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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02 영화 국가대표 감동의 비밀은 ‘슈퍼컴’ (1)
2009년 한국영화 최대의 블록버스터 작품 3편을 뽑으라면 ‘해운대’와 ‘국가대표’ 그리고 ‘차우’를 떠올릴 것이다. 각각 재난, 스포츠, 스릴러라는 다른 장르지만 한 가지 큰 공통점은 컴퓨터그래픽(CG)의 힘을 빌렸다는 점이다.

차우와 해운대는 해외 전문가 팀에 CG를 맡겼는데 두 영화 모두 미국 특수효과전문가 한스울릭 팀이 맡았다. 하지만 국가대표는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됐다. 흥행성도 높아서 벌써 500만 명을 넘었다. 대중적으로 낯선 스키점프라는 소재를 도전과 감동, 화려한 볼거리를 적절히 섞어 많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이런 볼거리를 만드는데 한 몫 한 것이 바로 CG이다.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시속 100km를 넘는 속도로 점프대를 활강하는 시합장면. 하늘을 날아오르는 스키선수와 창공에서 내려다보는 순백의 설경, 환호하는 관중들의 뜨거운 열기가 사실적으로 느껴진다.

한국 영화에 CG기술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연구기관으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독보적이다. ETRI가 CG기술을 통해 영화제작에 참여한 것은 지난 90년대부터인데, 특히 대작 ‘태극기 휘날리며’는 ETRI의 최대 자랑거리다.

전쟁영화에선 CG기술이 보통 군중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예를들어 전쟁영화의 한 장면에 1만 명이 등장할 경우, 그 당시 시대흐름에 맞춘 의상과 소품을 갖춘 엑스트라 1만 명을 준비해야 한다. 당연히 천문학적인 제작비가 든다.

ETRI의 CG기술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통해 이런 문제를 유감없이 해결했다. 특히 대규모 군중이 등장하는 피난장면, 중공군 전투장면 등을 만들 때 3차원 가상 엑스트라를 스크린에 구현해 영화의 규모와 현실감을 극적으로 끌어 올렸다는 호평을 받았다.

한국 CG의 힘은 ETRI가 지원한 영화, 중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영화 중천은 150만 명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지만 기술적인 면에선 큰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7년 6월엔 제44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영상기술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연말엔 28회 청룡영화제에서 CG부문 기술상을 받았다. 당시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워’를 누르고 기술상을 수상해 국내 최고 CG기술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는다.

ETRI는 중천부터 실제 영화배우를 대신할 가상 영화배우 디지털 액터 기술을 선보였다. 영화 중천에 등장한 배우 정우성 씨를 컴퓨터를 이용해 화면에 그대로 창조해 낸 것이다. 실물과 똑같은 얼굴과 액션장면을 그대로 창조해 낸 이 기술 덕분에 이제는 영화 제작자들이 배우로부터 ‘내 얼굴로 영화를 찍어도 좋다’는 사인 한 장만 받으면 영화제작이 가능한 세상이 되었다. 완전히 CG로만 제작되는 영화가 출시될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물론 100% CG로 만들어진 ‘파이널판타지’ 같은 작품도 있지만, 이 경우는 만화영화에 더 가까웠다.

가상 영화배우 기술은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선 피아노 선생님 김지수 씨(엄정화 분)의 얼굴모습을 그대로 합성해 냈다. 디지털액터라는 개념은 중천에서 처음 사용됐지만, 기술자체가 실제로 적용된 것은 이 영화가 처음이다.

이 영화에는 배우 엄정화가 실제로 피아노를 치고 있는 전신 모습이 그대로 나오는데, 손동작과 음악까지 그대로 맞아 떨어져 ‘엄정화가 피아노를 원래 이렇게 잘 쳤나?’라는 궁금증이 들 정도다. 이 장면은 배우의 얼굴을 3차원 스캐너로 촬영한 후, 전문 피아니스트의 연주모습에서 얼굴 부분만 바꾸어 붙인 것이다. ‘영화배우가 없어도 실사화면과 꼭 같은 화면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ETRI의 장담을 그대로 실현해 보였던 작품이다.

<영화 국가대표에 사용된 CG 장면에는 주변 배경을 합성해냈다. 사진 제공. KISTI(한국과학
기술정보연구원)>

이번에 제작된 국가대표 역시 교묘한 합성기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사람의 얼굴이나 전신, 군중 등을 만들어내는 기술이 아닌, 주변 배경을 합성해 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영화 국가대표를 보면 빠른 속도로 활강대를 미끄러져 내려가는 스키점프 선수의 모습이 바로 옆에서 찍은 것처럼 실감나게 전해진다. 실제 스키점프 대회인 독일의 오버스트도르프 스키점프 월드컵 대회를 촬영하고, 그 화면에 미리 촬영한 배우의 모습을 합성한 것이다.

특히 국가대표의 CG장비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자체적으로 구축한 세계 5위급의 그래픽스 전용 슈퍼컴퓨터, 피카소가 사용됐다. 영화역사상 슈퍼컴퓨터가 제작에 사용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슈퍼컴퓨터의 빠른 처리속도를 CG제작 등에 활용하려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영화제작을 위해 KISTI 측은 장비의 운영, 서비스 등을 제공했으며, 실제 CG는 국내 영화 특수효과 전문회사 이언(EON)이 맡았다. 제작팀은 ‘멘탈레이’라는 3차원 영상제작 프로그램을 슈퍼컴퓨터에서 작동시켰고, 필요한 영상처리 기술을 별도로 개발했다.

이미 영화 시장은 CG기술의 각축장으로 불릴 만큼 영상분야에서 컴퓨터 그래픽스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2007년 개봉되어 세계적으로 4억 6000만 달러를 벌어들인 영화 ‘300’에서는 영화 전체의 80% 이상에 특수효과가 적용 됐으며, 2006년 개봉한 영화 ‘괴물’은 CG 비용만 총 제작비(112억 원)의 45%에 달하는 50억원을 쏟아 부었다.

CG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심금을 울리는 스토리와 주연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 없이는 공염불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주역들에게 화려한 볼거리라는 양념을 얹어주는 CG는 이미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영화배우가 필요 없어질 만큼 발전한 한국 CG기술. 이 기술이 더욱 발전해 한국음식의 고춧가루 같은 존재로 성장해 주길 기대해 본다.

글 :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과학전문기자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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