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테이션 피자치즈, 먹어도 괜찮은 걸까?

“5월은 어린이 달 무조건 사주는 달~~ 무조건 외식 하는 달~~ 내 맘대로 다 하는 달~~ 달다라달달달!”

5월 1일 0시부터 하루에도 몇 십번씩 울려 퍼지는 태연이의 ‘5월 송’에 아빠, 이제 거의 멘탈붕괴의 조짐까지 보이기 시작한다. 5월의 ‘5’자와 어린이의 ‘어’자만 들려도 경기를 일으킬 지경. 중학생만 돼 봐라, 온갖 선물을 동결함으로써 지금의 괴로움을 천 배 만 배 갚아 주리라 다짐하는 아빠다.

“딩동댕동! 오늘 외식은 피자 되시겠습니다. 치즈가 쭉쭉 늘어나는 기름지고 고소한 피자를 배꼽이 튀어나오게 먹는 것이 이 어린이의 소망이온데, 어떤 가게로 갈깝쇼?”

“정말 양심도 없다. 이번 달 외식비가 벌써 100만원이야. 그리고 5월은 가정의 달이지 어린이의 달이 아니에요. 외식비로 가정이 파탄나면 그게 과연 화목하고 아름다운 가정이겠냐? 그리고 무엇보다 이미테이션(모조) 치즈를 쓰는 피자집이 많아서 너의 건강을 위해, 아빠는 피자집에 갈 수가 없어요!”

“아니, 어찌 그런 일이! 아름다움의 결정체 피자치즈를 무엄하게도 모조한 것이 있다고요? 내 이놈을!!”

“예상이 어긋나지 않는구나. 넌 역시 먹는 일 앞에선 잔 다르크가 되는 아이였어. 치즈는 ‘흰 고기’라고 불릴 정도로 단백질이 아주 풍부한 식재료란다. 동물 젖에 들어있는 ‘카제인(casein)’이라는 단백질을 어린 소나 양의 위에서 나오는 ‘레닛(rennet)’이라는 효소로 굳힌 다음 6개월 이상 숙성시킨 것을 자연치즈라고 하지. 자연치즈는 집에 사 온 뒤에도 계속 숙성이 진행되기 때문에 ‘살아있는 치즈’라고 불리고, 그만큼 유산균도 풍부하단다. 또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칼슘과 악성 빈혈을 예방해주는 비타민 B12가 풍부하고, 치아에서 산성 성분이 형성되는 것을 억제해줘서 충치 예방에도 도움이 돼요.”

“그러니까요, 그토록 아름다운 맛과 성분을 가진 자연치즈를 누가 베끼냐고요!!”

“근데 뭐, 모조식품이라고 해서 다 못 먹을 것은 아니야. 버터의 모조식품이 마가린이고, 우유크림의 모조식품이 커피 프리머(Non-dairy creamers)니까 말야. 모조치즈는 천연치즈와 맛도 거의 같고 영양 면에서도 지방과 단백질이 주성분이라는 점에서 비슷하지. 다만 재료와 만드는 방법은 완전히 다르단다. 모조치즈는 카제인을 레닛으로 처리해 만든 ‘레닛카제인’에 비싼 유지방대신 싼 팜유를 넣은 다음, 재료가 잘 섞이도록 유화제를 쓰고, 치즈향 등의 첨가물을 넣어서 맛과 냄새를 천연치즈와 비슷하게 만들거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자연치즈는 전혀 들어있지 않지만 맛과 향은 비슷하다는 거지.”

“뭐야, 그럼 먹어도 안 죽는다는 거잖아요. 난 맛만 좋으면 그만인데요?”

그래도 치즈 성분이 일절 들어있지 않은 식품에 치즈라는 말을 붙이는 건 문제가 있지. 또 모조치즈를 비싼 자연치즈라고 속여서 파는 식당이 상당히 많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고 말이야. 모조치즈는 앞서 얘기한 몸에 좋은 치즈의 성분들이 전혀 들어있지 않을뿐더러, 첨가물도 너무 많이 들어가고, 주재료인 팜유는 식물성기름임에도 불구하고 포화지방산 함량이 동물성 기름과 비슷할 정도로 많아서 건강에 좋다고 볼 수 없단다. 살도 많이 찌고 말이야.”

태연은 살이 찐다는 말에 귀가 번쩍 뜨인다. 포크같이 날카로운 턱선을 만들어 과일을 턱으로 찍어주겠다고 친구들 앞에서 큰소리 뻥뻥 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건만 몸무게는 오히려 늘고만 있다. 혹시 모조치즈로 만든 값싼 피자를 너무 많은 먹은 걸까? 그렇다면 어떻게 자연치즈를 구별해 내지?

“방법이야 있지. 일단 아빠 같은 미식가는 딱 냄새만 맡아도 구분할 수가 있어요. 그러나 천재적인 미각은 아무나 타고나는 것이 아니므로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면 첫째, 자연 모짜렐라 치즈는 죽죽 잘 늘어나는데 반해 모조치즈는 뚝뚝 잘 끊어지고 둘째, 빨리 식고 빨리 굳으며 셋째, 팜유를 가지고 만들기 때문에 식었을 때 치즈가 기름처럼 투명해지는 것을 볼 수 있고 넷째, 고소함보다 화학적인 느끼함이 강하다면 모조치즈라고 의심해 볼 수 있단다.

“참 답답도 하셔요. 식당에서 피자가 나와요, 흡입을 해요, 콜라로 입가심을 해요. 그게 몇 분 안에 끝날까요. 5분! 단 5분이라고요!! 그런데 언제 그런 걸 일일이 관찰하느냔 말이에요. 차라리 자연치즈 피자는 포기하고 슬라이스 치즈나 먹을래요.”

“그것도 완전 자연치즈는 아냐.”

“예에?? 그것도 모조라고요??”

모조는 아니고 가공치즈야. 자연치즈를 60~70% 정도 넣고 거기에 분유, 버터, 유화제 등을 섞어서 만든단다. 자연치즈보다 빨리 녹아서 먹기 쉽고, 대량생산하기도 편하고, 야채 같은 성분을 보충해 영양을 보강할 수도 있지. 하지만 한 번 끓이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숙성은 멈춘 상태라고 볼 수 있어.

“암튼 몸에 좋다는 거잖아요. 저는 그것까지 모조라는 줄 알고 눈앞이 얼마나 캄캄했는지 몰라요. 슬라이스 치즈 없는 햄버거, 슬라이스 치즈 없는 크래커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단 말이에요. 그런데요. 문득 무척이나 신기한 생각이 드네요.”

“무슨 생각?”

“너훈아, 넘진, 임희자, 현찰 같은 이미테이션 트로트 가수들은 진짜 노래를 잘하잖아요. 어쩔 때는 나훈아, 남진, 이미자, 현철보다도 구성지게 쿵짝쿵짝 잘도 넘어가는데, 왜 모조치즈피자는 몸에 별로인걸까요.”

“헐~ 방년 12세에 트로트를, 그것도 이미테이션 가수까지 모두 섭렵한 네가 더 신기하구나.”

“아빠가 트로트를 모르니까 철이 없다는 얘기를 들으시는 거예요. 트로트엔 인생이 담겨 있다고요. 자, 절 따라해 보세요. 섬~마을~~ 선생님~~~ 뽕짜자작!”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어? 유통기한이 지났네. 으…. 아까워.”
초보주부 김 씨는 어제 사놓은 우유를 꺼내 마실 참이었다. 하지만 덜렁거리는 성격 탓에 유통기한을 꼼꼼히 못 살핀 것이 죄. 산 지 하루 만에 우유를 버리게 생기게 된 것이다. 하지만 피 같은 돈을 주고 산 우유를 버릴 수는 없는 노릇. 김 씨는 어떻게 하면 우유를 버리지 않고 활용할 수 있을 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 우유로 바닥을 닦으면 때가 잘 진다던데…. 바닥이나 닦아볼까? 아냐…. 괜히 상한 우유 때문에 안 할 일을 더 할 수는 없지. 에라~ 모르겠다. 그냥 버려야지.’
김 씨가 싱크대에 대고 우유를 버리려는 찰나. 멀리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 지금 뭐하는 거야!”
바로 김 씨의 남편인 짠돌 씨였다.
“유통기한이 넘어서 버리는 거야”
“하루밖에 안 지났는데 왜 버려. 아깝잖아.”
“그럼 당신이 마셔”
“음…그건 곤란한데. 그럼 내가 우유를 이용해 당신을 위한 선물을 만들어 주지”
“어떻게?”
“식초, 냄비, 우유만 준비하면 돼. 당신은 잠자코 보기만 하라고.”

김 씨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와 여보. 우유가 플라스틱이 됐네. 어떻게 이렇게 된 거야?”
“그건 바로 우유 속에 든 카제인이라는 성분 때문이야. 우유 속에 들어 있는 단백질 가운데 약 80%가 카제인 단백질인데 카제인은 열이나 산에 굉장히 약해. 그래서 가열한다든가 식초를 넣게 되면 변성이 일어나 굳게 되지.”
“그럼 카제인 단백질만 이런 성질을 갖고 있는 거야?”
“아니야. 모든 단백질은 산을 만나면 응고가 돼. 하지만 특이하게도 카제인과 산의 반응은 아교처럼 접착성이 생기기 때문에 플라스틱으로 만들 수 있어. 이런 성질을 이용해 깨진 그릇의 틈을 붙일 수도 있지. 즉 접착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야.”

“정말 신기하네. 왜 응고가 되는지 좀 더 자세하게 말해줘.”
“음~ 그럼 쉽게 말해줄게. 우유 속의 카제인을 구슬이라고 하자. 이 구슬을 화학에서는 혼자 있는 분자라는 뜻으로 모노머라고 하고 구슬이 모여 목걸이가 되면 폴리머라고 해. 그런데 대부분의 모노머는 아주 자존심이 강해서 폴리머가 되기를 싫어해. 그래서 정상 상태의 우유에는 이런 모노머 상태의 카제인이 둥둥 떠다니지. 하지만 식초를 넣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져. 음이온 상태의 모노머가 식초 속의 양이온인 산과 만나 성질이 달라지지. 모노머 상태의 카제인이 서로 달라붙어 폴리머로 변하는 거야. 카제인 구슬이 모여 목걸이가 되는 셈이지.”

“그럼 상한 우유에 덩어리가 지는 현상도 같은 원리야?”
“그렇지~! 우유 속의 젖산균이 젖산을 만들어내 우유가 산성이 되므로 카제인이 응고되는 것이지. 우리가 실험한 우유는 유통기한이 약간 지나서 덩어리를 볼 수 없었지만 만약 많이 상한 우유로 플라스틱을 만든다면 이미 응고가 일어났기 때문에 식초를 조금만 넣어도 돼. 하지만 상한 우유는 냄새가 지독하니까 그리 추천할만한 건 아냐. 그리고 참고로 말하자면 우유가 상하면 암모니아도 생기는데, 암모니아는 때를 잘 녹이는 성질이 있고 휘발성분도 있기 때문에 상한 우유로 타일이나 마룻바닥을 닦으면 잘 닦여.”

“근데 지금 플라스틱은 천연가스나 석유로 만들잖아. 왜 우유로 안 만드는 거야?”
“옛날에는 카제인으로 단추 같은 간단한 플라스틱을 만들었어. 하지만 카제인으로 만드는 것보다 석유나 천연가스로 만드는 게 더 값이 싸기 때문에 더 이상 만들지 않게 된 것이지.”
“오~! 여보, 굉장해. 언제 그런 과학지식을 공부했어?”
“(후훗~ 사실은 과학향기를 열심히 읽었을 뿐인데….)뛰어난 두뇌와 손재주를 타고 났기 때문이 아닐까?”
“오! 그럼 뛰어난 손재주로 딸기, 초코, 바나나 우유를 이용해 무지개빛 토끼를 만들어 줘.”
짠돌 씨는 괜히 잘난 척 한 덕분에 그날 밤새도록 눈물의 토끼 인형을 만들었다.

글 : 김맑아 과학전문 기자



[실험방법]
1. 우유를 냄비에 넣고 적당히 뜨거울 때까지 끓인다. 너무 끓으면 응고가 되므로 많이 끓이지 않도록 조심하자. 200ml는 한 3분 정도면 끓는다.
2. 데워진 우유에 식초 1티스푼을 넣고 잘 저은 다음 식힌다.
3. 우유가 식어서 하얗게 알갱이가 생기면 체로 거른다. 체가 없으면 못쓰게 된 스타킹을 이용하면 된다. 이 때 물기를 너무 많이 제거하면 빨리 건조되나 모양 만들기가 어렵고 너무 물기가 많으면 건조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적당히 조절하자.
4. 걸러 낸 내용물을 여러 가지 도구를 이용해 원하는 모양을 만든다. 반죽을 많이 하면 알갱이들이 잘 뭉쳐 원하는 모양을 예쁘게 만들 수 있다. 참고로 짠돌 씨는 토끼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토끼 인형을 만들었다.
5. 바람이 잘 통하는 장소에 놔둬 말리자. 짧게는 2일 길게는 일주일 정도면 딱딱하게 굳는다. 도저히 못 기다릴 것 같은 사람은 드라이기나 전자레인지를 적절히 이용하면 된다.

[실험동영상 보기]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1 
BLOG main image
생활에 밎줄 긋는 과학이야기♡ -KISTI의 과학향기-
by 과학향기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178)
과학향기 기사 (892)
과학향기 이벤트 (1)
과학향기 독자참여 (1)
이런주제 어때요? (1)

달력

«   2017/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istory!get rs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
Clicky Web Analytics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