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11.23 진화론, 어디까지 진화했나?
  2. 2009.03.30 탄생 200주년 - 다시 보는 다윈
[편집자 주 - 1859년 11월 22일은 다윈이 ‘종의 기원’을 출간한 날입니다. 진화론의 탄생은 세계 인류를 뒤흔든 사건 중 하나였고, 아직까지 사회 각 부분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진화론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는 진화론에 관한 글을 마련했습니다.]

1991년 빙그레 이글스와 해태 타이거즈 간 야구경기 한 장면. 이글스의 투수 송진우는 8회 2아웃까지 퍼펙트 행진을 벌이고 있었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수립될지 모를 대기록에 수많은 이목이 집중됐지만 결국 파울플라이 실책과 볼넷으로 무산되고 만다. 이후 1997년의 정민철, 2007년 다니엘 리오스 등 많은 투수가 도전했지만 28년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에서 아직 퍼펙트게임은 난공불락의 고지다. 미국에선 17번, 일본에선 15번이나 있었던 기록이 왜 한국에서는 탄생하지 않는 것일까?

퍼펙트게임이 투수의 최고 기록이라면 4할 대 타율은 타자의 최고 기록 중 하나다. 이 역시 프로야구 원년을 제외하고는 나오지 않고 있다. 다윈 이후 최고의 진화생물학자로 평가받는 학자 중 하나인 스티븐 제이 굴드도 우리와 비슷한 미국 상황에 답답했던지 이를 진화론으로 설명한다.

굴드의 견해를 따른다면 생명체의 시스템이 갖춰지기 시작할 때는 여러 변이들이 폭발하지만 시스템의 수준이 향상되는 과정에서 변이는 감소하고 종의 특성은 전체적으로 평균화된다. 이런 생명의 진화과정은 야구에서도 비슷하다. 야구가 시작되던 20세기 초만 해도 4할 타자를 비롯한 숱한 변이적 기록이 양산됐지만 점차 시스템이 안정화되자 4할 타자라는 변이는 급속히 사라졌다. 이에 따른다면 투수의 분업체계가 정착하고 타자의 기술이 발전해 야구 기록이 안정화된 것이다.

야구뿐 아니라 다른 기록 스포츠도 종목의 도입기에 신기록이 쏟아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신기록의 갱신 빈도는 줄어든다. 그러고 보니 일본에서도 1978년 이후 단 한 번 퍼펙트게임이 있을 뿐이다.

이러한 해석은 굴드가 주장하는 진화론을 설명하기 위한 하나의 사례다. 굴드는 원숭이가 어떻게 사람으로 바뀔 수 있냐는 세간의 우문에 대해 ‘우연이 개입한 생명체의 폭발적 등장’이라는 가설로 해답을 내렸다. 즉, 생물 종들이 상당기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다 특정한 시기에 급격한 종분화를 이뤘다는 것. 생물 종의 진화가 비교적 짧은 시간에 급격히 이뤄졌다는 이 ‘단속평형설’은 굴드와 리처드 르원틴이 대표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물론 굴드의 견해만이 진화론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반대편에는 에드워드 윌슨과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커 등의 굵직한 학자들이 포진하고 있다. 이들의 견해는 진화론의 기초적 개념인 ‘자연선택’을 보는 관점부터 다르다. 환경에 유리한 것만 후대에 전달된다는 자연선택으로는 종의 형질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굴드의 주장인 반면 도킨스 쪽에서는 자연선택의 힘을 더 강조하는 주장을 펼친다.

도킨스는 자연선택을 ‘눈먼 시계공’에 비유한다. 생물의 진화 과정은 시계공이 정해진 설계도에 따라 부품을 조립하는 것처럼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설계도조차 볼 수 없는 장님이 더듬더듬 부속을 끼워 맞추는 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결국 자연선택의 결과로 나타난 생명체가 마치 실력 좋은 시계공이 설계하고 만든 것 같지만 자연선택은 아무 것도 계획되지 않고 진행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살아남은 유전자만이 후대에 전달된다.

<찰스 다윈은 1859년 11월 22일 영국에서 ‘종의 기원’을 펴냈다. 이 책은 1858년 7월 린네 학회
에서 발표한 진화론 논문을 요약한 것으로, 생명의 기원과 발전을 생존 경쟁과 변이 현상 등
자연선택설로 설명했다. 초판 발행 후 창조론과 갈등을 빚었지만 세상에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사진제공. 동아일보.>

이렇게 ‘종의 기원’ 출간 이후 진화론은 내부적으로도 뜨거운 논쟁을 계속해왔다. 하지만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유전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유전자 선택론이 집단이나 종의 선택과도 통할 수 있다고 밝혀지면서 굴드파와 도킨스파 간의 간극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진화론은 자연과학의 영역을 넘어 다른 분야로 진화해 가는 데 그 가치를 찾을 수 있다. 과거에 진화론은 사회진화론이나 우생학과 같은 수준으로 엉뚱하게 이용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생활 속에 파고들면서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에드워드 윌슨이 제창한 ‘사회생물학’이 그 대표적인 예다.

사회생물학은 희생적 행동, 사회적 협력, 일부다처제 등 인간의 흥미로운 사회적 행동을 ‘자연선택에 대한 적응’이라는 진화론적 과정으로 파악하려 한다. 여기서 나온 진화심리학은 외부환경이 인간의 존재와 사고방식을 결정한다는 등의 기존 심리학을 모두 거부한다. 그리고 마음의 뿌리를 찾고, 인지구조가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해 연구한다. 인간의 마음은 뇌의 작용에서 나온 것이고 이것은 진화에 살아남기 위한 적응방식이라는 것이다.

행동경제학, 신경경제학 등의 진화경제학에서는 경제행위자인 개별 인간의 본성에 주목한다. 이들에 따르면 개인은 언제나 합리적이지는 않다. 현실에서 사람은 편견에 빠지거나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많으며, ‘절대적 최선의 길’을 택하기보다 ‘충분히 좋은’ 결과를 찾곤 한다는 것이다.

<행동경제학에서 인용되는 ‘죄수의 딜레마 이론’을 설명하기 위한 도표. 갑과 을이 모두 묵비권
을 선택할 경우 둘 다에게 유리하지만 보통은 둘 다 자백을 선택하게 된다.>

‘죄수의 딜레마 이론’이 대표적인 사례다. 공범 혐의가 있는 갑과 을 두 명이 심문을 받고 있다고 가정하자. 이들은 각기 다른 방에 있고 갑과 을은 자백과 묵비권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위의 표처럼 갑과 을 모두 묵비권을 행사한다면 1년 형이 되지만 보통은 두 명 모두 자백해버린다. 이러한 선택은 생물학적 진화 과정에서 생성된 협력행동과 맞닿아 있다.

진화심리학과 진화경제학은 기존 학문에 많은 대안을 제시하면서 이미 독립된 학문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 진화론의 영역은 어디까지 확장되어 갈수 있을까. 에드워드 윌슨이 주장하는 것처럼 사회과학과 예술을 아우르는 진화론적 통섭의 시대가 열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글 : 한상헌 과학칼럼니스트


KISTI NDSL(과학기술정보통합서비스) 지식링크


○관련 논문 정보
진화하는 진화론[바로가기]
진화론 탄생 150년[바로가기]
진화론적 이타주의의 개념적 난점과 윤리학적 함축[바로가기]

○관련 특허 정보
가축화된 식물 및 동물에서 폴리뉴클레오타이드 및폴리펩티드 시퀀스의 진화론적으로 유의한 변화를동정하는 방법(한국공개특허)[바로가기]
두툽상어의 막단백질 형태-기질 메탈로프로테인아제를 코딩하는 CDNA (한국공개특허)[바로가기]
방풍의 종간 유전자 감별 키트(한국등록특허)[바로가기]

○해외 동향분석 자료
인간의 사회적 네트워크의 유전적인 영향 - 2009년 [바로가기]
자연의 집단 이동을 브라운 운동으로 설명 - 2009년 [바로가기]
진화생물학의 새로운 동물모델 - 2009년 [바로가기]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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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를 뽑으라면 누굴 들 수 있을까?
물론 이외에도 훌륭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들이 많기 때문에 누구를 최고의 과학자로 뽑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과학계와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친 업적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 논쟁에 휘말리는 과학자를 뽑으라면 단연코 다윈이 뽑힐 것이다. 올해로 다윈 탄생 200주년을 맞아 다윈의 업적과 함께 진화론도 부각되고 있다. 그렇다면 다윈의 진화론은 왜 그렇게 논쟁에 휘말리게 된 것일까?

찰스 로버트 다윈(Charles Robert Darwin)은 1809년 2월 12월 영국의 슈루즈버리에서 여섯 형제자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다윈의 어머니 수산나는 웨지우드 도자기의 창업자인 조시아 웨지우드의 딸로 매우 부유한 집안 출신이었다. 어머니와 누나들은 독실한 유니테리언 교도였고, 이러한 집안 분위기는 다윈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아버지는 어머니만큼은 아니지만 슈루즈버리에서 존경받는 의사로 형편이 넉넉한 편이었다. 어린 시절 다윈은 딱정벌레를 잡거나 조개껍데기, 광물 등을 수집하는 것은 좋아했지만 착실하게 수업을 듣는 편은 아니었다. 또한 수학실력은 별로였으며 과제를 싫어하여 시 짓기 숙제를 베껴 낼 정도로 평범한 학생이었다.

다윈은 16살이 되던 해에 가장 유명한 의대가 있었던 에든버러 대학에서 형과 함께 공부를 하기 위해갔다. 다윈의 아버지는 형의 말벗도 할 겸 다윈이 의학 공부를 하기 바라며 같이 보냈던 것이다. 하지만 다윈은 의학이 자신의 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당시에는 마취를 하지 않고 외과 수술을 하였는데, 다윈은 어린 아이의 수술 장면을 보고 다시는 수업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다윈은 살아있는 낚시 미끼도 끼지 못할 정도로 겁이 많았기 때문에 의학이 적성이 맞을 리 없었던 것이다.

다윈이 의학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안 아버지는 다윈을 성직자로 만들기 위해 케임브리지 대학에 보냈다. 하지만 여기서도 다윈은 성서 공부보다는 딱정벌레 잡기와 분류에 열중했으며, 식물학자인 헨슬로와 친하게 지냈다. 헨슬로와 친하게 지낸 덕분에 다윈은 비글호에 탑승할 기회를 얻었고, 자신이 원하던 탐험을 떠날 수 있게 되었다. 우린 흔히 다윈이 진화론을 떠올린 곳으로 갈라파고스를 이야기하지만 사실 다윈은 갈라파고스의 지층에 더 관심이 많았다. 이는 헨슬로에게서 받은 찰스 라이엘의 <지질학 원론>을 너무 감명 깊게 읽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다윈은 갈라파고스를 떠난 후 2년 동안이나 그 섬에서 관찰한 핀치새의 다양한 부리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했으며, 귀국 후 다윈은 생물학자가 아니라 지질학자로 명성을 얻었다.

지질학자로 명성을 얻은 다윈은 가족들의 격려에 용기를 얻어 <비글호 항해기>를 출판했고, 저자로서도 유명해진다. 이후 다윈은 자신이 수집해온 자료들을 정리하면서 진화론으로 한 걸음씩 다가가게 된다. 하지만 다윈은 1859년까지 자신의 생각을 출판하지 않았는데, 이는 남들과 극도로 부딪히기 싫어하는 그의 성격 때문이었다. 다윈은 자신의 진화론이 어떤 파문을 몰고 올지 잘 알고 있었고, 라마르크와 같이 진화론을 잘못 주장했다가 동료로부터 조롱거리로 전락한 과학자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윈이 진화론 발표를 주저하던 중 다윈은 월리스라는 자연학자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물론 다윈이 월리스보다 먼저 진화론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기는 했지만 다윈은 자신이 월리스의 생각을 훔쳤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월리스와 공동으로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 발표 후 다윈은 요약본인 <자연선택>을 출간하고, 흔히 <종의 기원>으로 알려진 <자연 선택에 의한 종의 기원, 혹은 생존 경쟁에서 유리한 종족의 보존에 대하여(On the Origin of Species by Means of Natural Selection, or the Preservation of Favoured Races in the Struggle for Life)>라는 긴 제목의 책을 출간하게 된다.

<종의 기원>은 출간되자마자 교회와 과학계에 많은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논쟁을 싫어한 다윈은 책의 어느 곳에도 인간이 원숭이로부터 진화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지만 <종의 기원>을 읽은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당시 한 성직자의 부인은 “이것이 사실이 아니길 바랍니다. 만약 사실이라면 널리 알려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러한 에피소드에서 알 수 있듯이 다윈의 책은 인간이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 특별한 존재라는 지위를 박탈한 엄청난 내용을 담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충격은 마치 코페르니쿠스에 의해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 하나의 평범한 행성으로 그 지위가 강등된 것에 비견할 수 있었다.

오늘날에는 누구도 코페르니쿠스의 주장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 하지만 진화론은 아직도 논쟁이 진행 중이다. 이는 코페르니쿠스의 주장은 관측을 통해 그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데 반해 진화론은 그것을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다윈은 다양한 화석자료를 통해 진화의 증거를 제시했다. 물론 이러한 화석 자료들이 다소 불완전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화석의 생성원리상 완전한 화석이 발견되기는 어렵다.

생물학에서 진화론이 차지하는 위치는 물리학에서 에너지 보존법칙의 위치와 비슷하다. 그러나 어느 이론도 아직은 명확하게 정론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다윈 탄생 200주년을 맞아 건설적인 논쟁을 통해 생물학 분야에 있어서 발전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글 : 최원석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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