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5.12.09 한국산 미세먼지의 고백 (3)
  2. 2014.02.10 미세먼지가 건강을 위협한다
  3. 2008.11.19 어느 자객의 고민
  4. 2008.06.04 지진에 견디는 건축물의 비밀 (2)

한국산 미세먼지의 고백


환경전문가들은 겨울철을 바로 저의 계절이라고 부릅니다. 여름철엔 비에 의해서 씻기거나 높은 습도로 인해 농도가 낮지만, 겨울철엔 대기 정체로 인해 저의 농도가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죠. 또겨울이 되면 난방을 위해 아궁이에서 불을 피우는 곳이 많아 거기서 발생하는 검댕으로 인해 제가 더 많아집니다. 

요즘 세상에 누가 아궁이에 불을 피우냐고요? 모르시는 말씀이에요. 한국에서는 아궁이에 불을 때는 모습을 이제 보기 어려워졌지만, 중국의 경우 전체 가정 가운데 절반 정도가 아직도 아궁이를 이용하고 있거든요. 그것이 편서풍을 타고 한국까지 날아오므로 겨울만 되면 제가 더욱 많아질 수밖에요. 

맞습니다. 벌써 눈치를 채셨겠지만, 저의 이름은 미세먼지입니다. 사람들은 저를 두고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면 미세먼지(PM10), 지름이 2.5㎛ 이하면 초미세먼지(PM2.5)로 구분해서 부르기도 합니다. 

보통 외부에서 인체로 들어오는 이물질은 코털이나 기관지 섬모에서 걸러집니다. 그러나 저는 크기가 너무 작아 호흡기를 그대로 통과해 체내에 쉽게 축적되죠. 더구나 저는 안구 질환이나 호흡기질환, 심혈관질환 등을 비롯해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켜 천식 및 아토피 등의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는 2013년에 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으며, 1995년 미국 암학회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초미세 먼지가 1㎥당 10㎍(마이크로그램) 증가 시 총 사망률이 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인하대 병원 및 아주대 공동연구진의 최근 연구에서도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 탓에 수도권에서만 1년에 성인 1만5000여 명이 조기 사망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유럽과 비교할 경우 3배 정도 높은 수치죠. 

실제로 한국의 미세먼지 수준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할 때 매우 높은 편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대기 중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당 30.3㎍으로 36개 회원국 중 칠레, 터키, 폴란드에 이어 네 번째로 나빴습니다. OCED 평균이나 WHO의 기준에 비해 1.5배가 넘는 수준이죠. 

더구나 30.3㎍이라는 수치는 연간 평균이니, 요즘 같은 겨울철엔 그보다 더 높아집니다. 그래서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지는 날이면 주위 곳곳에서 중국을 원망하는 목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왜 하필이면 한국과 붙어 있어서 이처럼 나쁜 물질을 날려 보내느냐는 하소연들이죠. 

그런데 중국만을 원망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사실 여러분들을 괴롭히는 저의 동료들은 ‘중국발’보다 ‘한국산’이 훨씬 더 많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연구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미세먼지 중 중국으로부터 비롯된 것은 대개 30~40%이며, 크게 영향을 미칠 때도 50%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나머지 50~70%가 국내 요인에 의해 발생한 미세먼지라는 것이죠. 

한국에서 저를 발생시키는 요인은 다양합니다. 승용차를 비롯해 화물차, 건설장비 등에서 내뿜는 배출가스 속에는 저의 동료들이 엄청나게 많이 포함돼 있죠. 우리나라의 자동차 보유 대수는 2014년 기준으로 세계 15번째에 해당할 만큼 많습니다. 수도권 미세먼지의 77%는 자동차나 건설기계 등의 엔진에서 나온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 밖에도 자동차가 달릴 때 타이어에서 발생하는 분진, 공업단지에서 나오는 굴뚝 연기,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날림먼지를 비롯해 심지어 숯가마 찜질방이나 직화구이 음식점 등에서도 저의 동료들이 태어납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발생원은 석탄 화력발전소입니다. 지난 3월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발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한국에서 가동 중인 석탄 화력발전소 53기에서 내뿜는 초미세 먼지로 인해 매년 최대 1,600명에 이르는 조기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우리나라의 총 전력 생산량 중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만드는 전기가 39.2%를 차지하며, 우리나라는 중국, 인도, 일본에 이은 세계 4위의 석탄 수입국입니다. 석탄은 원자력을 포함해 발전 비용이 가장 싼 발전원입니다. 발전소는 경제성이 가장 뛰어난 발전원부터 가동하므로 석탄 발전의 가동률이 높을 수밖에요. 

이처럼 석탄 화력발전은 연료비가 낮고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미세먼지, 즉 저를 유난히 많이 배출한다는 단점도 지니고 있습니다.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직접 배출되는 1차 초미세 먼지는 전체의 3.4%에 불과하지만, 거기서 나오는 질소산화물과 이산화황과 같은 오염물질이 공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2차 초미세 먼지를 만들기 때문이죠. 

문제는 그런데도 현재 건설 중인 11기의 석탄 화력발전소에 더해 2013년 초 발표된 정부의 6차 전력수급계획에는 2020년까지 13기의 추가 건설 계획이 포함됐다는 것입니다. 그린피스는 총 24기가 추가 증설되는 2021년에는 초미세 먼지로 인한 한국의 조기 사망자 수가 연간 최대 2,800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지난 7월에 발표된 정부의 7차 전력수급계획에서는 2013년에 계획한 석탄 화력발전소 중 4기의 허가가 취소됐지만, 한국의 발전 관련 정책은 여전히 세계적인 미세먼지 저감 추세와는 역행하고 있는 셈입니다. 물론 여기엔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저렴한 전기요금 등의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긴 하지만요. 

중국과 몽골 등에서 날아오는 황사의 대책으로 요즘 최우선시되는 것이 바로 산림 조성입니다. 숲을 만들어 사막화와 황사를 근본적으로 막자는 것이죠. 따라서 최근엔 중국의 석탄 화력발전지대에도 숲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젠 우리나라의 석탄 화력발전소 주변에도 숲을 적극적으로 조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저로 인한 여러분들의 피해가 조금이라도 줄어들 테니까요. 

글 : 이성규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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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건강을 위협한다

분류없음 2014.02.10 01:30 by 과학향기

미세먼지가 건강을 위협한다

눈밭을 뒹굴며 눈싸움을 하는 연인의 모습은 영화 ‘러브스토리(미국, 1970년 작)’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영화 ‘러브레터(일본 1995년 작)’의 메인포스터는 설원을 배경으로 여자주인공이 죽은 남자주인공을 그리워하며 ‘오겡끼데스까(잘 지내나요?)’를 외치는 장면이다. 수 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재개봉되며 관객을 찾는 두 영화의 공통점은 하얀 눈을 배경으로 가슴시린 사랑 이야기를 펼쳐낸다는 것. 흰 눈은 영화를 낭만적으로 그려내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도 옛말. 요즘은 연인들은 눈이 오면 우산을 편다. 중국발 미세먼지 때문이다. 지난 1월 20일 내린 함박눈의 산성도는 pH 4.2로 신김치 수준. 깨끗한 눈보다 산성도가 25배 높았다.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섞인 탓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세먼지 고농도 횟수가 전년 대비 7배 이상 증가했다. 희뿌연 하늘도 이제 일상이 됐다.

∎중국발 미세먼지의 습격

희뿌연 하늘의 정체는 미세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의 유해성분이 대부분이고 카드뮴, 납과 같은 중금속이 섞여 있다. 이것은 자동차 매연, 난방기구, 공장 가동을 통해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가 탈 때 나온다. 공장이 생기고 자동차를 탄 게 한두 해가 아닌데 왜 최근 1~2년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을까.

중국 탓이다. 중국의 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석탄 사용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중국통계연보(2011)에 따르면 중국의 석탄 의존율은 70%를 넘어섰다. 게다가 겨울이 되면서 석탄 사용량이 더 늘었고 미세먼지 농도도 높아졌다. 실제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3년 1월에는 993㎍/㎥(세제곱미터 당 마이크로그램), 10월에는 407㎍/㎥에 달했다. WHO 권고 기준인 25㎍/㎥와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농도로 연료사용이 많은 겨울에 특히 높았다.

이것이 서풍이나 북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날아와 오염물질과 합쳐지고 축척되면서 뿌연 하늘을 만든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풍이나 북서풍이 불 때 국내 미세먼지 농도가 평균 44.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를 타고 온 몸으로 침투하는 미세먼지

미세먼지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크기가 작기 때문이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일반적인 먼지는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서 대부분 걸러져 배출된다. 하지만 미세먼지(PM10)는 지름이 머리카락 굵기의 1/10정도인 10㎛로 코,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몸에 축척된다. 여기서 PM이란 Particulate Matter(입자상물질)의 약어이며 숫자 10은 앞에서 언급된 지름 10㎛를 나타낸다. 기관지에 쌓이면 가래가 생기고 기침이 잦아진다. 또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세균이 쉽게 침투, 만성 폐질환이 있는 사람은 폐렴과 같은 감염성 질환에 취약해진다.

실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10㎍/㎥ 증가할 때 호흡기 질환 입원환자 수는 1.06% 늘었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층에서는 8.84%나 급증했다. 특히 지름이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는 협심증,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의 크기가 작은 탓에 폐포를 통해 혈관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혈관이 손상되면서 협심증, 뇌졸중의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미세먼지가 쌓이면 산소 교환을 어렵게 만들어 질환을 악화시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대기오염 측정 자료와 건강보험공단의 심혈관질환 발생 건수 등을 종합해 보면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10㎍/㎥ 증가할 때 심혈관질환으로 입원한 환자수가 전체연령에서 1.18% 늘고, 65세 이상에서는 2.19% 증가했다. 미국암학회의 자료에서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당 10㎍ 증가하면 심혈관과 호흡기 질환자의 사망률이 12%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발병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연구 결과도 많다. 지난 8월, 덴마크 암학회 연구센터는 유럽 9개국 30만 명의 건강자료와 2095건의 암환자를 대상으로 미세먼지와 암 발병률을 연구한 논문을 발표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5㎍/㎥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은 18% 증가했다. 미세먼지도 10㎍/㎥ 늘어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이 22% 증가했다.

조기사망위험도 커졌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 롭 비렌 박사팀이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Lancet)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5㎍/㎥ 증가할 때마다 조기사망 확률이 7%씩 증가하였다. 서유럽 13개국 36만 7000명의 건강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피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가 모공을 막아 여드름이나 뾰루지를 유발하고 피부를 자극하면서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경우 미세먼지가 코 점막을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킨다. 또한 두피에 미세먼지가 섞인 눈을 맞으면 모낭 세포의 활동력을 떨어뜨려 모발이 가늘어지거나 쉽게 부러지고 작은 자극에도 쉽게 빠진다.

∎물은 자주 마시고 외출 뒤에는 씻는 것이 우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가급적이면 외출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외출을 해야 한다면 황사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눈이 올 때는 우산이나 모자를 써 직접 맞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 후에는 깨끗이 씻어야 한다. 몸은 물론 두피에도 미세먼지가 쌓일 수 있기 때문에 머리도 바로 감는 것이 좋다. 눈이 가려울 때는 비비지 말고 인공눈물로 씻어내고 목이 칼칼하다고 느끼면 가글을 통해 미세먼지를 뱉어내야 한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미세먼지는 기관지를 통해 체내 흡수되는데 호흡기가 촉촉하면 미세먼지가 체내로 들어가지 않고 남아 있다가 가래나 코딱지 등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Tip. 초미세먼지도 막는 마스크 제대로 쓰기

미세먼지는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들어가기 때문에 마스크 사용은 필수! 하지만 모든 마스크가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것은 아니다. 황사용 마스크만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걸러내는 기능이 있다. 마스크를 쓸 때는 수건이나 휴지 등을 덧대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피부와 마스크 사이가 떠 차단기능이 떨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있는 것으로 인증 받은 황사용 마스크는 식품의약품안전처(홈페이지 www.mfds.go.kr→분야별 정보→바이오→의약외품 정보→게시판 내 ‘황사방지용마스크’ 허가현황)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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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자객의 고민

과학향기 기사/Sci-Fusion 2008.11.19 09:28 by 과학향기
대낮부터 주막에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한 젊은이가 목에는 깁스를 하고 술타령을 벌이고 있다. 게다가 연거푸 한숨을 내쉬는 통에 옆자리에서 점심 요기를 하고 있던 목수는 꽤 거슬리기도 하고 또한 내심 호기심이 발동한다. 목수는 슬그머니 옆자리로 가서 술을 권하며 넌지시 물어보았다.

“젊은이가 무슨 근심이 그리도 많누?”
불쾌한 얼굴을 한 젊은이의 신세타령이 기막히다.
“저는 청나라와 왜 나라에서 유학을 하고 얼마 전에 일 때문에 귀국했거든요.”
“오호라! 그렇다면 부귀영화는 떼놓은 당상일터, 한데 무슨 한숨이 그리도 길어? 젊은이.”

“그게 말씀입죠. 제가 이 분야에서는 일류란 말씀입니다. 스카우트를 받은 몸이에요. 그런데… 어제저녁 일을 그르치고 말았습니다. 이제 앞날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러니 일은 쉬엄쉬엄 해야지, 야근을 하다가 실수를 했나 보군 그래. 도대체 무슨 문제기에 그리도 절망한단 말인가?”

“모두가 바로 지붕과 온돌 때문입니다.”
“자네 직업도 목수(건축가)인가 보군 그려. 그렇지 한국의 지붕 곡선은 청나라와 왜의 지붕 선과는 사뭇 다르지. 암, 다르고말고. 게다가 온돌문화는 우리나라 밖에 없는 것이니 생소 했구먼. 그거야 자연스레 익숙해질 텐데 무엇에 그리 낙심하는가.”

젊은이는 목수의 말은 듣는 둥 마는 둥 신세 한탄을 한다.
“얼마 전 저녁에 전 거사를 치르기 위해 지붕에 올라갔지요. 지붕에 귀를 대고 방안 사람들의 이야기를 엿들으려 해도 말소리가 안 들리는 거예요. 정말 낭패가 아닐 수 없었죠. 그래서 나의 솜씨만 믿고 지붕을 뚫고 무작정 안으로 들어가려 했는데……. 아뿔싸! 청나라와 왜 나라에서는 통했는데 우리나라 지붕 속에는 흙과 나무토막이 잔뜩 들어가 있어 발목만 부러졌지요. 절치부심! 어제저녁 다시 그 집을 찾아가서 이번엔 방바닥을 뚫고 들어갈 작정이었지만…. 오호 통재라. 오호 애재라. 온돌바닥에 그만 머리를 부딪쳐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답니다.”

“아… 혹시…. 그… 마을에 붙어있던 자객을 찾는다는 방이….”

어느 유학파 자객의 한탄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활동하려면 아마도 한국 전통건축을 좀 더 이해하고 적응을 해야 할 것 같다. 한국, 중국, 일본 동양 3국의 전통건축은 목구조라는 측면에서는 같다. 그러나 한국 전통건축은 중국과 일본과 달리 못을 사용치 않고, 맞춤이나 이음 방식으로 건축하며, 이러한 목가구가 주춧돌 위에 얹힌 형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건축물에 발생하는 여러 가지 외력은 지붕의 하중으로 견딘다. 또한 우리의 지붕 속은 중국과 일본의 지붕처럼 가볍지 않다. 지붕 속에는 적심이라는 나무토막들과 보토라는 흙으로 채워져 있다. 이는 물론 지붕의 하중을 더해 구조적 안정을 괴할 뿐 아니라 지붕의 아름다운 선을 연출하는 기법이기도 하다.

중국 전통건축은 넓은 땅과 다양한 기후에 따라 양식이 몇 가지로 나뉜다. 북부지역은 차고 건조한 대륙성 기후, 남부지역은 비가 많이 오는 해안성 기후이기 때문에 북쪽보다 남쪽지역에서 많은 수목을 조달할 수 있었다. 북부지역에서는 부족한 목재 대신 벽돌이나 흙을 벽체에 쌓는 구조가 발달하였다. 반면 남부지역에서는 강한 햇빛을 막기 위해 높은 벽체를 만들고, 비가 많이 와서 나무 위에 집을 짓는 형식이 발달하였다.

일본의 전통건축은 역사적으로 보면 중국건축의 영향을 받았으나 점차 구별되기 시작하여 중국의 건물은 의자를 사용하는 생활방식이, 일본의 건물은 바닥에 앉는 생활방식이 건축양식에 반영되었다. 일본의 전통적인 가옥은 낮고 넓게 짓는 것이 특징이고 지진이 일어날 경우를 대비하여 유연성이 있는 목재나 흙, 종이를 주로 사용하였다. 일본가옥의 또 다른 특징은 다양한 지붕스타일을 꼽을 수 있다. 이것은 지역 또는 거주자의 직업에 따라 갈대, 대나무, 기와, 돌, 알루미늄 등으로 만들어진다.





반면 이러한 우리의 목구조 방식은 위에서 아래로 작용하는 힘에는 강하지만, 아래로부터 위로 작용하는 힘에는 속수무책이다. 못을 사용하지 않고 지붕을 주춧돌 위에 얹는 방식을 써서 지붕이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남대문 방화사건 때 화재진압의 어려움 중 하나가 바로 구조적 문제이기도 했다. 즉, 소방수의 수압과 같은 강력한 힘이 아래에서 지붕을 향해 발사되면 고정되지 않은 지붕으로 인해 건물의 구조가 전체적으로 흔들린다.

온돌문화 또한 동양 3국 중 우리만의 특색으로 방바닥 밑에 넓적한 돌을 깐 뒤 아궁이에서 불을 때워 돌을 달구는 우리의 전통적인 난방형태다. 가끔 중국 무협영화 등에서 자객이 마루를 뚫고 나오는 장면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마도 불가능한 장면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영화에서는 자객이나 귀신 등이 당당히 문을 열고 들어올 수밖에 없다.

글 : 이재인 박사(어린이건축교실 운영위원)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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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지진으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말이 타산지석이 아닌가 싶다. 사실 천재로 인해 최근 가장 큰 인명피해를 본 곳은 태풍으로 인한 미얀마이다. 그러나 중국 지진이 세간의 관심이 집중 되고 있는 것은 학교에서 많은 사상자들이 발생했다는 점과 지진은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 다만 건축물이 그렇게 할 뿐이라는 암묵적 인재 인식 때문일 것이다. 물론 지진자체로 보자면 어쩔 수 없이 겪어야하는 천재임이 틀림없다. 중국의 대지진을 보고 우리나라도 언제 지진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현재 우리의 내진 설계에 대해 되짚어 보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도대체 마구 흔들어 대는 지진을 어떻게 피할 수 있단 말인가? 사실 지진을 피할 수는 없다. 다만 지진에 잘 견디기 위해서 건물을 어떻게 지어야 하느냐가 우리의 관건이다. 지진에 견디는 방법은 크게 내진(耐震)ㆍ면진(免震)ㆍ제진(制震)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한마디로 내진은 지진력을 구조물의 내력으로 감당해내자는 개념이고, 면진은 지진력의 전달을 줄이자는 개념이며 제진은 지진력에 맞대응을 하자는 능동적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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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내진의 핵심은 철근콘크리트 내진벽으로 건물을 단단하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강하면 부러지기 쉽다”는 옛말도 있듯이 지진이 나면 사람들이 대피할 정도의 시간을 벌어주는 지연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건물은 금이 가거나 파괴되어 나중에 사용할 수는 없다. 이 방법을 보통 내진설계라고 하며, 광의의 개념으로 면진과 제진의 개념을 포함하기도 한다.

면진은 지진을 면한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쉽다. 예를 들어 건물에 바퀴달린 신발을 신긴다거나, 스카이 콩콩처럼 스프링을 달았다고 상상해보자! 지진이란 땅이 흔들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흔들리는 땅과 건물을 분리시켜, 건축물과 땅 사이에 진동충격 완충장치로서 볼 베어링이나 스프링, 방진고무 패드를 설치하여 땅의 흔들림의 양을 건물에 보다 적게 전달하는 방법이다. 짦은 주기의 지진파가 강하고 긴 주기의 지진파는 약하다는 성질을 이용해서 건물의 진동주기를 길게 만드는 것이다. 이때 지반과 건물의 연결부에 구조물을 삽입하여 건물의 고유진동주기를 강제적으로 늘리면 지진의 강주기 대역을 피할 수 있다.

솔직히 말해 현재의 면진방법은 건물과 땅이 완전히 분리된 것은 아니고 땅과 건물이 만나는 면을 최소로 한 것이다. 건물과 땅이 완전히 분리만 된다면 지진피해를 극소화 할 수 있겠지만 건물이 공중에 떠있지 않는 이상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또는 액체가 진동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건물을 배처럼 띄워서 짓자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공상이라고 웃어넘길 수도 있겠지만 역사의 진보는 이러한 만화 같은 상상으로부터 출발했다.

1921년 일본 제국 호텔 건축 당시 건축부지는 무른 땅이었다. 일본 건축 관계자들은 지진에 안전치 못하다는 이유로 건축을 반대하였다. 그러나 미국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는 “땅이 무르면 진동을 흡수해 더 안전하지 않은가? 건물이 반드시 땅에 고정 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건물은 떠 있으면 안 되는가?"라고 역설하였고, 그의 주장은 제국 호텔이 1923년 일본 관동 대 지진을 견디어 냄으로써 입증되었다. 그러니 배처럼 떠 있는 건축물도 불가능하진 않으리라 생각된다.

진동주기를 구하는 공식 f=(1/2π)√(K/M)주1에 따르면 건물이 무거울 때 진동주기가 짧아져 덜 흔들리게 된다. 지진이라는 적의 공격에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내진이나 면진은 수동적인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적의 공격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대응하여 지진의 진동에 반대방향으로 건물을 움직이도록 하는 능동적인 방법도 있다. 이를 제진이라 한다.

제진은 진동의 반대방향으로 건물을 움직여 지진의 충격을 상쇄시키는 방법이다. 제진의 방법으로 힘을 발생시키느냐 감소시키느냐에 따라 소극적 방법과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나뉜다. 즉, 구조물에 입력되는 지반진동과 구조물의 응답을 계산하여 이와 반대되는 방향의 제어력을 인위적으로 구조물에 가하거나, 입력되는 진동의 주기성분을 즉각적으로 분석하여 공진을 피할 수 있도록 구조물의 진동특성을 바꾸는 것이다.

예컨대, 진동이 발생하면 건물에 부착된 무거운 물체(TMD주2)나 물(TLD주3)이 건물의 진동주기와 같은 주기로 흔들려 진동을 제어하는 방법이 소극적 제진방법이라면, 진동이 발생하면 센서를 통해 컴퓨터에 전달되고 컴퓨터가 건물에 부착된 무거운 물체를 액츄에이터(actuator)로 움직이도록 하는 방식(AMD주4)이 적극적 제진방법이다. 이 경우 TMD의 질량 추 무게는 건물 중량의 1/300 이상이 보통이며, 컴퓨터에는 지진시 질량 추의 움직임 판단을 위해 건축물 주변의 지진데이터나 건물의 고유진동 데이터 등이 기록된다.

최상의 공격이 방어일 수가 있으며, 공격과 방어가 조화를 이루어야 할 때가 있다. 이처럼 설계자도 지진에 견디는 설계를 하기 위해 건물의 층수ㆍ용도(전망대 탑 또는 다리)ㆍ구조 등에 따라 선택적으로 혹은 복합적으로 사용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3층 이상에만 건축물에 내진설계가 의무화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기 때문에 최소한으로 규정 된 법에 얽매이거나 중국과 같이 경제성의 논리로 내진설계를 회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대형 건축물의 내진 설계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소형건축물의 내진에도 세심한 주의와 관심을 가져야겠다.

글 : 이재인 어린이건축교실운영위원

주1)
f=(1/2π)√(K/M) (f:진동주기(Hertz), K:딱딱함 정도, M:하중)
스프링 상수(M) 값에 의한 이론적인 진동수 값

주2)
TMD (Tuned Mass Damper) : 동조 질량 댐퍼

주3)
TLD (Tuned Liquid Damper) : 동조 액체 댐퍼

주4)
AMD (Active Mass Damper) : 능동 질량 댐퍼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ndsl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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