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 멈추지 않고 달리는 비밀은?

‘2014년 7월 세계 79개국 정상은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CW-7’ 살포를 결정한다. CW-7은 지구의 대기온도를 인위적으로 낮추기 위해 개발된 인공냉각제. 항공기를 이용해 대기 상층권에 CW-7을 대량으로 뿌린 뒤 강력한 한파가 몰아쳐 빙하기가 닥쳤다. 지구상의 살아 있는 모든 것이 얼어붙었다. 생명체는 오직 지구를 순환하는 ‘설국열차’에만 존재하게 되는데….’

지난 8월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는 인공냉각제 때문에 지구에 신(新)빙하기가 닥쳤다는 독특한 설정을 갖고 있다. 여기에 화려한 출연진, 400억 원이 넘는 제작비 등으로 이슈가 됐는데, 8월 25일 기준 약 88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몰이 중이다.

이 영화의 주 무대는 한파를 피해 달리기 시작해 17년간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는 열차다. 영화에서는 동력을 어떻게 얻는지 자세히 나오지 않지만, 일단 보이는 것만으로는 무한동력으로 달리는 셈이다. 쉬지 않고 달리는 열차, 과연 과학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설국열차를 탄 사람들이 가장 신성시하는 것은 바로 엔진이다. 설국열차의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곳으로, 열차 안 사람들의 운명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엔진은 운동에너지나 열에너지를 발생시켜 열차를 한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하고 사람들을 얼어붙은 지구로부터 보호하기도 한다. 설국열차가 17년 동안 달린 바탕에는 엄청난 에너지를 만든 엔진이 있는 것이다.

설국열차의 모델로 우선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자기부상열차’다. 자기부상열차는 자기력을 이용해 차량을 레일 위에 띄워 움직인다. 레일과 접촉이 없어 소음과 진동은 물론 마찰로 손실되는 에너지도 적다.

자기부상열차를 만드는 핵심원리는 ‘렌츠의 법칙’이다. 자석이 도체 주변을 움직일 때 이 주변에는 변화에 반발하는 방향으로 자기장이 발생해 밀어내거나 당기는 힘이 발생한다는 전자기법칙이다.

자기부상열차에 설치된 자석은 레일 밑에 설치된 전자석과 같은 극을 마주하게 돼 뜨게 된다. 이후 레일에 설치된 선형모터(일반적인 모터의 원형 코일을 선형으로 편 형태)에 흐르는 전류의 방향을 지속적으로 바꾸게 되면 레일에서 약 40cm 간격으로 설치된 N극과 S극이 주기적으로 바뀐다. 그러면 렌츠의 법칙에 의해 열차와 레일 사이에는 인력과 척력이 빠르게 번갈아 작용하게 된다. 열차와 레일이 ‘밀당(밀고 당기기)’을 시작한 셈이다. 앞쪽의 레일이 당기고 뒤쪽의 레일은 밀어내며 열차는 뜬 상태로 앞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일반 열차에 비해 자기부상열차의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발표도 있다. 미국자기부상열차연합에 따르면 시속 200km에서 일반 열차가 전력 29와트시(Wh(전력량), 1Wh=1W의 전력을 한 시간 동안 공급한 에너지)를 소비한 반면 자기부상열차는 22Wh를 소비했다. 또 시속 300km에서 일반 열차는 전력 51Wh를, 자기부상열차는 34Wh를 소비했다. 속도가 빠를수록 자기부상열차의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특히 ‘사람의 팔이 몇 분 만에 얼어 부서질 정도로 추운 빙하기’라면 초전도 자석을 이용한 자기부상열차라는 상상도 해볼 수 있다. 초전도 현상은 온도가 영하 273.15도인 ‘절대 0도’ 부근에서 도체의 저항이 ‘0’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절대 0도에 있는 도체에 전류를 흘리면 초전도 자석을 만들 수 있는데 전류를 많이 흘려줄수록 최대 20테슬라(T,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의 강한 자석이 된다. 초전도 자석을 이용하면 자기부상열차가 더 강력한 자기장을 기반으로 초고속으로 달릴 수 있다.

초전도 현상을 일으키는 온도를 만들기 위한 냉각기를 구동하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든다. 하지만 빙하기 지구라는 극저온 상태의 외부 환경은 설국열차가 써야 하는 이 에너지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그림]무선전력전송기술을 도입한 전기버스. 버스가 정차해 있는 동안 정류장 바닥에 설치된 급전선에서 자기장이 발생해 버스 하단의 집전장치로 전력을 보낸다. 사진 출처 : 동아일보

또 설국열차가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충전 받고 있을 수도 있다. 열차는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상황. 유선으로 연결해 에너지를 전달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래서 영화 속 엔진의 개발자인 윌포드는 설국열차에 무선으로 에너지를 전달받는 ‘무선전력전송기술’을 도입했을 것이다. 무선전력전송기술은 와이파이나 블루투스를 통해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처럼 자동차나 버스, 열차 같은 교통수단에 무선으로 손쉽게 에너지를 전달하는 방법이다.

설국열차에 적용될 수 있는 무선전력전송기술은 ‘자기유도’ 방식이다. 자기유도는 전선 속 코일 주변의 자기장이 변하면 전력이 발생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코어가 설치된 도로 밑 지점에 또 다른 코어를 가진 교통수단이 접근하면 자기유도에 의해 전력이 발생하고, 이는 두 코어가 만드는 ‘폐루프’를 통해 교통수단으로 전달된다. 교통수단 속 코어는 전력을 받아들여 사용할 수 있는 전압으로 안전하게 바꾸어 충전을 마친다.

무선전력전송기술 연구는 국내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013년 6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무선 충전기술을 실제 트램에 적용, 운행에 성공한 데 이어 국토교통부는 8월 6일부터 무선 충전 전기버스 시범 운행을 시작한다고 밝힌 상태다. 이 둘 모두 자기유도 방식으로 운행된다. 무선전력전송기술로 인해 동력 공급이 끊기지 않는다면, 설국열차처럼 1년 365일 내내 멈추지 않고 달리는 기차를 현실에서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글 : 전준범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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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신교통시스템, 자기부상열차의 부상

한국 대도시 교통망의 핵심은 버스와 지하철이다. 전통적으로 버스는 단거리 이동을, 지하철은 중장거리 이동을 담당했으나 근래 간선급행버스체계(BRT)가 확대되면서 버스의 중장거리 부담률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버스와 지하철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틈새가 있다.

한국의 대도시 환승시스템은 비교적 잘 구축된 편이지만 지하철과 간선버스가 이르지 못하는 지역을 지선버스와 마을버스만으로 커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버스는 수송력에 한계가 있으며 지하철은 사업규모가 너무 커서 쉽사리 건설하기 곤란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비할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신교통시스템’이 있다. 신교통시스템은 버스와 지하철 양쪽의 장점을 취하는 교통수단으로, 주로 전기를 이용해 친환경적이고 궤도를 이용한 버스에 비해 정시성이 높으며 굴착이나 대규모 역사 등이 필요하지 않아 지하철에 비해 가설비용이 저렴하다. 국내 신교통시스템으로는 기존 도로를 이용할 수 있는 BRT나 M버스, 경전철 등이 있다.

BRT(Bus Rapid Transit)는 주요 간선 도로에 버스 전용 차로를 설치해 급행으로 버스를 운행하는 방식이고, M버스(Metorpolitan Bus)는 수도권 주요거점을 중간정차 없이 연결하는 광역급행버스다. 경전철은 수송량과 운행 거리가 기존 지하철의 절반 수준인 경량 전철로, 지하철에 비해 건설비용이 저렴하고 공해와 소음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 ‘차세대 신교통시스템’이다. 차세대 신교통시스템이란 말 그대로 현재 신교통시스템의 다음 세대를 말한다. 국내에서 개발 중인 차세대 신교통시스템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것 중 하나가 자기부상열차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6년 사업단이 출범해 본격적으로 자기부상열차를 개발해 왔다. 국토해양부의 국가건설교통 연구개발사업으로 추진돼 한국기계연구원에서 개발 및 실용화중인 자기부상열차는 오는 2012년 10월 인천국제공항에 시범노선이 설치돼 공항 이용객들의 중요한 교통수단이 될 예정이다.


[그림 1]인천에 선보일 도시형자기부상열차로 한국기계연구원에서 시험운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 도시형자기부상열차실용화사업단

목표는 최고속도 110km/h, 1량 탑승인원 100명, 무인운전이 가능한 자기부상열차 개발과 인천공항 내 6.1km 시범노선을 구축하는 것으로 설정됐다. 11~12월이면 시속 110km/h 도달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약 1년간 시운전을 통한 안정화 기간을 거쳐 2013년 9월 공식 개통할 계획이다.

자기부상열차는 자석의 같은 극끼리 밀치고 다른 극끼리 당기는 힘을 이용해 차량을 선로 위에 띄워서 움직이는 열차를 말한다. 도시형자기부상열차에 사용되는 자석은 강력한 영구자석이다. 선로와 열차가 직접 닿지 않기 때문에 마찰력이 매우 적어 가속이 빠르며 소음이 65dB 수준으로 낮다. 바퀴와 레일의 마찰로 인한 진동과 분진도 없어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꼽힌다. 또한 탈선, 전자파 등의 위험요소가 없고 건설비와 운영비도 기존 철도에 비해 저렴해 세계 각국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복잡한 도심에서도 운행할 수 있어 차세대 도심대중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통 자기부상열차라고 하면 상하이 도심과 푸동 공항을 연결하는 열차처럼 초고속열차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국내에서 개발하는 자기부상열차는 중저속 도시형자기부상열차다. 교외와 도심을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내에서 지하철이나 경전철을 대신하는 용도로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구자석을 이용한 방식 외에 열차에서 튀어나온 전자석이 철판으로 만든 선로 아래를 감싸듯 설치한 ‘상전도 흡인식’도 있다. 상전도 흡인식은 자석이 철판으로 달라붙으려는 흡입력으로 열차를 띄우는 방식을 말한다. 이 방식은 저속은 물론 고속열차에도 적용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초고속 열차 전용으로 개발된 기술도 있다. 강력한 초전도 자석의 반발력을 이용해 높은 속도를 낼 수 있는 초전도 반발식이 그것이다. 자기부상열차 바닥에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초전도 자석을 놓고 레일 위치에 전자석을 놓아 만든다. 초전도 현상이란 섭씨 영하 200도 이하의 매우 낮은 온도에서 전기 저항이 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는 초전도체는 전기 저항이 사라지는 것 외에도 아주 큰 자기장을 만들거나 가두어 둘 수 있다.

열차 바닥의 초전도자석과 전자석의 자기장 방향을 반대로 두어 열차와 레일 사이에 서로 밀어내는 척력이 생기고, 무거운 열차가 공중에 뜰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마찰력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적은 동력으로도 먼 거리를 갈 수 있다.

현재 도시형 자기부상열차가 개통돼 영업 중인 노선은 세계적으로 일본 나고야가 유일하다. (중국 푸동공항과 상하이를 연결하는 노선은 시속 300km를 넘는 고속형이다.) 최근에는 중국이 자체 기술로 저속 자기부상열차를 개발해 선보였지만, 상용화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월 인천에서 시범운행을 시작할 자기부상열차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운행을 시작하는 도시형자기부상열차가 된다. 2013년 9월 성공적으로 상용화 돼 향후 최첨단 녹색교통시스템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글 : 김택원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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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철길 구르는 바퀴 만들기

우리 주변의 물체 대부분은 외부에서 밀거나 당기는 등 힘을 가해야만 움직이지요. 그런데 힘을 가하지 않아도 물체 스스로 밀거나 당기는 물체가 있어요. 바로 ‘자석’이예요. 자석끼리 서로 밀어내거나 끌어당기는 힘, 또는 자석이 다른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을 ‘자기력’이라고 해요.

자기력의 크기는 자석들 사이의 거리에 따라 달라져요. 자석 사이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힘이 커지지요. 두 자석을 서로 다른 극끼리 마주 보게 놓아두면 자기력 때문에 서로 달라붙겠지요? 하지만 두 자석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자기력은 약해지고, 결국에는 서로에게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게 된답니다.

자석은 자기력 외에도 다양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요. 막대자석의 한쪽은 빨간색으로 칠해져 있고 다른 쪽은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지요. 빨간색 부분은 N극이고 파란색 부분은 S극이예요. 이렇게 하나의 자석 안에는 N극과 S극이 함께 존재한답니다. 그런데 이 막대자석을 정확하게 반으로 나누면 어떻게 될까요? 신기하게도 쪼개진 부분들이 각각 N극과 S극으로 나눠진답니다. 자석을 아무리 잘게 쪼개도, 조각들의 양 끝은 항상 N극과 S극을 띠게 돼요.

자석은 다른 물체에게 자신의 능력을 나눠주기도 해요. 철 안에는 자성을 가진 작은 입자들이 들어 있는데, 평소에는 멋대로 흐트러져 있다가 자석을 가까이 하거나 자석으로 문지르면 가지런히 배열돼요. 이런 현상을 ‘자화’라고 해요. 자화된 철은 마치 자석처럼 자기력을 갖게 돼요. 자석도 아니면서 자석처럼 행동하게 만드는 자화 현상, 실험을 통해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교과과정]
초 3-1 자석의 성질
초 6-1 자기장

[학습주제]
자석의 성질과 자기력 이해하기
자화현상 관찰하기


<실험 방법 및 원리>







실험에서 바퀴가 철길을 구르는 것을 관찰해 보면, 바퀴의 폭보다 더 넓어지는 철길 끝에서도 떨어지지 않고 꼭 붙어 다시 뒤돌아 굴러오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이렇듯 바퀴와 철사가 붙어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자화 현상 때문입니다. 바퀴에 연결된 나사 두 개가 네오디뮴 자석으로부터 자기력을 받게 된 거지요. 때문에 철길에 단단하게 달라붙어 철사길을 뒤집거나 흔들어도 바퀴가 떨어지지 않고 철길에 붙어 계속 굴러갈 수 있는 거랍니다.

실험에서는 자석이 물체를 당기는 힘을 이용해 이동하는 물체를 만들었어요. 반대로 자석이 서로를 밀어내는 힘을 이용하는 탈것도 있답니다. 바로 자기부상열차가 그 주인공이죠. 자기부상열차는 바닥에 초전도체를 이용한 초전도 자석을 놓고 레일 위치에 전자석을 놓아 만들어요. 초전도 현상이란 섭씨 영하 200도 이하의 매우 낮은 온도에서 전기 저항이 사라지는 현상을 말해요.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는 초전도체는 전기 저항이 사라지는 것 외에도 아주 큰 자기장을 만들거나 가두어 둘 수 있어요.

열차 바닥의 초전도자석과 전자석의 자기장 방향은 반대지요. 때문에 열차와 레일 사이에 서로 밀어내는 척력이 생기고 무거운 열차가 공중에 뜰 수 있는 거랍니다. 자기부상열차는 마찰력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적은 동력으로도 먼 거리를 갈 수 있어요. 이렇듯 자석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쓰이고 있답니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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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끊임없이 엄청난 빛과 열을 내고 있는 태양에너지이다. 그러면 태양이 그렇게 엄청난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원리는 무엇일까? 바로 태양의 중심에서 일어나는 핵융합반응이다. 초고온의 플라즈마 상태인 수소 원자핵들이 서로 밀어내려는 핵력을 이겨내고 융합하여 헬륨 등 무거운 원자핵으로 바뀌는 핵융합반응과정에서 원소들의 질량이 줄어든다. 이는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공식인 E=mc²에 의해 엄청난 양의 에너지로 변환된다.

과학자들은 인류의 에너지원으로 태양에너지와 같은 원리인 핵융합에너지 개발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태양에서와 같이 지구에서도 핵융합반응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하지만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도전이었다. 문제는 핵융합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가 필요한 데 이러한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어떻게 가둘 것인가이다. 현재 지구상에는 1억도 이상의 고온을 견딜 수 있는 재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핵융합반응을 위해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어떤 물질에 직접 접촉시키지 않고 공간에 가두는 방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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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플라즈마가 전기적 특성을 가진 점에 착안하여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하면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을 제어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고, 자석을 이용해 만든 핵융합 장치 ‘토카막(Tokamak)’을 발명하게 되었다. 원래 토카막은 도넛츠 모양의 자장이 있는 상자란 의미를 갖는 러시아어의 줄인 말이다. 1970년대 초반부터 선진국들은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토카막을 건설하여 본격적인 핵융합 연구를 시작하였으며, 1990년대부터 초전도기술이 접목된 초전도 토카막을 통해 핵융합에너지를 인류의 미래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는 늦게 출발했지만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 바로 한국의 태양이라 불리는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를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1995년 12월말에 시작하여 2007년 9월까지, 11년 8개월 만에 완공된 KSTAR가 얼마 전 영하 268도의 극저온 냉각 시운전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1억도 이상의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가둔다는 핵융합장치를 영하 268도로 냉각하다니, 왠지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는 이야기이다.

KSTAR처럼 최근 건설되는 핵융합장치에 적용된 초전도 자석을 이용하면 문제는 해결된다. 초전도란 어떤 종류의 금속이나 합금을 절대영도(0 K:-273℃) 가까이 냉각하였을 때, 전기저항이 갑자기 소멸하여 전류가 아무런 장애 없이 흐르는 현상이다. 기존의 일반 구리로 만든 전자석을 활용한 토카막장치는 강력한 자기장을 만들기 위해 높은 전류를 흘리면 전자석의 전기 저항 때문에 엄청난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장치를 오랫동안 가동할 수 없었다. 이 결점을 보안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전기 저항이 0인 초전도 자석을 적용한 초전도토카막 장치이다. 그래서 KSTAR 장치를 쉽게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물질을 담는 세상에서 가장 차가운 그릇”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실제로 KSTAR에는 30개의 자석 모두가 초전도 자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중량이 약300톤에 가깝다. 특히, Nb₃Sn(니오븀주석)이라는 최고 성능의 초전도체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거대 규모의 초전도 자석을 극저온 운전온도인 영하 268도까지 내리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완전한 초전도 상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 열 침입이 없도록 장치 전체가 완벽한 진공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초전도체가 수축되도록 모든 자석에 초임계 헬륨을 주입하여 서서히 온도를 낮춘다. 균열이 발생하거나, 틈새가 생겨 진공누설이 생기게 되면 냉각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초전도 토카막을 완성한 나라들이 냉각 시운전을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하고 중간에 보수 작업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했던 것은 그만큼 극저온 냉각과정이 기술적으로 까다롭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온도를 내릴 때 핵심적인 기술은 어느 정도의 냉각 속도로 어떤 온도 분포를 유지하면서 온도를 내릴 것인가이다. KSTAR에서는 냉동능력과 자석구조물의 수축 응력을 고려하여 운전온도인 4.5K(-268℃)까지 내리는데 약 한달 가량이 걸렸다.





KSTAR의 이번 냉각 시운전 성공은 “세계 최대 규모의 초전도 토카막의 극저온 냉각 달성” 이라는 신기록을 세웠으며, 특히 시운전 과정에서 초전도 자석의 냉각을 저해하는 심각한 누설이나 장치의 결함 없이 시운전이 중단되지 않고 단번에 완료한 세계 최초의 사례가 되었다. 마침내 KSTAR의 설계·제작·조립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한 것이고, 핵융합 연구 분야에서 전 세계가 주목할 만한 성과로 인정받게 됨을 의미한다.

KSTAR의 성공적인 냉각 시운전 소식은 우리를 핵융합에너지 시대에 한걸음 더 가까워지게 했지만, 아직 핵융합 상용화 발전단계까지 남아있는 숙제는 여전히 많다. 먼저 KSTAR가 중점적으로 풀어야 하는 숙제로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플라즈마 운전기술이 연구되어야 한다. 그리고 핵융합 반응율을 높이기 위해 플라즈마를 가열하는 연구도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를 통해서는 연속적인 핵융합반응을 일으키는 연소 플라즈마 운전기술에 대한 연구가 중점적으로 이루어 질 것이다. 핵융합반응에서 나오는 중성자의 에너지를 실제 전기 생산이 가능한 열에너지로 바꾸는 동력변환기술도 함께 연구되어야 할 과제다. 또한 핵융합발전의 단가를 낮출 수 있는 재료 물질이나 건설방식도 개발되어야 한다. 핵융합연구자들은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을 진행하면 2040년대쯤에 핵융합발전이 가능하리라 예상하고 있다.

핵융합연구자는 납을 금으로 바꾸려 했던 중세시대의 연금술사가 아니라, 다음 세대를 지배하는 문명과 미래 문화패턴을 미리 대비하는 미래 과학기술자들이다. 경제성만을 쫓아 모두 현실적인 길만을 선택해서 나아가기 보다는 미래를 위한 준비로 핵융합연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꿈의 에너지의 시대를 열기 위해 핵융합연구자들은 오늘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 : 박주식 KSTAR연구센터장

KSTAR 바로가기 :
http://www.nfrc.re.kr/

ITER 바로가기 :
http://www.iterkorea.org/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ndsl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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