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얇은 물질은 무엇일까?
이 수수께끼의 정답은 바로 2010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꿈의 신소재 ‘그래핀(graphen)’이다.
그렇다면 그래핀은 얼마나 얇을까? 그 두께는 0.35nm(나노미터)로, 고작 원자 한 층 밖에 안 되는 두께다. 10억분의 1m 두께인 1nm에 그래핀을 3장 정도나 쌓을 수 있다.

그래핀은 탄소 나노소재로, 탄소 원자가 벌집 모양의 육각 구조를 이루면서 한 층으로 펼쳐져 있다. 사실 탄소 나노소재에는 공 모양의 풀러렌(fullerene)과 둥근 기둥 모양의 탄소나노튜브가 더 있다.

이렇게 탄소 나노소재에는 삼형제가 있다. 풀러렌, 탄소나노튜브, 그래핀 순으로 엄연히 서열도 존재한다. 풀러렌이 1985년, 탄소나노튜브가 1991년, 그리고 그래핀이 10살도 넘는 터울을 지고 2004년에 태어났다.

그래핀은 탄소 삼형제 중 막내이긴 하지만 ‘형보다 나은 아우’다. 그래핀이 등장하기 전까지 둘째형 탄소나노튜브는 정말 잘 나갔다. 한때 ‘꿈의 신소재’ 하면 탄소나노튜브만 떠들어댔을 정도. 그래서 나노과학에 관심을 좀 가진 사람들이라면 탄소나노튜브를 한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탄소나노튜브의 기세를 꺾고 현재는 그래핀이 최고로 각광 받는 꿈의 신소재가 됐다.



▲육각형 벌집구조를 이루는 탄소가 고작 한 층만 있는, 세상에서 가장 얇은 소재 ‘그래핀’. 이 그래핀을 말면 탄소나노튜브가, 둥글게 만들면 풀러렌이 된다.

그렇다면 그래핀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이렇게 주목받는 것일까. 우선 전기적인 특성을 보자면, 그래핀은 상온에서 구리보다 100배나 많은 전류를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빠르게 흘러가게 할 수 있다. 게다가 빛이 98%나 통과될 정도로 투명하기까지 하다. 열전도성도 탁월해 구리보다 10배나 더 열을 잘 전달한다. 강도는 강철보다도 100배 이상 강하다. 또한 자기 면적의 20%까지 늘어날 정도로 신축성도 좋다. 게다가 완전히 접어도 전기전도성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렇게 소재로서 어디하나 부족할 것 없는 그래핀은 그 자체만으로도 쓰임새가 다양하다. 반도체 트랜지스터부터 투명하면서도 구부러지는 터치스크린, 태양전지판까지 앞으로 각종 전자장치에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런 그래핀이 플라스틱과 만나면 플라스틱의 새로운 장이 열린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 플라스틱에 1%의 그래핀만 섞어도 전기가 잘 통하게 된다. 또한 플라스틱에 고작 0.1%의 그래핀을 집어넣으면 열에 대한 저항이 30%나 늘어난다. 그러니 얇으면서도 잘 휘어지고 가볍기까지 한 새로운 초강력 물질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능력 많은 그래핀에 과학자들이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래핀에 노벨상이 수여될 것이라는 건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아우보다 못한 맏형 풀러렌이 1996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고, 둘째형 탄소나노튜브는 해마다 노벨상 수상 후보로 거론되곤 했으니 말이다.

흥미롭게도 이 두 물리학자가 그래핀을 얻어낸 방법은 정말 기가 막힐 정도로 기발했다. 신소재 개발의 도구라고 하기에 무색한 ‘스카치테이프’가 동원된 것이다.

사실 그래핀의 존재는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이론적으로는 1947년에 최초로 연구되었다. 연필심으로 쓰이는 흔한 물질인 흑연은 그래핀 여러 장이 켜켜이 쌓여있는 구조다. 이런 탄소 층상구조 덕분에 연필은 우리가 조금만 힘을 주어도 잘 떨어져나가며 글씨가 잘 써진다. 하지만 흑연에서 단지 한 장의 그래핀만을 얻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최첨단 나노기술까지 활용했지만 이번 노벨상 수상의 두 주인공이 나서기 전까지는 별다른 소득을 올리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핀 분야에 노벨상이 수여된다면 한국 최초의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하지 않을까 기대를 모았던 미 컬럼비아 대학의 김필립 교수도 10장 정도까지밖에 분리하지 못했다.

그런데 2004년 가임 교수와 노보셀로프 교수는 흑연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였다 뗐다 하는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이 일을 해냈다. 흑연에 붙였다 떼어낸 스카치테이프를 10~20번 정도 스카치테이프로 붙였다 뗐다를 반복했더니 되는 것이었다. 그동안 과학자들이 그토록 애써 얻으려고 했던 그래핀이 이렇게 간단하게 만들어졌다. 그것도 상온에서 말이다. 게다가 그래핀은 고작 원자 한 층으로 되어 있어 쉽게 부서지고 말 거라는 예상과 달리 매우 안정적이기까지 했다.

이들이 처음으로 얻은 그래핀은 고작 마이크로미터(1㎛= 1m의 100만분의 1m) 크기에 불과했다. 이 작은 그래핀으로 이번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를 비롯해 여러 과학자들이 그래핀의 우수한 특성들을 조금씩 밝혀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때까지 과학자들이 생각했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놀랍고 신비로운 특성들이 드러났다. 예를 들어 그래핀에서 전자는 빛처럼 행세한다. 빛이 진공에서 초당 30만 km라는 일정한 속도로 이동하듯, 전자는 그래핀에서 초당 1,000km로 일정한 속도로 움직인다.

뿐만 아니라 전자는 그래핀에서 특이한 터널링 현상을 보인다. 터널링 현상은 입자가 벽을 뚫고 지나가는 것으로 양자세계에서만 나타난다. 터널링 현상은 벽의 높이가 높을수록 적게 나타는데, 그래핀에서의 전자는 이런 벽도 허물어버린다. 마치 벽이 가로막고 있지 않은 것처럼 움직이는 것이다. 이는 그래핀이 기묘한 양자세계에 속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형들인 풀러렌과 탄소나노튜브가 쫓아오지 못할 정도로 소재로서 우수하다.

이번 노벨상 수상자 명단에 기대를 모았던 김필립 교수가 빠진 건 너무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그래핀 응용 면에서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은 위안을 삼을 만하다. 실제로 그래핀 상용화 ‘세계 전쟁’에 불을 붙인 곳은 우리나라다. 홍병희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가 그래핀으로 가로세로 약 2cm의 휘어지는 투명필름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2009년 2월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것이 그 시작이다.

이 연구는 ‘신축성이 좋아 늘리거나 접어도 전기전도성을 잃지 않는다’는 그래핀의 특성을 눈으로 확인시켜 준 첫 사례였다. 이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퍼듀대 등이 앞다퉈 그래핀으로 투명필름, 트랜지스터 등을 만들면서 상용화 연구에 속도를 더했다. 게다가 2010년 6월에는 홍 교수 연구팀이 그래핀으로 30인치 크기의 터치스크린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마이크로 크기만 했던 그래핀이 이제 무려 70cm 정도까지 커진 것이다.
앞으로 그래핀이 우리의 미래생활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기대가 된다.

글 : 박미용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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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정화면이나 문자판에 손가락을 접촉시켜 작동시키는 터치스크린은 IT기기의 필수 트렌드로서 최근 ‘터치폰’이나 네비게이션 등에 사용되어 젊은 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전문가 설문과 1만 351명에 대한 인터넷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터치폰을 2008년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꼽기도 했다. 하지만 터치스크린을 제조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터치스크린 패널용 투명필름이 거의 전량 일본으로부터 수입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터치스크린용 투명필름은 터치스크린 모듈 제작에 필수소재인 전도성 투명필름으로, 투과도 85% 이상, 면저항 400Ω/sq 수준이 요구된다. 일반적인 저항막 터치 방식의 경우 두 장의 투명필름을 상하로 배치하여 외부접촉에 의한 접점형성에 의해 구동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그동안 투명전극 제조를 위해선 ITO(Indium Tin Oxide, 산화인듐주석, 각종 평판 디스플레이의 투명전극 소재)가 많이 이용되어 왔다. 그러나 기존의 ITO를 이용할 경우 고온, 고압에서 물리적 증착을 통해서만 투명전극의 제조가 가능해 구부릴 수 없는 등 활용도가 떨어지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대체물질로 떠오른 것이 탄소나노튜브(CNT; Carbon nanotube)다. CNT는 탄소들이 벌집처럼 연결되어 다발형태를 이루고 있는 신소재로 1나노미터(머리카락 1/10만) 크기로 강철보다 100배 강하고 구리보다 1천 배 전기가 잘 흐르는 특성을 갖고 있다. CNT는 완벽한 구조와 더불어 기계적, 물리적, 전기적 및 열적 특성을 갖고 있으며 전기전자, 정보통신, 에너지, 바이오, 우주항공 등 폭넓은 분야에서 응용가능성이 제시되면서 물리적, 화학적 특성 규명 및 다양한 응용분야에 관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그러나 투명전극 제조에 활용된 기존 CNT 기술은 유리 또는 고분자(폴리머) 기판 위에 CNT만을 단독 코팅하거나 바인더(결합물질)와 CNT를 분리하여 다중(多重) 코팅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이 기술들은 다중 코팅에 따른 공정의 복잡함은 물론 기판과 탄소나노튜브 층 사이의 접착력이 부족하여 쉽게 탈착되는 등의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어 상업화에 걸림돌이 됐다.

뿐만 아니라 ITO 코팅 필름이 제품 단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수요대비 공급부족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 문제가 발생했다. 재료 공급부족으로 시장이 확대되지 않고 있을 뿐 수입액 규모에 비해 실제 국내시장규모는 훨씬 큰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터치폰, 풀터치 노트북, 대형 LCD 터치기능 등 향후 터치패널 적용분야의 급격한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원재료 수입 및 공급부족에 따른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 높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어 왔다.

이런 상황에서 ITO 소재와 기존 CNT 활용 기술의 단점과 한계를 극복하고 지금까지 일본이 독식하고 있던 터치스크린용 투명필름을 ‘탄소나노튜브 코팅필름’으로 대체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세계 최초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www.keri.re.kr) 이건웅 박사팀 개발에 성공한 ‘CNT를 이용한 투명전극 제조기술’은 컴퓨터나 휴대전화, 네비게이션의 액정패널 등으로 사용되는 디스플레이 분야 핵심소재인 투명전극을 CNT를 이용한 하나의 코팅액으로 제조할 수 있는 획기적 기술과 활용 방법이다.

이건웅 박사팀은 탄소나노튜브, 용매, 바인더, 안정제, 균일제 등 5개 이상으로 구성된 성분들을 하나의 코팅액으로 만들고 이것을 비닐이나 플라스틱 등에 페인트칠하듯 코팅해 투명한 박막에 전기를 흐르게 하는 투명 고전도성 초박막 제조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기존 방식의 문제점들을 일거에 해결했다. CNT 코팅액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CNT의 정제 및 고농도 분산, 용액 내 분산안정화 기술, 각 성분들 간의 용액상 평형 유지 등 재료설계 기술의 해결이 필수적이었다.

특히 탄소나노튜브 순수용액에 하나의 성분이 추가되면 탄소나노튜브 안정화가 쉽게 깨져서 고루 섞인 용액이 되지 않고 쉽게 뭉쳐져 버리기 때문에 5개 이상의 각 성분들 간의 안정화 기술 개발이 최대의 난제였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연구원 내 습식공정을 위한 청정실(클린룸)을 별도 설치하고 전문연구랩을 별도 운영하는 등 첨단 핵심 기술의 개발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한 결과,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투명전극 제조방법으로는 가장 앞선 기술로 평가받는 이번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물리적으로 여러 번 증착해야 하는 등 복잡한 공정과정을 거쳐야 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한 번의 코팅만으로도 투명전극을 제조할 수 있어 전체적으로 공정 단가를 50% 이상 절감시켜 준다. 즉 한 번의 습식코팅만으로 10-100nm(나노미터) 수준의 초박막 투명전극 제조가 가능하며 대(大)면적 코팅이나 유연한 고분자 기판 위의 성형이 가능하다. 또한 박막에 함유된 나노튜브의 양을 극소화하여 재료 단가도 절감할 수 있어 대체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CNT 코팅액은 각 성분의 농도조절에 따라 투명전극 제조를 위한 스프레이 코팅액, 롤 코팅(roll to roll coating)이 가능한 페이스트(paste), 패터닝(patterning)이 가능한 잉크젯용 잉크 등으로의 변환이 용이하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또한 각 성분의 농도조절에 따라 터치스크린은 물론 구부림이 가능한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 등 디스플레이 산업 전반에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이 기술의 가치가 주목받는 것은 차세대 국가성장동력 분야인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소재의 국산화를 앞당겼다는 점이다. ITO 자체가 희귀금속으로 전 세계 매장량이 고갈되고 있는 시점이라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을 위해 ITO 필름을 대체할 수 있는 재료와 기술 개발이 절실했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ITO 대신에 국내에서 얼마든지 제조가 가능한 CNT를 이용하기 때문에 재료의 국산화와 더불어 원가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한국전기연구원은 향후 기술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 정전기 방지용 정전분산 필름 및 트레이, 전자파 차폐 필름 등 외에 디스플레이용 투명전극, 간편하게 휴대가 가능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등의 각종 유연(flexible) 전극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러한 기술들도 탄소나노튜브 투명전극 기술과 더불어 성공적으로 개발되어 일본을 넘어서 세계적으로 국위를 선양할 수 있는 자부심으로 성장하길 기대해 보자.

글 : 류동수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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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귀에 도청장치가 있다! 불가능한 말이 아니다. 50 마이크로미터(마이크로미터: 백만분의 1미터) 정도인 사람의 혈관보다 1,000배 이상 작은 나노 라디오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제 귀에 MP3나 휴대폰을 연결한 이어폰을 꽂는 대신에 이 나노 라디오를 살짝 끼우고 다닐 날이 머지않았다. 우리는 단지 한 가지만 주의하면 된다. 너무 작아서 깔고 앉지 않도록 조심할 것! 이 기술로 만든 나노 라디오를 귀속 깊이 삽입하면 007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신개념의 정보전달 수신기가 되며, 새로운 형태의 청각장애인용 보청기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는 매년 테크놀로지 리뷰(Technology Review)에 10대 유망기술을 발표한다. 획기적인 신기술이 가져올 효과들을 볼 때 이러한 10대 유망기술은 향후 경제와 사회면에서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그중에서도 몸 안에 들어가는 나노 라디오 기술은 우리 생활에 밀접한 라디오와 관련된 기술이라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의외로 나노 라디오의 작동 원리는 일반 라디오와 비슷하다. 특정 주파수의 라디오파를 나노 라디오가 받으면 탄소나노튜브가 라디오파의 전기장에 의해 좌우로 기계적 진동을 한다. 탄소나노튜브 한쪽 끝에 부착된 전극에 전기장을 가하면 탄소나노튜브의 다른 쪽 끝에서 전계방출 전류가 발생하는데 그 크기는 탄소나노튜브의 기계적 진동의 세기에 따라 달라진다. 이 전류를 소리로 바꾸어주는 것이다.

일반 라디오처럼 배터리와 고감도 이어폰만 있으면 AM과 FM 라디오를 들을 수 있고, 주 부품이 나노크기의 탄소나노튜브로 구성되어 있어 전력소모가 적어 배터리 수명을 대폭 늘릴 수 있다. 나노 라디오가 기존 라디오와 다른 점은 기존 라디오가 전기적으로 작동하고, 안테나 증폭기 등이 별개의 부품으로 조립되나 나노 라디오는 부분적으로 기계적으로 작동하고, 한 가닥의 탄소나노튜브로 라디오의 모든 기본 부품을 구성한다는 점이다.

나노 라디오의 원료인 탄소나노튜브는 흑연, 즉 그라파이트를 이용한 것이다. 탄소 원자가 벌집처럼 6각형으로 연결된 구조의 그라파이트가 단원자 두께의 2차원 구조로 형성된 것을 그라핀이라고 한다. 탄소나노튜브는 그라핀을 1층 혹은 다층으로 말은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범위 직경의 튜브 형태를 이룬 것이다. 탄소나노튜브의 무게는 강철의 1/10 정도이나 강철과 같은 강도를 갖고 있으며,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들 중 전류 밀도와 열전도성이 가장 좋고 또한 매우 독특한 광학적, 화학적 특성이 있다.

2007년 10월 미 UC-Berkeley의 제틀(Zettl) 교수팀이 라디오의 기본 기능인 안테나, 동조기, 증폭기 및 검파기 모두를 한 가닥의 탄소나노튜브로 구성한 나노미터 크기의 나노 라디오 제작에 성공하였다고 발표했다. 제틀 교수팀이 제작한 나노 라디오는 포켓 사이즈의 최초 상용 트랜지스터 라디오보다 약 1억 배 작은 것으로 제틀 교수팀은 약 5년 전부터 나노 라디오를 무선 환경감시 센서에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해왔다.

그러나 제틀이 개발한 탄소나노튜브로 제작된 나노 라디오는 많은 소자를 한 번에 생산하여 회로로 집적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이를 극복한 나노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2008년 1월 미국 일리노이대학의 로저스(Rogers) 연구팀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되었다.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를 웨이퍼 위에 수평으로 나열하여 네트워크형 어레이 트랜지스터를 만들었다.

이 방법은 기존의 소자제조 공정기술을 사용할 수 있고 반복적인 제조가 가능하며 재현성도 있다. 연구팀은 7개의 RF 트랜지스터와 회로를 탄소나노튜브 공정시 결합시켜 지역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는 나노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만들었다. 각각의 트랜지스터는 병렬적이거나 독립적으로 조작되기 때문에 큰 출력전류를 얻을 수 있다. 이는 RF나 오디오 주파수 범위에서 높은 수준의 이득(수신기 증폭기 등의 입력 대비 출력 비율)과 증폭도 가능함을 의미한다.

과학향기링크앞서 언급했듯이 나노 라디오 기술의 향후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나노 라디오에 나노급의 바이오센서를 붙여서 당뇨병 환자의 혈관에 삽입하게 되면, 나노 바이오센서가 신체 내의 인슐린 레벨을 검지하고 그 정보를 나노 라디오에 부착된 약물저장고에 전달하여 환자의 당이 떨어지면 인슐린을 자동으로 배출하게 할 수 있다.

또한 신체내의 각종 정보를 취합한 나노 라디오가 이를 전자기파로 바꿔 외부의 컴퓨터에 무선으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잠을 자기 전에 나노 라디오를 먹으면 밤새도록 온몸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신체의 이상 유무를 나노단위에서 검지하고 이를 담당 의사의 컴퓨터에 자동으로 전송하게 되면 몸의 건강 상태를 아침에 일어나서 알 수 있고, 치유할 수 있는 날이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글 : 이조원 단장(테라급 나노소자 개발사업단)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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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나라 일본의 만화에서는 사무라이가 일본도를 휘두르면 금속은 물론 돌까지 잘려나가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과장이 좀 심하기는 하지만 명장이 만든 일본도는 실제로 날아오는 총알을 반으로 가를 수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대단한 검이다. 그런데 일본에만 그런 명검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구의 반대편 중동에도 다마스커스 검이라는 명검이 있다.

이 검은 특수한 철인 다마스커스 강(鋼)을 사용해서 만드는데, 이 강(鋼)은 표면에 마치 파도를 치는 듯한 무늬가 있는 것이 독특한 특징이다. 다마스커스 강(鋼)이라는 이름은 시리아의 다마스커스라는 도시에서 이 강(鋼)이 났기 때문에 도시 이름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이 기법을 처음으로 만든 대장장이의 이름을 땄다는 설이 있다. 유래야 어쨌든 이 강(鋼)으로 만든 다마스커스 검은 전설에 따르면 십자군 기사들의 검과 갑옷을 단칼에 잘라버리고, 돌까지 베었다고 한다. 게다가 이 칼은 12세기~18세기에 걸쳐 만들어졌지만 현재는 완제품도 거의 남아있지 않고, 제조 비법도 전수되지 않고 있어 의문과 신비함을 더해주고 있다. 물론 지금도 시중에 있는 나이프샵에서 다마스커스 검을 팔고 있지만 그것들은 다마스커스 강(鋼)을 사용한 검처럼 보이도록 색이 다른 두 종류의 철판을 겹친 다음 눌러 붙이고, 무늬가 잘 보이도록 갈아낸 모조품이다.

그렇다면, 다마스커스 강(鋼)은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어떻게 해서 그런 전설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까? 여러 가지 가설 중에 다마스커스 강(鋼)은 강하고 깨지기 쉬운 탄화철인 시멘타이트와 부드럽고 유연한 철을 결합시킨 것이라는 해석이 가장 대표적이다. 다른 가설에 의하면 강도를 높여주는 바나듐과 텅스텐과 같은 성분들이 섞여 있어서 강한 것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중세 페르시아 특유의 철 제련 방식에서 제작하던 중 우연히 나온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중세 페르시아에서는 철을 제련할 때 뚜껑이 달린 작은 그릇 모양의 도가니에 쇠를 넣은 뒤 마운드형 오븐에 넣고 굽는다. 오븐 속의 철에 공기를 막아 철의 강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탄소가 이산화 탄소로 변해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렇게 제작된 페르시아의 검은 유럽의 검보다 더욱 강한 강도를 가지게 되었다. 과학향기링크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속 시원한 해답은 되지는 못했는데, 최근에는 다마스커스 강(鋼)에 탄소나노튜브가 섞여 있다는 주장이 등장했다. 탄소나노튜브란 탄소 원자 6개로 이루어진 육각형 모양이 여러 개 합쳐 만들어진 관 모양의 탄소 덩어리로 전기전도율은 은과 비슷한 수준이며 열전도율은 다이아몬드 수준, 그리고 강도는 철보다 100배나 높다. 고작 탄소 덩어리가 이렇게 뛰어날까? 하겠지만 자연계에서 제일 강한 경도를 가진 다이아몬드도 알고 보면 탄소 덩어리다. 탄소나노튜브는 지금까지 알려진 물질 중 제일 강하고 단단한 물질이다. 자연계에서는 우연히 발생되며, 인간이 원하는 만큼 생산하려면 첨단기술력이 있어야 한다.
독일의 드레스덴 기술 대학 연구팀은 지난 2006년 말에 다마스커스 강(鋼) 샘플을 X-레이와 전자현미경으로 분석해본 결과 탄소나노튜브의 존재를 밝혀냈다. 이 팀의 일원인 페터 파우플러는 중세 페르시아 특유의 공법에 따라 다마스커스 강(鋼)에 이러한 탄소나노튜브가 많이 들어가고 특유의 모습과 물리적 특성을 갖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시 말해 특유의 제작공정, 즉 주1)단조(鍛造), 합금 조성, 열처리,)제련 방법, 거기에다가 환경적 특징 등의 요소가 겹쳐 철강에 탄소나노튜브가 많이 생기게 했으리라는 주장이다. 물론 중세 페르시아인들이 그 시기에 탄소나노튜브의 존재를 알았을 리는 없지만, 수많은 경험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탄소나노튜브를 많이 포함하는 강한 철을 만들어 낼 수 있었으리라는 것이다. 우리의 조상도 미생물의 존재는 몰랐지만, 미생물의 효과를 이용한 김치를 만들어 먹었듯이 말이다.

하지만, 이 가설도 아직 실증되지는 않아 다마스커스 검의 전설적인 성능과 제작비법을 해결하는 열쇠는 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탄소나노튜브가 다른 자연물이나 인공물에서도 임의로 발견될 수 있다는 점이 이 가설의 신빙성을 약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드레스덴 대학 연구팀은 자신들의 가설을 입증하고자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다마스커스 강(鋼)을 재생산하는 실험을 추진하고 있어 조만간 전설 속의 다마스커스 검을 재현될지도 모른다.

바위를 가르고 그 모든 것을 베었다는 전설 속의 다마스커스 검!
그 검의 복원에 대한 마음을 가져 보는 것도 좋지만 그 옛날 수많은 시행착오와 끊임없는 노력으로 현시대에서도 복원이 어려운 다마스커스 검을 만들어냈던 장인 정신에 경의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

(글 : 이동훈 과학칼럼니스트)

주1)
단조(鍛造) : 금속을 두들기거나 눌러서 필요한 형체로 만드는 일.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ndsl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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