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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0.26 [COOKING의 과학] 가을무는 인삼보다 좋다?!

[COOKING의 과학] 가을무는 인삼보다 좋다?!


 

먹는 것은 삶의 가장 기본적인 일이죠. 모두가 어려웠던 옛날에는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이 우선이었지만, 요즘 트렌드는 맛있는 음식을 건강하게 먹는 것입니다. 그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TV 프로그램에서는 요리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늘어났고, 최근에는 메인 시간대에 편성되면서 대중의 인기를 받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블로그나 카페에 다양한 요리법이나 영양소에 대한 내용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2015년 과학향기에서는 [COOKING의 과학]이라는 코너를 신설해 매월 제철 음식을 소개하고, 그 속에 담긴 영양소도 함께 전달하고자 합니다. 과학향기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에서 지역에 따라 ‘무수’ 혹은 ‘무시’라고도 부르는 무는 말 그대로 무시하면 안 되는 채소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채소는 단연 배추고, 그 다음으로 많이 먹는 채소는 양파와 바로 이 무다. 배추를 많이 먹는 이유는 물론 김치를 먹기 때문이다. 채소섭취량 중 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한다. 그런데 이렇게 배추로 김치를 담가 먹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고, 과거에는 주로 무를 절여서 김치로 담가 먹었다. 겨울철이면 무로 담그는 시원한 동치미를 김치의 원형으로 보는 이유다. 이렇게 우리가 무를 많이 먹는데, 무는 제대로 대접을 못 받는 듯하다. 

무는 한자로 나복(蘿蔔)이라고 한다. 무의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과 중앙아시아에 이르는 지역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동(東)으로 넘어와 중국으로 전해진 것이다. 중국에서도 무는 재배 역사가 가장 오래된 채소 중의 하나이며, 기원전 10~6세기의 고전인 <시경(詩經)>에도 ‘저(菹)’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불교의 전래와 함께 삼국시대부터 재배되기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기록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다가 고려 시대부터 무가 중요한 채소로 취급되기 시작했다. 고려시대 문인인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서 여섯 가지의 채소를 노래한 ‘가포육영(家圃六詠)’에는 순무를 장에 넣으면 삼하(三夏)에 더욱 좋고, 청염(淸鹽)에 절여 구동지(九冬至)에 대비한다고 기록돼 있다. 이는 “무장아찌는 여름철에 먹기 좋고, 소금에 절인 순무는 겨울 내내 반찬이 되네.” 라는 뜻이다. 지금의 시원한 동치미를 이미 고려시대부터 만들어 먹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무는 십자화과에 속하는 작물로 중국을 통해 들어온 재래종과 중국에서 일본을 거쳐 들어온 일본 무 계통이 주종을 이루지만, 최근에는 서양의 다양한 샐러드용 무가 재배되고 있다. 재래종에는 우리가 즐겨 먹는 깍두기나 김치에 사용하는 무, 그리고 알타리무(총각무)와 서울봄무가 있다. 그리고 일본 무는 주로 단무지용으로 쓰인다. 8월 중순이나 하순에 파종해 11월에 수확하는 가을무, 3, 4월에 파종해 5, 6월에 수확하는 봄무, 5, 6월에 파종해 7, 8월에 수확하는 여름무가 있다. 무는 이렇게 사시사철 재배가 가능하지만, 사실 가을인 지금이 제철이다. 가을철에 수확하는 무는 특히 더 아삭아삭하고 무 특유의 단맛이 풍부하다. 게다가 영양도 많아 가을철 무는 그 자체로 보약이다. 

무는 100g당 13kcal로 열량이 적고 섬유소가 많아, 영양과잉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특히 좋다. 칼슘과 칼륨 같은 무기질도 풍부한 편이다. 특히 무 100g당 비타민C의 함량이 20∼25mg이나 돼, 옛날에는 가을철에 수확해 땅속에 저장한 무는 채소가 없는 겨울철 비타민 공급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 밖에 무에는 수분이 약 94%, 단백질 1.1%, 지방 0.1%, 탄수화물 4.2%, 섬유질 0.7%가 들어 있다. 또한 무는 비타민C, 포도당, 과당, 칼슘과 같은 각종 약용성분을 상당히 보유하고 있어 약용 가치로도 매우 뛰어나다. 특히 최근 연구에서는 무의 생리활성물질은 항산화기능을 가져 암과 같은 질병을 억제한다는 기능이 밝혀지기도 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안 될 때 무 한 조각을 먹으면 소화가 잘 된다는 이야기가 있어, 옛날에는 소화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도 무에는 소화효소인 아밀라아제가 있어 소화를 돕는다. 우리 조상들은 생활 속에서 이 지혜를 알았던 것 같다. 특히 잘 발효된 동치미 국물 한 사발을 마시면 속이 시원해지는 경험을 한국인이라면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떡 상차림에는 반드시 동치미를 함께 올렸다. 

또한 무를 조금 먹으면 헛배가 부르지 않고 소화가 잘 된다. 또 무는 열을 내리게 하고 변도 잘 나오게 하는 효과도 있다. 생 무즙은 혈압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고 하니 혈압과 동맥경화가 있는 사람들은 생 무즙을 활용해 봄직하다. 

가을철 무는 달고 단단해 떡을 만들면 은은한 맛과 향이 난다. 겨울철이면 무시루떡을 해 먹는데, 기존의 시루떡에 무를 넣는 것이다. 무엇보다 전분 분해 효소인 아밀라아제가 풍부해 무를 떡에 넣으면 소화를 돕는 것을 물론이고, 수분이 많아 목 넘김도 좋다. 그리고 무는 독특하게 톡 쏘는 맛이 있는데, 이것은 무에 함유된 티오글루코사이드가 잘리거나 파괴됐을 때, 글루코사이다아제라는 효소에 의해 티오시아네이트와 이소티오시아네이트로 분리되면서 독특한 향과 맛을 나타내는 것이다. 

무는 옛날부터 김치나 깍두기로 많이 먹었고, 무말랭이나 단무지까지 그 이용이 매우 다양하다. 된장이나 고추장 속에 박아 장아찌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생선을 지지거나 조릴 때, 무 한 토막 넣고 지지면 생선보다 더 맛있는 조연이 바로 무다. 무의 줄기는 무를 수확한 후 줄기만 모아서 시래기를 만든다. 바로 먹을 것은 생으로 보관하고, 나머지 줄기는 삶아서 한 번에 먹을 만큼 포장해 냉동실에 넣어두면 편리하게 먹을 수 있다. 줄기를 끈으로 엮어 그늘에 달아두면 필요할 때마다 삶아서 나물을 할 수도 있고, 대보름날 맛있는 시래기나물로 먹을 수 있다.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이 건강에 좋은데 요즘에는 값이 많이 비싸서 마음이 무겁다, 그런데 무는 그 크기에 비해 값이 저렴해서 더 마음에 드는 채소다. 무는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이 애용해 온 국민 채소이다. 맛과 영양뿐만 아니라 값까지 저렴한 편이니 가을 보약으로 그 맛과 효능을 즐겨볼 만하다. 

글 : 정혜경 호서대학교 바이오산업학부 식품영양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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