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 휩쓴 네팔, 그 다음은 어디?





‘은둔의 땅’으로 알려진 네팔에서 지난 4월 참혹한 재앙이 발생했다. 이번 대지진으로 인해 지금까지 85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만 명 넘게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 7.9의 강진과 10시간 가까이 연속적으로 발생한 60여 차례의 여진이 남긴 피해는, 현재 정확하게 추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네팔 대지진은 어느 정도 예고된 재앙이었다. 과거 30만 명의 사망자를 낸 아이티 대지진 참사 직후, 대다수의 지진 전문가들이 ‘다음 차례는 네팔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지진 규모도 8.0인 강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예상치는 이번 지진 규모인 7.9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사진 1. 지진으로 인해 갈라진 네팔의 도로
(출처 : wikimedia)
사진 2. 네팔 지진 복구 현장
(출처 : wikimedia)


여기서 여러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왜 네팔에서 이런 대지진이 발생했을까? 그리고 지진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재난일까? 또한 예측이 가능하다면 다음 대지진은 어느 지역에서 일어날까? 이 같은 의문들에 대한 해답을 구하기 위해 이제 지진에 대해 하나씩 일아 가야겠다. 

■ 네팔이 지진이 잦은 이유는 지각판 경계에 위치 

과거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네팔이 거론됐던 이유는, 거대 지각판인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부딪치는 지점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지점에 위치한 나라는 지진이 잦을 수밖에 없다. 히말라야의 경우 이 두 지각판이 서로 부딪히며 떠밀려 올라가 생겨난 산맥이다. 

실제로 네팔 지역은 지금까지 수많은 대지진을 겪었다. 1934년에 일어난 규모 8.2의 강진으로 1만 6천 명 이상이 사망했고, 1988년에는 규모 6.8의 지진으로 1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에도 1993년부터 2011년까지 크고 작은 지진이 끊이지 않고 발생했다. 

80년대 이후의 지진들과 비교해 볼 때 특히 이번 지진이 피해가 컸던 이유는 지진의 강도가 세기도 했지만, 진앙지가 지표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웠기 때문이다. 미 지질조사연구소(USGS)의 발표에 따르면 네팔 지진이 발생한 위치는 지표면에서 불과 15km 정도의 깊이여서, 진앙지가 그리 깊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이유로는 건물의 대부분이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았던 점을 들 수 있다. 가장 피해가 컸던 카트만두는 네팔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건물이 흙벽돌로 지어졌기 때문에 지진 발생에 대해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네팔의 건물들이 내진 처리가 되지 않은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주택이 모자라면서 단시간 내에 지어졌고, 소득 수준이 낮아 건물의 안전에 많은 비용을 쓸 수가 없던 점 등이 있다. 

이 외에도 행정규제가 허술해서 내진설계를 하지 않아도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는 현실이 피해를 더 키우는 데에 한 몫을 했다. 아이티 대지진 이후 전 세계의 학자들이 대지진의 위험을 경고했을 때도, 네팔 정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 불의 고리에 위치한 지역은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카트만두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만든 규모 7.9 지진의 여진들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지난 5월 12일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규모 7.3의 강진이 또 다시 이 지역을 덮쳤다. 전문가들은 네팔에서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지진이, 앞으로 세계 도처에서 발생할 대지진의 전주곡이 아닐까하는 의심을 하고 있다. 
 

사진 3. 환태평양 지진대, 일명 ‘불의 고리’(출처 : wikimedia)



실제로 지난 2011년 뉴질랜드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호주의 지진 전문가인 케빈 맥큐(kevin mccue) 박사는 “지질활동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우려하며, 더 큰 지진이 조만간 발생할 것을 경고한 바 있다. 그로부터 정확히 17일 뒤,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이 일본열도를 강타했다. 

이 같은 전문가들의 예측을 마치 뒷받침이라도 하듯이, 지진과 화산활동이 자주 일어나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최근 들어 잇달아 불을 뿜기 시작하고 있다. 남태평양의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에서는 지난 4월 30일 규모 6.7의 지진이 발생했고, 연이어 비슷한 규모인 6.8의 강진이 재발해 한때 쓰나미 경보까지 내려진 바 있다. 

파푸아뉴기니에 이어 환태평양 지진대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에서는 4월 13일에 규모 6.6의 강진이 발생해 고속철도인 신칸센의 일부 노선이 운행 중단됐고, 이틀 뒤인 15일에도 후쿠시마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처럼 불의 고리에 속한 지역에서 지진이 연달아 이어지자 호주 지질학자인 조너선 바스게이트(Jonathan Bathgate) 박사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불의 고리와 관련된 지역의 땅 밑은 지금 매우 활동적인 상태로 보인다”고 밝히며 “빠르면 수개월 안에 이 지역을 중심으로 더 큰 지진이 닥칠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와 같은 의견들에 대해, 일각에서는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지역들이 평소에도 워낙 지진과 화산활동이 잦은 지역인 만큼,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과거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발생했던 수많은 피해 사례가 연상된다는 점에서 ‘대지진 주기설’은 설득력 있는 주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불의 고리 지역에는 포함돼 있지 않지만, 그 인근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평균 지진 발생 횟수는 1980년대 16회에서 2000년대 44회, 그리고 2010년에서 2014년에는 58회로 대폭 늘어나는 등, 그 횟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우리나라의 위치가 지각판의 경계에서 약간 벗어나 있기 때문에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래도 규모 5.0 정도의 지진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특히 기간시설 들인 지하의 통신망이나 전력선은 규모 5.0의 지진에도 끊어질 위험이 있으며, 수도관과 가스관 등이 터지거나 폭발하면 대규모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하루속히 각종 재난에 대비한 국가적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 : 김준래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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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불빛과 지진 예지

2014년 1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의 과학연구 동향 소개 코너에는 최근 미국지진학회 학술지에 발표된 한 논문이 소개되었다. 이 논문은 지진광(Earthquake light)이라고 불리는, 지진 발생 전후에 대기 중에서 관측되는 발광현상의 발생 원리와 관측 사례를 보여주는 연구 논문으로 지진 예지에 지진광의 응용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지진광의 발생은 지각에 작용하는 응력(應力, 외력이 재료에 작용할 때 그 내부에 생기는 저항력)에 대한 매질 구성 광물의 반응 결과로 설명되고 있다. 지진 발생 직전에 지각판 경계부로부터 전달된 응력이 단층면 중심으로 축적되고, 이 축적된 응력은 단층면 내에 존재하는 화성암과 변성암의 음이온 운동을 유발한다. 단층이 움직이면서 광물로부터 분리된 전자가 지상으로 전달되어, 대기권 내의 전하에 영향을 미쳐 지진광 현상을 유도하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이러한 지진광 현상은 판 내부 환경의 열곡 구조나 규모 5.0 이상의 지진에서 특히 잘 관측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8만 8천여 명의 인명피해를 야기한 2008년 5월 12일 규모 8.0 중국 쓰촨성 지진, 23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2009년 4월 9일 규모 6.3 이탈리아 라퀼라 지진 발생 전에 목격된 바 있다. 이러한 지진광 목격으로 지진 발생 전에 대피하여, 인명 피해를 줄인 사례들도 여럿 있다.

한 번의 지진으로도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생각해 볼 때, 성공적인 지진 예지는 인류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진광의 관측과 이론에도 불구하고 지진광 현상을 활용한 지진 예지에 대한 회의론이 적지 않다. 이는 지진광 현상이 몇 가지 점에서 지진 유발 단층 운동의 물리적 특성과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지진광 형성 이론에 따르면, 지진광은 단층 운동이 진행되는 동안 가장 강력하고, 짧은 시간동안 관측이 될 것으로 예측이 되나, 실제 관측에서는 지진 발생 수일 혹은 수주일전부터 관측이 된다. 또한, 단층대와 수 백 km 떨어진 먼 거리에서도 지진광 현상이 관측되기도 한다. 전자 이탈 유발을 위해 필요한 특정 지역 응력 집중 현상도 실제 단층대에서 관측되는 물리적 특성과 차이가 있다. 응력은 특정 매질 내에 갇혀 있지 않고, 인접 지역으로 지속적으로 전달되면서 매질 전체적으로 응력양이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또한 2004년 수마트라 대지진,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같은 규모 9.0이 넘어서는 강력한 대지진에서 지진광이 관측되지 않고, 지진을 동반하지 않은 지진광이 목격되는 등, 지진예지 현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 있다.

이렇듯 지진 전조 현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현상의 일관성 있는 반복성과 재현성은 필수적이다. 지진광 외에도 라돈 가스(radon gas) 농도 증가, 지하수 수질 변화와 동물의 비정상적인 행동과 같은 각종 2차 매체를 통한 지진 예지 노력이 있었다. 라돈 가스는 암석 내에 포함된 방사성 동위원소 붕괴에 의해 생성되는 가스이다. 단층대 암석이 파쇄 되면서 암석 내에 존재하던 라돈 가스가 지하수에 용해돼 매질 내에 그 농도가 증가한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라돈 가스 역시 지진광과 마찬가지로 농도 증가를 반드시 지진 발생과 연관 지어서 설명할 수 없다. 또한, 동물의 비정상 행동의 원인을 지진과 관련되지 않은 다른 원인과 구분하기 어려운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지진 예지와 관련하여 다양한 방법이 제안되는 것은 지진을 효과적으로 예측하기가 어려움을 반증한다. 최근 들어 지진 발생과 관련한 물리적 현상에 부합하는 보다 현실적인 관측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지진 발생 전에 단층대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매질의 변형을 GPS, 응력계, 변형률계, 경사계를 활용하여 측정하거나, 단층대 파쇄 진행에 따라 전기비저항(전류의 흐름에 저항하는 물질의 특성)이 감소하는 현상을 응용한 전기전도도 측정 방법이 있다.

하지만 단층대를 직접 모니터링 하는 방법은 관측 시스템이 설치된 단층대만을 모니터링 할 수 있으며, 접근이 불가능한 해상지역에서는 한계가 있다. 또한 매질의 변형과 응력 누적이 오랜 기간에 걸쳐 매우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 짧은 기간의 모니터링으로 그 변화추이를 쉽게 판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와 같이 지진 발생에 동반되는 다양한 특징으로 인해, 한 가지의 특정한 방법으로 효율적인 지진을 예측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효율적인 지진 예지를 위해 지진의 다양한 특징을 종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활용되는 지진 특성은 주기성이다. 지진 발생의 주 원동력이 되는 응력은 지구표면을 구성하는 판들의 상대적 움직임에서 기인한다. 지각판의 운동은 수만 년에 걸쳐 서서히 변화하므로, 지각판의 운동에 의해 발생되는 응력양은 매년 거의 일정하다. 이 때, 땅이 견디는 응력 한계치가 일정하다면, 지진은 일정한 시간적 간격을 가지고 발생함을 예상 할 수 있다. 이러한 주기적인 지진 발생 현상은 지진의 보편적인 특징이다.

22만여 명의 인명피해를 발생시킨 2010년 규모 7.0의 아이티 지진, 2만여 명의 인명피해를 야기한 2011년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 등 많은 대형 지진들은 수백 년에서 수천 년에 이르는 재현 주기를 가진 지진들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일본 동경 연안 난카이 해구에서 규모 8 내외의 큰 지진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고 있는데, 이곳에 150-200년 주기의 지진 발생이 임박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진의 발생 주기는 매질 특성 변화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미국 서부 지역을 가로지르는 산안드레아스 단층(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변환단층)이 지나는 파크필드(Parkfield) 지역에서는, 규모 5.5-5.6 지진이 1857년부터 1966년까지 약 22년 주기로 6차례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 지진이 1988-1993년 사이에 발생될 것으로 예측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기다리던 지진은 예측한 시기보다 무려 10여년이나 늦은 2004년에 발생하였다. 주기를 벗어난 지진 발생에 대해 다양한 원인이 제시되고 있으며, 지진 주기성을 지진 예지에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기를 벗어나는 지진 발발에도 불구하고, 과거 지진의 발생 기록은 지진 예지에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과거에 발생한 지진의 규모는 미래에 발생 가능한 최대 지진 규모를 가늠케 하는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런 까닭으로 수백 년 전 과거 지진 기록에 대한 다각적인 평가가 수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왕조실록과 같은 역사기록물에 많은 지진 피해 기록이 남아 있으며, 이 자료들은 우리나라에서 발생 가능한 지진의 규모를 산정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지진의 주기성과 더불어, 대형 지진 발생 전에 단층대에 보이는 지진 발생 빈도 변화 역시 중요한 전조 현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응력이 누적됨에 따라 매질 변형이 이루어지게 되고, 매질이 가지는 탄성계수가 임계치에 다다르게 되면, 더 이상 변형이 이루어지지 않고 매질 내에 응력 누적이 가속화 된다. 이때 탄성계수가 임계치에 다다른 매질에는 지진 발생 빈도가 급감하는 현상이 관측된다. 이런 현상은 대형 지진 발생 수년 혹은 수십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관측되며, 유사한 관측이 동일본 대지진 지역에서 관측된 바 있다. 또 대형 지진 발생 직전 수일에서 수개월 전부터는 지진 발생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이 관측된다. 이러한 지진을 전진(foreshock)이라 일컫는다. 탄성 임계치에 다다른 매질이 더 이상 응력을 견디지 못하고, 조금씩 쪼개지게 되면서, 작은 지진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탈리아 라퀼라 지진에서도 본진 발생 수개월 전부터 작은 지진들이 급격히 증가한 기록이 있으며, 1975년 중국 하이청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지진 발생 전에도 규모 4.8의 지진을 포함하여 크고 작은 지진들이 수개월 동안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중국 정부는 급격히 증가한 지진 현상을 지진 전조 현상으로 파악하고, 인구 100만의 하이청 주민을 도시에서 소개(疏開, 공습이나 화재 따위에 대비하여 한곳에 집중되어 있는 주민이나 시설물을 분산함)시켜, 도시가 크게 파괴되는 큰 재해에도 불구하고, 인명피해를 2천여 명으로 크게 줄였다. 이 하이청 지진 예보 사례는 지금껏 인류가 지진 예보를 성공한 최초의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이듬해 중국 탕산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7.6의 지진 예보에는 실패함으로써 지진 예지의 어려움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공식 기록에 의하면 탕산지진에 의해 25만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 인명피해는 계기 지진 관측이 시작된 1900년 이후로 인류가 겪은 가장 큰 지진 재해로 남아 있다.

지진 예측과 예지 분야는 아직까지 인류가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다. 하지만, 많은 지진학자들은 이 거대 자연재해로부터 인류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지진의 발생 메커니즘의 신비가 조금씩 풀리고 있으며, 지진예보에 성공할 날이 머지않았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글 : 홍태경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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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지진 급증은 큰 지진의 전조 현상?

2013년 들어 국내의 지진 발생 횟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진 안전지대로 알려졌던 우리나라가 과연 안전한 게 맞는지,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진 않은지 국민들의 우려가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기상청에 의하면 올해 9월 26일까지 발생한 규모 2.0이상의 지진 수는 총 76회에 이른다. 이는 예년 지진 발생빈도의 15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이런 추세로 간다면 올 연말에는 지진 수가 총 100회를 넘어 설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지진 규모는 지진의 강도를 말하며, 규모 3.0 이상일 때 건물에 피해를 줄 수 있는 강도다.

지난 4월 21일 전남 신안군 흑산면 북서쪽 101km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4.9의 지진과 5월 18일 백령도 남쪽 31km 해역에서 발생한 같은 규모의 지진이 2013년 한반도의 가장 큰 지진으로 기록되고 있다. 지난 9월 11일에는 전남 신안군 가거도 부근 해역에서 규모 4.0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해 세 번째 큰 지진으로 기록됐다.

올해 지진의 특징이라면 백령도와 보령 앞바다 등 서해의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지진 수가 급증했다는 점이다. 특히 보령 앞바다 지역은 지난 5년 동안 지진이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던 지역으로, 짧은 기간 집중 발생하는 지진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러한 지진 발생 빈도의 변화는 일시적으로 쌓인 막대한 힘이 축적됐음을 의미하는데, 한반도 주변 판의 움직임이 일정함을 고려해 볼 때 한반도를 일본열도 방향으로 2~5cm 가량 이동시켰던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진은 일반적으로 작은 지진의 발생 횟수가 늘어날수록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특징이 있다. 작은 지진의 수가 증가한다는 것은 단층대에 쌓인 힘이 지진을 유발할 만큼 충분히 쌓였음을 의미하며, 연속된 작은 지진으로 단층이 약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약화된 단층은 지각 내에 축적된 힘에 의해 일시에 크게 부서지며 큰 지진이 유발되기도 한다. 때문에 작은 지진이 많아지는 것은 지진재해적인 측면에서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서해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빈도가 줄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으나, 이 현상을 통해 큰 지진 발생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평가하기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 나무에 존재하는 옹이와 같이 단층면에도 강도가 높은 물질이 존재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일시적으로 지진 발생 빈도가 줄어들기도 한다. 이 때, 단층면에 보다 많은 힘이 축적되면 일시에 부서지고 더 큰 지진으로 발달하게 된다.

작은 지진이 큰 지진의 전조 현상으로 나타난 사례는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2009년 4월 6일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발생한 규모 6.3의 지진이 있다. 이 지역은 지진 발생 수개월 전부터 작은 지진들이 수백여 회 발생했는데, 당시 국립재난예측·대책위원회에서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결국 이후에 발생한 대지진으로 수많은 건물이 붕괴되고 3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사고로 이탈리아 정부는 적절한 예측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당시 위원회 소속이던 과학자와 공무원들을 기소하기도 했다. 이렇듯 작은 지진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철저한 원인 분석을 통해 큰 지진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필요가 있다.

1978년 이후로 시작된 우리나라의 공식 지진계측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의 최대 규모는 5.3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판의 내부 환경에서는 지진의 재래주기가 길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30여 년간의 지진계측자료가 우리나라에서 발생 가능한 최대 지진의 규모를 대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가깝게는 1952년에 평양 서쪽 강서지방에서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으며, 이 지진은 러시아, 중국, 일본의 지진관측소에 기록으로 남아 있기도 하다. 이뿐 아니다.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여러 역사기록물에는 크고 작은 지진에 의한 피해가 기록으로 남아 있으며, 이들 지진은 최근의 분석 결과에 의하면 규모 7에 육박하는 지진들로 평가되고 있다.

우려가 되는 부분은 우리나라 수도권 일원에도 큰 지진들이 많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2010년 1월 아이티에서 발생한 지진은 규모가 7.0이었음에도 약 22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를 고려해 볼 때, 얕은 지각에서 발생하는 특징을 보이는 한반도 지진이 큰 피해를 불러올 수 있음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특히 비교적 내진 설비가 잘 이루어졌다고 평가되는 서울시의 경우에도 전체 학교 건물 중 약 20% 정도만이 내진 성능이 확보돼 있는 등 지진에 대한 준비가 아직은 완벽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최근 발생하는 지진에 대한 원인 분석과 발생 가능한 지진의 크기 파악이 무엇보다 시급한 사안이다. 미소지진들의 정밀 분석이 필요하며, 이 지역 단층 분포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관계기관을 중심으로 서해 지역을 비롯한 지진 예상 지역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최근 기상청에서 서해 지진 빈발 상황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천명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정확한 단층대를 파악하기 위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해저 지질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면밀한 조사를 통해 국민들의 불안이 해소되길 기대해 본다.

글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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