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타케산 분화로 본 화산 예측의 어려움

2014년 9월 27일, 이웃 일본으로부터 온타케 화산 재해로 56인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애석한 뉴스가 전해졌다. 사망자들의 대부분은 당시 온타케를 오르던 등산객으로, 화구 주변에서 발견됐으며, 대부분의 사인은 공중에서 떨어진 화산암 덩어리에 맞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와 같은 사실은 결과론이지만, 만일 온타케 화산 통제 관련 기관에서 경보 시스템을 가동해 등정을 막고, 정확한 조치를 취했다면, 생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온타케 화산은 왜 예측하지 못했나

2009년 기후현에서 발간한 온타케산 화산 방재 핸드북(온타케산 분화 경계 수위를 1단계(평상)부터 5단계(피난)까지 구분)에 따르면, 사고 당일 직전에 2단계(화구 주변 접근 금지) 또는 3단계(입산 금지) 이상의 조치가 있어야만 했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조치를 취하지 못했던 것일까? 일본의 일부 관계자에 따르면, 화산지진 관측을 위한 지진계망(12기)의 일부(2기)가 작동하지 않아 예측을 못했다는 설명도 있다. 과연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해, 온타케 화산의 고장난 2기의 지진계가 모두 정상 가동했다고 해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즉, 관측 장비의 문제가 아니라 지진, 지표 변화, 가스 검출과 같은 화산 현상 관측에만 의존하는 현재의 관측 시스템의 문제다. 가령 한 사람의 환자가 있다고 하자. 환자의 체온 변화, 소화 능력, 시력 저하, 피부 변화 등 겉으로 드러나는 증세에 대한 정보는 매우 필요하고 중요하다. 하지만, 이 정보들로 의사가 병명과 병세를 올바로 알아내는데 충분하지 않을 수 있으며, 현대 의학 장비를 활용해 가령 내시경 검사라든지, 경우에 따라서 조직을 떼어내 검사로 판단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화산 분화 활동을 예지하는 방법으로, 뱀, 지렁이 등 환경에 민감한 동물(화산 지표동물)을 이용한 방법도 있지만, 문제는 이들이 돌연 출현할 때마다 반드시 화산 분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온타케 화산은 이번 분화가 일어나기 약 보름 전에 작은 지진이 감지됐으나, 이내 줄어들었고, 그 후도 지형 변화 등 특별한 분화 현상이 감지되지 않아, 사고 당일의 입산 금지 조치 등을 취하지 않았던 것이다.

더군다나 화산은 평상시에 수려한 경관, 온천수, 천연자원 등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찾는다. 또 화산주변에 마을도 형성돼 화산 관측 관계자들이 그 때마다 입산금지, 주민 대피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문제며, 신중을 요하고 있다.

이번 온타케 화산 분화의 규모는 10세기 백두산 대분화의 천분의 1에도 못 미치는 0.1㎦ 이하로 보고됐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화산 분화의 경우, 마그마를 수반하지 않은 수증기 폭발이라고 단정했고, 마그마가 온타케 화산 아래의 지하수계를 가열하면서 발생했기 때문에, 화산 분화를 예측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필자의 견해로는 그것은 관측 실패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현행 관측 시스템의 한계라고 판단된다. 즉, 현행 지표 화산 관측 시스템만으로는 어떠한 첨단 관측 장비를 동원하거나 부가해도 화산 아래에서 어떤 일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아낼 수 있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음을 의미한다.

■ 화산 아래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화산 주변에는 과거 화산 활동으로 수많은 열극(fissure, 裂隙)이 발달하고 있다. 화산이 분출했던 통로인 화구의 움푹 꺼진 정상부에는 화산 호수를 이루기도 하며, 그 아래에는 주변에서 굴러 떨어진 돌들로 채워져 있어 돌 틈과 열극 사이로 지하수계가 발달한다.

지하 마그마는 암석이 고온의 열로 녹아있는 상태로, 다량의 수증기와 이산화탄소 같은 휘발성 가스가 초임계 또는 초과열된 유체를 이루어 마그마 상부의 지각을 녹이기도 한다. 이들 유체는 마그마의 점성과 가스압에 큰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확산 속도와 효율이 매우 높으며, 화산 분화를 예측하는데 핵심 요소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화산 분화 예측은 화산마다 제반 특성이 다른데다가, 때로는 너무 급속도로 변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현대 지구과학에서 가장 난제의 도전 과제 중 하나다.


그림 1. 화산 아래 지하 모습


■ 백두산 분화 예측을 위한 움직임

활화산이란 빙하기가 물러간 홀로세(11,700년부터 현재) 이래 화산 분화가 있었던 산으로 정의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백두산, 제주도, 울릉도가 알려져 있다. 지난 사반세기(1세기의 4분의 1, 25년) 이래 지구 물리 탐사 장비들의 비약적 발달로, 탄성파를 이용해 땅속 어디에 어떤 모양으로 마그마가 존재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됐다. 홀로세 이래 지상 최대급의 분화를 일으켰던 백두산은 마그마의 존재가 확인된 활화산으로써, 2002년 7월부터 2005년 동안 화산 분화의 조짐이 나타나, 온 세계를 긴장시킨 바 있다.

이미 알려진 대로, 백두산 분화 예측을 위한 한중 공동 백두산 과학 시추 연구가 출범해 국내 13개 대학과 연구소의 학자들이 백두산 현지에서 채취한 암석 및 지하수(가스) 시료들에 대해 분석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4년 5월, 양국 연구 그룹 간 의정서에 서명했고 6월에는 양국 대표 연구 기관 간(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중국과학원 지질지구물리연구소)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국제대륙과학시추프로그램(ICDP, International Continental scientific Drilling Program)은 최근 활화산 연구의 국제적인 흐름으로 많은 나라에서 다양한 장비로 화산 신호를 연구하고 있다. 미국, 이탈리아, 아이슬랜드, 일본 등지의 활화산을 대상으로 연구하고 있다. 최근 백두산도 이들 국제협력 화산 예측 연구의 대열에 합류했다. 지금보다 정확한 화산 신호를 예측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림 2. 백두산 천지 아래 있는 마그마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 단면도



글‧그림 :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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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화산 폭발, 백두산은 안전할까?

최근 일본은 지진과 토네이도, 화산 폭발까지 잇따른 자연재해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8월 18일 일본 가고시마현에 위치한 활화산 사쿠라지마에서 대규모 화산 폭발이 일어난 데 이어, 9월 7일에는 과학전문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일본 동쪽 해저에서 슈퍼화산이 발견됐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다행히 이 슈퍼화산은 활화산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접국 일본의 화산 폭발 소식으로 인해 우리나라 국민들의 불안감은 한층 높아졌다. 몇 년 전부터 구체적으로 흘러나오는 백두산 폭발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도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게다가 천지에 쌓여 있는 만년설의 양이 지난 10여 년간 급격히 줄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를 두고 연구자들은 백두산 아래 150km에 걸쳐 분포하는 마그마의 활동이 활발해졌다는 증거로 보고 있다.

이에 지난 9월, 백두산이 폭발한다면 언제쯤일지, 또 어느 정도의 규모일지 예측하기 위해 우리나라 과학자들은 중국과 첫 공동 연구에 나섰다. 한․중 양국이 본격적으로 공동 연구를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렇듯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주시하고 있는 백두산은 천지 아래 2~3km 지점부터 용암이 끓고 있는 활화산이다. 지금까지 백두산 화산 활동 연구는 대부분 지진파 측정이나 화산재 관찰 등 지표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정확한 폭발 시기나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공동 연구팀은 지하로 접근하는 연구방법을 생각해 냈다. 백두산 지하 깊숙이 커다란 구멍을 뚫어 마그마에서 나오는 각종 신호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폭발 시기와 규모를 예측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이윤수 박사는 2016년까지 중국과학원(CAS)과 현장 조사를 벌여 최적의 시추 위치를 설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획대로라면 2020년부터는 마그마를 직접 시추해 분석할 예정이다. 마그마의 양은 얼마나 되는지, 가스의 압력은 어느 정도인지 종합적으로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하 관측은 지상의 관측보다 까다로운 작업이다. 땅 속의 엄청난 열과 압력, 습기 등의 극한 상황을 견딜 수 있는 첨단 기술과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세계적 시추 전문가들로 구성된 비영리단체인 ‘국제 대륙지각 시추 프로그램(ICDP)’에 인력과 기술 지원도 요청할 예정이다. 과학 시추 제안서를 제출해 검증을 받고 공동 연구팀은 한국 과학자 30여 명, 중국 과학자 수십여 명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백두산 화산 활동 예측을 위해 북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13일 북한이 백두산 화산 움직임 관측을 위해 4명의 국제연구팀을 구성해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라는 뉴스가 보도됐다. 미국과 영국 과학자 3명, 독일 비영리단체 관계자 1명으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은 8월에 북한을 방문해 화산 폭발 탐지용 광대역 지진계 6대를 설치했다. 이를 이용해 화산 폭발의 전조가 되는 땅속 움직임을 관측하게 된다.

또 미국과학진흥협회(AAAS)는 내년에 두 차례 이상 북한을 방문해 화산 활동 조사와 산림복원 학술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은 이미 2011년 북한 측이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화산 학자에게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 연구는 2000년대 나온 백두산 화산 재분화설과 관계가 깊다. 2002년 6월 중국 지린(吉林)성 왕청현(汪淸縣)에서 규모 7.3의 지진으로 백두산 일대의 지진 빈도가 10배로 증가하면서 주민들이 불안에 시달렸다. 2010년 2월에도 백두산 인근에서 규모 6.9의 강진이 발생해 지하 마그마를 자극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해몬드 교수는 “10여 년 전과는 달리 2000년대 중반부터는 백두산 화산 마그마의 활동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며 “현재 백두산 화산의 재분화 시기를 예측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중국과 국내 일부 학자는 2015년경 백두산 화산이 다시 폭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물론 앞으로 10년간 백두산이 폭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발표도 나오는 등 폭발 시기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분분하다. 구체적인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예보의 역할은 막대하다. 우리나라와 북한이 함께는 아니지만 각자 여러 나라와 힘을 합쳐 공동연구팀을 꾸리고 체계적인 연구를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글 : 심우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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