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9시 등교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

 

매일 아침, 세 개의 알람과 엄마의 쩌렁쩌렁한 고함 그리고 아빠의 호루라기 소리 없이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태연. 마무리로 강아지 몽몽이가 시끄럽게 짖어줘야 간신히 바위만 한 눈곱을 떼고 기상을 한다.

“아빠, 도저히 못 참겠어요! 우리도 9시까지 등교하는 그 도시로 이사 가면 안 돼요? 어디는 고등학교는 9시까지 가는데, 저는 초등학생인데 왜 8시 10분까지 가야 하느냐고요. 네?!”

“잔말 말고, 호루라기 더 불기 전에 빨리 안 일어날래?”

“공부를 잘하려면 잠을 푹 자야 한다고 선생님이 그러셨단 말이에요!”

“그거야 그렇지. 사람의 뇌는 잠을 잘 때 낮 동안 학습했던 정보들을 정리하거든. 그날 학습한 내용을 스스로 반복해서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는데, 잠을 깊이 푹 자면 장기 기억 저장이 훨씬 더 잘 되기 때문에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된단다. 밤새 벼락치기를 하면 다음날 시험에는 도움이 되지만 며칠 지나면 몽땅 까먹어버리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지.”

“거 봐요. 제가 많이 자겠다고 하는 건 어디까지나 성적 향상을 위해서 라고요.”

“아이고, 입만 살아가지곤. 암튼, 너는 매일 9시간씩 꼭꼭 자니까 괜찮지만, 보통의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수면 부족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란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조사한 걸 보면, 고등학생은 하루에 겨우 5시간 27분, 중학생은 7시간 12분, 초등학생은 8시간 19분을 잔다는구나. 의학적으로 최소한 7~8시간 이상은 자야 건강한 활동을 할 수 있는데, 특히 고등학생의 경우에는 지나치게 잠이 부족한 상황이지. 일부 교육청의 ‘9시 등교 정책’에 대해 아직 찬반 논란이 팽팽하지만, 다른 걸 다 떠나서 청소년들의 수면 부족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좋은 계기가 된 것만은 사실이야.”

“헐, 그럼 저도 고등학교 가면 5시간밖에 못 자는 거예요? 그러기 진짜 싫은데…. 외국 청소년도 저희처럼 수면 부족이에요?”

“우리보다는 덜하지만, 어느 정도는 그런 것 같더구나. 미국소아과학회(AAP)에서도 얼마 전 청소년의 수면 시간을 늘리기 위해 등교 시간을 늦춰야 한다는 권고안을 냈는데, 청소년기에는 수면 패턴이 바뀌기 때문에 저녁에 일찍 재우는 것보다는 차라리 아침에 늦게 깨우는 게 낫다는 거야.”

“수면 패턴이 바뀌어요? 어떻게요?”

“사춘기가 되면 여러 생물학적 변화와 함께 생체리듬도 바뀐단다. 수면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성인보다 최대 2시간 정도 늦게 분비되기 때문에 어른들은 잠이 쏟아지는 밤 11시에 청소년들은 잠이 안 와서 말똥말똥 깨어있고, 어른들이 활기를 되찾는 오전 8시쯤에는 반대로 비몽사몽이 되는 거지. 몸은 깨어있으나 뇌는 잠자는 상태인 거야. 미국소아과학회 주장은 청소년의 수면 패턴이 이렇게 올빼미형으로 바뀌게 되니, 차라리 아침에 늦게 일어날 수 있게 등교 시간을 늦추자는 거란다. 우리나라 일부 교육청의 주장도 마찬가지고. 실제로 등교 시간을 늦췄더니 출석률과 학업 성취도가 높아지고, 수업 시간에 조는 비율이 크게 줄었다는 실험 결과도 있어요.”

“거봐요, 늦게 등교해야 한다고요!”

“이외에도, 얼마 전 피츠버그 대학 연구팀은 수면이 부족한(6시간 이하) 고등학생의 경우 체내 염증도가 높아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쉽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고, 을지대학교에서는 7시간 이하로 자는 청소년이 그 이상 잠자는 경우보다 자살 생각과 우울한 감정 모두 1.4배 높다는 발표를 했단다. 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하루 평균 5시간 이하를 자는 청소년이 7시간 이상을 자는 아이들보다 비만 위험이 2.3배나 높다는 조사결과를 내놨어요. 모두 청소년들의 수면 부족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들이지.”

“아침에 늦게 등교하면 밥도 많이 먹을 수 있잖아요!”

“그것도 중요한 얘기야. 등교 시간을 늦추면 아무래도 아침밥을 먹는 아이들이 더 늘어나겠지. 현재는 아침밥을 굶는 청소년이 무려 전체의 1/4이나 되는 상황이거든. 밥을 먹으면 두뇌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잘 공급돼, 학습 능률도 향상되고 성적도 올라간단다.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아침밥을 먹는 학생들의 수능 성적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5%가량 높다는 구나.”

“아니, 그럼 더 이상 뭐가 문제라는 거예요! 건강에도 좋고 공부도 더 잘한다는데 왜 저는 일찍 등교 하냐고요!!”

“물론 과학적으로는 청소년들에게 아침잠을 더 자도록 하는 게 맞아. 그런데 9시 등교는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란다. 맞벌이 부모님들은 아이가 일어나기도 전에 출근해야 할 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오히려 아침밥을 먹이기 힘들어질 수도 있으며, 장거리 통학하는 학생들 교통편도 문제고, 지금까지 해왔던 교육 프로그램을 바꾸는 것도 어렵고…. 풀어야 할 문제가 아주 많단다. 이런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고, 선생님과 학생, 학부모 모두 서로의 생각을 잘 조율해서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니까 너 좋은 대로만 할 수는 없어요.”

“아, 몰라요. 일단 저는 자체적으로 9시 등교를 결정할래요. 선생님께 전화하셔서 ‘태연이는 자신의 수면권 보호를 위한 24시간 수면 투쟁에 들어갔다’고 꼭 전해주세요. 아셨죠?”

“말로 해서는 안 되겠다. 이번엔 나팔 분다!!”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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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영화 ‘매트릭스’에서 기계는 인간을 전력생산도구로 활용한다. 영화에서 인간은 그저 살아있는 배터리에 불과할 뿐 가상세계인 매트릭스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소모품으로 쓰인다. 생각만 해도 소름이 오싹 돋겠지만 실제로 사람 몸에서 전기를 뽑아내는 생체연료전지 연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당연하지만 기계를 위한 배터리로 쓰려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해서다.

사람 몸에서 어떻게 전기를 만들어낼까? 비슷한 원리는 우리가 흔히 쓰는 배터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배터리는 주로 화학전지다. 즉 화학물질이 산화와 환원 반응을 일으키면서 전자가 이동하고 이 과정을 통해 전기가 생산된다.

생체연료전지도 기본적인 틀은 화학전지와 다르지 않다. 피 속에 들어있는 포도당을 산화시켜 전자의 흐름을 만들어 내고 이를 나노배터리에 저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말은 간단한데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포도당을 산화시키려면 매개체가 필요한데 흔히 사용하는 것이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이다. 그런데 미생물을 사용한 생체연료전지는 덩치가 크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가뜩이나 포도당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전기량이 적은데, 배터리의 크기가 만만치 않으니 사람 몸에 이식하는 것은 고사하고 MP3 플레이어 하나 작동시키는데 최소한 6~7개의 생체연료전지가 필요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효소를 활용해 생체연료전지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다. 현재까지 적용한 효소는 수명이 불과 3일밖에 되지 않아 한계가 있어 앞으로 생체연료전지 연구는 효소의 수명을 늘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생체연료전지의 구조, 손톱만한 크기의 칩에 미니발전소가 들어있다. 사진 제공. 전자신문>

효소 수명을 늘려 원활하게 포도당으로 전기를 만들어 낸다고 하더라고 현재 사용하는 배터리와 비교하면 용량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포도당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전압은 이론적으로 0.8V에 불과해서다. 따라서 이를 효율적으로 증폭시키고 조절하는 기술과 함께 나노배터리에 차곡차곡 쌓아두는 일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

경상대학교 남태현 교수팀이 만들고 있는 융합형 나노배터리와 생체연료전지는 가로세로 5mm, 높이 2mm 정도의 크기에 에너지밀도는 400Wh/ℓ, 효소 수명은 10년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시스템에는 포도당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생체연료전지, 전기를 증폭시키는 DC컨버터, 만들어낸 전기가 저장되는 나노배터리,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제어하기 위한 SOC 칩이 들어있다. 새끼손가락 손톱만한 크기의 칩에 초미니 발전소가 들어있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남 교수는 “특히 사람 몸에 이식한 의료기기의 50% 정도가 배터리로 이루어져 있어 환자가 불편한 것은 물론 크기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었다”면서 “융합형 나노배터리와 생체연료전지를 이용하면 외부에서 전원을 공급받을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시스템이 완성되면 기존 휴대폰 배터리의 10%에 불과하면서 성능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한다. 배터리를 몸에서 직접 충전할 수 있으니 전기 걱정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 휴대용 디지털기기 크기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예컨대 전기 자극을 가해 심장 박동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심장 페이스메이커의 경우 본체의 70% 이상이 배터리로 이루어져 있다. 배터리는 재충전이 불가능하며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외과수술을 통해 다시 새로운 심장 페이스메이커를 이식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다.

또한 전원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실용화가 어려웠던 나노로봇이나 인공망막, 인공고막 등도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 연구기간은 오는 2014년까지로 이때쯤이면 실제 생명체에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시제품을 만나볼 수 있을 듯하다.

<생체연료전지 시험본, 나노배터리를 크게 만든 모형(좌)과 배터리를 시험하기 위한 테스터
(우)의 모습이다. 사진제공. 전자신문>

넘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고효율 생체연료전지를 만드는데 적합한 효소를 찾아내야 하고 앞서 설명한 것처럼 낮은 전압을 증폭시켜야 하는 전기기술도 확보돼야 한다. 포도당이 항상 일정하게 피에서 공급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를 제어할 미세유동 기술도 확보해야 한다. 사람 몸이 항상 같은 상태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컨디션에 따라 전기가 많이 만들어지는 날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날도 있기 마련이다. 또 사람 몸에 들어가는 물건이니 생체적합성 여부도 따져 봐야한다.

현재 융합형 나노배터리와 생체연료전지는 대한민국의 독자적인 기술이다. 아직 다른 나라에서 시도조차 해보지 못한 영역이라는 말이다. 이런 시스템이 만들어 진다면 앞으로 10~15년 뒤에는 몸 속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질병을 치료하는 나노 로봇이 등장할 수 있고 인공장기 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생체연료전지의 2차 목표는 노트북이나 휴대폰과 같은 디지털기기에도 적용하는 것이다. 현재 임플란트를 몸에 심는 것처럼 기계, 전자 부품을 몸에 장착하는 것이 원활해진다. 휴대폰을 머릿속에 심거나 MP3 플레이어를 귀에 내장할 수도 있다. 인조인간이 등장할 날도 멀지 않을 듯하다.

글 : 이수환 전자신문 기자


KISTI NDSL(과학기술정보통합서비스) 지식링크


○관련 논문 정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의 최근 연구 개발 동향[바로가기]
고분자 연료전지용 전기촉매의 이론과 설계[바로가기]
연료전지 전해질 복합막 제조를 위한 폴리설폰계 지지체의 제조와 물성[바로가기]

○관련 특허 정보
자가 발전형 생체 내 전원 공급 시스템(한국공개특허)[바로가기]
고분자 전해질형 연료 전지(한국공개특허)[바로가기]
연료전지 발전장치(한국공개특허)[바로가기]

○해외 동향분석 자료
체액으로 구동되는 미니어춰 전지를 만든 화학자들 - 2002년 [바로가기]
연료 전지에 동력을 공급하는 알콜 - 2003년 [바로가기]
알코올 마이크로 연료 전지 - 2004년 [바로가기]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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