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에너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5.30 자연이 준 선물, 인공광합성
  2. 2010.05.31 클로렐라로 만든 제2의 바이오디젤이 온다!

자연이 준 선물, 인공광합성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구온난화와 화석 연료의 고갈을 꼽을 수 있다.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무제한으로 존재하는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려는 노력이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필자가 포함된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팀이 효소반응과 태양전지 기술을 접목해 자연계의 광합성을 모방한 인공광합성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정밀화학 물질들을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해 내는 ‘친환경 녹색생물공정’ 개발의 중요한 전기가 될 전망이다.

인공광합성이 모방한 자연광합성, 그 원리는 무엇일까?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생존을 위해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먹이사슬의 상위단계에 있는 개체는 하위단계의 개체로부터 에너지를 얻는다. 식물은 먹이사슬의 가장 아래에 있지만 지구상에서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생물이다. 식물은 태양빛을 이용해 물과 이산화탄소로부터 생물의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을 생산한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광합성’ 과정이다. 따라서 광합성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현상 중에서도 가장 경이롭고 중요한 현상이다. 그렇다면 식물은 어떻게 광합성을 할 수 있을까?

광합성은 크게 명반응과 암반응으로 구성돼 있다. 명반응은 엽록소와 효소 등으로 이루어진 엽록체에서 일어난다. 엽록소는 태양빛을 흡수하면 에너지적으로 들뜬 상태가 된다. 이 들뜬 에너지는 주변으로 높은 에너지의 전자를 전달해 일련의 화학반응을 일으키게 한다. 이러한 화학반응을 통해 식물은 물을 분해해 산소를 생성한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화학반응의 에너지원인 ATP와 NAD(P)H를 만들게 된다. 이렇게 생성된 ATP와 NADPH는 암반응 과정(캘빈회로, calvin cycle)을 통해 이산화탄소로부터 탄수화물을 합성하는데 이용된다.


[그림 1] 자연광합성과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유사성을 이용해 개발한 인공광합성 기술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 효소반응을 이용한 인공광합성
박찬범 교수팀이 개발한 인공광합성 기술은 태양전지 기술을 이용해 NAD(P)+로부터 NAD(P)H를 재생시키는 자연광합성의 명반응을 모방했다. 또 암반응 과정을 산화환원효소로 대체해 효소반응을 이용했다. 효소는 단백질로 이루어진 생체촉매를 일컫는 말로, 기존에 산업적으로 사용되는 촉매와는 달리 상온, 상압, 중성 pH의 온화한 조건하에서 부산물의 생성 없이 특정 화학물질만 선택적으로 합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효소 중에서 산화환원 효소는 특히 기존의 촉매로는 거의 불가능한 광학이성질체나 신약원료물질의 합성이 가능해 정밀화학물질이나 신약 산업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왔다. 일례로 산화환원효소를 이용하면 당뇨병 치료제나 에이즈 치료제의 원료물질 등을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산화환원효소를 실제 산업적으로 활용한 예는 극히 드문 실정이다. 이는 산화환원효소의 촉매반응이 NAD(P)H와 같이 1g당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보조인자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AIST 연구팀은 NAD(P)+로부터 NADPH를 재생하는 자연광합성의 명반응과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유사성에 주목했다[그림1]. 광합성에서는 엽록소가 가시광선을 흡수해 들뜬 상태가 되면 고에너지의 전자를 주변에 전달해 NAD(P)+로부터 NADPH를 재생한다.

이와 유사하게 염료감응 태양전지에서는 황화카드뮴(CdS) 양자점과 같은 염료가 가시광선을 흡수해 들뜬 상태가 되면 고에너지의 전자를 주변의 산화티타늄(TiO2)에 전달해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유사성에 착안, 염료감응 태양전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대신에 NAD(P)+로부터 NAD(P)H를 재생하는데 성공했다. 더 나아가 재생된 NAD(P)H를 산화환원효소 반응과 연결시켜 고부가가치의 정밀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인공광합성’ 기술을 개발해냈다.

이렇듯 인공광합성 기술은 염료감응 태양전지 기술을 이용해 자연광합성 기술을 모방했다는 점이다. 재밌는 사실은 염료감응 태양전지 기술 역시 자연현상을 모방해 개발된 기술이라는 점이다. 결국 모방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발전시킬 수 있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

이 인공광합성 기술을 실제 산업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광반응 효율성 향상, 생체물질인 효소의 안정성 향상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직 남아있다. 하지만 무한 에너지원인 태양광을 이용해 신약원료물질, 광학이성질체와 같은 고부가가치의 정밀화학물질을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광합성 연구 ‘열풍’
인공광합성 기술 개발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2010년부터 5년간 1억 달러 이상을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버클리대, MIT의 우수연구자로 구성된 인공광합성 연구센터에 지원한다. 우리나라도 2009년부터 10년간 정부지원금 500억 원을 서강대 인공광합성 연구센터에 지원하고 있다. 이들 연구센터는 빛에너지를 이용해 물과 이산화탄소로부터 수소와 메탄올과 같은 청정연료를 생산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머지않아 세계 곳곳에서 인공광합성을 통한 청정에너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해본다.

글 : 류정기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사후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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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경의 주유소를 상상해보자. 그곳에는 자동차가 사용할 수 있는 연료가 총집합돼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휘발유와 경유처럼 석유에서 정제한 기름부터 콩과 유채 등에서 뽑아낸 바이오디젤(Biodiesel), 그리고 클로렐라(미세조류) 오일로부터 생산한 바이오디젤까지. 우리는 가격과 환경성을 따져서 가장 알맞은 연료를 구입하면 된다.

물론 2010년의 주유소에서도 바이오디젤을 만날 수 있다. 2006년부터 바이오디젤이 2% 섞인 경유가 판매되기 때문이다. 바이오디젤은 대부분 콩기름이나 유채유와 같은 식물성 기름으로 만들어, 고갈 위험이 없고 환경오염도 적다. 이런 장점 덕분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친환경연료로 바이오디젤이 환영받고 있다.

하지만 식물로 만든 바이오디젤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 식량으로 자동차연료를 만들어 먹거리 가격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바이오연료 개발 붐이 일었던 지난 10년 동안 사람들은 콩, 유채, 해바라기씨 같은 곡물로 바이오디젤을 만들었다. 결국 식용작물 가격은 치솟았고 동시에 사료 값도 올라갔다. 육류와 유제품 가격까지 올라갔으니 자동차연료 때문에 사람이 먹을 것에 타격을 준 셈이다.

바이오디젤 생산이 오히려 환경을 파괴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바이오디젤이 인기를 얻자 사람들은 아마존 삼림이나 동남아시아의 열대우림을 깎아내고 팜이나 야자 등 바이오디젤의 원료를 심었다. 친환경 연료를 만들려고 멀쩡한 숲을 파괴했던 것이다. 이런 문제를 막고자 최근에는 미세조류(Microalgae)가 바이오디젤의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미세조류는 무엇일까? 조류(Algae)는 육상식물이 아니면서 물과 이산화탄소, 태양광으로 광합성하는 생물을 의미한다. 이 중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클로렐라, 스피루리나 등을 미세조류(Microalgae)라 부른다. 반면 눈에 보이는 미역, 다시마 등은 거대조류(Macroalgae)로 분류된다. 미세조류는 지질(오일) 성분이 많아 바이오디젤의 원료로, 거대조류는 탄수화물 성분이 많아 에탄올 생산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미세조류는 황무지나 해안가에서 대량으로 배양할 수 있다. 그래서 삼림을 파괴하지 않아도 얻을 수 있고, 식량이 아니라 식량가격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또 육상식물보다 빨리 자라고 1년 내내 수확할 수 있다. 단위면적당 생산성도 다른 식용작물보다 50~100배 이상 높다.

바이오디젤을 만들 수 있는 미세조류의 하나로 클로렐라가 꼽힌다. 이 식물은 1970년대부터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러시아에서 우주식으로 사용했고, 한국과 일본에는 기능성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1980년대 중반에 등장했던 녹색의 라면, ‘클로렐라 라면’를 아는 사람이라면 미세조류가 무엇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클로렐라로 어떻게 바이오디젤을 만든다는 것일까?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바이오디젤을 만들 수 있는 클로렐라를 만들기 위해 이산화탄소와 물, 약간의 미네랄이 섞인 배양액을 만든다. 만들어진 배양액을 태양광이 잘 드는 옥외에 두면 클로렐라를 얻을 수 있다. 배양액에서 물을 제거하고 건조시키면 미세조류 바이오매스(지질 함량 최대 50%)가 만들어진다. 여기서 헥산 같은 유기용매로 지질(오일)을 뽑아내고, 메탄올과 산성촉매를 부어 가열하면 자동차연료로 쓸 수 있는 바이오디젤이 완성된다.


<석탄으로 전기를 생산할 때 나오는 배기가스로 미세조류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과정. 자료제공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미세조류의 먹이가 이산화탄소라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기체인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석탄발전소처럼 고농도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곳에서 미세조류를 키우면 온실가스도 줄이고 친환경에너지도 얻을 수 있다.

공기 중에 포함된 이산화탄소가 0.03% 정도뿐인 반면 석탄발전 배기가스에는 이산화탄소가 10% 정도 들어있어 미세조류의 먹이로 사용하기 좋다. 특히 우리나라 전력생산량의 40%를 담당하는 화력발전소는 주로 해안가에 위치하고 있다. 화력발전소 근처 황무지나 해안가에 미세조류를 배양하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미세조류가 석탄발전 배기가스에서 잘 자라는 것은 아니다. 석탄발전 배기가스에는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일산화탄소, 먼지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환경에도 잘 자랄 수 있는 미세조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전 세계 바이오연료 시장규모는 2010년 현재 20조원 정도다. 2015년에는 그 규모가 53조원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식용작물로 늘어나는 수요을 맞출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전 세계 과학자들은 미세조류 바이오디젤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액손모빌사는 2009년 미세조류 바이오연료 분야에 6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고, 영국 BP사는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과 미세조류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공익재단인 미국 빌게이트 재단도 2008년 사파이어에너지사에 1억 달러 규모를 지원해 미래에너지원 개발을 도왔다.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도 2009년도부터 8,000만 달러 규모의 종합 R&D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핀란드, 프랑스, 스코틀랜드 등도 미세조류 바이오연료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한국에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의 정부출연연구소가 중심이 돼 미세조류 개발기술, 고농도 배양기술, 바이오디젤 전환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연소배기가스 R&D 실증설비’에서 배출되는 석탄발전 연소배가스를 이용해 클로렐라 바이오디젤을 생산하고 있다.

석유는 연료뿐 아니라 다양한 화학제품을 만드는 데도 사용된다. 이를 대체하려면 미세조류 바이오매스로 화학제품을 만들 원료를 뽑아낼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한국과 미국의 연구자들은 ‘바이오정유’(Biorefinery)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석유처럼 연료로도 사용하고 화학제품의 원료로도 쓸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미세조류 바이오매스로 바이오디젤, 바이오가솔린과 같은 연료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로 바이오복합소재, 수소, 전기, 열 등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2008년 5월처럼 석유 가격이 배럴당 130달러 이상으로 높아졌던 상황을 떠올려 보면, 또 석유의 매장량과 환경유해성을 생각하면 누구나 새로운 친환경 연료개발이 빨리 이뤄져야 함을 깨달을 수 있다. 현재 연구중인 새로운 연료가 좋은 성과를 거두길 기대해보자. 그리고 연료의 목록에 미세조류 바이오디젤도 포함시켜놓도록 하자. 먼 훗날 석유가 없어진 틈을 미세조류 바이오디젤이 채우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글 : 오유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바이오에너지연구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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