활성형태로 전환되어 해 길이의 인지, 종자 발아, 광합성 산물의 체내이동, 개화, 색소 발현 등 식물의 반응을 유도하고 초적색광에 의해 다시 불활성형태(Pr)로 전환된다. 과실의 당도 향상, 생육촉진, 기능성 증진 등 농업적으로 유용한 작물의 특성들도 식물의 광수용단백인인 파이토크롬 작용의 유도로 조절될 수 있다.

국내외적으로 실용적인 광수용단백질의 발현 조절을 위한 적색광과 초적색광 이용기술은 실용화되어 있지 않았으며 이번에 새로 개발된 “농업용 적색 LED 광처리 장치”를 이용하여 농가현장에서 실용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농촌진흥청에서 우리나라 비닐하우스와 대형온실 형태에 사용하기 적합하도록 개발한 농업용 적색 LED 광처리 장치는 설치소요량이 적고, 균일한 광처리가 가능하고 광이용 효율이 높은 특징이 있다.

시험연구용으로 자체 제작하여 사용해 오던 막대형태의 LED 광처리 장치를 1,000m²(300평)의 비닐하우스에 설치하려면 약 250개가 필요하지만 새로 개발한 원추형의 LED 광처리 장치는 약 80개면 설치가 가능해 설치소요량을 약 68% 줄여 실용화가 가능하게 되었다. 원추형의 농업용 적색 LED 광처리 장치는 비닐하우스의 천정부착형, 대형온실의 기둥부착형, 과수원의 독립기둥형 등 7가지 형태와 35가지 광강도로 개발하여 2008년 특허출원하였고 2009년에는 일본, 미국, EU 등 농업선진국에 국제특허를 출원할 계획이다.

농업분야에서는 전기조명을 켜 주어 낮의 길이를 늘여 꽃피는 것을 억제시키고, 생산량을 늘리는 잎들깨와 국화, 딸기의 전조(電照)재배를 2,864ha 면적의 9,983 농가에서 하고 있는데 이때 해 길이 연장에는 적색광이 반드시 필요하다. 해 길이를 연장시키는 작용은 적색광이 백색광보다 효율이 5~6배 높고 기존의 백열등을 적색 LED 광으로 대체하면 전기사용량을 약 70~80%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전조재배 시, 식물은 밤에도 광합성 작용을 하게 되는데 적색광은 백색광보다 광합성 작용에 효율이 높아 잎들깨와 국화 작물의 생산량과 품질이 백열등보다 10~20% 향상시킬 수 있다.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참외에 초적색 LED 광을 해가 진 후 단시간 처리하면 참외 착과 수가 증가되어 참외 생산량이 25% 증가하는 것이 새롭게 밝혀졌다.

잎들깨를 재배할 때 전기요금은 1,000m²당 백열등의 경우 연간 약 32만원이 소요되나 LED의 경우 백열등에 비해 70%가 절감되어 연간 약 9만 6천원이 소요된다. 이때 약 22만 4천원의 소득이 발생하고, 이를 기초로 전국의 전조재배면적 2,864ha를 적색 LED로 대체한다면 2,864ha이 약 3,000평이므로 농업용 전기요금을 연간 약 64억원 절감할 수 있다. 여기에 잎들깨의 생산량 및 상품성 향상으로 연간 120억원의 농가소득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기 1kw를 생산하는데 이산화탄소 424g이 배출되므로 현재 전조재배하는 면적 2,864ha에 백열등 대신 LED 광으로 대체한다면 연간 13만 톤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흐린 날이나 비 오는 날이 계속되어 광이 부족할 경우와 하루해가 짧아 충분한 광을 받지 못할 경우에 태양광 대신 인공조명을 켜 주어 식물의 생장량 증가나 품질을 좋게 해주는 보광(補光)재배에도 LED가 효과적이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LED 광원을 이용하여 농업분야 전기에너지 절감, 원예작물의 생산량 증대와 품질향상 기술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식물 조직배양용 인공광 시스템에 관한 연구, 식물생산 자동화공장, 빌딩 농업 및 지하식물 생산공장 등의 미래농업을 위한 LED 적용 기술개발 연구 등을 계속 추진 중이다. 이 기술들을 농업현장에 적용함으로써 개방화 시대에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여 저탄소 녹색성장 농업기술 체계로의 전환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에너지는 우리 세대의 것이 아니다. 자연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미래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유산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는 이 소중한 유산을 마구 사용했다. 에너지 자원의 다양화와 자원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차근차근히 마련하는 일이야말로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의 의무인 것이다.

글 : 홍성창 박사(농업진흥청 기후변화생태과)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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