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유출 사고, 해양 생물에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오늘날 바다는 유류, 중금속, 방사성물질, 합성 화학물질 등 각종 오염물질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 중 기름은 우리 눈에 보이기 때문에 다른 어떤 오염물질보다 관심도가 높다. 원유는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에너지원이지만, 순간적인 실수로 인해 해상으로 유출되면 해양생태계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독이 된다. 뿐만 아니라 수산․양식업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며, 해양관광 등 해양관련 산업 전반에 큰 타격을 준다.

지난 2007년 12월 7일 충청남도 태안군 만리포 인근 해상에서 선박의 충돌로 인한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해양경찰청의 자료에 의하면 사고 당시 원유운반선 허베이스피릿(Hebei Spirit)호에서 유출된 원유는 12,547㎘나 된다. 100만 여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마치 내 일인 것처럼 걸레를 들고 기름을 닦아내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 사고로 양식장과 어장, 해수욕장이 큰 피해를 입었고, 약 170㎞에 달하는 해안이 기름으로 뒤덮여 생태계가 훼손됐다.

검은 파도가 밀려오던 바닷가를 기억해 보라. 바닷물에 둥둥 뜬 기름은 해안을 온통 검은색으로 칠해 놓았다. 파도는 끈적이는 기름으로 하얀 포말을 만들기도 힘겹다. 은빛으로 반짝이던 모래는 빛을 잃고, 바닷가 생명체는 검은 파도의 재앙에 속수무책이었다. 온몸에 시커먼 기름을 덮어쓴 채 점점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바닷새에게 우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태안에서 기름유출 사고가 난지 어언 5년이 되어간다. 이 사고는 해양생태계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우리는 1995년 7월 23일 전라남도 여천군 소리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시프린스호 기름 유출사고의 예에서 태안 해양생태계의 미래를 유추해볼 수 있다. 시프린스호 사고 후 5년이 지난 시점에서 조사한 결과 방제 활동을 열심히 했음에도 피해 지역 중 일부에서는 계속 잔존유가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름유출 사고가 나면 해양생물은 어떤 피해를 입을까? 사고 시 유출된 기름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도 있고, 사고 후 오랜 시간이 경과한 후에 나타나는 장기적인 피해도 있다. 직접적인 피해는 기름의 물리적인 특성과 화학적 성분에 의해 발생한다. 물리적인 피해는 원유나 벙커유 등 점성이 큰 기름 때문에 질식하거나 체온이 떨어져 사망하는 경우다. 아가미에 유출유가 달라붙으면 어류는 호흡을 하지 못해 질식사한다. 항온동물인 해양조류는 깃털에 기름이 묻으면 방수성과 보온성이 떨어져 저체온으로 죽는다.

1967년 유조선 토리캐년호 사고로 인해 10만 마리 이상의 바닷새가 사망했다. 19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 해안 석유시설의 파괴로 바닷새 수 만 마리가 죽기도 했다. 한편 해수 표면에 만들어진 유막은 대기와 해수 간에 산소 교환을 방해해 용존산소량을 감소시켜 해양생물의 호흡에 영향을 미치며, 햇빛 투과량을 줄여 해조류나 식물플랑크톤의 광합성을 저해한다.



[그림 1]2007년 12월 기름유출사고 직후 해안선이 오염된 태안반도(좌)와 2011년 6월 태안반도의 모습(우). 사진 출처 : 동아일보

화학적인 피해는 기름에 포함된 방향족 탄화수소 등의 독성에 의해 사망하는 경우다. 원유와 정제된 기름의 수용성 성분 중에는 생물에게 해를 미치는 각종 유독물질이 포함돼 있다. 향기로운 냄새가 나는 방향족 탄화수소는 지방족 탄화수소보다 독성이 강하다. 벤젠이나 톨루엔 등 저분자 방향족 탄화수소는 물에 잘 녹으며 생물의 세포막을 파괴하고 효소나 구조단백질에 영향을 미친다. 지방족 탄화수소는 마취효과가 있다. 일반적으로 분자량이 적은 화합물은 독성이 강하나, 사고 직후 공기 중으로 빨리 휘발해 버리므로 그나마 다행이다.

원유는 탄소원자를 가진 각종 탄화수소의 혼합물이다. 분자의 구조는 직선형, 가지형, 또는 방향족 탄화수소처럼 고리형인 것 등 다양하다. 원유는 박테리아, 효모나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된다. 직선형, 가지형 탄화수소는 비교적 빨리 분해되고 고리형 탄화수소는 이보다 느리게, 분자량이 큰 타르는 아주 느리게 분해된다. 기름 중 탄소수가 적은 지방족 탄화수소나 방향족 탄화수소는 미생물에 의해 수개월 내 분해가 가능하다. 그러나 분자량이 크고 구조가 복잡한 탄화수소는 분해가 늦거나 미생물에 의해 분해가 되지 않는 것도 많다.

다환방향족 탄화수소(PAH)는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고리가 3개 이상인 것은 분해속도가 느려 오랫동안 잔류한다. 미생물 대신 오염물질에 대한 내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갯지렁이류나 연체동물들에 의해 다환방향족 탄화수소가 분해되는 것이 밝혀진 바도 있다. 이처럼 해양생태계는 기름에 대한 자연정화능력이 어느 정도 있지만, 사고로 다량의 원유가 유출될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기름은 유출되면 해수면에 얇은 막을 만들며 퍼져나간다. 가벼운 기름일수록 유막의 두께가 얇고 빨리 분산된다. 유출된 기름 중에 분자량이 적은 것은 휘발하고, 수용성 성분은 해수에 녹으며, 물에 녹지 않는 성분은 유화되어 작은 방울 형태로 된다. 기름이 유화되면 마치 녹은 초콜릿처럼 보이며, 아주 끈적끈적해 해안으로 밀려오면 조간대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원유 성분 중에 무거운 부분은 타르볼(tar balls)을 형성한다. 현미경으로 보아야만 보일만큼 아주 작은 유화된 기름방울은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가 쉽게 일어난다. 그러나 큰 타르볼은 느리게 분해돼 기름유출 사고가 나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영향을 미친다.

1989년 3월 24일 알래스카의 프린스윌리엄즈 해협에서 발생한 엑슨발데즈(Exxon Valdez)호 기름유출 사고의 예에서 보면 10년이 지난 후에도 몇몇 조건대와 조하대에서 유출유가 남아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이렇듯 엎질러진 기름을 다시 주워 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고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고를 미연에 막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글 :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1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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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생태계의 보고, 독도를 소개합니다!

최근 독도를 두고 한∙일 양국 간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김장훈, 송일국, 서경덕 교수 및 200여 명의 학생이 8.15 독도 횡단 프로젝트를 진행한데 이어, 예능프로 ‘1박2일’, ‘무한도전’까지 독도 행을 결정하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렇듯 최근 들어 더욱 주목받고 있는 독도지만 실제로 독도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독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아침을 맞이하는 땅이다. 지리적으로는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87㎞, 가장 가까운 육지인 경북 울진군 죽변항에서는 217㎞ 거리에 위치해 있다. 독도경비대와 주민이 거주하는 동도와 서도를 비롯해 바다 위로 노출된 크고 작은 부속 암초 89개로 이루어져 있다.

독도라는 이름은 1900년대부터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울릉도 주민들로부터 구전돼 오던 돌섬, 독섬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적으로는 우산도, 삼봉도, 가지도, 석도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한편 국제적으로는 리앙쿠르암(Liancourt rocks)이란 이름으로 처음 알려졌다. 시기는 고래를 잡기 위해 동해를 항해하던 프랑스 포경선 리앙쿠르호가 1849년 독도를 지나친 이후부터다.



 

 

 

 

 

 

 

 

 

 

 

 

 

 

 

 

 

 

 

 

 

 

 

[그림 1]독도 전경. 사진 제공 :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

독도는 수백만 년 전 화산 활동으로 인해 해저 2,000m에서 솟은 용암이 굳어 형성된 화산섬으로, 섬 전체가 화산암과 화산 쇄설성 퇴적암들로 이루어져 있다. 동도와 서도 봉우리 주변에는 오랜 기간 풍화작용으로 형성된 흑갈색 및 암갈색 잔적토가 산재해 있다. 이 척박한 잔적토 위에 자생식물들이 뿌리 내리면서 지금의 푸르른 독도를 볼 수 있게 됐다. 섬 주변으로는 용암이 식으면서 만들어낸 주상절리와 수만 년에 걸친 풍화와 해식으로 형성된 해식동굴, 해식대, 해식애가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런 모습은 수중 속으로도 이어져 복잡한 지형구조에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다.

육상으로 드러난 독도의 전체 면적은 187,554㎡로 동도와 서도 두 섬은 151m 가랑 떨어져 있다. 서도의 높이가 169m로 동도(99m)에 비해 높고, 동도 정상에는 화산 화구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 화산활동에 의해 생성된 독도는 오랜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풍화해 크기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생성 당시에는 지금보다도 더 크고 높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깎아지른 듯 뾰족한 육상 지형은 마치 빙산의 일각과도 같은 모양인데, 해저 2,000m에서 융기돼 만들어진 해산은 수심 100m 부근에서 반경 10km에 걸쳐 평탄한 평원을 이루고 있다. 독도 아래에 여의도 면적의 약 10배에 달하는 거대한 수중 세계가 있는 것이다.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독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육지로 솟아오르지 못하고 바다 속에 감춰진 해산이 두 개 더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해저 지형조사를 통해 이들 해산을 발견해 ‘심홍택해산’과 ‘이사부해산’으로 이름 지었다.


[그림 2]울릉도-독도 주변의 해저 지형(울릉도-안용복해산-독도-심홍택해산-이사부해산). 그림 제공 :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

독도는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경계면에 위치하는 지정학적 특성으로 인해 동해 연안이나 울릉도와 다른 독특한 해양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과거 동해바다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청정함과 건강성을 유지하고 있어 독도를 말할 때는 ‘황금어장’, ‘생물다양성의 보고’라는 최고의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지리적 기원을 달리하는 난류와 한류에서 각각 살아가는 생물이 독도라는 좁은 공간에 공존하는 것은 높은 생물다양성의 근원이 되고 있다. 이렇듯 수많은 생명을 품은 독도 바다의 능력은 어디에서부터 오는 것일까?

그 첫 번째 실마리는 독도의 터줏대감인 건강한 해조군락에서 찾을 수 있다. 모자반, 다시마, 대황, 감태 등 대형 갈조류가 일 년 내내 섬 주변을 따라 풍부한 해조 숲을 이룬다. 이러한 해조 숲은 연안 생태계에 안정된 먹이사슬을 유지하도록 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구조다. 동시에 다른 생물에게 서식처, 산란장, 은신처도 제공해 준다.

수심 30~40m 공간에는 해저 지형 구조가 달라진다. 육지에서부터 깎아지듯 떨어지던 경사가 완만해지고 곳곳에 산재하던 수 미터 크기의 암반들도 거의 사라진다. 이 부근에는 해조류가 서식하는 양이 급격히 줄어들고 히드라, 말미잘, 불가사리가 그 곳을 차지한다. 수심 50m 이상 깊은 지역은 자갈과 모래로 구성된 넓은 평원이다. 이곳은 꽃갯지렁이와 같이 퇴적물에 몸을 묻고 서식하는 생물의 출현빈도가 높다. 바다 밑바닥에 사는 다른 저서동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찬물을 좋아하는 북방형의 대형 불가사리와 해삼들은 수온을 따라 수직 이동해 이 해저평원에서 여름을 보낸다.


[그림 3]독도의 해양생물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꽃갯지렁이, 돌돔, 문어다리불가사리, 왜문, 부채뿔산호,            비늘베도라치, 흰갯민숭달팽이. 사진 제공 :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

독도의 다양한 해양생물들은 어디에서 왔으며, 어떻게 적응해 살고 있을까. 해양생물이 살아가는 데는 수온의 변화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해양에서 수온 분포는 계절에 따른 기온변화는 물론 해류의 영향을 지배적으로 받는다. 해류는 생물이 이동하는 동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산란한 생물의 알이나 포자를 멀리까지 확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독도에 정착한 대부분의 해양생물들도 최초에는 해류에 따라 이동해 왔을 것이다.

생물 지리학적 관점에서 독도는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는 흥미진진한 연구주제다. 생물종에 따라, 혹은 학자들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제주연안 정도에서 관찰되던 파랑돔 등 남방성 어류들의 월동이 관찰되는 등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온 상승의 여파가 독도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독도에 대한 관심이 찰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독도의 자연생태계를 유지하고 보호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글 : 백상규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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