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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9.28 [LIGHT] 207색 무지개를 찾아서

[LIGHT] 207색 무지개를 찾아서

 

세상은 빛과 함께 존재합니다. 세상을 밝고, 아름답고, 화려하고, 오묘하게 만들어주는 빛은 희망, 깨달음, 즐거움의 상징이기도 하죠. 그래서 거의 모든 종교의 창세기가 세상을 밝혀주는 빛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실제로 빛은 우리에게 온기를 주고 안전을 지켜줍니다. 빛을 이용한 녹색식물의 광합성이 없었더라면 지구는 지금도 아무것도 살지 않는 삭막한 행성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2015년은 UN이 지정한 "세계 빛의 해"입니다. 2015년 과학향기에서는 ‘빛’을 주제로 한 칼럼을 연 4회 기획하고 있습니다. 과학향기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최근 SNS 타임라인에 무지개 사진이 도배됐다. 하늘에 무지개가 뜬 것이다. 사람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한 여름 더위도 잊은 채, 연신 하늘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댔다. 그리고 너도나도 무지개 사진을 SNS에 올리며 한껏 동심을 발산했다. 

요즘 세대들에게 무지개는 책이나 사진 속의 그림이 더 익숙하다. 대기가 오염되면서 하늘에 뜬 무지개를 보는 일이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태어날 때부터 서울에 살고 있다는 30대 이 모 씨는 하늘에 뜬 무지개를 직접 본 일이 평생에 2~3번뿐이라 하니, SNS에 무지개가 도배되는 일은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닌 것 같다. 
 

사진 1. 2015년 7월 17일 서울에서 본 무지개(사진: 이윤선)



이렇게 현대인들에게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무지개가 옛날 사람들에게도 특별한 존재였다. 무지개가 하늘과 땅, 양쪽에 걸쳐서 생기다보니 사람들은 신과 통할 수 있는 특별한 상징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과거 사람들이 표현한 무지개는 지금의 무지개와는 조금 다르다. 빨, 주, 노, 초, 파, 남, 보. 이렇게 일곱 가지 색이 아니다. 

■ 조선의 오색 무지개, 미국의 레인보우 식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무지개를 다섯 가지 색으로 표현해 ‘오색 무지개’라고 불렀다. 당시 색의 기본이었던 ‘흑백청홍황(黑白靑紅黃)’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무지개가 오색이었던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 시대에 색체 학문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물론 다른 언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색에 대한 표현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한글에서 볼 수 있듯, 색을 표현하는 말에는 수십만 가지가 있었다. 하지만 빨강색을 빨갛다, 불그스름하다, 검붉다, 새빨갛다와 같은 서술식 표현처럼, 다섯 가지 색을 채도나 명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부르는 수준에 불과했다. 이후 서양문물이 들어오면서, 무지개가 지금의 일곱 가지 색으로 표현되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미국에서는 무지개를 6가지 색으로 표현한다. 빨주노초파남보에서 남색이 빠진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한 여러 가설이 있지만, 미주권에서는 파란색과 남색을 같은 색으로 보는 문화 때문이라는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 또 독일과 멕시코 원주민은 다섯 가지 색으로, 이슬람권에서는 빨강, 노랑, 초록, 파랑, 이렇게 네 가지 색으로 표현한다. 아프리카에서는 부족에 따라 두, 세 가지 또는 서른 가지 색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이렇게 무지개 색은 각 나라의 색을 바라보는 문화에 따라 다르게 표현된다. 
 

사진 2. 미국 알래스카의 쌍무지개(출처: Eric Rolph at English wikipedia)




■ 뉴턴이 재정비한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를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가지 색으로 처음 정한 사람은 뉴턴이다. 뉴턴이 빛의 성질을 연구하던 중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그 빛이 여러 가지 색으로 나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뉴턴이 이런 사실을 발견할 당시 사람들은 빛이 흰색이라고 생각했다. 물질이 띠는 색은 그것이 갖고 있는 고유한 색이기 때문에 빛과는 상관없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뉴턴은 다르게 생각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물질의 색이 달라지는 이상한 현상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그 이유가 빛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대표적인 현상이 무지개였다. 그 결과 프리즘 실험을 통해 빛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그런데 왜 뉴턴은 무지개를 일곱 가지 색깔로 구분한 것일까? 그 이유는 숫자 7을 성스러운 숫자로 생각했던 당시의 문화 때문이라고 전해져 온다.성경에서 7은 완전수면서 성스러운 숫자다. 구약성서에서 신은 천지를 7일 만에 창조했고, 고대의 민족은 움직이는 별을 태양과 달, 화성, 수성, 목성, 금성, 토성 이렇게 7개로 간주했다. 음악의 음계도 도, 레, 미, 파, 솔, 라, 시로 정확히 7개다. 이렇게 많은 분야가 성스러운 7과 관련이 있는 만큼, 뉴턴도 무지개의 색을 7개로 맞췄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는 것이다. 

■ 실제 무지개는 최대 207색! 

무지개는 지구로 들어온 태양빛이 공기 중에 떠 있는 물방울을 만나 반사되고 꺾이는 현상이다. 물방울이 뉴턴의 실험에 사용된 프리즘 역할을 해 빛이 분해되도록 한 것이다. 그렇다면 뉴턴이 정한 무지개 색이 일곱 가지인 것처럼 빛의 색도 일곱 가지일까? 

그렇지 않다. 사실 빛은 7개 보다 훨씬 많은 색을 갖고 있고, 뉴턴의 실험처럼 빛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최대 207색까지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색이 있다. 사람이 정해 놓은 노란색 하나에도 엄청나게 많은 색이 있지 않은가. 우리가 이렇게 물체의 색을 볼 수 있는 것은 물체가 자신의 색과 같은 색의 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빨간색 물체는 빨간색 빛을 반사하고, 파란색 물체는 파란색 빛을 반사한다. 빨간색 물체에 파란색 빛을 쐬면 반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검게 보인다. 만약 빛이 7가지의 색만 갖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럼 우리 주변에는 빨, 주, 노, 초, 파, 남, 보 이외에 물체는 온통 검정색으로 보일 것이다. 

사람의 눈으로 색을 구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우리가 특정 색의 이름을 ‘노란색’이라고 불렀을 때, 그 색이 우리에게 노란색으로 인지될 뿐이다. 어쩌면 무지개는 207개 보다 더 많은, 무한 가지의 색을 갖고 있다고 표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글 : 이윤선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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