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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06 변신의 귀재, 문어
  2. 2010.08.02 모기퇴치법 총집합~ 레이저총부터 미꾸라지까지

변신의 귀재, 문어

과학향기 기사/Sci-Fun 2010.12.06 00:00 by 과학향기
변신의 귀재, 문어

자신의 천적과 마주쳤을 때 동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바로 삼십육계 줄행랑이다. 하지만 이렇게 도망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꼬물꼬물 기어 다니는 애벌레와 같이 모든 동물의 행동이 날렵하지 않기 때문이다.

작고 약한 동물들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최상의 방법은 천적의 눈에 띄지 않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의 모습이 적의 눈에 띄지 않도록 몸 색깔이나 무늬를 주위와 비슷하게 바꾸는 위장술, 바로 보호색을 사용하도록 진화해 왔다.

이 중 바다 생명체 ‘문어’는 위장술의 달인, 변신의 귀재로 통한다. 문어는 보호색과 의태를 모두 활용하기 때문에 바다의 카멜레온으로 통한다. 바위에 붙으면 바위 색으로 변하고, 산호 옆에 있으면 산호처럼 보일 정도로 변화무쌍하다.

인도네시아의 술라웨시 해안에 서식하는 ‘인도네시아 문어’(Octopus marginatus)는 바닥을 기어 다니는 평상시 모습과 달리, 천적이 나타나면 바다 밑에 널려 있는 야자나무 열매인 코코넛처럼 위장해 걸어 다닌다. 온몸이 흐물흐물한 무척추동물임에도 불구하고, 두 다리로 밑바닥을 걸으면서 여섯 개의 다리로는 공처럼 몸을 말아 마치 코코넛처럼 보이게 한다. 걸을 때는 맨 뒷다리를 앞으로 돌리고, 그 다음 다리를 다시 앞으로 보내기를 반복해 마치 컨베이어 벨트 위를 구르듯 걷는다. 흐느적거리며 움직이지만, 도망치는 속도는 다리를 모두 사용해 이동할 때보다 훨씬 빠르다.

‘호주 문어(Octopus aculeatus)’ 역시 다리를 사용해 걷거나 달릴 수 있다. 인도네시아 문어에 비해 크기가 작은 호주 문어는 해조 덩어리로 위장해 도망친다. 호두알 크기인 이 문어는 6개의 다리를 머리 위로 말아 올리고 나머지 두 다리로 달리는데, 1초에 최대 14cm의 속도로 달릴 수 있다. 이렇듯 문어의 ‘두 다리로 걷기’ 위장은 무척추동물은 두 다리로 걸을 수 없다는 편견을 깨버린 놀라운 발견이었다.

호주 멜버른대의 마크 노만 교수는 술라웨시 해안에서 60cm 길이의 문어를 발견하기도 했다. 연구팀이 2년 동안 관찰한 결과, 이 문어는 바다뱀, 바닷물고기인 쏠배감펭, 넙치 등 세 가지 생물의 모양으로 변신했다. 자신이 살고 있는 굴과 바다 바닥을 오가면서 다른 바다생물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택한 방법이다.

2010년 9월에는 문어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인도네시아 연안에 서식하는 ‘흉내 문어’가 그것으로, 기존에 밝혀진 3가지보다 훨씬 많은, 무려 40가지 생물로 변신할 수 있는 문어다. 이 문어는 몸을 납작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8개의 다리를 다양한 형태로 배열할 수 있다. 문어는 이런 특성을 이용해 자이언트 크랩, 바다뱀, 넙치, 불가사리 등으로 변신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진화생물학자 힐리 해밀턴은 흉내 문어의 변신 기술이 그 완성도면에서는 완벽하지 못하지만 천적을 속이는 데는 충분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한편, 문어가 자유자재로 몸의 색깔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문어 껍질에 있는 색소 세포가 주변 환경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수시로 몸 색깔을 바꾸기 때문이다. 색을 바꾸는 속도나 색의 종류에 있어서는 오히려 카멜레온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문어는 어떻게 자유자재로 몸 색깔을 바꿀 수 있는 것일까? 문어 껍질에는 색소 주머니가 있는데, 근육 섬유에 연결돼 있다. 근육이 수축하면 주머니가 커지면서 그 주변의 피부가 주머니 속의 색소와 같은 색을 띠게 되고, 근육이 이완돼 주머니가 다시 줄어들면 색이 사라지게 된다.

과학자들은 이런 문어의 보호색 원리를 연구해 신물질을 개발하기도 했다. 2003년 일본 후지 제록스사의 료지로 아카시 박사 연구팀은 재료공학 전문지인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에 니팜(NIPAM)이라는 고분자물질로 오징어나 문어의 피부에 있는 것과 같은 수축성 색소 주머니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색소 주머니에 검은색을 띠는 색소를 집어넣었다. 색소 주머니가 팽창됐을 때의 직경은 0.02~0.2mm 정도다.

긴 사슬 모양의 니팜 고분자물질을 서로 교차시키면 부드러운 겔 상태가 된다. 겔의 부피는 온도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를 이용해 색을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실내온도에서는 겔이 팽창해 그 안의 색소 주머니가 커짐에 따라 검은색을 띠게 되지만, 섭씨 40도로 가열되면 수축돼 투명해진다. 연구진은 이 겔을 유리창 사이에 넣어 온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스마트 유리를 만들었다.

이렇게 개발된 스마트 고분자물질은 온도의 변화 외에도 전류, 산도, 빛의 유무, 특정 독성물질이나 약물의 유무에도 반응하게 할 수 있다. 때문에 전류의 변화에만 반응하는 기존의 스마트 유리보다 더욱 다양한 곳에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스마트 유리는 단색만 있었지만, 니팜 물질은 주머니에 넣을 색소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어 다양한 색을 연출할 수 있다.

문어와 같은 바다 생물뿐만 아니라 육지의 수많은 생물들도 위장술을 사용하고 있다. 사는 장소에 따라 몸의 색깔을 바꾸는 카멜레온, 올빼미의 눈처럼 위장한 올빼미나비 등이 그들이다. 호랑나비는 애벌레 시절부터 새똥인 척 위장해 적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애벌레를 탈피해 번데기가 될 때까지는 매달려 있는 나뭇가지의 색에 따라 초록색이나 갈색으로 색을 바꿀 수 있다.

이외에도 동물의 세계에는 우리가 짐작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위장술이 판치고 있는지 모른다. 살아남으려는 동물들의 지혜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과학자들은 생물들의 이런 지혜를 빌어와 과학기술에 응용하고 있다. 전 세계의 다양한 생물들은 언제나 과학연구에 가장 좋은 스승이 되고 있다.

글 : 과학향기 편집부

※ 과학향기 제747호 ‘위장술의 달인을 찾아라(2008년 04월 18일자)’에서 일부 내용을 발췌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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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 같은 더위. 귓가를 앵앵거리며 귀찮게 하다가 어느새 새빨간 흔적을 남기고 궁극의 가려움까지 선물하고 떠나는 불청객은? 그렇다. 그 주인공은 여름밤을 한결 더 불쾌하게 만드는 모기다. 인간은 매년 모기와 반복되는 전쟁을 펼치지만 번번이 패배하고 만다. 모기를 퇴치하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오랫동안 사용했던 모기향과 스프레이는 식상하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몇 년 전부터는 모기를 잡아 준다는 이색적인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첨단 기술을 이용한 방법부터 각종 생물 무기까지! 모기들을 정복할 필승 전략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몇 년 전에 등장해 가정마다 하나씩 가지고 있는 파리채 모양의 ‘전기 모기채’가 있다. 이는 ‘휘두르는 동작’ 하나로 모기를 퇴치할 수 있어 모기의 공격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채를 이루고 있는 전류그물망에 전기가 흐르고 있으므로 모기가 채에 닿으면 전기충격을 받고 죽는다.

또 음식점이나 거리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푸른빛이 감도는 등도 있다. 모기를 유인하는 등이라는 의미에서 ‘유문등’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장치는 대부분의 야행성 곤충이 좋아하는 350nm~370nm 파장의 푸른빛을 내보낸다. 빛으로 모기를 유인한 뒤 그물에 넣거나, 전기로 태우는 식이다. 일종의 모기 지뢰라고도 할 수 있다.

모기를 대량 살상하는 레이저 총도 개발됐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연구원들이 주축이 된 인텔렉추얼 벤처스라는 회사는 2010년 초, 모기의 날개소리를 인식해 레이저로 모기를 태워 죽이는 장치를 개발했다. 이름 하여 ‘스타워즈’ 총이다. 이 장치는 아프리카에서 말라리아를 옮기는 얼룩날개모기를 없애기 위해 개발됐다. 아직 실제로 사용된 사례는 없지만, 실전에 배치되면 건물 주위를 모기로부터 보호하는 보호막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기하기는 하지만 효과가 없는 무기도 있다. 최근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모기가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 준다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원리는 간단하다. 스마트폰으로 사람의 피를 빠는 암컷 모기가 싫어하는 수컷 모기의 초음파를 발생시켜 모기가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암컷 모기는 보통 일생에 한 번 수컷과 교배를 하고 알을 낳는데, 알을 낳기 전에는 수컷과 교배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수컷이 접근하면 날개 소리로 미리 알아채고 피한다. 하지만 이 애플리케이션을 비롯해 초음파를 발생시켜 모기의 접근을 막는 각종 장치와 컴퓨터 프로그램들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암컷 모기가 좋아하는 사람의 땀 냄새와 이산화탄소가 수컷의 날개 소리보다 암컷 모기를 더 유혹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초음파가 모기 퇴치에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강남구청에서는 초음파를 이용해 효과적으로 모기를 없애는 장치를 만들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장순식 강남구청 방역팀장이 개발한 이 장치는 수컷 모기의 날갯짓 소리인 약 1만 2,000㎐보다 높은 4만 2,000㎐의 초음파를 발생시켜 모기의 유충인 장구벌레를 제거한다. 물을 1초당 4만 2,000번 진동시킬 때 발생하는 거품이 장구벌레의 몸에 닿아 마치 폭탄처럼 터지면서 장구벌레를 죽이는 것. 정화조나 집수정에 이 장치를 설치했을 때 95% 이상의 장구벌레를 죽이는 놀라운 퇴치 능력을 보여줬다.

초음파 진동장치 못지않은 생물 무기를 사용하는 곳도 있다. 서초구청에서는 장구벌레의 천적인 미꾸라지를 집수정에 방사해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 모기는 열려 있는 문을 통해 들어오기도 하지만 집수정과 연결된 화장실이나 베란다의 배수구를 통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집수정에 미꾸라지를 풀어놓는 것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실제로 집수정에 미꾸라지를 풀어놓은 결과, 미꾸라지 한 마리가 약 1㎡ 넓이의 공간에서 하루에 1,000마리 정도의 모기를 먹어 치워 모기 때문에 들어오는 민원이 줄었다고 한다.

모기의 천적은 미꾸라지만이 아니다. 강가나 하천 주위에 사는 잠자리 애벌레나 물땡땡이, 깨알물방개 같은 곤충 역시 장구벌레를 잡아먹는다. 모기의 가장 강력한 천적은 박쥐라고 할 수 있는데, 박쥐는 하룻밤에 최대 3,000마리의 모기를 먹어치우기도 한다. 박쥐가 친환경 모기 해결사로 알려지면서 이탈리아에서는 모기를 잡기 위해 박쥐가 살 수 있는 나무집 설치도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무시무시한 레이저 총에서부터 미꾸라지나 박쥐 같은 생물 무기까지 다양한 모기 퇴치 방법들을 알아봤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몸을 잘 챙기는 것이다. 을지대학교 양영철 교수는 모기가 좋아하는 땀 냄새가 나지 않도록 자기 전에는 꼭 샤워할 것을 권한다. 특히 피에 영양소인 지방이 많이 녹아있는 고지혈, 고혈압 환자들은 모기에 물릴 확률이 더 높다. 통계적으로 고지혈, 고혈압 환자가 많은 O형 혈액형인 사람도 주의해야 한다.

기술의 발달과 모기에 대한 정보가 늘어나면서 모기를 잡는 기술도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모기를 잡는 천적들이 사라지는 것은 안타까운 점이다. 올여름에는 모기를 잡는 다양한 첨단기술뿐만 아니라 모기의 천적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환경을 보호하는 일에도 조금은 관심을 기울여 보면 어떨까?

글 : 최영준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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