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1.23 우주날씨 예보 시대가 온다!
  2. 2011.03.28 태양폭풍, 지구 통신 두절시킨다?

우주날씨 예보 시대가 온다!

두 과학자가 컴퓨터 모니터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모니터에는 태양에서 발생한 거대한 폭발이 수성과 금성을 지나 지구를 삼키는 모습이 나타난다. 한 과학자가 “이건 슈퍼플레어야. 지구 위 모든 생명체가 죽게 될 거야”라고 얼이 빠져서 되뇌듯 말한다. 그리고 잠시 후 인류의 모든 문명과 지구의 생명체가 처참하게 파괴된다. 2009년 개봉된 영화 ‘노잉(Knowing)’의 한 장면이다.

모든 생명의 근원인 태양.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영화는 태양이 모든 생명을 파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로 태양에서 거대한 플레어 폭발 현상이 일어나면 모든 생명이 한 순간에 파괴될 수 있을까?

플레어는 태양의 에너지가 순간적으로 좁은 영역에서 분출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에너지 폭발현상이 가능한 이유는 태양을 구성하는 물질이 전자와 이온으로 분리된 플라즈마 상태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플라즈마는 자기장과 상호작용하며 운동한다. 그러다 특정한 자기장 모양이 만들어지면 플라즈마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막히면서 에너지가 쌓이게 된다. 이 때 이 지역은 주위의 태양 표면보다 온도가 낮고 어둡게 보이는데 이것을 흑점이라고 부른다. 에너지가 모인 태양 흑점은 어느 순간 강렬한 폭발을 일으키며 플레어를 만든다. 이 때 발생하는 에너지는 핵폭탄 수백만 개와 맞먹을 정도의 위력을 갖는다.

이렇게 큰 폭발이 태양에서 발생했는데 어떻게 지구가 안전하단 말인가? 영화에서는 분명 태양 폭발이 지구를 집어 삼켰는데 말이다. 혹시 이 영화를 자세히 본 독자라면 태양을 실제보다 크게 묘사했다는 것을 잡아냈을지도 모르겠다. 영화 속에서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는 태양 반지름의 약 3배 정도로 묘사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는 태양 지름의 100배나 된다.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폭발은 강렬하지만 이렇게 먼 거리에 있으니 지구는 안전할 수밖에 없다. 일단 지금은 말이다.

그러면 앞으로는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는 소리인가? 그렇다. 태양이 수소에너지를 다 소모하고 나면 헬륨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는데, 이 때 태양은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지구 근처까지 도달하게 된다. 이런 별을 적색 거성이라 부른다. 이때가 되면 아마도 영화에서처럼 플레어 폭발에 의해 지구가 멸망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가 걱정하기에는 너무 먼, 수십 억 년 후에나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현재 일어나는 플레어 폭발이 지구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강한 플레어가 발생하면 지구의 전리층을 교란시켜 전파, 통신이 두절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플레어 폭발과 더불어 많은 태양 입자들이 우주로 쏟아져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것을 코로나 질량 방출(CME, Coronal Mass Ejection)이라고 한다. 태양 입자가 지구에 도달하게 되면 지구의 자기장을 교란시키고 인공위성의 작동을 멈출 수 있으며 우주에서 활동하는 우주인들은 많은 방사선에 피폭될 수 있다. 잘 모르고 지나갈 수 있지만 장거리 비행을 하는 승객들도 적지 않은 방사선에 노출된다. 뿐만 아니라 지구 자기장 변화에 의해 지표면에 많은 전류가 흐르면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얼마나 큰 플레어가 폭발하면 이런 일이 생길까? 단순히 플레어의 세기와 이것에 의한 영향을 직접적으로 연관시키기는 어렵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보면 큰 플레어 폭발 후 크고 작은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

1989년 X15등급(뒤의 숫자가 크면 클수록 더 큰 플레어)의 플레어 폭발 후 북미 지역에서는 대규모 정전 사고가 발생했다. 2003년에는 X17과 X10등급의 플레어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많은 위성이 오작동을 일으키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정도 규모의 플레어는 태양활동 극대기 동안 두세 차례 발생하게 되는데, 이 정도를 슈퍼플레어로 부르기엔 좀 약하다.

가장 큰 플레어는 1859년 발생한 플레어로, 지구에서 맨눈으로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당시에는 정확한 측정 장비가 없었기 때문에 플레어 크기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앞에서 언급한 플레어 크기의 100배 정도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론 이 거대한 슈퍼플레어가 그 당시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었다. 당시는 전파통신을 이용하던 시대도 아니었고 인공위성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플레어가 오늘날 다시 폭발한다면 어떠한 상황이 벌어질까? 아마 세계의 주요 도시는 암흑으로 변하고 인공위성들은 기능을 멈추고 GPS 신호를 이용하는 여러 국가 기관의 전산망은 순식간에 엉망이 될 것이다. 그야말로 우주 재난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우주재난에 인류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우리가 태풍이나 폭설 같은 기상재해를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과 같이 우주재난도 미리 알 수 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과학자들은 마치 일기예보를 하듯 우주날씨 예보를 하고 있다.

현재 우주날씨 정보는 관련 산업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예를 들어 국내 항공사에서는 우주날씨를 보고 특정항로의 운항 여부를 결정한다. 천리안 위성이나 무궁화 위성을 운용하는 위성운용국에서 우주날씨는 매우 유용한 정보가 되기도 한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국내에서 나로호를 발사할 때도 우주날씨는 발사시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참고 정보가 됐다. 이렇듯 우주날씨는 우리 주변으로 점점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현재 천문연구원과 기상청, 국립전파연구원은 2013년 태양활동극대기를 대비해서 공동으로 우주날씨예보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과학자들은 지구의 온난화와 같은 기후 변화가 우주날씨와 매우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역사적으로 소빙하기였던 시기에는 태양의 흑점이 매우 적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런 사실이 우주날씨와 지구날씨 사이의 연관성을 설명해 주고 있다. 때문에 과학자들은 우주날씨 연구가 앞으로 지구 기후변화를 예측하는데 있어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우주날씨는 평소에 우리가 잊고 사는 중요한 사실을 일깨워 주고 있는지 모르겠다. 지구도 우주의 일부분이라는, 그리고 우리가 숨 쉬고 살아가는 이 공간(Space)도 우주(Space)의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멀게만 느껴졌던 우주가 우주날씨 예보를 통해 한층 가까워진 느낌이다.

글 : 이재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태양폭풍, 지구 통신 두절시킨다?“태양폭발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태는 미국 동북부와 같은 넓은 지역이 2~3일간 대규모 정전을 겪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조세프 데이빌라 박사의 말이다. 그는 지난 2011년 3월 17일에 한국천문연구원을 찾아 ‘2013년 우주환경재난 전망과 대응’에서 발표했다. 이런 세미나가 열린 배경에는 2011년 2월 15일에 관측된 태양폭발이 있다. 

이날 오전 10시 40분경(한국 시각) 강력한 태양폭발이 일어났다. 태양 정면에서 일어난 이번 폭발은 초속 900km의 태양폭풍을 동반했다. 약 3일 후에 지구에 도달한 태양폭풍은 일부 고위도 지방에 통신 장애를 일으켰다. 전문가들은 최근에 볼 수 있었던 가장 강력한 태양폭발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태양폭발은 여러 매체에서 다뤄졌다. 태양폭발이나 태양폭풍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대규모의 폭발이라고 하기에 우리가 겪은 현상은 미미하다. 실제로 태양폭풍은 통신장애와 대규모 정전을 일으킬까? 

태양폭풍에 대해 알려면 우선 태양활동을 이해해야 한다. 사실 태양은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듯 항상 일정하게 똑같은 빛을 내는 천체가 아니다. 우리 눈이 감지할 수 있는 빛인 가시광선으로 볼 때 태양은 꽤 일정한 상태를 유지한다. 하지만 자외선, 엑스선 등으로 시야를 넓히면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태양활동에 따라 큰 변화를 보이는 것이다. 흑점 출현, 홍염 분출, 플레어 폭발, 태양물질방출 등의 현상이 모두 이런 사례다. 태양에서 일어나는 이런 다양한 현상을 태양활동이라 한다. 

 
그림 1 한국천문연구원이 운영하는 태양플레어망원경으로 관측한 2월 15일 태양폭발의 모습. 사진 제공 : 한국천문연구원 
태양활동 중 우주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게 ‘플레어(flare)’와 ‘태양질량방출(CME·Coronal Mass Ejection)’이다. 플레어는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태양폭발이고, CME는 태양폭풍인데, 두 가지 현상은 대부분 함께 일어난다. 

태양폭발은 태양의 자기에너지(magnetic energy)가 열이나 빛의 형태로 방출되는 현상이다. 쉽게 말해 빛의 폭발이라 할 수 있다. 반면 태양폭풍은 빛의 형태가 아닌 직접적인 물질이 방출된다. 따라서 두 현상에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태양폭발의 영향은 즉각적이다. 이 때문에 방출된 빛은 8분 정도면 지구 근처까지 도달한다. 반면 지금까지 관측된 가장 빠른 태양폭풍은 초속 3,000km 정도다. 이 속도로 지구까지 도달하려면 최소한 하루나 이틀이 소요된다. 

그렇다면 태양폭발이나 태양폭풍은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먼저 태양폭발이 일어나면 강한 엑스선과 극자외선이 생긴다. 이런 파장은 지구 전리층까지 도착해 전자의 밀도를 높이는데, 이 때문에 통신이 끊어질 수 있다. 

전리층은 30MHz보다 짧은 주파수의 전파를 반사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런 성질은 원거리 통신에 이용돼 왔다. 그런데 태양폭발 때문에 전리층에 있는 전자의 밀도가 변하거나 자기장폭풍 때문에 전리층이 교란되면 통신에 장애가 온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위성통신뿐 아니라 위성을 활용한 항법 시스템은 여러 곳에 사용되고 있다. 이런 신호는 모두 전리층을 통과하고 있으므로 전리층의 밀도가 변하거나 교란되면 통신장애가 생기거나 항법시스템에 문제를 일으킨다. 

태양폭풍은 대기권 밖의 우주비행사나 인공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고에너지 입자에 노출된 우주비행사는 생명에 위협을 받고, 인공위성은 훼손되거나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 또 태양폭풍은 지구자기장을 압축시키고, 고에너지 입자 일부는 지구 극지방의 대기권 상층부로 들어온다. 이렇게 들어온 태양폭풍은 지구 자기권을 변형시켜 지자기폭풍을 일으키고 극지방에 오로라를 만든다. 

지구 자기권의 변형은 땅 속에 흐르는 자연전류(지전류)를 유도한다. 지전류가 흐르면 지상의 전력시스템에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이 때문에 대규모의 정전이 일어나거나 송유관이 부식돼 경제적으로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그림 2 우주환경변화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 태양폭풍에 의한 통신장애는 우주환경이 미치는 영향 중 극히 일부다. 사진 제공 :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에서 태양흑점을 관측한 이래로 태양흑점수가 평균 11년을 주기로 증가, 감소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를 태양활동 주기라 한다. 전통적으로 1755년~65년 주기를 태양활동 제1주기라 한다. 2011년 현재는 태양활동 24주기의 상승기에 해당하며 태양활동극대기는 2013년 중반으로 예측되고 있다. 

앞으로 점차 태양활동이 증가할 것이며 그에 따라 태양폭발과 태양폭풍도 점점 빈번해 질 것이다. 우리가 태풍이나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듯이, 태양활동에 의한 피해도 자연재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태양활동에 의한 우주환경의 변화 역시 우리가 근원적으로 제거할 수는 없으며 그 특성을 정확히 알고 대비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개개의 태양폭발이나 태양폭풍 발생을 예측하는 것은 현재의 기술수준에서 매우 어렵다. 다만 대개의 경우, 특히 큰 태양폭발의 경우 태양폭풍이 같이 발생하기 쉽다. 태양폭풍의 경우는 언제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일단 태양폭풍이 발생하면 언제 지구에 도달해 영향을 줄지는 예측하기가 비교적 수월하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연구결과에서 대개 12시간의 오차 이내에서 태양폭풍의 지구도달 시각을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림 3 한국천문연구원 우주환경감시실 전경. 2013년경에는 우주환경예보센터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것이다. 사진 제공 : 한국천문연구원

태양폭발과 그에 따른 태양폭풍으로 인해 통신에 장애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우리가 태양활동을 적절히 예보할 수 있다면 통신장애의 문제를 피할 수는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태양폭발에 의한 전리층의 급변은 일조지역의 비행통제에서 사용되는 통신 주파수에 영향을 준다. 때문에 단파(1~30MHz) 통신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서는 전리층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 높은 주파수로 주파수 운용을 변경하든지 대체 통신수단을 강구하면 된다. 

한국천문연구원은 2007년부터 정부의 지원으로 ‘우주환경예보센터구축’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는 초보적인 우주환경감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2013년경에는 태양활동에 따른 우주환경예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국가적인 차원의 우주환경 변화를 예·경보하는 체계를 갖춘다면 통신장애에 대한 피해를 줄이고 안정적인 통신 환경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김연한 한국천문연구원 태양우주환경연구그룹장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1 
BLOG main image
생활에 밎줄 긋는 과학이야기♡ -KISTI의 과학향기-
by 과학향기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178)
과학향기 기사 (892)
과학향기 이벤트 (1)
과학향기 독자참여 (1)
이런주제 어때요? (1)

달력

«   2017/08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istory!get rs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
Clicky Web Analytics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