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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1.21 미래 자동차 상상도, 현실이 된다!
  2. 2010.10.18 국산 고속전기차, 고속도로 달린다
미래 자동차 상상도, 현실이 된다!

오늘은 2018년 1월 21일. 새해가 벌써 20일 이상 지났다. 금연, 다이어트 등 새해에 두 손 꼭 모아 다짐했던 결심들이 손가락 사이 모래알 빠지듯 스르르 빠져나가려고 한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다시 잡아야 한다. 그러나 쉽지 않다. 인생이란 게 이렇게 결심만 하다가 모래알처럼 흔적 없이 흩어져버리는 건가.

내 이름은 고수완. 올해 35세. 모출판사의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도서 시장은 전자책이 7할, 종이책이 3할을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태블릿PC의 보급으로 종이책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노인과 어린아이, 또 마니아층으로부터 꾸준히 사랑받는 탓인지 아직 건재하다. 늘 그렇듯 아날로그 시장은 일시에 사라지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세계를 유지하면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LP판이 그렇고, 신문이 그렇고, 재래시장이 그렇다.

이번 달에 나올 책을 교정교열 보느라 어젯밤 늦게 잠이 드는 바람에 평상시보다 늦게 일어났다. 보통은 재택근무를 하지만 오늘은 출판사에 기획회의가 있어 출근해야 하는 날. 씻는 둥 마는 둥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집을 나섰다. 급히 자동차에 앉아 안전벨트를 맸다. 그리고 시동을 걸자마자 상냥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주인님, 어디로 모실까요?”
“홍대앞 대박 출판사”
“곧 길안내를 시작하겠습니다.”

요즘 내비게이션은 일일이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할 필요가 없다. 음성인식 기능이 장착돼 목적지를 얘기하면 알아서 안내해준다. 자동차는 경기도 광명시를 출발, 서울의 구로동과 신도림동을 경유해 양화대교로 진입했다. 아침 출근시간이라 그런지 차가 가다 서다를 지루하게 반복하고 있다.



“삐뽀! 삐뽀!”

그때 갑자기 자동차에서 경보음이 울렸다. 나는 깜짝 놀라 경보 정지 버튼을 눌렀다.
이때 차에서 와이프의 잔소리 같은 쌀쌀맞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방금 주인님은 졸음운전을 하셨습니다. 안전운전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어젯밤 늦도록 일을 하다 보니 피곤이 쌓여 순간적으로 깜박 졸았나 보다. 차가 어떻게 알고 졸음운전을 알려 주냐고? 이것이 바로 2018년에 상용화된 ‘운전자 상태 자동 감지 및 대응기술’¹⁾이다. 자동차에 설치된 카메라와 컴퓨터가 운전자의 상태를 파악해 안전 운전을 돕는 기술이다. 이로 인해서 교통사고가 10% 이상 감소됐다고 한다. 기술이 인간의 안전과 행복을 증진시키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기술을 믿고 방심하면 안 된다. 졸음이 오면 차에서 내려 스트레칭을 하거나 심호흡을 해서 잠을 깨는 게 사고를 막는 최선의 방법이다.

양화대교를 건널 때 쯤 충전계기판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앗! 그러고 보니 어젯밤에 자동차 배터리를 충전해 놓는다는 걸 깜박했구나!’

작년 가을에 나는 유류비 부담이 적고 환경오염 걱정 없는 전기자동차를 구입했다. 장거리 주행에는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출퇴근이나 가까운 근교 운행에는 전기차가 제격이다.

지방 출장이나 여행 등 장거리 운행에는 다양한 방식의 자동차들이 운행되고 있다. 휘발유를 연료로 하는 내연기관 자동차는 여전히 운행 중이지만 유류비가 높고 환경오염이 심해 계속 감소하고 있다. 디젤 엔진의 기능을 대폭 향상해 연비가 높고 오염물질 배출량이 적은 고효율/초저배기 클린디젤차²⁾나 배터리 가격이 높아 부담이지만 리튬이온전지의 개발로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전기자동차³⁾,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모터를 장착해 연비 향상과 배기가스 저감을 실현한 하이브리드 자동차⁴⁾, 그리고 수소와 산소가 만나 물을 생성하는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만들어지는 전력으로 모터를 돌리는 무공해 연료전지 자동차⁵⁾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무공해 연료전지 자동차는 수소에너지 관련 법령이나 제도가 미비하고 수소저장시설의 안전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아 상용화가 늦춰지고 있긴 하다. 하지만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아마 10년 뒤면 판가름 나겠지?

근처 충전소에 들러 방전된 배터리를 반납하고 충전된 배터리로 교체했다. 트렁크를 열어 롤 케이크 박스만한 배터리를 빼내 충전된 배터리와 바꾸면 된다. 요금은 단돈 1만원. 이걸로 일주일 동안 출퇴근이 가능하다. 참 저렴하다고? 쩝! 이것도 어제 집에서 플러그에만 꽂았어도 5천원은 아낄 수 있는 건데. 아무튼 전기차가 상용화된 요즘 유류비 걱정은 거의 하지 않는다.

요즘 주유소는, 아니 충전소⁶⁾로 이름이 바뀌었지! 옛날처럼 기름만 넣는 곳에서 많이 업그레이드됐다. 냄새 나는 주유기가 있던 자리에 넓은 주차장이 마련됐고, 다른 한쪽엔 카페가 차려져 있어 운전에 지친 고객들이 커피를 마시며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카페에 앉아서 오전에 넘겨야 하는 원고를 편집장에게 넘기고 검토를 부탁했다. 충전소에서 오전 업무를 끝낸 셈이다. 늘 부산하고 기름 냄새나는 주유소가 도심 속 생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충전소가 배터리만 충전해주는 게 아니라 삶의 에너지도 충전해주고 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삶의 질과 여유는 점점 높아져 간다. 옛날처럼 24시간 각박하게 일하던 시대는 지났다. 또 그렇게 바쁘게 일한다고 일의 능률과 효율이 오르는 건 아니다. 충분한 여유와 휴식 속에 기발한 아이디어와 창의력이 나오고 건강한 몸이 만들어진다. 기분 좋게 출판사에 도착했다. 점심을 먹고 소화 좀 시켰다가 오후 업무를 시작해야겠다.

글 : 정영훈 과학칼럼니스트

각주
1)운전자 상태 자동 감지 및 대응기술 : 주행 중 운전자의 머리 움직임이나 시선, 생체신호 등을 분석해 운전자의 상태를 센싱 및 인식하고 이를 통해 운전자의 주의와 집중도를 분석, 운전자가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주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전운전 지원 기술. 기술 예상 실현시기를 7~8년 후로 보고 있다.
2)고효율/초저배기 클린디젤차 : 경유 연소가 기관의 내부에서 이루어져 열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바꾸는 기관을 동력원으로 Euro-6 기준* 이상을 만족해 온실가스 및 오염물질 배출량이 적고, 연비가 높은 친환경 자동차. 기술 예상 실현시기를 3~4년 후로 보고 있다.
3)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전기자동차 : 차량에 탑재돼 있는 대용량의 에너지 저장시스템에 저장된 전기에너지만을 이용해 주행하는 자동차. 대기오염이나 화석연료의 소비, 소음 없이 장거리(수백 km 이상)를 주행할 수 있는 친환경 자동차로 1~2년 후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하이브리드 자동차 : 두 가지 이상의 동력원을 이용해 달리는 자동차.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모터를 장착해 두 동력원이 서로 고효율 영역에서 작동하도록 하며, 엔진의 불완전 연소구간에서는 모터를 이용해 구동함으로써 연비 향상과 배기가스 저감을 실현한 기술. 현재 국내외적으로 실현된 기술이지만 제품 경쟁력 향상 및 사후관리가 중요한 기술.
5)연료전지 자동차 : 수소와 산소가 만나 물을 생성하는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만들어지는 전력으로 모터를 구동하며, CO2, HC, NOX 등의 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 연료전지 자동차. 기술 예상 실현시기를 9~10년 후로 보고 있다.
6)충전소 : 전기자동차에 효율적으로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급속․완속 충전기, 충전 인터페이스 부품 및 인증․과금 등을 위한 전기자동차 ICT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술. 배터리 교체는 충전소에 방전된 배터리를 반납하고 충전된 배터리로 교체하는 방식을 사용. 기술 예상 실현시기를 3~4년 후로 보고 있다.

참고 : <KISTI 미래백서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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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 2011년부터 고속전기차 양산을 시작해 2020년까지 100만 대를 보급하겠다는 고속전기차 육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기차 계획을 발표하며 선보인 국산 1호 소형 고속전기차 ‘블루온(BlueOn)’은 현대자동차가 유럽 전략형 해치백 모델로 내놓은 ‘i10’을 기반으로 하며 전기차 전용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가 탑재돼 있다. 최고 시속 130km까지 달릴 수 있고 한번 충전에 14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게다가 380V의 급속충전을 할 경우 시간이 25분(80% 충전 기준)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하니, 그 쓰임새도 많이 넓어질 전망이다.

사실 현대자동차의 전기자동차 발표는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테슬라사(社)는 이미 10만 달러(약 1억 1,100만 원)가 넘는 전기스포츠카 ‘로드스터(Roadster)’를 판매하고 있다. 이 차는 6,831개 셀(Cell)의 리튬이온 전지를 동력으로 하며 최고 시속은 217km로 웬만한 가솔린차만큼의 성능을 낸다. 내친김에 테슬라는 조만간 5.6초 만에 100km까지 도달하고 한 번 충전에 480km까지 갈 수 있는 새로운 모델도 내놓을 예정이다.

저렴한 대중 모델로는 일본 미쓰비시의 ‘아이미브(i-MiEV)’가 있다.
경차 급으로 일반인에 판매되고 있는 아이미브는 한 번 충전하면 130km를 주행할 수 있는데, 급속충전을 할 경우 시간은 30분 정도 걸린다. 2010년 말 시판 예정인 닛산의 2000cc 급 5인승 ‘리프(LEAF)’는 중형차급으로 관심의 대상이다. 최고 시속 140km로 달릴 수 있는데다 한 번 충전으로 약 160km 이상을 달릴 수 있다. 더 놀라운 점은 7,500달러의 세금감면을 받을 경우 미국시장에서 실제 가격이 2만 5,000달러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미국의 자존심 제너럴모터스(GM) 역시 3만 2,500달러 수준(세제 혜택을 감안할 경우)인 전기자동차 ‘시보레-볼트(VOLT)’로 맞불을 놓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다양한 세제 혜택을 통해 2015년까지 미국 내에서 100만 대의 전기차를 보급한다는 계획이어서 전기자동차 시장은 앞으로도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사실 전기 자동차 자체는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니다.
1873년 영국의 데이비드슨(R. Davidson)은 내연기관 자동차가 등장하기 전에 이미 전기자동차를 제작했다. 하지만 1차 세계대전 이후 내연기관에 밀리면서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배터리가 지나치게 무겁고 충전에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충전시설도 마땅치 않은데다 충전으로 운행할 수 있는 거리도 너무 짧았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 배기량에 의한 공해문제가 심각해지고 배터리 성능이 좋아지면서 전기자동차의 장점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충전지로 모터를 회전시켜 동력을 얻기 때문에 배기가스가 전혀 없고 소음이 아주 적다. 정지상태에서는 공회전을 할 필요가 없어 에너지 소모도 적고 소음에서 자유롭기까지 하다. 게다가 모터는 가솔린 엔진보다 크기가 작은데다 배치도 자유로워 넓은 실내공간도 확보할 수 있다.

전기자동차의 구조는 아주 단순하다.
전기자동차는 현재 크게 2가지 방식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하나는 가솔린엔진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모터에서 기어를 거쳐 바퀴에 동력이 전달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각 바퀴에 모터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이다. 어떤 방식이든 가솔린엔진 자동차에 비해 부품수를 대폭 줄일 수 있어 경량화가 가능해진다. 결국 배터리와 전기모터만으로 구동하는 전기자동차는 동력으로서의 배터리 수명과 저장 능력, 그리고 세밀한 제어장치를 개발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의 관건인 셈이다.

동력분야에선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의 니켈수소 배터리에 비해 무게가 30% 가볍고 부피가 40% 적어 효율성이 뛰어난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가 일반화되고 있다.
참고로 최근 현대자동차가 발표한 블루온, 미쓰비시의 아이미브와 GM의 볼트 등 소형차들은 16.4kWh 급 배터리팩을 쓰고 있다. 반면 닛산 리프(24kWh), 테슬러의 로드스터(53kWh), 테슬러 모델S(85~95kWh) 등과 같이 차량이 커지고 주행거리가 늘어날수록 더 많은 배터리팩을 장착하고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배터리팩을 늘려 출력을 키우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충전시간이 길어지고 차량의 무게가 무거워지는데다 무엇보다 배터리팩이 너무 고가여서 자동차의 원가가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GM 볼트가 60km까지는 전기로 구동을 하되 그 이상 거리에 대해서는 배터리팩을 추가하는 대신 소형 내연기관을 달아 전기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500km까지 주행거리를 늘린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배터리의 용량 못지않게 중요한 일은 충전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처음 전기차가 등장할 때는 최소 8시간이 넘는 ‘하룻밤’ 충전을 해야 고작 1시간 정도 달리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높은 전압을 이용한 급속 충전방식이 도입되면서 닛산의 리프나 테슬러의 로드스터의 충전시간은 각각 30분, 45분으로 줄었다. 최근에 발표한 현대 블루온은 80% 충전에 25분 정도 걸린다.

충전시간이 짧아졌다고는 하지만 2~3분이면 연료를 가득 채울 수 있는 가솔린자동차에 비해 아직 갈 길은 멀다. 이 때문에 충전소에서 미리 충전해둔 배터리와 교체하는 방식으로 충전시간을 줄이는 시스템도 연구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2차전지 충전방식의 전기자동차 보급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 연료전지로 전기를 얻는 방식의 전기차 연구를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2차 전지수요가 늘면 희소광물에 속하는 리튬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을뿐더러, 급격히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배송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하나 전기자동차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첨단 차량통합제어시스템이다.
전기자동차는 주행제어뿐만 아니라 배터리 안전성에도 관여하면서 항상 배터리의 상태를 관찰하고 어떤 상황에서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자면 운전자가 가속페달, 브레이크, 기어 등을 조작하며 차량을 구동시키는 데 필요한 직접적인 정보는 말할 것도 없고 배터리, 모터, 인버터, 차량탑재충전기 등에서 발생하는 모든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똑똑한 두뇌가 필요하다. 즉 모든 정보를 취합하고 이를 완벽하게 관리 및 제어할 수 있는 안정된 시스템이 필수적인 것이다.

전기자동차가 대중화된다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자동차의 등장 이상의 의미가 있다. 어쩌면 자동차산업 구조 자체를 통째로 바꿀 수도 있다.

전기자동차의 핵심인 모터는 엔진에 비해 대단히 단순한 구조다. 필요한 부속품도 적고 정비도 단순하다. 이는 수많은 부품가공업체가 필요 없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배터리의 성능과 통합제어시스템이 중요해질수록 IT분야에서 강점을 갖춘 기업들이 자동차산업에 뛰어들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어쩌면 머지않은 미래에 삼성이나 LG 등에서 생산한 전기자동차가 전세계 도로를 달릴지도 모를 일이다.

글 : 유상연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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