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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5.20 바다가 품기엔 너무 벅찬 쓰레기
  2. 2014.08.04 큰빗이끼벌레, 자연이 보내는 경고?!

바다가 품기엔 너무 벅찬 쓰레기

지난 3월 15일 오전, 인천과 백령도 사이를 운행하는 여객선 하모니 플라워호의 추진기에 이물질이 끼는 사고가 났다. 다행히 이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최근 들어 이런 이물질 관련 선박 사고가 자주 보고된다. 실제로 전체 해양 선박사고의 10% 정도가 이런 해양 쓰레기에 의한 사고이며, 이는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고 한다. 이처럼 선박사고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바다를 오염시키고 생물체를 중독시키는 ‘바다의 불청객’ 해양쓰레기. ‘푸른 바다의 행성’이라는 아름다운 별칭에 걸맞지 않게 지구의 바다가 거대한 쓰레기 처리장이 돼 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사람들이 바다에 쓰레기를 버린 역사는 꽤 오래됐다. 아마도 그건 먼 옛날, 배를 타고 육지를 등지고 떠나는 사람이 생겨난 바로 그 순간부터일 것이다. 배를 타고 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생활 쓰레기나 음식물 찌꺼기, 그리고 인간(혹은 가축)의 배설물은 모두 바다에 버려졌을 테니 말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육지에서 가까운 섬을 오가는 단거리 여객선의 경우 선박 뒤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화장실로 들어가면 변기 아래로 푸른 물결이 넘실거리는 것을 보는 것도 어렵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대양(大洋)은 그 이름답게 넓은 아량으로 사람들이 버린 것들도 모두 보듬어 다시 생태계 안으로 순환시켰다. 근대화 이전 시대의 쓰레기들이란 대부분 자연물의 일부이거나 유기물이었기에, 너른 대양 속을 가득 메운 작은 생명체들은 이를 먹고 소화시켜 다시 지구 생태계의 자원으로 되돌려주는 순환 고리를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점차 상황은 악화되기 시작했다. 세계화에 따른 잦은 장거리 이동으로 선박 운행에 따른 쓰레기 배출량 자체가 늘어난데다가, 늘어난 인구가 살 자리가 비좁아지자 육지에서 만들어진 쓰레기마저도 바다에 투기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산업혁명 이후의 인류는 이전에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던 다양한 화학물질들을 만들어냈고, 이들은 곧 엄청난 쓰레기더미가 돼 바다로 버려졌다. 인류가 만들어낸 화학물질 중에서 메가 히트 상품은 ‘플라스틱’이었다. 가볍고 가격도 싼데다가 방수성과 절연성을 갖추었으면서도 색과 모양을 가공하기 편리한 플라스틱은 삽시간에 인간의 삶 전반에 끼어들었다. 현재 플라스틱의 사용량은 1인당 연간 42kg에 달할 정도로 늘어났다. 

모든 물건에는 사용 연한이 있기 마련이고, 제 역할을 다 한 뒤에는 버려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플라스틱의 경우에는 제품으로써의 수명은 짧은데 비해(심지어 제품 포장의 경우, 포장을 뜯는 순간부터 쓰레기가 된다!) 플라스틱이라는 성분 자체의 분해 주기는 반영구적일만큼 길다는 것이 문제다. 지구 역사에서 신출내기로 등장한 플라스틱은 지구의 분해자인 미생물들에게는 너무도 낯설어 이들을 분해시키는 능력을 지닌 분해자가 없는 탓이다. 자꾸만 쌓여가는 쓰레기 문제에서 골치 아픈 이들은 아주 손쉬운 해결책을 찾아낸다. 바로 아무도 모르는 곳, 아무도 살지 않는 곳인 바다에 버리는 것! 

보고에 따르면 인천 앞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만 해도 연간 19만㎥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10톤 트럭 1만 여 대에 달하는 쓰레기가 해마다 바다로 버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해양에서 발견된 쓰레기의 80%는 육지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이렇게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들 중 유기물은 해양미생물들에 의해 분해돼 문제를 덜 일으키지만(어디까지나 ‘덜’한 것이지 문제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유기물이 대량 방류되면 적조 현상과 같은 또 다른 환경 문제를 유발한다), 나머지들은 그대로 남게 된다. 

특히나 플라스틱의 경우, 썩지 않고 분해되지 않는 특성상 대부분이 그대로 남게 돼 해양 쓰레기의 90%를 차지하게 된다. 이렇게 버려진 플라스틱은 물결을 타고 떠돌다가 해류의 흐름에 떠밀려 특정 지역에 모여들고는 마치 그들만의 아틀란티스처럼 점점 세를 불린다. 

1997년 하와이에서 열린 요트 경기에 참여해 LA로 향해가던 미국인 찰스 무어는 망망대해 북태평양의 한가운데에서 거대한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와 마주하게 된다. 일명 ‘플라스틱 아일랜드(plastic island)’의 발견이었다. 이후 이런 ‘섬’들은 추가로 발견돼, 현재 북태평양 지역의 거대한 쓰레기 밀집 지역은 적어도 세 군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스틱 아일랜드를 이루는 조성물들은 그 이름에 걸맞게 90% 이상이 플라스틱 제품이다. 일설에는 인공위성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거대하고 두텁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바닷물에 많은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둥둥 떠 있는 형상이다. 사실 이들이 그냥 그대로 떠 있기만 한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플라스틱 아일랜드는 거대하기는 하지만 인간이 거주하지 않는 북태평양 한 가운데에 있으니, 근처를 지나가는 선박들만 주의한다면 괜찮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이들이 일으키는 가장 큰 문제는 생태계 교란이다. 종종 언론을 통해 그물을 먹고 죽은 고래나 플라스틱 조각을 삼켜서 괴로워하는 바다 새의 모습이 등장하곤 하는데, 더 심각한 것은 이렇게 큰 것보다는 오히려 작은 것이다. 플라스틱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지는 않지만, 오랜 세월 바다에서 떠돌며 햇빛에 노출되면 물리적 충격에 의해 잘게 부스러지기 마련이다. 이렇게 잘게 부스러진 마이크로플라스틱은 많은 해양 생물들에게 먹잇감으로 오인되곤 한다. 

물속의 플랑크톤이나 작은 갑각류를 걸러 먹는 것은 많은 물고기들의 영양 섭취 방법이다. 이렇게 마이크로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해 섭취하는 경우 이들은 소화되지 않고 몸속에 그대로 쌓이게 되고, 이들은 다시 먹이사슬을 따라 상위 단계의 포식자들에게 먹힘으로써 결국 생태계 전반으로 퍼져나간다. 즉, 내부로부터의 ‘플라스틱 중독’이 일어나는 셈으로 결국 이는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해양 생태계가 교란되면 그 영향은 결국 전 지구적으로 확산될 것이고, 인간 역시도 그 파멸의 소용돌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 이 시간도 북태평양 바다 위에는 또 하나의 플라스틱 더미가 더해지고 있다. 우리가 쉽게 사용하고 버리는 플라스틱 제품들이 그 속도를 더욱 가속화시킬지도 모른다. 

글 : 이은희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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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빗이끼벌레, 자연이 보내는 경고?!

최근 4대강(한강ㆍ금강ㆍ낙동강ㆍ영산강) 유역에서 큰빗이끼벌레가 잇따라 출현하고 있다. 처음에는 강변에서 주로 보이더니 6월 10일 남한강에서는 강바닥에서도 발견됐다. 4대강 조사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큰빗이끼벌레가 강변에 주로 서식해 수거하면 된다던 환경부와 수자원공사의 대책은 틀렸다”며 “큰빗이끼벌레가 강바닥에 대거 서식하면서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4대강 조사위원회가 금강 강바닥을 촬영한 영상에서는 큰빗이끼벌레가 강바닥에 대거 서식하고 있었다.

■ 1㎜ 크기 개체가 모여 군집 생활

해삼처럼 생긴 큰빗이끼벌레는 1㎜ 안팎의 작은 개체들이 한 덩어리를 이루며 살아가는 태형동물이다. 2014년 6월 금강에서 발견된 2m 크기의 군집은 수많은 큰빗이끼벌레가 모여 있는 셈이다.

생소한 이름 탓에 갑자기 나타난 것으로 생각하는 이도 있지만 사실 큰빗이끼벌레는 1994년과 2001년, 2004년의 봄ㆍ여름철 갈수기 때 대청호 등에서 이미 존재가 보고됐다. 이 외래종이 들어오게 된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양식장에서 키우는 수입 물고기를 통해 큰빗이끼벌레 휴면아(休眠芽)가 유입됐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휴면아는 내부의 세포덩어리를 딱딱한 키틴질이 둘러싸고 있는 태형동물의 특수 구조로, 열악한 생존 환경을 견딜 수 있게 한다. 그러다 온도 등 생육 조건이 맞으면 세포덩어리에서 새로운 개체가 형성된다.

큰빗이끼벌레의 또 다른 독특한 점은 몸의 99.6%가 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벌레의 독성 여부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의견이 엇갈린다.

강원대 최재석 환경연구소 연구 교수는 큰빗이끼벌레 자체에는 독성이 없지만 집단 폐사하는 과정에서 암모니아 등 위해성 물질이 다량 유출돼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큰빗이끼벌레의 농도가 15%인 수조에 넣은 물고기는 40분 만에 모두 폐사했다. 군체가 부패하면서 발생한 암모니아 탓이다.

반면 환경부는 큰빗이끼벌레가 독성이나 수질 오염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이들 벌레가 유기물을 섭취해 일시적으로나마 수질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어 쉽사리 한쪽으로 결론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 유속 감소ㆍ개흙 등 뚜렷한 변화

다만 이번 논란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큰빗이끼벌레가 왜 4대강에서 대거 번식하게 됐느냐는 것이다.

환경 전문가, 시민단체 등은 “댐, 저수지, 호수 등 정체 수역에서 사는 큰빗이끼벌레가 4대강에 나타나게 된 것은 4대강이 강이 아니라 호수가 돼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한다. 녹색연합 황인철 평화생태국장도 “4대강에 16개 보를 세워 물길을 가로막았기 때문에 물이 흐르지 않는 강이 돼 버렸다”며 “강이 호수처럼 변하는 호소화(湖沼化)가 상당부분 진척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실제 4대강조사위원회가 6월 6~11일 4대강 27개 지점에서 유속을 조사한 결과 12곳(44%)의 유속이 초속 2㎝이하로, 측정 불가능한 정도였다. 박창근 교수는 “4대강 사업 이전에는 강물이 흐르는 속도가 초당 50~100㎝였다”며 “그때보다 최소 30분의 1 수준으로 유속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4대강 보 상류 22개 지점의 강바닥 표면에서 20㎝ 깊이로 채취한 하상토의 성분을 분석했더니 16분의 1에서 256분의 1㎜ 크기인 끈적끈적한 개흙(뻘)의 비율이 평균 28%에 달했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 이전에는 강바닥 개흙의 비율이 10% 미만이었으나 현재는 낙동강 20%, 영산강 20.5%, 금강 54.75%, 한강 16.33%에 달했다. 국토환경연구소 이현정 책임연구원은 “유속이 느려지면서 흙 등이 퇴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하천생태계 변화 톺아봐야

문제는 이 같은 환경에서는 녹조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고, 수질 역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유속이 느려지면 물의 자정능력이 떨어져 부영양화가 일어나기 쉽다. 게다가 수온까지 올라 식물성 플랑크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녹조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이현정 책임연구원은 “개흙이 덮으면서 강바닥이 산소가 부족한 혐기성 상태로 변해 저서 생물들이 살기 매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하천 생태계가 고유 모습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경고다. 측정 결과 물에 녹아있는 산소량을 나타내는 용존 산소량은 강 표면의 경우 4~6ppm을 기록했지만 강바닥은 0.5ppm 수준으로 거의 0에 가까웠다. 2013년 3월 남한강의 강천보에서 재첩이 집단 폐사했는데, 재첩이 살던 모래 위에 개흙이 덮이면서 숨을 쉴 수 없게 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었다.

재첩 집단 폐사처럼 강바닥에 개흙이 계속 쌓이면 모래층에 사는 생물들은 호흡을 못해 죽게 되고, 이들의 사체가 부영양화를 초래해 녹조 현상이 가속화된다. 또한 큰빗이끼벌레는 식물성 플랑크톤과 인ㆍ질소 등 영양 염류를 먹이로 하기 때문에, 녹조는 큰빗이끼벌레의 확산의 원인이 된다. 대거 번식한 큰빗이끼벌레가 암모니아를 내뿜고 폐사하면서 하천 생태계를 악화시키고, 이들 사체가 또 다시 부영양화를 이끌어 녹조 발생의 원인이 되는 악순환이 계속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총장은 “4대강 보를 철거하는 것은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실행으로 옮기긴 어렵다.”라고 하면서도 “보의 수문을 개방하는 것은 법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우선 수문을 열어 강물이 원활히 흐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큰빗이끼벌레는 4대강 사업으로 신음하는 자연이 보내는 경고일지 모른다. 그래서 지금 해야 할 일은 큰빗이끼벌레의 생리, 대량 발생 원인, 개체수 증가가 하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심도 깊은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하천 생태계의 변화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다.

글 : 변태섭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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