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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5.18 창의적인 저녁형 vs 공부 잘하는 아침형, 당신은?

창의적인 저녁형 vs 공부 잘하는 아침형, 당신은?


아침잠이 많은 사람은 게으르다? 지난 몇 년간 저녁형 인간’에 대해 새로운 연구결과들이 발표되면서 ‘저녁형 인간=게으르다’는 통념이 깨지고 있다. 오히려 ‘아침형 인간’보다 영리하고 창의적이지만 아침형 생활 리듬에 맞춰진 사회 구조 탓에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창의적이고 영리한 저녁형의 기질, 충분한 아침잠이 만든다 

지난 2009년 영국 런던정경대 사토시 가나자와 교수팀은 흥미로운 논문을 발표했다. 제목은 ‘왜 저녁형 인간이 더 영리한가’로 미국의 청소년 20,745명을 대상으로 수면패턴과 IQ와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집단의 IQ가 더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를 ‘사바나 IQ 상호작용 가설’에 적용해 인간은 낮에는 생활을 위한 일을, 밤에는 독창적인 일을 하며 진화했기 때문에 똑똑한 사람일수록 더 늦게까지 깨어있도록 발달했다고 분석했다. 사바나 IQ 상호작용 가설은 인류의 진화에 있어 지능이 높은 개인이 지능이 낮은 개인보다 새로운 상황을 이해하고 처리하는 데 더 능숙했기 때문에 지능이 높은 인류가 진화를 이끈다는 내용이다. 

스페인의 마드리드대학 심리학과 연구팀도 지난 2013년, 12~16세 청소년 88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저녁형이 창의력이 높고 귀납추리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이 우수하다고 발표했다. 귀납추리능력은 개별 사실에서 보편적 법칙을 추리해내는 능력이다. 혁신적인 사고와 고소득 직업군과의 연관성이 높다. 실제 저녁형 중에는 작가, 예술가, 프로그래머 등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한 직군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학업성적은 아침형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구팀은 학교 수업이 이른 아침에 시작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네덜란드 레이던대학의 케르크 호프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저녁형은 아침형과 수면패턴이 반대다. 아침형은 초저녁에 깊은 잠을 자고 새벽으로 갈수록 얕은 잠을 잔다. 반면 저녁형은 새벽부터 아침까지 깊은 잠을 잔다. 저녁형은 매일 아침 꿀잠을 잘 시간에 억지로 눈을 뜨고 등교 준비를 하는 것이다. 

게다가 생리학적으로도 저녁형은 아침형보다 잠이 오게 하게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가 평균 3시간 느리기 때문에 수면 시작 시간도 늦다. 결국 저녁형은 수면의 질도 충분한 수면시간도 누리지 못하고 학교로 가 수업을 듣고 시험을 치루기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것. 

집중력이 높아지는 시기도 다르다. 아침형은 오전에 집중력이 가장 좋고 오후 6시부터 급격히 주의력이 분산된다. 반면 저녁형은 오후부터 집중력이 높아져 저녁 6시에 정점을 찍는다. 2012년 학술지 ‘국제 시간생물학’에 게재된 다른 논문을 살펴봐도 아침형은 오전에 성과가 좋은 반면, 저녁형은 저녁에 가까워질수록 업무 결과가 더 좋았다. 두 유형 모두 오후에는 정신이 맑고 인지능력도 좋았는데 연속적인 흐름을 살펴보면 아침형은 오전 이후 하락세를, 저녁형은 저녁에 가까워질수록 인지 능력이 향상됐다. 

벨기에 리에주 대학의 필리프 레이그눅스 박사 연구팀(2009년)도 비슷한 내용을 논문에 담았다. 아침형과 저녁형을 대상으로 각각 잠에서 깬지 1시간 반 뒤와 10시간 반 뒤 집중력이 필요한 과제를 주고,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로 뇌를 촬영했다. 그 결과, 일어난 지 한 시간 반 정도 지나 진행한 오전 작업에서는 아침형과 저녁형의 뇌 활성화 정도가 비슷했다. 하지만 일어 난지 10시간 반 뒤에 진행된 저녁 과제에서는 아침형과 비교해 저녁형의 뇌 활성화 정도가 눈에 띄게 활발했으며, 문제 해결 속도도 더 빨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이후 지속된 과제에서도 저녁형은 아침형보다 졸음을 이겨내며 늦은 시간까지 뇌를 활성화해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아침형 중심으로 맞춰진 하루 일과를 1~2시간만 뒤로 미뤄 진행한다면, 저녁형의 경우 오전부터 늦은 밤까지 높은 집중력으로 일과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도 게재돼 화제를 모았다. 

■ 기상 시간 강요에 잠이 늘 부족한 저녁형, 비만과 우울증 발병률 높아 

하지만 건강면에서는 저녁형을 우려하는 연구결과가 많다. 얼마 전 고려대안산병원 김난희 교수팀은 47~59세 성인 남녀 1,620명을 대상으로 혈액검사와 CT 촬영, 생활 습관에 대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학술지 ‘임상 내분비학 신진대사’에 게재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저녁형은 전체 6%(95명)로 아침형보다(30%, 480명) 적게 나타났다. 질병별로는 남성의 경우 저녁형이 아침형보다 비만인 확률이 3배, 노화에 따른 근육 감소증에 걸릴 위험은 4배 컸고 당뇨에 걸릴 가능성도 높았다. 여성 역시 저녁형이 아침형보다 심장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대사증후군의 위험이 두 배 높았다. 연구팀은 정확한 원인을 알 순 없지만 저녁형은 늦게까지 깨어있는 경우가 많아 야식을 먹는 경우가 잦고 늦은 밤, 가로등이나 TV와 같은 인공 빛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그래서 인슐린 작용이 떨어지는 것과 같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질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침형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건강하고 날씬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연구도 있다. 영국 로햄턴 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성인 1,06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중 평균 기상시간이 오전 6시 58분인 아침형이 저녁형에 비해 평균 체중이 더 낮고 평소 느끼는 행복감도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세브란스병원 김세주 교수팀도 얼마 전 아침형 인간(116명)이 저녁형 인간(123명)의 정신적인 안정성을 분석해 외국 학술지 ‘기분장애’ 4월호에 공개했다. 논문에 따르면 우울증과 조울증은 저녁형에게서 더 높은 경향을 보였고 명랑하고 쾌활한 기질은 아침형에서 더 높게 나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대, 영국 서레이대, 호주 퀸즈랜드대 등으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은 지난 2012년, 사람의 생체리듬 유형에 대한 리뷰 논문을 학술지 ‘국제 시간생물학’에 개재했다. 이 논문 역시 저녁형이 우울증이나 알코올 중독과 같은 질환에 걸릴 확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낮 시간 햇빛은 적게 받고 밤에 조명을 많이 받는 저녁형의 생활 패턴이 생체시계와 환경 사이에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수면 주기, 존중이 필요하다 

문제는 아침형과 저녁형을 결정하는 수명과 생활패턴은 유전적인 영향이 크다는 것. 지난 2003년 사이먼 아처 영국 서레이 대학 교수팀은 수백 명을 대상으로 아침형과 저녁형을 나눈 뒤 유전자를 분석, 저녁형이 아침형에 비해 PER3 유전자가 짧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영국 노섬브리아 대학의 바크레이 박사팀도 63쌍의 일란성 쌍둥이와 674쌍의 이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아침형과 저녁형을 결정짓는 요인들을 연구했다. 그 결과 유전적 영향이 수면 패턴의 52%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최근에는 똑같은 출근시간을 강요하기보다 각 유형에 맞게 근무 시간을 조율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 독일 루트비히 막시밀리안 대학의 틸 뢴넨버그 교수는 아침형과 저녁형에 따라 근무 시간을 배치하면 사람들이 충분히 숙면을 취하고 일의 만족도도 높으며 휴일에도 잠을 더 적게 잔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소개했다. 

연구팀은 독일 철강회사인 티센크루프스틸 공장에서 직원들의 잠과 근무 일정 간에 관계를 연구했다. 회사들 직원들의 수면 습관에 따라 아침형, 저녁형, 중간형으로 분류하고 아침형 직원들은 야근에 배치하지 않고 저녁형 직원들은 이른 아침 근무에서 배제하는 등 개인에 맞는 시간대에 근무하도록 했다.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 공장 직원들은 수면이 개선됐으며 삶의 만족도가 높아졌고, 휴일에도 예전보다 한 시간 정도 잠을 덜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주말 수면시간이 줄어든 이유는 부족한 잠을 보충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라며 “수면 주기에 맞춘 근무 일정으로 업무 효율성과 만족도 뿐 아니라 휴일에 적게 자는 효과까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오스트리아의 천재 작곡가인 모차르트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을 승리로 이끈 정치가 처칠, 현재 미국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는 대표적인 저녁형 인간으로 알려졌다. 모차르트는 떠오르는 악상을 정리하기 전에는 잠을 자지 않아 새벽까지 작곡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고 처칠은 새벽 4시에 잠들어 오후에 일어났던 생활로 유명하다. 연구 결과처럼 저녁형의 기질인 높은 창의력과 혁신을 추구하는 성향이 잘 드러난 사례다. 우리 주변에도 이런 인재들이 숨어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조차 모두에게 똑같이 강요하는 사회에 살다보니 자신의 기량을 최대로 발휘해 볼 기회조차 없이 살아오고 있을 뿐일지도. 

글 :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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