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오파트라의 피부 비결, 시어버터

클레오파트라는 역사상 최고의 미녀로 꼽히는 여성이다. 그녀가 절세의 미녀로 인정을 받고 있는 이유는, 외모만큼이나 아름다운 피부 때문이라는 것이 예로부터 전해지는 여러 문헌에 기록돼 있다.

그녀가 통치했던 이집트는 세계 최대의 사막인 사하라(sahara)가 드넓게 펼쳐져 있는 나라다. 사막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건조하고 메마른 기후로 인해 대부분 건성 피부를 갖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어떻게 이런 환경에서 최고의 미녀이자 피부 미인으로 인정받는 클레오파트라가 성장할 수 있었을까?

고증에 따르면 그녀는 자신의 미모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특별한 성분을 애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바로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시어버터(Shea Butter)라는 성분이다. 이 시어버터는 이미 국내에서도 유명 브랜드의 핸드크림 원료로 사용되면서, 커다란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 화장품의 보습제나 연화제로 널리 사용되는 시어버터

시어버터는 황록색의 식물성 유지다. 거칠고 건조한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여 촉촉한 피부로 만들어 주며, 상처를 재생하는 효능이 매우 뛰어나다. 따라서 화장품의 보습제나 연화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은 겨울철에는 영양 공급과 수분 보호막 형성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터로 불리는 이유는 상온에서는 고체로 존재하나, 체온과 비슷한 온도에서는 용해되기 때문이다. 오일이 아니라 버터로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시어버터는 시어 나무(shea tree)의 열매에서 채취한 성분으로 만든다. 시어 나무는 카리테(Karite) 나무로도 불리는데, 토양 및 기후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다. 성분도 나무의 품종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뛰어난 보습력으로 메마른 사막 지역에 사는 여인들의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다.

사진 1. 시어 나무의 열매(출처: wikimedia)



시어버터의 추출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헥산 계열의 화학 약품을 이용하여 씨앗을 통째로 녹여서 액체 상태에서 형성되는 지방산만 추출하는 화학적인 방법과 화학 용제 없이 씨앗을 갈고, 끓이고, 수분을 증발시켜 추출하는 비화학적인 방법이다.

비화학적인 방법의 경우 화학적 방법에 비해 만드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다. 열매를 돌멩이로 일일이 분쇄해서 물과 함께 7~8시간 끓여야 약간의 버터가 나오는데, 이를 지속적으로 반복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아프리카 현지에서 약 3~5㎏의 시어버터를 만들려면 보통 2~3일이 걸리게 된다.

또한 시어버터에는 우리 신체에서 생성이 안 되는 천연 비타민인 A, D, E, F 등이 그 어느 천연 화장품 제품보다도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따라서 글로벌 화장품 업체인 로레알이나 록시땅 등은 시어버터 관련 제품을 앞 다투어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 2. 추출된 시어버터(출처: wikimedia)



이 외에도 시어버터는 자외선 차단 효과와 함께 모세혈관을 자극하여 두발과 두피를 윤택하게 해주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특히 영양 공급과 재생력을 증가시켜 주기 때문에, 헤어 컨디셔너로도 이용된다.

시어버터의 자외선 차단 기능은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아토피는 자외선에 의해 피부가 노화되면 더욱 악화되는데, 시어버터는 가려움도 완화시켜주며 무의식적으로 긁어 각질화 되는 피부를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기존의 자외선 방지 크림은 화학 성분이기 때문에 피부에 자극적이다. 따라서 아토피 환자가 사용하면 안 되지만, 시어버터는 천연 성분이어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함유된 성분 중 하나인 파이토스테롤(Phytosterol)은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막는다. 파이토스테롤은 내분비계 호르몬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뿐만 아니라 항염(抗炎), 면역 조절 등의 효과를 유도하여 인체가 최적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돕는다.

한편 시어버터는 향기와 맛이 좋아 서부 아프리카에서는 대부분 식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코코아와 섞어서 쓰거나 초콜릿을 만들 때 코코아 버터의 대용품으로도 활용하고 있고, 마가린 대용품이나 식용 기름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 시어 나무가 아프리카 농민의 희망으로 떠올라

시어 나무의 열매는 건강에 이로운 과일로 여겨지며, 아프리카에서 오랫동안 신성시돼 왔다. 그러나 지금은 여성 고객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여성들의 왕’으로 불리며, 그 가치를 높이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매년 60만 톤(t)의 시어버터가 생산되고 있다. 생산량의 2/3를 유럽으로 수출하는데 10년 전 수출했던 양보다 2배나 늘어난 상황이다. 이처럼 시어버터는 아프리카 농민들이 최우선 순위로 재배하기를 희망하는 작물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에서는 1,600만 명이나 되는 여성들이 시어버터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많은 여성들의 경제적 독립에 기여하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사람들의 생계 수단으로도 시어버터 생산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어버터의 지속적인 경제적 활성화를 위해서는 작물의 품질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하고 수송체계를 개선해야한다.”라고 주장하며 “또한 노동자와 경영자간의 조직도 튼튼히 해야 글로벌 경쟁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 김준래 과학칼럼니스트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두 손이 자유롭게! 이제는 ‘입는 컴퓨터 시대’라고!?

미래 사회를 그린 SF 영화의 주인공들은 왜 다 똑같은 옷을 입고 있을까? ‘스타트랙’, ‘가타가’, 최근의 ‘다이버전트’와 같은 미래 영화 속 주인공들은 몸에 착 달라붙는 민망한 디자인에 유니폼처럼 똑같은 모양의 옷을 입고 있다. 지구 환경이 파괴된 디스토피아나 우주선 생활이 배경이니 그럴 수도 있다 싶지만 지금의 화려한 패션산업을 볼 때는 쉽게 그려지지 않는 미래다. 반면 최근 몇 년 간 아웃도어 기능성 의류 시장의 급성장을 생각해보면 기능에 대한 욕구가 패션을 앞설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미래의 패션은 어떤 모습일까? 과학기술은 패션을 어떻게 바꿔 놓을까?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1990년 작 ‘백 투 더 퓨처2’는 2015년의 근 미래가 배경인데, 영화 속 2015년은 운동화 끈이 자동으로 묶이고, 옷 크기가 사람 몸에 맞춰 자동으로 조절된다. SF 소설 속엔 그보다 더한 상상이 그려진다. 착용자의 의지에 따라 옷 색깔이나 무늬가 자유롭게 변하거나 바깥 날씨에 따라 방한, 방수 기능이 조절되는 등 한 벌로 만능인 옷들이 등장한다. 그런 옷이 있으니 미래 사회를 그린 영화 속 주인공들은 한 벌 신사 숙녀로 그려지는 모양이다.

2015년에 사는 우리에겐 여전히 먼 미래다. 그렇지만 가능성의 문은 열려있다. 영화나 SF 소설 속 설정에는 뒤지지만 착용하거나 부착하는 IT기기인 ‘웨어러블’ 기기 개발 소식이 속속 들려온다. 웨어러블 기기는 입는 옷이나 시계, 신발처럼 착용하는 도구, 혹은 피부에 부착하거나 삽입하는 형태의 기기들을 말한다. 즉 손에 기기를 휴대하지 않고, 두 손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기기들을 말한다.

스마트폰처럼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시계 종류의 제품들 외에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건강관리 기능이 있는 제품들이다. 손목에 착용하는 밴드 형태 기기 일색이던 것이 최근 양말, 신발, 속옷, 벨트, 보석 등으로 다양해졌다. 양말이 직물에 부착된 압력 센서를 통해 운동량이나 달리기 습관을 파악하거나, 신발 깔창을 통해 체중, 자세, 운동량 등을 측정한다. 심장 박동 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브래지어, 앉으면 늘어났다 일어서면 다시 조여지는 벨트 등 가지각색이다.

옷이며 양말, 신발, 액세서리 등이 신체 각 부위를 읽어주는 센서가 된다는 얘기다. 이 센서들은 온도, 압력, 움직임과 속도, 땀과 습도 등 인체의 모든 활동을 측정할 수 있다. 관건은 이 센서를 어떻게 더 작고 가볍게 만들 것인가, 어떻게 부담 없이 착용하게 할 것인가에 있다.

피부에 부착하거나 삽입하는 형태의 전자 기기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반창고나 파스처럼 피부에 착 달라붙는 센서는 단순 건강관리를 넘어 의료용 기기로 활용도가 높을 걸로 예상된다. 박막형 센서를 피부에 부착해 24시간 내내 심전도, 혈압, 맥박, 혈당, 체온 등 중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면 병원에서 환자를 모니터링하고 질병을 관리하는 방법도 크게 달라질 게 분명하다.

초박형 센서에 대한 연구 성과는 속속 나오고 있지만 실용화되기 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데, 그중 배터리 문제가 크다. 얇고 작기 때문에 편리하지만 동력을 저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배터리를 자주 충전해야 한다면 장점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무선 충전 기술이나 새로운 에너지 생산 방식이 필수적이다. 피부에 부착해 장시간 사용하는 기기의 경우는 체온, 땀, 움직임 등 인체 활동에서 에너지를 얻는 방식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 부문에서 우리나라 연구팀이 주목할 연구 성과를 냈다. 조병진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연구팀은 2014년 4월 ‘웨어러블 발전소자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체온과 바깥 온도와의 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로 착용 가능한 형태의 소자로 개발된 것은 처음이었다. 이 기술은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가 주최하는 2015년 넷엑스플로(Netexplo) 포럼에서 세계 10대 정보통신(IT) 혁신기술 1위를 차지했다. 연구팀은 기존 세라믹기판 소자에 비해 14배 많은 전력 생산이 가능하며, 앞으로 자동차, 공장, 항공기 등 폐열이 발생하는 다양한 곳에 적용이 가능하리라 기대한다.

내 몸의 체온이나 움직임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고 그 힘으로 작동하는 기기. 더 얇고 더 가벼우면서 배터리도 충전도 필요 없는 기기라니 기대되지 않는가.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산적해 있다. 착용하는 형태의 기기들은 디스플레이 공간이 작고 가시성이 떨어진다. 또 간단한 버튼 외에 정보를 직접 입력할 수 있는 키보드를 두기 어렵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안은 음성 인식 기능이다. 또 다른 형태의 정보 입력 방안도 가능하다. 올해 2015년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세계 가전 전시회)에서는 반지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가 등장했는데, 끼고 허공에 글자를 써서 컴퓨터에 입력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우아한 손동작으로 내가 착용한 기기를 조작하고 정보를 관리하는 날이 올지 모른다.

웨어러블 기기는 아직 얼리어답터들의 ‘값비싼 장난감’ 수준에 머물러 있다. 기대를 모았던 ‘구글 글래스’는 화제를 낳았지만 실적은 저조했고, 결국 판매가 중단됐다. 아직 착용하는 기기들은 호기심의 대상이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처럼 필수품의 자리를 차지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웨어러블 기기를 모바일을 이을 새로운 기술 혁명의 파도로 지목한다.

우리에겐 아직 ‘웨어러블 기기’를 부를 마땅한 용어가 없다. ‘착용 컴퓨터 기기’라는 말을 쓰기도 했으나 두 손이 자유로워지는 이 혁명적 변화를 지칭하기엔 적당치 않아 보인다. 상상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그런 용어는 없을까?

글 : 이소영 과학 칼럼니스트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만화] 피부가 벗겨진다? 건강하게 때 미는 방법!


2시간에 걸친 긴긴 목욕을 마치고 휴게실에서 만난 태연과 아빠, 벌겋게 달아오른 반질반질한 얼굴을 마주보며 바나나맛 우유를 원샷한다.

“캬! 목욕 뒤에는 역시 바나나맛 우유죠.”

“역시 넌 뭘 좀 아는 딸이야. 그런데 엄마는 언제쯤 나오실 거 같더냐?”

“음…, 오늘은 유난히 전투적이세요. 피부를 다 벗겨내기 전까진 목욕탕 밖으로 한 발짝도 옮기지 않을 듯한 기세였어요.”

“이런, 진짜로 때가 아닌 피부를 벗겨내고 있구나. 살살 조금만 밀라고 그렇게 얘기를 해도 왜 그리 말을 안 듣는지 모르겠다. 원래 ‘때’는 공기 중의 먼지 같은 더러운 물질과 피부 각질의 죽은 세포, 땀, 피지 등이 뒤섞여서 피부에 붙어있는 걸 말하는데, 이건 비누 샤워 정도만 해도 거의 다 씻겨나간단다. 가볍게 몸을 씻고 뜨끈한 대중탕에 들어가서 푹 불리고 나오면, 이미 때는 거의 다 사라지고 없다는 뜻이야.”

“엥? 푹 불리고 나온 다음에 때를 미는데, 때가 없다니요? 그럼 그 검은 국수가닥의 정체는 무언가요?”

“피부 각질층이지. 피부는 피하 조직, 진피, 표피 순서로 이뤄져 있고 표피의 가장 바깥에 있는 딱딱한 층을 각질층이라고 한단다. 각질층은 피부가 적당한 수분을 유지하도록 보호해주고,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지 못하도록 피부 장벽 역할도 하는 아주 중요한 곳이야. 그런데 때를 민답시고 이 각질층을 지나지게 벗겨내 버리면 인체는 손상된 피부를 복구하기 위해 각질층을 점점 더 많이 생산하게 된단다. 그렇게 되면 허연 버짐 같은 게 생기면서 피부는 더욱 거칠고 지저분해지고, 시원하게 때를 밀고 싶다는 욕망이 미친 듯이 강해져서, 결국에는 벌겋게 염증 반응이 일어날 때까지 피부를 벗겨내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거지.”

“후덜덜…, 그럼, 때는 절대로 밀면 안 되는 거예요?”

“그렇게 나쁜 점만 있으면 엄마 아빠가 너랑 같이 목욕탕에 오겠니? 부드러운 천으로 살살 미는 정도의 때밀이는 묵은 각질을 벗겨내고 피부의 혈액 순환을 돕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단다. 특히 너나 나처럼 무척이나 기름진 지성 피부의 경우에는 모공을 막고 있던 각질을 없애 뾰루지를 예방할 수도 하지. 그리고 무엇보다 온몸의 더러움을 다 벗겨버린 것 같은 개운한 느낌! 기네스 펠트로와 같은 여러 해외 스타들도 우리 때밀이 문화에 푹 빠졌다고 하던데, 그만큼 때밀이의 상쾌함이 행복감을 준다는 거야. 다만, 죽은 각질을 넘어서 살아있는 상피 세포까지 마구 벗겨내는 게 잘못이라는 거지. 보통 거무튀튀한 때를 벗기면 허여멀건 한 때가 나오지? 그건 거의 다 살아있는 세포라고 보면 된단다.

“색깔까지 너~무 실감나게 설명해주셔서 비위가 좀 상하긴 하지만, 암튼 아빠가 목욕탕 올 때마다 빡빡 밀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이유를 이제 알겠어요. 그런데 각질층을 과다하게 벗겨내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피부 장벽인 각질층이 얇아지면서 가장 먼저 일어나는 증상은 수분 손실이야. 때를 빡빡 밀고 나면 온몸이 간질간질한 느낌이 나는데, 피부가 수분을 너무 많이 빼앗겨서 나타나는 증상이란다. 특히 겨울에는 난방 때문에 실내 공기가 무척 건조해서 수분 손실이 더욱 클 수밖에 없지. 때를 민 피부가 정상적인 보습 상태로 돌아오려면 최소 하루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피부의 보호 장벽이 완전히 제 기능을 회복하는 데까지는 무려 일주일이나 걸린다는 보고도 있어요. 그러니까 일주일 안에 두 번 이상 때를 심하게 미는 건 절대로 하면 안 되는 일이야. 특히 아토피나 건선 등 만성 피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때밀이를 하면 안 된단다.”

“어쩐지 목욕탕에 그렇게 오기 싫더라고요. 제 몸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본능적으로 목욕탕을 싫어한 거였어요. 저, 오늘부터 목욕탕과의 결별을 선언하겠어욧!”

“우리 태연이, 누굴 닮았는지 잔머리는 참 잘 써요. 목욕탕 오기 싫은 건 알겠는데, 미안하지만 때를 심하게 밀지만 않는다면 겨울철 목욕은 피부에 수분을 공급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란다. 짧은 샤워보다는 훨씬 좋지. 뜨끈한 물속에 10~20분 정도 몸을 담그면 건조했던 피부가 충분히 수분을 충전할 수 있거든. 다만, 따뜻한 물속에서는 우리 몸의 천연 보습 인자도 씻겨나가기 때문에 목욕 후 3분 이내에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는 게 아주 중요해요. 아무리 수분을 보충했다 해도 보습제를 쓰지 않으면 도로 다 빠져나가 버리니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 될 수밖에 없거든.”

이때, 때를 아니 피부 각질층을 맘껏 벗겨낸 엄마가 얼굴에 홍조를 가득 띤 채 나타난다. 애니메이션 ‘라바’에 나오는 핑크 라바와 무척이나 흡사한 엄마의 모습에 아빠와 태연 깜짝 놀란다.

“헐, 대박! 때밀이가 사람을 핑크 라바로 변신시킬 수도 있는 건가요?”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남자여, 여자의 화장품을 탐하지 말라

‘남성 보습크림, 영양크림 추천이요!’
‘남성화장품으로 피부미남이 되고 싶습니다. 효과 좋은 제품 알려주세요~.’
‘20대 남성 화장품 고르는 법과 피부 관리법 알려주세요!’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연일 올라오는 남성 화장품에 대한 질문들은 피부 미남을 향한 남자들의 관심을 여실히 보여준다. 화장품 업계도 송중기, 장근석, 유노윤호 등 꽃미남 연예인을 내세우며 남성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세수가 피부 관리의 전부(?)였던 많은 남자들에게 고가의 화장품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이 때 노리는 것이 아내나 엄마의 화장대다. ‘고가인 만큼 효과도 좋겠지~,’ 라는 생각에 듬뿍 발라보지만 영 신통찮다. 심지어 트러블이 나는 경우도 있다. 이유가 뭘까. 답은 남자의 피부구조와 호르몬에 있다.

∎남자에게 여성화장품은 개기름(?)만 늘린다
남성의 피부는 기름지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피지선을 발달시키기 때문에 남성의 피지 분비량은 여성의 5배다. 피지의 양이 많아지면 피부는 번들거리며 모공이 커진다. 커진 모공에 미생물이 많이 살면서 여드름이나 염증 등 피부 트러블이 생긴다. 문제는 뽀송뽀송하고 깨끗한 피부를 기대하며 바른 비싼 엄마의 화장품이다.

보통 40~50대 여성의 화장품은 유분 함량이 높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여성의 피부는 수분과 함께 피부에 윤기를 주는 유분도 줄어든다. 따라서 남성이 중년층의 여성 화장품을 바르는 건 기름 위에 참기름을 한번 덧칠하는 것과 같다. 오히려 번들거리는 피부에 더 많은 유분을 공급하는 셈이다.

이럴 땐 여자의 화장품을 탐내기보다 여자의 이중세안법을 따라해 보자. 여자들은 남자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비누와 클렌징폼을 이용한 세안 전에 유성세안을 한다. 오일이 포함된 클렌징 제품을 이용해 비누처럼 피부에 문지른 뒤 휴지로 닦아내는 것이다. 화장품에는 여러 가지 성분이 복합돼 있어 비누와 물만으로는 말끔히 닦아 낼 수 없다. 모공에 남아있는 화장품이나 먼지 등 잔여물질이 피지와 만나면 피부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깨끗한 피부를 위해서는 철저한 세안이 우선이다.

∎콜라겐 팩은 여자에게 양보하고 수분팩을 챙겨라
남자의 피부는 두껍다. 정확히 말하면 표피층이 두껍다. 여자의 피부 두께가 A4용지 한 장이라면 남자는 6장 두께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콜라겐의 합성을 왕성하게 일으키기 때문이다. 콜라겐은 피부에 탄력을 주고 두께를 두껍게 한다. 따라서 남성의 피부는 여성보다 탄력이 있고 주름이 나타나는 시기도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늦다. 하지만 주름이 한번 생기면 피부 두께만큼 더 깊고 짙어진다.

반면 피부의 수분 함유량은 여성의 1/3정도로 건조하다. 게다가 매일 하는 면도는 피부의 보호막 역할을 하는 각질층의 일부를 깎아 내 더 쉽게 수분을 날려 보낸다. 음주도 피부를 건조하게 한다. 주성분인 알코올이 몸속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수분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술을 마실수록 목이 마른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 술은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을 막는 글루타티온(glutathione)의 생성을 감소시켜 잔주름과 기미를 유발한다.

여성의 피부가 남성에 비해 촉촉한 이유는 호르몬에 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히알루론산의 합성을 돕는데, 이 물질은 주변의 수분을 끌어당겨 머금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또 하나의 팁이 나온다. 남성이라면 콜라겐보다는 수분을 탐하자. 그리고 이왕이면 남성용 수분제품을 챙기자. 앞서 설명했듯 남성의 표피층은 여성보다 두껍기 때문에 여성용 화장품을 발랐을 때 성분이 진짜 작용해야 할 곳에 흡수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표피층 아래 진피층에 작용하는 여성용 화장품을 발랐다고 가정해보자. 남성의 경우는 성분이 진피층까지 다다르지 못하고 표피층 중간에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 자연히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찾아라
남자의 피부는 검다. 여자에 비해 남자는 대체적으로 약간 불그스름하며 검은색에 가까운 피부를 가진 사람이 많다. 자외선 노출이 많기 때문이다. 선천적으로 피부가 검은 경우도 있지만 다수는 후천적인 영향이 크다. 특히 남자들은 야외활동이 많아도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거나 별도의 메이크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이 아주 심하다. 여성용 화장품을 탐내기 전에 외출 전 꼭 자외선차단제를 바르자.

Bonus tip. 담배의 단짝은 칙칙한 피부!
맑은 피부를 원하는 흡연자가 있다면 금연부터 실천해 보자. 담배에 있는 니코틴은 피부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수축시켜 피부를 검고 칙칙하게 만든다. 또 담배가 타면서 나오는 유해산소는 피부의 탄력을 유지하는 콜라겐과 탄력 섬유를 파괴시켜 피부의 탄력을 떨어뜨리고 주름의 생성을 촉진한다. 통계에 따르면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주름살이 3~5배 많다. 남자를 위한 피부 관리, 남녀차이를 과학적으로 명확히 알고 관리한다면 당신도 피부미남이 될 수 있다.

글 :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으앙~ 으앙~
주사 맞고 나오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소아과를 가득 채웠다. 과학이는 벌써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다.

“엄마, 저 아프지도 않은데 주사 안 맞으면 안 되나요?”
“과학이, 오늘은 독감 예방 주사를 맞으러 왔지? 예방주사는 아프기 전에 맞아야 효과가 있는 거야.”
“엄마, 저번에 열났을 때처럼 엉덩이에 주사 맞아요?”
“독감 예방주사는 팔에 맞을 거야. 엉덩이에 맞고 싶니?”
“어휴, 아니에요. 엉덩이는 창피해요. 간호사 누나 앞에서 바지도 내려야 하고… 엉덩이 주사는 진짜 맞기 싫어요.”
“과학아, 왜 어떤 주사는 엉덩이에 맞고, 어떤 주사는 팔에 맞는지 아니?”
“네? 아플 때는 엉덩이에 맞고, 안 아플 때는 팔에 맞는 건가???”

과학이는 호기심 때문에 주사 맞을 생각을 잊고 골똘하고 있다. 왜 어떤 주사는 엉덩이에, 어떤 주사는 팔에 맞는 걸까? 엄마는 주사에 대해서 과학이의 궁금증이 풀릴 때까지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약을 먹을 경우 몸에 들어가서 흡수가 되어야만 효과가 나타난다. 약이 장으로 가서 흡수되고 혈관에 들어가 피에 섞이면 그 피가 몸속 구석구석까지 운반된 뒤에야 약의 효과가 나타난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따라서 약효를 빠르게 내야 할 때나 약을 먹기 어려운 상황일 때는 주사를 맞는다.

주사를 맞는 부위는 크게 피부, 근육, 혈관으로 나눌 수 있다. 혈관에 놓는 주사가 약이 몸에 흡수되는 속도가 가장 빠르고, 다음으로 근육, 피부의 순이다. 흡수가 빠를수록 약의 강도가 세거나 몸에 맞지 않을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주사의 사용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빨리 효과가 나타난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주사는 약의 종류나 신체 상황에 따라 다른 부위에 맞게 된다.

맞는 부위에 따라 주사의 종류를 나누면 피부의 표피와 진피 사이에 소량의 약물을 주사하는 피내주사, 진피 아래의 피하지방에 놓는 피하주사, 근육에 놓는 근육주사, 혈관에 직접 바늘을 꽂는 동맥주사와 정맥주사가 있다.

손등이나 팔목, 팔꿈치 안쪽의 핏줄에 주삿바늘을 꽂는 것은 정맥주사다. 정맥주사는 약효가 신속하고 반응이 확실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약이 갑자기 몸속에 들어가기 때문에 주사액이 너무 강하거나 몸에 맞지 않으면 몸 상태가 안 좋아질 수 있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혈관 주사로는 정맥주사가 일반적이지만 동맥주사도 사용된다. 동맥주사는 동맥에 직접 약을 주입하는 것으로, 악성종양 치료와 같은 특별한 경우에 이용된다.

흔히 맞는 엉덩이주사는 근육주사다. 근육에는 혈관이 풍부하기 때문에 근육에 주사를 맞으면 흡수가 빠르다. 보통 엉덩이 근육에 맞는 경우가 많지만 팔의 바깥 위쪽에도 근육주사를 맞을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주사라도 팔보다는 엉덩이에 맞는 것이 더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주사를 맞은 뒤 눌러주면 흡수가 더 잘 된다.

단, 12개월 미만의 영아들에게는 엉덩이에 주사를 놓지 않는다. 아기들은 엉덩이 부근의 근육과 신경이 덜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엉덩이뼈에 손상을 주거나 신경을 건드려 마비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첫돌 전에는 허벅지 정면과 측면의 중간 부분인 대퇴부 외측광근에 주사를 놓는다. 엉덩이 주사는 걷기 시작한 지 12개월이 지난 뒤부터 맞는 것이 일반적이다. 엉덩이의 볼록 튀어나온 부분은 좌골 신경이 있기 때문에 성인도 이 부분에 주사를 맞으면 마비가 올 수 있다.

피부에 놓는 주사는 피부에 퍼진 가느다란 혈관으로 약이 스며들어서 굵은 혈관으로 흘러들어가기 때문에 효과는 느리지만 다른 주사보다 부작용이 일어날 위험은 적다. 흡수가 천천히 되어야 하는 경우에 사용된다. 따라서 주사를 맞은 뒤에 누르거나 문지르지 않는다. 팔의 바깥 위쪽이나 복부, 견갑골 등에 맞는다. 항생제 반응 검사나 결핵반응검사(투베르쿨린 검사)를 할 때도 피하주사가 사용된다.

당뇨병 환자들의 치료약인 인슐린도 먹을 경우 위에서 소화되어 없어지기 때문에 주사로 투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때에도 피하주사를 이용한다. 먹는 것보다 흡수가 빠르면서 소화액의 방해를 받지 않고 간장에 해독의 부담도 주지 않기 때문에 일부 지혈제, 비타민제, 강심제 등도 주사로 투여한다. 긴급상황이나 환자의 상황이 약을 먹기 어렵다면 피하 주사를 통해 진통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같은 자리에 계속해서 주사를 맞아도 괜찮을까? 당뇨병 치료를 위한 인슐린 주사처럼 매일 반복해서 맞는 주사는 같은 자리에 맞으면 곤란하다. 오랜 기간 같은 자리에 반복하여 주사를 놓으면 그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어 피부가 울퉁불퉁하고 두꺼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인슐린 흡수율이 저하되고 늦어지기 때문에 치료 효과를 낼 수 없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주사 위치를 여러 개 정하고 순서대로 바꿔가며 주사를 놓으라고 권한다.

피하지방은 몸 전체에 퍼져 있지만 인슐린은 큰 혈관이나 신경이 너무 가까운 곳에 주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적정한 장소는 복부, 팔의 바깥 위쪽, 허벅지 바깥쪽 순이다. 복부에서는 배꼽으로부터 5cm가량 떨어진 곳에 주사해야 하고 허벅지 안쪽에는 혈관과 신경이 많은 곳이므로 주사하면 안 된다.

드디어 과학이가 주사를 맞을 차례다. 독감예방주사 역시 근육주사인데 왜 팔에 맞을까? 엉덩이에 맞으면 효과가 더 빠를 텐데. 학교나 보건소에서 하는 예방접종은 대부분 팔에 맞는다. 많은 사람에게 빠르게 접종하기 위한 편의적인 조치이다.

“팔 걷고 힘 빼세요.”
‘아하, 근육이 뭉치면 바늘이 잘 들어가지 않으니까 힘을 빼라는 것이군.’
순식간에 주삿바늘이 꽂혔다.
“으아악.”
아파서 저절로 비명을 나왔다. 눈물까지 찔끔 흘렸다.
‘주사에 대해 아는 것이 많아져도 아픈 건 똑같구나.’

글 : 이소영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글이 유익하셨다면 KISTI의 과학향기를 구독해 보세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1 
BLOG main image
생활에 밎줄 긋는 과학이야기♡ -KISTI의 과학향기-
by 과학향기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178)
과학향기 기사 (892)
과학향기 이벤트 (1)
과학향기 독자참여 (1)
이런주제 어때요? (1)

달력

«   2017/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istory!get rs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
Clicky Web Analytics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