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랑크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10.29 플랑크톤이 풀어내는 익사사건
  2. 2008.09.10 해파리떼가 인류에게 보내는 경고 (1)
인천에서 초등학생이 실종 된 지 며칠 만에 한 저수지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범인은 이웃집에 사는 사람으로 시신이 발견된 후 검거되었다. 경찰의 수사 결과 어린이는 범인에 의해 유괴되어 살해된 것으로 밝혀졌다. 범인은 자신의 범행이 탄로날까 봐 피해자를 목 졸라 살해한 후 저수지에 유기하였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익사체에 대해 실시하는 플랑크톤 검출 여부 시험 결과는 그의 파렴치함을 증명하였으며 많은 사람들의 치를 떨게 하였다.

사건 수사에서 익사와 익사 위장의 판단은 사건을 정확하게 규명하는데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수사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 이를 판단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과학적 방법이 사용되는데, 법의학적으로 시신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관찰하는 방법과 플랑크톤 검출 여부를 시험하는 것이 가장 일반화된 방법이다. 시신의 몸에 특별한 외상이 있는 경우 타살되어 유기된 시신이라는 것을 쉽게 판단할 수 있지만, 특별한 외상이 없는 경우 이를 판단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먼저 익사의 정의를 알아보면, 익사는 기도 내에 공기 대신 액체가 흡인되어 일어나는 질식사를 말한다. 익사는 액체를 흡입하여 질식사한 물 흡인성 익사와 흡인이 없이 수중에서 사망한 건성 익사가 있다. 물 흡인성 익사는 대부분의 익사에 해당되며 건성익사의 경우 수중 쇼크사라고도 하며 혈액순환장애 또는 생리적 원인 등에 의해 발생한다. 자살한 경우도 흡인성 익사에 해당된다.

익사한 시신에서 나타나는 법의학적 특징은 비공(콧구멍) 및 구강에 백색 거품이 생기고 (익수가 기관지 점막을 자극한 결과), 흉부가 팽대하며, 선홍색 시반 등이 나타난다. 부검 내부 소견으로는 폐가 팽창되어 좌우 폐의 안쪽이 접할 정도로 팽대되는 익사폐 현상 등이 나타난다. 따라서 이러한 법의학적 소견이 있는 경우 일단 익사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으나 좀 더 확실한 판단을 위하여 각종 장기에서 플랑크톤 검출 여부 시험을 한다.

사람이 깊은 물 속에 빠지게 되면 처음에는 무의식적으로 숨을 쉬지 않으려 하지만 어는 정도 시간이 지나면 숨을 참지 못하고 숨을 쉬게 되어 기도로 물이 흡인된다. 이렇게 기도로 물이 들어가게 되고 폐 등에 물이 차게 되면 의식을 잃고 만다. 호흡이 정지되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게 되면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가사 상태에 빠졌다가 완전히 호흡이 멈추어 사망하게 되는 것이다.

물에 빠져 자살을 한 경우도 이러한 익사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익사 과정에서 폐포로 유입된 물에는 다양한 종류의 그리고 많은 수의 플랑크톤이 존재한다. 이들 물과 같이 흡인된 플랑크톤은 폐포를 뚫고, 혈류를 타고 온몸을 돌며 각 장기에 박히게 된다. 하지만, 사망 후에 물에 투수 된 경우 즉, 누군가에 의해 죽임을 당한 후 물에 유기된 경우는 숨을 쉬지 않기 때문에 체내로 물이 흡인되지 않아 각 장기로 플랑크톤이 들어갈 수 없다. 따라서 이들 장기에서 플랑크톤 검출 시험을 하게 되면 사망 후에 물에 유기된 것인지 또는 생전에 물에 빠진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플랑크톤 검출 시험은 모든 플랑크톤을 검출하는 것은 아니다. 조직에 박혀 있기 때문에 이를 모두 검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조직에 들어가 있는 플랑크톤을 검출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녹여야 하는데 이때 강산을 처리하기 때문에 다른 플랑크톤 종류는 모두 녹아 없어지고 강산에도 녹지 않는 규조류만 남게 된다. 따라서 현미경 관찰 시 실제로 관찰되는 것은 규조류가 주를 이룬다.

플랑크톤 검출 시험에 사용되는 장기는 부검 시 적출된 간장, 폐장, 심장, 신장, 비장 등의 조직을 사용한다. 이들 장기를 일정량 채취하여 질산 등의 강산을 가한 후 하룻밤을 방치한다. 어느 정도 조직의 붕괴가 일어나면 열을 가하여 이들을 완전히 용해시킨다. 완전하게 용해된 것을 원심침전하게 되면 남아 있는 규조류가 바닥에 가라앉게 된다. 이를 여러 번 증류수로 닦은 뒤 적은 양의 증류수로 녹여 일정량을 채취하여 현미경을 관찰한다. 현미경 관찰을 통하여 검출된 규조류의 종류 그리고 개체 수를 판단한다. 플랑크톤이 검출되면 익사한 것으로 즉, 자살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고 플랑크톤이 검출되지 않으면 물에 빠지기 전에 사망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즉, 누군가에 의해서 죽임을 당한 후 물속에 유기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폐조직 같은 경우는 사망 후 물에 유기된 경우에도 수압에 의해 약간의 플랑크톤이 들어갈 수 있어 적은 수의 플랑크톤이 검출되는 때도 있다. 이런 경우 개체 수와 다른 조직에서의 플랑크톤 검출 여부를 더 관찰하여 최종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플랑크톤은 또한 지역에 따라 주로 분포하는 종이 다를 수 있어 시신의 유기 장소 등을 판단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즉, 바다 등에 분포하는 것과 민물 등에 주로 분포하는 종이 다르며, 같은 서식지일지라도 주서식종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시신이 발견된 곳의 물을 같이 채취하여 익사체에서 발견되는 종과 비교를 하면 그곳에서 사망한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위의 사건에서 범인은 끝까지 “목 졸라 살해한 후 시신을 유기하였다.”라고 하였지만, 플랑크톤 검출 실험 결과 각 장기에서 플랑크톤이 검출되어 범인의 잔인성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즉, 범인은 어린이를 살아 있는 상태에서 저수지에 유기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글 : 박기원 박사(국립과학수사연구소 유전자분석과 실장)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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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여름은 해파리 때문에 여기저기서 아우성이 들렸다. 피서객들은 해수욕장에 갔다가 해파리 독침에 쏘여 고생하고, 어부들은 건져 올린 그물에 생선보다 해파리가 많아 곤욕을 치렀다. 의료계에 따르면 올여름 해수욕장에서 해파리 독에 쏘여 급히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부산 해운대 주변에서만 700여 명이 해파리에 쏘였다고 신고했고, 그 가운데 10% 정도가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하니 생각만 해도 몸이 움츠러든다. 어떤 사람들은 해파리는 식용이니까 잡아서 먹으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사실 해파리 200여 종 가운데 4가지 정도만 식용으로 먹을 수 있다. 식용 해파리만 나타나주면 좋겠지만 문제는 어업에 큰 피해를 주는 해파리가 대량으로 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물을 들어 올렸을 때 주로 잡히는 해파리 종류는 ‘노무라입깃해파리(Nomuras jellyfish)’인데 원래 우리나라에는 없던 난대성 대형 해파리였다. 한 마리 크기가 1~2m에 달하고 무게가 무려 100kg 이상이다. 무리 생활을 하고 육식성이라 일단 출현했다 하면 주변의 물고기는 싹쓸이되고 느릿느릿 유영을 하므로 어부들의 그물에 찢어질 정도로 많이 잡혀 올라 그물훼손, 어족자원 고갈로 이어져 어부들의 생계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해수욕장 부근에서 사람을 쏘는 해파리류로 대표적인 것은 노무라입깃해파리와 더불어 ‘작은부레관해파리(bluebottle jellyfish)’가 있다. 이 역시 최근에 한반도 근해에 나타난 난대성 해파리이다. 이들의 크기는 갓길이 10cm 정도로 작지만 촉수에 물고기나 사람이 접촉하면 촉수 끝의 자포가 총알처럼 발사되어 독소가 주입된다. 이를 맞은 사람은 극심한 통증과 더불어 맞은 피부가 괴사할 정도의 깊은 상처를 입고 만일 두 번 이상 연속으로 쏘이면 사망할 수도 있다. 비록 쥐치들이 천적이라지만 쥐치의 숫자는 한정돼 있고 한반도 근해 해파리들에만 적응되어 있는 터라 이들이 거대한 크기와 독으로 무장한 외래성 해파리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동안 우리 바다는 난류와 한류의 교차지점에 있어 어류 977종을 비롯하여 10,000여 종이 넘는 풍부한 해양 생태계를 자랑해 왔다. 비교적 생태자료가 부족한 옛날에도 정약전의 자산어보 같은 책에서 이런 풍요한 바다가 잘 묘사되어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의 영향은 사실 대기보다 바다에 훨씬 더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한반도 주변 바다의 생태계는 지금 급격한 과도기를 맞이하고 있다. 해파리뿐 아니라 난류성 어류인 고등어가 동해안까지 북상하여 잡히고 대표적인 한류성 어류인 명태나 대구는 몇 년 사이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다. 제주 특산인 아열대성의 자리돔이 울릉도 연안에서 잡히기도 한다.

현재 깊은 바다는 아직은 개발하기가 어렵고, 연안바다는 이미 오염과 고온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예컨대 매년 되풀이되는 적조현상은 코클로디니움 등의 바다 플랑크톤의 급격한 증가에 의해 발생한다. 이 플랑크톤들은 해수면 온도 상승과 육지로부터 다량의 영양염류유입에 의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해수면 온도상승이야 불가항력이라 해도 오염은 대부분 인간의 폐기물에 기인한다. 우린 이미 몇십 년 전부터 바다에 인분 등 온갖 폐기물을 무단 투기하고 있으며 양식어업의 증가로 바다 한복판에서조차 끊임없이 고정 오염원이 배출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무섭게 증가한 플랑크톤들은 이제 역으로 양식장을 덮쳐 양식 물고기와 어패류의 집단폐사와 식중독을 일으키는 패류독소를 발생시킨다.

연안바다에서 문제시되고 있는 또 하나의 심각한 현상 중 하나는 바로 ‘갯녹음현상(whitening event)’이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해수온상승과 영양 염류의 과잉유입으로 인해 바다 밑바닥 해조류들이 영구히 말라 죽고 이들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어패류들 마저 사라지면서 그 자리를 흰색의 무절석회조류가 대처하는 현상이다. 내륙에서 사막화가 진행되듯이 일단 바다 한곳에 이 현상이 일어나면 주변부로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간다. 마치 서로에게 ‘이런 오염된 곳에서는 사는지 차라리 죽는 게 낫다.’라는 신호를 주고받는 듯이 보일 지경이다. 최근에 동해안 등에서 다시 해조류를 부착하여 갯녹음을 복구하려는 뒤늦은 노력이 이어지지만 한번 파괴된 자연은 복구하는데 그 수배 내지 수십 배의 시간이 들어간다. 경험상의 진리를 염두에 둔 인내심과 의지가 꼭 필요한 작업이다.

요즘 들어 주로 스페인이나 호주 인근해역에서 고래들이 해안으로 올라와 죽는 ‘스트랜딩(stranding)’ 현상도 부쩍 잦아지고 있다. 이 현상에 대해 초음파 교란, 질병, 기아, 기생충 감염 등 여러 가능성을 찾고 있지만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건 없다. 대신 특정 개체나 연령층이 아닌 집단이나 가족중심의 스트랜딩이 주로 일어나는 걸로 보아 지구온난화나 해양 기후변화 등 전 지구적인 환경변화와의 관련성도 간과할 수 없다. 만일 그렇다면 이렇듯 예측하기 어려운 고래의 집단 자살은 우리가 미처 감지하지 못하는 바다 환경의 심각한 변화의 조짐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한반도 주변 바다의 현실일 수도 있다. 바다는 넓지만 결국 하나이니까.

글 : 최종욱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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