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배고픔에 지는 당신, 참아라!


여름을 앞두고 다이어트 돌입한 사람이 많다. 하지만 식욕은 마음처럼 줄지 않는다. 든든히 밥을 먹고 후식까지 챙겨먹었지만 세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출출함이 밀려온다. 하지만 막상 군것질을 하고 나면 배부르다는 행복감보다 괜히 먹었다는 후회가 밀려올 때가 있다. 바로 ‘가짜’ 배고픔에 속았을 때다. 

우리 뇌의 시상하부는 몸에 필요한 에너지(열량)가 부족하면 ‘배고픔’이라는 신호를 보내 음식물 섭취를 유도한다. 문제는 열량이 부족하지 않을 때도 뇌가 배고픔의 신호를 보낼 때가 있다는 것. 하지만 가짜 배고픔과 진짜 배고픔은 원인과 증상이 다른 만큼 차이점만 잘 알아만 둔다면 오히려 가짜 배고픔을 이용해 보다 효과적으로 체중 감량을 할 수 있다. 

■ 스트레스 받아도 배가 고프다 

가짜 배고픔의 대표적인 속임수는 ‘당’이다. 혈중 당분이 떨어지면 우리 몸은 배고프다는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혈당이 떨어졌다는 의미가 열량 부족을 뜻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 순간만 이겨낸다면 쌓여있는 지방을 효과적으로 태울 수 있다. 체내 혈당이 떨어지면 우리 몸은 먼저 간이나 근육에 축적된 글리코겐을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쓰다가 지방을 분해해 에너지를 마련한다. 지방 분해 단계에 접어들기까지는 대략 한 시간.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바로 음식을 먹으면 혈당은 올라가고 지방은 그대로 쌓여 오히려 살이 찐다. 

스트레스도 가짜 배고픔을 유발한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울적해지면 체내 세로토닌의 수가 줄어든다. 세로토닌은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신경전달물질이다. 교감신경에 작용해 혈압과 호흡 횟수를 늘려 우리 몸에 활기를 주고 기억과 학습능력을 비롯해 소화나 장운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세로토닌이 떨어지면 우리 몸은 피드백 작용에 따라 세로토닌의 분비량을 늘리려고 한다. 이 때 우리 몸이 사용하는 방법이 배고픔이다. 특히 단 음식을 찾게 하는데 이는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하기 위해서다. 세로토닌은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을 통해 뇌 속에서 만들어지는데, 트립토판이 뇌에 도달하려면 인슐린의 도움이 필요하다. 따라서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의 분비를 유도하기 위해 혈당을 높이는 단 음식을 찾게 뇌에서 신호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데 코르티솔은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의 분비량을 감소시켜 식욕을 돋운다. 폭식증 환자 중에는 만성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이는 과다 분비된 코르티솔이 끊임없이 식탐을 부르고 배고픔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상황 자체도 가짜 배고픔을 만든다. 우리 몸은 에너지가 부족하지 않아도 평소 섭취하는 열량보다 조금만 적게 먹으면 이를 채우기 위해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에너지 부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순간을 이겨내다 보면 어느 새 우리 몸도 변화에 적응하면서 더 이상 배고픔의 신호를 보내지 않게 된다. 

푸짐한 안주를 먹고도 과음 뒤에 배가 고프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가짜다. 술은 위와 장에서 흡수돼 간에서 해독작용을 거친다. 간은 해독작용 외에도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변화시켜 몸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과음을 하게 되면 간이 해독작용으로 바빠지면서 포도당을 만드는 일을 제대로 못하게 된다. 자연히 혈당은 떨어지고 뇌는 배고프다는 신호를 보내지만, 이 역시 일시적인 현상이다. 이 때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과식으로 이어지면 비만을 유발하는 습관으로 굳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음주 후 배고픔이 느껴질 때는 야식보다 꿀물이나 초콜릿 등으로 당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 식후 3시간, 특정 메뉴가 먹고 싶다면 ‘가짜’ 배고픔 

가짜와 진짜 배고픔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배고프다고 느낄 때 내 몸의 변화를 유심히 살펴보는 것이다. 진짜 배고픔은 배고픈 느낌이 서서히 커지면서 속이 쓰리거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살짝 어지럽거나 가벼운 두통, 기분이 쳐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정 음식보다 어떤 음식을 먹어도 상관없다 느끼고 먹고 나서는 만족과 행복감에 기분이 좋아진다. 

반면 가짜 배고픔은 슬프거나 짜증나는 일이 있을 때 느끼는 경우가 많고 초콜릿처럼 달거나 떡볶이처럼 매운 것과 같은 특정 음식에 대한 욕구가 강해진다. 또 배가 불러와도 계속 먹으려고 하고, 먹은 뒤에는 행복감보다 공허함과 자책감이 밀려오는 경우가 많다. 

증상으로 구분이 어려울 때는 물을 한 컵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식사한지 3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배가 고프다면 물을 한 컵(약 200mL) 마셔보자. 물을 마시고 20분 후에도 여전히 공복감이 있다는 이는 진짜 배고픔이다. 

■ 가짜 배고픔에는 오히려 강도 높은 운동과 고단백 식사가 도움 

가짜 배고픔을 이겨내는 방법에는 무엇보다 의지가 가장 중요하지만 생활 습관의 변화로도 약간의 도움은 받을 수 있다. 우선 가짜 배고픔을 느꼈을 때, 짧은 시간에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것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에 대항할 수 있는 건 엔도르핀뿐이다. 엔도르핀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우리가 통증을 느낄 때 진통제 역할을 한다. 유산소 운동보다는 스쿼시나 축구, 농구처럼 강도 높은 운동을 짧은 시간에 할 때 많이 분비된다. 

단백질 섭취도 중요하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보건대학원 연구팀의 논문을 살펴보면 총 칼로리는 같게 하면서 각각 단백질과 탄수화물, 불포화지방산을 강화한 식단을 각 실험군에게 6주간 섭취하게 했다. 그 결과, 단백질을 강화한 식단을 먹은 실험군이 다른 두 식단을 유지한 실험군에 비해 식욕 억제 효과가 두드러지게 높았다. 

체중 조절이 날씬한 몸매를 뽐내고자 할 때도 필요하지만 건강한 삶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비만은 만성질환의 위험 인자로 꼽히는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가짜 배고픔에 조금은 단호하게 대처해 보는 건 어떨까. 효과적인 체중감량은 물론 더 건강한 삶을 사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글 :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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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이 두렵다! 어른은 월요병, 아이는 새학기증후군

먼동이 트는 새벽에 사람들이 다급하게 일어나 뒷산에 오른다. 거울, 액자, 매트리스, 위성 안테나 등 넓적한 물건을 손에 들고 있다. 동쪽을 바라보며 소지품을 활짝 펼친 채 힘껏 저항하지만 태양은 여지없이 떠오르고 아침이 시작된다.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배경으로 이런 멘트가 등장한다. “월요일에 맞서지 마세요.”

어느 해외 구인 구직 서비스의 광고 장면이다.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을 찾아내기만 하면 월요일이 힘들지 않을 거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휴일이 끝나고 평일이 시작되면 기분이 우울해지고 일하기 싫어지는 ‘월요병’ 증세는 국적을 불문하고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모양이다.

월요병은 피곤함, 무기력함, 우울함을 유발하지만 정식 질병이 아닌 일종의 부정적 심리상태로 분류된다. 영어로도 병, 질환, 증상, 증후라는 표현을 붙이지 않고 우울감 정도의 뜻을 가진 ‘먼데이 블루스(Monday blues)’라 한다.

그러나 지난 2004년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보건 역학과에서 월요병의 단서가 될 만한 사실을 찾아냈다.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여러 호르몬 중에서 코르티솔은 스트레스에 대항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준다. 잠에서 깬 직후에 신체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아침에 눈을 뜬 후 20분이 지나면 최대치에 도달한다.

연구진은 평일과 주말의 차이점을 알아내기 위해 47~59세의 남녀 196명을 대상으로 코르티솔 수치를 측정했다. 그러자 일터에 가야 하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의 기간에는 토요일이나 일요일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월요일을 맞이하는 데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의미다.

2009년에는 일본 쇼와대학교 연구진이 3만 2,000명의 기록을 분석해 월요일에 자살할 확률이 휴일보다 1.5배 이상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심지어 2011년에는 월요일 아침에 일어난 후 오전 11시가 지날 때까지 직장인 대부분이 웃음을 보이지 않는다는 조사가 발표되기도 했다.

비슷한 현상으로 ‘새 학기 증후군(new semester blues)’이 있다. 신나는 방학을 보낸 아이들이 새 학기를 맞아 학교에 갈 시기를 맞이하면 감기가 쉽게 걸리고 머리나 배에 통증을 느끼거나 이상한 버릇을 반복하기도 한다. 두려움과 중압감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정신 상태와 면역 체계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이다.

학업에 부담을 느낄 만한 중·고등학생뿐만 아니라 한창 신나게 뛰어놀아야 할 초등학생과 예비 초등학생들도 새 학기 증후군을 겪는다. 특히 새 학년이 시작되는 3월이면 곳곳에서 학부모들의 한숨 소리가 늘어난다. 책가방만 메면 배가 아프다며 화장실을 들락거리지만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 있게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해지기 때문이다. 병원에 데리고 가면 스트레스성 복통이라는 진단만 받을 뿐 뾰족한 대책을 찾기 어렵다. 요통이나 수면 장애, 소화 불량을 호소하거나 헛기침을 하고 눈을 반복적으로 깜빡이는 틱 증후군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스트레스의 주범으로는 ‘인간관계’가 지목을 받는다. 학년이 올라가고 반이 바뀌면 그동안 단짝처럼 지냈던 친구들과 헤어져야 하는데 이때 아이들이 받는 정신적 충격은 상당하다. 어른들은 “그까짓 학교생활이 무슨 대수라고 유난을 떠나”라고 하겠지만 아이들이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무시해버릴 만한 수준을 넘어선다.

영국 워릭대학교 연구진이 6,400명이 넘는 어머니와 아이들을 1991년부터 10년 이상 추적 조사했더니 심각한 결과가 도출됐다. 2~9세의 어린 시절에 전학을 많이 다닐수록 이후에 정신적인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특히 3번 이상 전학을 경험한 아이는 환각, 망상 등 정신 질환에 시달릴 확률이 평범한 아이들의 2배에 달했다. 싸움이나 왕따 같은 큰 사건이 아닌 단순한 전학만으로도 아이들은 친구들과 헤어짐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는다.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은 성인에 속하는 대학생도 예외가 아니다. 2013년 국내 취업포털 서비스가 대학생 328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더니 새 학기 증후군을 겪는 원인의 70% 이상이 “새로운 인간관계에 대한 부담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직장인은 월요병을 통해 학생들은 새 학기 증후군을 통해 급격한 변화에 대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셈이다.

환자 스스로가 느끼는 주관적 통증이나 증세를 ‘증후’라 부른다. 증후가 모이면 ‘증후군’이 된다. 여러 사람에게서 유사한 증후가 나타나지만 그 원인이 다양해서 제대로 규명하기 어려운 질환을 가리킨다. 월요병도 새 학기 증후군도 아직 정식 질병으로 인정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어 증후군의 일종으로 인식된다.

증후군을 치료하려면 근원이 되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생활 습관을 고치는 것이 최선이다. 월요병은 급격한 상태 변화와 심리적 부담감이 가장 큰 원인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야근과 격무에 시달리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하루 종일 잠만 자는 습관을 반복하면 평일과 주말의 차이가 커지면서 스트레스도 덩달아 늘어난다. 업무의 강도를 줄일 수 없다면 신체활동이 수반되는 휴식을 가짐으로써 생활의 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가끔은 성과 위주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부담감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새 학기 증후군은 더욱 세심한 치료가 요구된다. 공부, 친구, 통학거리, 선생님, 부모님 모두가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새 학기가 되기도 전에 “학년이 바뀌니 더욱 열심히 공부하라”거나 “이제 노는 시간을 줄이고 공부에 집중하라”는 식으로 부담을 주면 역효과만 난다. “작년처럼 잘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키는 편이 좋다. 잘못을 지적하기보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공감대를 형성해야만 학교생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된다.

미취학 아동이나 저학년 아이들은 부모와 떨어지는 것을 무서워하는 분리 불안증을 겪을 위험이 있다. 방치하면 집중력 저하로 인해 학습 부진을 겪기도 하고 최악의 경우 등교 거부와 가출로 이어지기도 하니 따뜻한 말과 포옹으로 두려움을 잠재우고 용기를 북돋아주어야 한다.

두려움 앞에서는 누구나 어린아이처럼 연약해질 수밖에 없다. 강인한 정신력을 길러야 한다며 꾸중을 하는 부모님 자신도 혹시나 출근이 무서워 월요병을 겪지는 않는지 돌아보자. 충분히 극복 가능한 장애물임을 인식하고 단계적인 습관 변화와 꾸준한 배려를 통해 온가족이 함께 이겨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글 : 임동욱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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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몸매·성적도 좌우하는 막강 물질, 호르몬

호르몬의 힘은 막강하다. 외모, 성격, 기분, 기억력 등에 관여하며 몸과 마음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친다. 호르몬은 밀리그램(mg, 1mg=0.001g)으로 측정한다. 매우 소량이지만 그 양이 조금만 많거나 적어도 우리 몸은 바로 혼란에 빠진다. 80여 개의 호르몬 중 어느 하나에만 변화가 생겨도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탄 듯 변덕스러워지거나 살이 쑥쑥 빠지고 탈모 증상이 나타나며 우리에게 바로 신호가 온다.

∎ 오늘따라 까칠? 그녀는 죄가 없다

여성에게 생리 시작 전 일주일은 한 달 중 가장 괴로운 시간이다. 온몸은 붓고 열이 나며 뾰루지가 올라오고 두통이 찾아온다. 기분은 최악이다. 우울하고 불안하며 예민해 쉽게 화를 내거나 신경질을 부린다. 월경 전 증후군으로 100개 이상의 증상이 있다. 하지만 그녀는 죄가 없다. 오르락내리락 롤러코스터를 타는 에스트로겐 탓이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과 도파민과 단짝이다. 에스트로겐의 농도가 올라가면 두 호르몬도 분비량을 늘리고 에스트로겐 농도가 감소하면 같이 줄어든다. 생리 전 일주일은 배란기에 최고점을 찍었던 에스트로겐 분비량이 빠르게 떨어지는 시기다. 기분도 함께 급격히 나빠진다.

특히 세로토닌은 스트레스와 걱정에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가뜩이나 양이 적은 시기에 기분 나쁜 일이 생기면 평소보다 더 감정이 격해져 쉽게 울고 화도 잘 내게 된다. 호르몬의 효과가 얼마나 강력한지는 1981년 미국에서 중범죄를 저지른 두 여성을 변호할 때 월경 전 호르몬에 의한 감정변화가 이유라고 호소해 이슈가 됐던 사건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때 세로토닌의 분비량을 늘리는 방법이 있다. 생선이나 달걀, 치즈 콩, 우유처럼 트립토판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이다. 트립토판은 필수 아미노산으로 뇌에 도착하면 화학적 단계를 거쳐 세로토닌으로 바뀐다.

아이스크림이나 쿠키 등 달콤한 간식을 먹는 것도 좋다. 이 시기에는 또 다른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당 대사 속도를 늦춰 혈당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단 음식이 당긴다. 그럴 땐 고민 말고 먹자. 혈당이 높아지면 인슐린의 분비량이 늘어나고, 인슐린은 트립토판을 뇌로 빠르게 운반하고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해 기분전환에 도움이 된다.

∎ 아저씨 똥배는 게을러서가 아니다

기분 뿐만 아니라 몸매도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40대가 되면 남자는 똥배가 나오기 시작한다. 먹는 양이 증가한 것도 아니고 운동을 꾸준히 해도 마찬가지다. 원인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다. 남성은 보통 35살부터 매년 1%씩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해 예순이 되면 30대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테스토스테론이 줄어들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고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의 활성도도 떨어진다. 기초대사량은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쓰는 최소의 에너지다. 청소년기에는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잘 찌지 않는데, 이는 기초대사량이 높기 때문이다. 기초대사량이 낮아진 40~50대 남성은 조금만 먹어도 쉽게 살이 찐다. 그렇게 얻은 뱃살은 테스토스테론을 감소시키고 테스토스테론이 줄어들면 다시 뱃살이 찐다.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되는 것이다. 40대에 나오는 똥배는 소위 나잇살이라고 한다. 그 말이 정답이다.

∎ 벼락치기는 맘 편히 해야 효과가 있다

시험공부도 호르몬을 알면 좀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죽을 때까지 우리는 쪽지시험, 중간•기말고사, 토익, 승진시험과 같은 다양한 시험 속에 파묻혀 산다. 문제는 시험지를 받으면 갑자기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면서 텅 빈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이다. 시험 기억상실증이라는 이 현상의 원인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에 있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의 심리학자 도미니크 케르뱅은 이와 관련해 실험을 했다. 참가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눈 뒤 60개의 단어를 외우게 하고 다음 날 시험을 봤다. 첫 번째 그룹은 혈액 속에서 코르티솔로 바뀌는 코르티손이라는 물질이 담긴 알약을 단어 암기 직전과 직후에 먹었다. 두 번째 그룹은 시험 60분 전에 코르티손 알약을 먹었고 세 번째 그룹은 가짜 알약을 투약했다. 참가자 모두 자신이 먹은 알약이 무엇인지 모르고 시험을 치뤘다. 결과는 어땠을까.

첫 번째와 세 번째 그룹은 시험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은 반면, 두 번째 그룹은 단어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 60분 전 체내로 들어간 코르티손이 코르티솔로 바뀌면서 서서히 농도가 높아져 시험을 보는 시점에서 최대치를 기록하며 기억차단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험 직전에 외운 내용은 기억이 잘 안나는 것이다. 게다가 코르티솔의 농도가 올라가면 이해력도 떨어져 시험 때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럴 때는 차라리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렸다가 시험을 치는 것이 현명하다. 시험지를 받은 뒤에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서서히 분해되면서 기억력과 이해력이 서서히 회복되기 때문이다. 시험공부는 시험시간 열 두시간 전에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시험 직전에 하는 공부는 시험 성적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글 :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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