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 휩쓴 네팔, 그 다음은 어디?





‘은둔의 땅’으로 알려진 네팔에서 지난 4월 참혹한 재앙이 발생했다. 이번 대지진으로 인해 지금까지 85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만 명 넘게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 7.9의 강진과 10시간 가까이 연속적으로 발생한 60여 차례의 여진이 남긴 피해는, 현재 정확하게 추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네팔 대지진은 어느 정도 예고된 재앙이었다. 과거 30만 명의 사망자를 낸 아이티 대지진 참사 직후, 대다수의 지진 전문가들이 ‘다음 차례는 네팔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지진 규모도 8.0인 강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예상치는 이번 지진 규모인 7.9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사진 1. 지진으로 인해 갈라진 네팔의 도로
(출처 : wikimedia)
사진 2. 네팔 지진 복구 현장
(출처 : wikimedia)


여기서 여러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왜 네팔에서 이런 대지진이 발생했을까? 그리고 지진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재난일까? 또한 예측이 가능하다면 다음 대지진은 어느 지역에서 일어날까? 이 같은 의문들에 대한 해답을 구하기 위해 이제 지진에 대해 하나씩 일아 가야겠다. 

■ 네팔이 지진이 잦은 이유는 지각판 경계에 위치 

과거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네팔이 거론됐던 이유는, 거대 지각판인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부딪치는 지점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지점에 위치한 나라는 지진이 잦을 수밖에 없다. 히말라야의 경우 이 두 지각판이 서로 부딪히며 떠밀려 올라가 생겨난 산맥이다. 

실제로 네팔 지역은 지금까지 수많은 대지진을 겪었다. 1934년에 일어난 규모 8.2의 강진으로 1만 6천 명 이상이 사망했고, 1988년에는 규모 6.8의 지진으로 1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에도 1993년부터 2011년까지 크고 작은 지진이 끊이지 않고 발생했다. 

80년대 이후의 지진들과 비교해 볼 때 특히 이번 지진이 피해가 컸던 이유는 지진의 강도가 세기도 했지만, 진앙지가 지표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웠기 때문이다. 미 지질조사연구소(USGS)의 발표에 따르면 네팔 지진이 발생한 위치는 지표면에서 불과 15km 정도의 깊이여서, 진앙지가 그리 깊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이유로는 건물의 대부분이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았던 점을 들 수 있다. 가장 피해가 컸던 카트만두는 네팔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건물이 흙벽돌로 지어졌기 때문에 지진 발생에 대해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네팔의 건물들이 내진 처리가 되지 않은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주택이 모자라면서 단시간 내에 지어졌고, 소득 수준이 낮아 건물의 안전에 많은 비용을 쓸 수가 없던 점 등이 있다. 

이 외에도 행정규제가 허술해서 내진설계를 하지 않아도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는 현실이 피해를 더 키우는 데에 한 몫을 했다. 아이티 대지진 이후 전 세계의 학자들이 대지진의 위험을 경고했을 때도, 네팔 정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 불의 고리에 위치한 지역은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카트만두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만든 규모 7.9 지진의 여진들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지난 5월 12일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규모 7.3의 강진이 또 다시 이 지역을 덮쳤다. 전문가들은 네팔에서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지진이, 앞으로 세계 도처에서 발생할 대지진의 전주곡이 아닐까하는 의심을 하고 있다. 
 

사진 3. 환태평양 지진대, 일명 ‘불의 고리’(출처 : wikimedia)



실제로 지난 2011년 뉴질랜드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호주의 지진 전문가인 케빈 맥큐(kevin mccue) 박사는 “지질활동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우려하며, 더 큰 지진이 조만간 발생할 것을 경고한 바 있다. 그로부터 정확히 17일 뒤,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이 일본열도를 강타했다. 

이 같은 전문가들의 예측을 마치 뒷받침이라도 하듯이, 지진과 화산활동이 자주 일어나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최근 들어 잇달아 불을 뿜기 시작하고 있다. 남태평양의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에서는 지난 4월 30일 규모 6.7의 지진이 발생했고, 연이어 비슷한 규모인 6.8의 강진이 재발해 한때 쓰나미 경보까지 내려진 바 있다. 

파푸아뉴기니에 이어 환태평양 지진대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에서는 4월 13일에 규모 6.6의 강진이 발생해 고속철도인 신칸센의 일부 노선이 운행 중단됐고, 이틀 뒤인 15일에도 후쿠시마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처럼 불의 고리에 속한 지역에서 지진이 연달아 이어지자 호주 지질학자인 조너선 바스게이트(Jonathan Bathgate) 박사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불의 고리와 관련된 지역의 땅 밑은 지금 매우 활동적인 상태로 보인다”고 밝히며 “빠르면 수개월 안에 이 지역을 중심으로 더 큰 지진이 닥칠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와 같은 의견들에 대해, 일각에서는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지역들이 평소에도 워낙 지진과 화산활동이 잦은 지역인 만큼,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과거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발생했던 수많은 피해 사례가 연상된다는 점에서 ‘대지진 주기설’은 설득력 있는 주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불의 고리 지역에는 포함돼 있지 않지만, 그 인근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평균 지진 발생 횟수는 1980년대 16회에서 2000년대 44회, 그리고 2010년에서 2014년에는 58회로 대폭 늘어나는 등, 그 횟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우리나라의 위치가 지각판의 경계에서 약간 벗어나 있기 때문에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래도 규모 5.0 정도의 지진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특히 기간시설 들인 지하의 통신망이나 전력선은 규모 5.0의 지진에도 끊어질 위험이 있으며, 수도관과 가스관 등이 터지거나 폭발하면 대규모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하루속히 각종 재난에 대비한 국가적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 : 김준래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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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불빛과 지진 예지

2014년 1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의 과학연구 동향 소개 코너에는 최근 미국지진학회 학술지에 발표된 한 논문이 소개되었다. 이 논문은 지진광(Earthquake light)이라고 불리는, 지진 발생 전후에 대기 중에서 관측되는 발광현상의 발생 원리와 관측 사례를 보여주는 연구 논문으로 지진 예지에 지진광의 응용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지진광의 발생은 지각에 작용하는 응력(應力, 외력이 재료에 작용할 때 그 내부에 생기는 저항력)에 대한 매질 구성 광물의 반응 결과로 설명되고 있다. 지진 발생 직전에 지각판 경계부로부터 전달된 응력이 단층면 중심으로 축적되고, 이 축적된 응력은 단층면 내에 존재하는 화성암과 변성암의 음이온 운동을 유발한다. 단층이 움직이면서 광물로부터 분리된 전자가 지상으로 전달되어, 대기권 내의 전하에 영향을 미쳐 지진광 현상을 유도하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이러한 지진광 현상은 판 내부 환경의 열곡 구조나 규모 5.0 이상의 지진에서 특히 잘 관측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8만 8천여 명의 인명피해를 야기한 2008년 5월 12일 규모 8.0 중국 쓰촨성 지진, 23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2009년 4월 9일 규모 6.3 이탈리아 라퀼라 지진 발생 전에 목격된 바 있다. 이러한 지진광 목격으로 지진 발생 전에 대피하여, 인명 피해를 줄인 사례들도 여럿 있다.

한 번의 지진으로도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생각해 볼 때, 성공적인 지진 예지는 인류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진광의 관측과 이론에도 불구하고 지진광 현상을 활용한 지진 예지에 대한 회의론이 적지 않다. 이는 지진광 현상이 몇 가지 점에서 지진 유발 단층 운동의 물리적 특성과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지진광 형성 이론에 따르면, 지진광은 단층 운동이 진행되는 동안 가장 강력하고, 짧은 시간동안 관측이 될 것으로 예측이 되나, 실제 관측에서는 지진 발생 수일 혹은 수주일전부터 관측이 된다. 또한, 단층대와 수 백 km 떨어진 먼 거리에서도 지진광 현상이 관측되기도 한다. 전자 이탈 유발을 위해 필요한 특정 지역 응력 집중 현상도 실제 단층대에서 관측되는 물리적 특성과 차이가 있다. 응력은 특정 매질 내에 갇혀 있지 않고, 인접 지역으로 지속적으로 전달되면서 매질 전체적으로 응력양이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또한 2004년 수마트라 대지진,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같은 규모 9.0이 넘어서는 강력한 대지진에서 지진광이 관측되지 않고, 지진을 동반하지 않은 지진광이 목격되는 등, 지진예지 현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 있다.

이렇듯 지진 전조 현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현상의 일관성 있는 반복성과 재현성은 필수적이다. 지진광 외에도 라돈 가스(radon gas) 농도 증가, 지하수 수질 변화와 동물의 비정상적인 행동과 같은 각종 2차 매체를 통한 지진 예지 노력이 있었다. 라돈 가스는 암석 내에 포함된 방사성 동위원소 붕괴에 의해 생성되는 가스이다. 단층대 암석이 파쇄 되면서 암석 내에 존재하던 라돈 가스가 지하수에 용해돼 매질 내에 그 농도가 증가한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라돈 가스 역시 지진광과 마찬가지로 농도 증가를 반드시 지진 발생과 연관 지어서 설명할 수 없다. 또한, 동물의 비정상 행동의 원인을 지진과 관련되지 않은 다른 원인과 구분하기 어려운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지진 예지와 관련하여 다양한 방법이 제안되는 것은 지진을 효과적으로 예측하기가 어려움을 반증한다. 최근 들어 지진 발생과 관련한 물리적 현상에 부합하는 보다 현실적인 관측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지진 발생 전에 단층대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매질의 변형을 GPS, 응력계, 변형률계, 경사계를 활용하여 측정하거나, 단층대 파쇄 진행에 따라 전기비저항(전류의 흐름에 저항하는 물질의 특성)이 감소하는 현상을 응용한 전기전도도 측정 방법이 있다.

하지만 단층대를 직접 모니터링 하는 방법은 관측 시스템이 설치된 단층대만을 모니터링 할 수 있으며, 접근이 불가능한 해상지역에서는 한계가 있다. 또한 매질의 변형과 응력 누적이 오랜 기간에 걸쳐 매우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 짧은 기간의 모니터링으로 그 변화추이를 쉽게 판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와 같이 지진 발생에 동반되는 다양한 특징으로 인해, 한 가지의 특정한 방법으로 효율적인 지진을 예측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효율적인 지진 예지를 위해 지진의 다양한 특징을 종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활용되는 지진 특성은 주기성이다. 지진 발생의 주 원동력이 되는 응력은 지구표면을 구성하는 판들의 상대적 움직임에서 기인한다. 지각판의 운동은 수만 년에 걸쳐 서서히 변화하므로, 지각판의 운동에 의해 발생되는 응력양은 매년 거의 일정하다. 이 때, 땅이 견디는 응력 한계치가 일정하다면, 지진은 일정한 시간적 간격을 가지고 발생함을 예상 할 수 있다. 이러한 주기적인 지진 발생 현상은 지진의 보편적인 특징이다.

22만여 명의 인명피해를 발생시킨 2010년 규모 7.0의 아이티 지진, 2만여 명의 인명피해를 야기한 2011년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 등 많은 대형 지진들은 수백 년에서 수천 년에 이르는 재현 주기를 가진 지진들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일본 동경 연안 난카이 해구에서 규모 8 내외의 큰 지진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고 있는데, 이곳에 150-200년 주기의 지진 발생이 임박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진의 발생 주기는 매질 특성 변화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미국 서부 지역을 가로지르는 산안드레아스 단층(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변환단층)이 지나는 파크필드(Parkfield) 지역에서는, 규모 5.5-5.6 지진이 1857년부터 1966년까지 약 22년 주기로 6차례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 지진이 1988-1993년 사이에 발생될 것으로 예측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기다리던 지진은 예측한 시기보다 무려 10여년이나 늦은 2004년에 발생하였다. 주기를 벗어난 지진 발생에 대해 다양한 원인이 제시되고 있으며, 지진 주기성을 지진 예지에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기를 벗어나는 지진 발발에도 불구하고, 과거 지진의 발생 기록은 지진 예지에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과거에 발생한 지진의 규모는 미래에 발생 가능한 최대 지진 규모를 가늠케 하는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런 까닭으로 수백 년 전 과거 지진 기록에 대한 다각적인 평가가 수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왕조실록과 같은 역사기록물에 많은 지진 피해 기록이 남아 있으며, 이 자료들은 우리나라에서 발생 가능한 지진의 규모를 산정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지진의 주기성과 더불어, 대형 지진 발생 전에 단층대에 보이는 지진 발생 빈도 변화 역시 중요한 전조 현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응력이 누적됨에 따라 매질 변형이 이루어지게 되고, 매질이 가지는 탄성계수가 임계치에 다다르게 되면, 더 이상 변형이 이루어지지 않고 매질 내에 응력 누적이 가속화 된다. 이때 탄성계수가 임계치에 다다른 매질에는 지진 발생 빈도가 급감하는 현상이 관측된다. 이런 현상은 대형 지진 발생 수년 혹은 수십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관측되며, 유사한 관측이 동일본 대지진 지역에서 관측된 바 있다. 또 대형 지진 발생 직전 수일에서 수개월 전부터는 지진 발생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이 관측된다. 이러한 지진을 전진(foreshock)이라 일컫는다. 탄성 임계치에 다다른 매질이 더 이상 응력을 견디지 못하고, 조금씩 쪼개지게 되면서, 작은 지진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탈리아 라퀼라 지진에서도 본진 발생 수개월 전부터 작은 지진들이 급격히 증가한 기록이 있으며, 1975년 중국 하이청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지진 발생 전에도 규모 4.8의 지진을 포함하여 크고 작은 지진들이 수개월 동안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중국 정부는 급격히 증가한 지진 현상을 지진 전조 현상으로 파악하고, 인구 100만의 하이청 주민을 도시에서 소개(疏開, 공습이나 화재 따위에 대비하여 한곳에 집중되어 있는 주민이나 시설물을 분산함)시켜, 도시가 크게 파괴되는 큰 재해에도 불구하고, 인명피해를 2천여 명으로 크게 줄였다. 이 하이청 지진 예보 사례는 지금껏 인류가 지진 예보를 성공한 최초의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이듬해 중국 탕산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7.6의 지진 예보에는 실패함으로써 지진 예지의 어려움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공식 기록에 의하면 탕산지진에 의해 25만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 인명피해는 계기 지진 관측이 시작된 1900년 이후로 인류가 겪은 가장 큰 지진 재해로 남아 있다.

지진 예측과 예지 분야는 아직까지 인류가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다. 하지만, 많은 지진학자들은 이 거대 자연재해로부터 인류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지진의 발생 메커니즘의 신비가 조금씩 풀리고 있으며, 지진예보에 성공할 날이 머지않았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글 : 홍태경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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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지진으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말이 타산지석이 아닌가 싶다. 사실 천재로 인해 최근 가장 큰 인명피해를 본 곳은 태풍으로 인한 미얀마이다. 그러나 중국 지진이 세간의 관심이 집중 되고 있는 것은 학교에서 많은 사상자들이 발생했다는 점과 지진은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 다만 건축물이 그렇게 할 뿐이라는 암묵적 인재 인식 때문일 것이다. 물론 지진자체로 보자면 어쩔 수 없이 겪어야하는 천재임이 틀림없다. 중국의 대지진을 보고 우리나라도 언제 지진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현재 우리의 내진 설계에 대해 되짚어 보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도대체 마구 흔들어 대는 지진을 어떻게 피할 수 있단 말인가? 사실 지진을 피할 수는 없다. 다만 지진에 잘 견디기 위해서 건물을 어떻게 지어야 하느냐가 우리의 관건이다. 지진에 견디는 방법은 크게 내진(耐震)ㆍ면진(免震)ㆍ제진(制震)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한마디로 내진은 지진력을 구조물의 내력으로 감당해내자는 개념이고, 면진은 지진력의 전달을 줄이자는 개념이며 제진은 지진력에 맞대응을 하자는 능동적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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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내진의 핵심은 철근콘크리트 내진벽으로 건물을 단단하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강하면 부러지기 쉽다”는 옛말도 있듯이 지진이 나면 사람들이 대피할 정도의 시간을 벌어주는 지연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건물은 금이 가거나 파괴되어 나중에 사용할 수는 없다. 이 방법을 보통 내진설계라고 하며, 광의의 개념으로 면진과 제진의 개념을 포함하기도 한다.

면진은 지진을 면한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쉽다. 예를 들어 건물에 바퀴달린 신발을 신긴다거나, 스카이 콩콩처럼 스프링을 달았다고 상상해보자! 지진이란 땅이 흔들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흔들리는 땅과 건물을 분리시켜, 건축물과 땅 사이에 진동충격 완충장치로서 볼 베어링이나 스프링, 방진고무 패드를 설치하여 땅의 흔들림의 양을 건물에 보다 적게 전달하는 방법이다. 짦은 주기의 지진파가 강하고 긴 주기의 지진파는 약하다는 성질을 이용해서 건물의 진동주기를 길게 만드는 것이다. 이때 지반과 건물의 연결부에 구조물을 삽입하여 건물의 고유진동주기를 강제적으로 늘리면 지진의 강주기 대역을 피할 수 있다.

솔직히 말해 현재의 면진방법은 건물과 땅이 완전히 분리된 것은 아니고 땅과 건물이 만나는 면을 최소로 한 것이다. 건물과 땅이 완전히 분리만 된다면 지진피해를 극소화 할 수 있겠지만 건물이 공중에 떠있지 않는 이상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또는 액체가 진동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건물을 배처럼 띄워서 짓자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공상이라고 웃어넘길 수도 있겠지만 역사의 진보는 이러한 만화 같은 상상으로부터 출발했다.

1921년 일본 제국 호텔 건축 당시 건축부지는 무른 땅이었다. 일본 건축 관계자들은 지진에 안전치 못하다는 이유로 건축을 반대하였다. 그러나 미국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는 “땅이 무르면 진동을 흡수해 더 안전하지 않은가? 건물이 반드시 땅에 고정 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건물은 떠 있으면 안 되는가?"라고 역설하였고, 그의 주장은 제국 호텔이 1923년 일본 관동 대 지진을 견디어 냄으로써 입증되었다. 그러니 배처럼 떠 있는 건축물도 불가능하진 않으리라 생각된다.

진동주기를 구하는 공식 f=(1/2π)√(K/M)주1에 따르면 건물이 무거울 때 진동주기가 짧아져 덜 흔들리게 된다. 지진이라는 적의 공격에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내진이나 면진은 수동적인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적의 공격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대응하여 지진의 진동에 반대방향으로 건물을 움직이도록 하는 능동적인 방법도 있다. 이를 제진이라 한다.

제진은 진동의 반대방향으로 건물을 움직여 지진의 충격을 상쇄시키는 방법이다. 제진의 방법으로 힘을 발생시키느냐 감소시키느냐에 따라 소극적 방법과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나뉜다. 즉, 구조물에 입력되는 지반진동과 구조물의 응답을 계산하여 이와 반대되는 방향의 제어력을 인위적으로 구조물에 가하거나, 입력되는 진동의 주기성분을 즉각적으로 분석하여 공진을 피할 수 있도록 구조물의 진동특성을 바꾸는 것이다.

예컨대, 진동이 발생하면 건물에 부착된 무거운 물체(TMD주2)나 물(TLD주3)이 건물의 진동주기와 같은 주기로 흔들려 진동을 제어하는 방법이 소극적 제진방법이라면, 진동이 발생하면 센서를 통해 컴퓨터에 전달되고 컴퓨터가 건물에 부착된 무거운 물체를 액츄에이터(actuator)로 움직이도록 하는 방식(AMD주4)이 적극적 제진방법이다. 이 경우 TMD의 질량 추 무게는 건물 중량의 1/300 이상이 보통이며, 컴퓨터에는 지진시 질량 추의 움직임 판단을 위해 건축물 주변의 지진데이터나 건물의 고유진동 데이터 등이 기록된다.

최상의 공격이 방어일 수가 있으며, 공격과 방어가 조화를 이루어야 할 때가 있다. 이처럼 설계자도 지진에 견디는 설계를 하기 위해 건물의 층수ㆍ용도(전망대 탑 또는 다리)ㆍ구조 등에 따라 선택적으로 혹은 복합적으로 사용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3층 이상에만 건축물에 내진설계가 의무화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기 때문에 최소한으로 규정 된 법에 얽매이거나 중국과 같이 경제성의 논리로 내진설계를 회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대형 건축물의 내진 설계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소형건축물의 내진에도 세심한 주의와 관심을 가져야겠다.

글 : 이재인 어린이건축교실운영위원

주1)
f=(1/2π)√(K/M) (f:진동주기(Hertz), K:딱딱함 정도, M:하중)
스프링 상수(M) 값에 의한 이론적인 진동수 값

주2)
TMD (Tuned Mass Damper) : 동조 질량 댐퍼

주3)
TLD (Tuned Liquid Damper) : 동조 액체 댐퍼

주4)
AMD (Active Mass Damper) : 능동 질량 댐퍼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ndsl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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