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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0.14 [만화] 독버섯은 무조건 화려하다?!
[만화] 독버섯은 무조건 화려하다?!

 


나무마다 탈색이라도 된 듯 잎에서 초록이 빠져나가고, 울긋불긋 새로운 색깔이 덧칠되는 계절. 새파란 하늘빛 하나만으로도 그림이 되는 계절. 바로 가을이다!

아름다운 가을을 만끽하려 산에 오르는 태연과 아빠 앞으로, 똑같은 꽃분홍 조끼에 꽃주홍 바지를 입고 똑같은 뽀글이 헤어스타일을 뽐내는 할머니 세 분이 보인다. 하얀 버섯무더기 앞에서 무슨 문제라도 생겼는지 큰 소리로 대화중인 할머니들.

“이 무식한 할망구야. 이렇게 허여멀건 하게 생긴 독버섯이 있다는 얘기는 귓구멍 열리고 첨으로 들어보는구먼! 나처럼 화려하고 섹시하게 생겨야 독버섯이지. 우헬헬!”

“쿠헬헬. 팔십 할망구 주제에 섹시 같은 소리 하구 자빠졌네. 그래도 말은 똑바로 혔구먼. 참하게 생긴 버섯은 다 먹어도 되는 겨. 산으로 들로 버섯 따다 맥여감서 새끼를 일곱이나 키웠어도 배탈 한 번 난 적 없는 내 말을 믿으라고.”

“아니랑께. 뉴스도 안 보는겨? 얌전한 독버섯이 많으니까 암것도 뜯어먹지 말라고 잘생긴 앵커가 그리 신신당부 하더랑께, 이 무식한 할망구들아. 케케케!”

말끝마다 웃음이 따라붙는, 어쩐지 무척이나 재미있게 들리는 할머니들의 논쟁을 옆에서 듣던 아빠. 기어이 참지 못하고 참견을 시작한다.

“잠깐만! 그건 케케케 웃는 할머니 말씀이 맞아요. 알록달록 화려하지만 않으면 다 먹는 버섯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버섯 1,680여 종 가운데 무려 10% 정도가 독버섯이고, 그중에는 미친 듯이 소박하게 생긴 것들도 수두룩하거든요. 최근 4년 사이에 야생 독버섯을 먹고 병원에 실려 간 환자가 74명이나 되고, 이 가운데 6명은 목숨을 잃으셨어요. 그러니까 정말 조심하셔야 해요.”

“뭔 소리여. 우리가 느타리버섯, 싸리버섯이랑 독버섯도 구분 못할까봐서? 우헬헬.”

“자, 잘 생각해 보세요. 똑같은 옷에 똑같은 머리를 하신 할머니들을 보면 도저히 누가 누군지 구분이 안 되거든요. 아마 바깥어른들도 구분하기 힘드실 걸요? 그런 것처럼 독버섯도 완벽하게 가려내기 어렵다는 거예요.

“워매~, 어쩜 그리 귀에 쏙 들어오게 비유를 잘 하는가? 확 믿음 생기게 말여.”

“독버섯에 관한 잘못된 상식은 의외로 많아요. 색깔과 모양이 화려하다, 곤충이나 벌레가 먹은 흔적이 없다, 은수저를 넣었을 때 수저 색깔이 검게 변한다, 세로로 잘 찢어지지 않는다, 대에 띠가 없다, 등등이 있는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색이 수수하고 곤충이 파먹은 흔적이 있으며 은수저에 넣어도 전혀 변화가 없는 독버섯도 적잖이 있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느타리버섯과 독버섯인 화경버섯, 그리고 싸리버섯과에 독성이 강한 노랑싸리버섯은 전문가가 아닌 이상 도저히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흡사하게 생겼답니다.”

“정말이여? 푹 익혀 먹어도 안되남? 옛날부터, 들기름에 익혀먹거나 가지랑 같이 삶아먹으면 괜찮다구 그렸는디. 것도 안 돼?”

“그건 그냥 하는 얘기고요. 과학적으로는 전혀 근거가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앞에 아른거리는 야생버섯이 까무러치게 드시고 싶다면, 약간의 힌트를 드릴게요. 느타리버섯처럼 생긴 것 중에 갓 표면에 암갈색의 인편(비늘 모양의 얇은 조각)이 있거나 자루 절단면 중앙에 암갈색 반점이 있는 것은 절대 드시면 안 되고요. 싸리버섯같이 생긴 것 중에는 가지 끝 색깔이 황색인 것, 그리고 송이버섯 같은 건 잘라봐서 잘린 부분 조직이 갈색으로 변하면 독버섯이니까 드시면 안 돼요.

“아이고, 복합햐. 그걸 어떻게 다 외워!”

“그러니까 가급적 야생버섯은 피하시라고요. 잠깐 배 아프고 마는 독버섯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현기증, 두통, 구토, 복통, 설사 같은 증상을 넘어 심한 경우에는 간과 신장세포가 파괴돼 신부전증이나 급성신부전증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거든요.

“만약에라도 모르고 먹었으면 어떡하는겨?”

“일단 빨리 119에 전화하신 다음에, 손가락을 입 안에 넣어 토하셔야 해요. 또 병원에 갈 때는 먹다 남은 독버섯을 꼭 갖고 가세요. 버섯에 따라 독소물질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버섯인지 아는 게 중요하거든요.”

“아이고, 덕분에 오늘 참 많이 배웠구먼. 근데 자네는 누군겨? 생긴 것만 보면 딱, 퍼진 표고버섯인디, 얼굴이 너부데데하고 거무튀튀한 것이 말여. 우헬헬.”

“에, 저로 말씀드리면…. 과학자라고나….”

그러나 바로 이때, 아빠 옆으로 중절모를 쓴 멋쟁이 할아버지 한 분이 지나간다. 세 할머니, 자석에라도 이끌리듯 할아버지 뒤를 바짝 따라붙는다. 끝끝내 자기소개를 하지 못한 표고버섯 닮은 아빠의 머리 위로, 싸리버섯 닮은 낙엽이 한 장 떨어진다.

“쯔쯔. 할아버지한테도 외모가 밀린 거예요? 퍼진 표고버섯 아빠, 실망은 접어두고 등산이나 하자고요.”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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