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역사]자동차 탄생에 숨은 ‘벤츠’ 부부의 비화

독일은 지방자치의 역사가 오래돼 지역별 특색이 분명하다. 특히 베를린, 함부르크, 뮌헨 등 전국의 중심도시들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건축물로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남서부에서 가장 큰 도시 슈투트가르트는 인기가 별로 없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을 심하게 맞아 대부분의 유적이 파괴됐기 때문이다. 배낭여행객들은 그저 프랑스와 스위스를 드나들 때 기차를 갈아타는 곳이라는 인식만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2006년 5월, 슈투트가르트의 명성을 단숨에 바꿔놓은 사건이 발생했다. 자동차 제조업체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z Benz)가 회사 설립 50주년을 기념해 새로운 자동차 박물관을 연 것이다. 둥글고 울룩불룩한 은색의 금속 띠를 층층이 쌓아올린 듯한 파격적인 외양은 TV와 신문의 단골 소재로 오르내렸다.

내부의 구성도 획기적이었다. 입장권을 구입하면 은색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으로 올라간다. 이후 나선을 따라 돌아 내려오며 벤츠의 역사가 담긴 전시물을 시대별로 감상하는 방식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홀 중앙에 전시된 세 바퀴 자동차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카를 벤츠(Karl Benz)가 1886년에 세계 최초로 만든 휘발유 자동차 ‘벤츠 파텐트 모토바겐(Benz Patent-Motorwagen)’이다.


•독일 특허 37435번을 획득한 세계 최초의 자동차

[그림 1] 세계 최초의 휘발유 자동차 ‘모토바겐’을 개발한 카를 벤츠. 사진 출처 : 위키미디어

카를 벤츠는 슈투트가르트에서 서쪽으로 80km 떨어진 도시 칼스루에(Karlsruhe)에서 태어나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이후 라인강을 따라 북쪽으로 70km 정도를 흘러가면 만나는 북쪽 도시 만하임으로 이사해 동업자 아우구스트 리터(August Ritter)와 함께 1871년 강철 판금 회사를 차렸다.

창업 초기에는 벌이가 시원찮았다. 그러나 약혼녀 베르타(Bertha)가 결혼 지참금으로 리터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생활이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했다. 카를은 1872년 결혼식을 올린 후 공장용 대형 엔진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일을 시작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연구를 거듭한 끝에 1878년 12월 31일에는 소형 2행정 휘발유 엔진을 발명하고 이듬해 특허를 받았다.

카를의 열정은 멈추지 않았다. 이후에도 배터리 시동, 점화플러그, 속도 조절 시스템, 기화기, 클러치와 기어 시스템, 수냉식 라디에이터의 특허를 획득하는 등 지금의 자동차도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기본적인 시스템 대부분을 고안했다.

그리고 1886년 1월 29일 마침내 인류의 역사를 바꿔놓은 놀라운 발명품이 탄생했다. 의자와 핸들, 세 개의 바퀴를 단 최초의 자동차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차는 954cc에 0.9마력을 발휘하지만 100kg의 초경량을 자랑하는 4행정 휘발유 엔진을 갖고 있었다. 독일 정부의 공식특허 37435번을 얻었기 때문에 ‘벤츠 파텐트 모토바겐 1호’ 즉 벤츠(Benz)가 특허(Patent)를 받은 모터(Motor) 달린 수레(Wagen)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후 1.5마력 엔진을 갖춘 2호와 2마력을 발휘하는 3호를 연달아 개발해 최고속도를 시속 16km까지 높였다. 그러나 예상보다 판매량이 많지 않았다. 말이 끌지도 않는데 혼자서 털털거리며 이동하는 새로운 교통수단에 사람들은 좀처럼 마음과 지갑을 열지 않았다.


•벤츠 아내가 없었다면 지금의 자동차 문화도 없다

1988년 8월 초 카를의 아내 베르타는 중대한 결심을 한다. 만하임에서 남쪽으로 100km 떨어진 포르츠하임의 어머니 집까지 자동차를 몰고 가기로 한 것이다. 여자 혼자서도 장거리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면 자동차가 얼마나 대단한 발명품인지 사람들도 알게 될 거라는 확신에서였다.

신중한 성격의 남편에게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게다가 15세와 14세로 아직 어렸던 두 아들 오이겐(Eugen)과 리하르트(Richard)도 여행에 동반했다. 연료도 제대로 된 공구도 없이 무작정 출발한 베르타는 모토바겐 3호를 몰고 라인강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림 2] 카를 벤츠의 아내 베르타 벤츠(좌)가 장거리 여행에 사용한 벤츠 파텐트 모토바겐 3호(우). 사진 출처 : 위키미디어

대학도시 하이델베르크를 무사히 통과하고 약간 남쪽의 비슬로흐에 도착하자 연료가 떨어졌다. 그녀는 가까운 약국으로 달려가 석유 용제의 일종인 리그로인을 구입해 자동차에 주입했다. 이 약국은 ‘세계 최초의 주유소’라는 타이틀을 달고 지금도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후 칼스루에를 거쳐 슈투트가르트 서쪽의 포르츠하임까지 104km를 무사히 달린 베르타는 그제서야 남편에게 전보를 보냈다. 3일을 머물다 다시 만하임으로 돌아갈 때는 라인강변을 지나는 90km 길이의 지름길을 택했다.

이 길은 2008년 9월 ‘베르타 벤츠 메모리얼 루트(Berth Benz Memorial Route)’라는 이름이 붙었고 세계 자동차 애호가들이 언젠가 한 번은 꼭 달리고 싶은 길로 꼽힌다. 지금도 격년마다 앤티크 자동차 소유주들이 모여 자동차의 어머니 베르타를 기념하는 퍼레이드를 연다.

베르타는 운전에만 능숙한 것이 아니었다. 여행 중에 자동차가 말썽을 부리면 기지를 발휘해 문제를 해결했다. 평소에도 남편을 도와 기계 제작에 참여했던 경력 덕분이었다. 기화기의 노즐이 막히면 머리핀을 이용해 구멍을 뚫었고, 와이어가 다른 부품에 닿아 간섭이 일어나면 스타킹으로 묶어 고정시키기도 했다. 브레이크가 닳아서 성능이 떨어졌을 때는 구두 수선공을 찾아가 가죽끈을 설치해달라고 주문했다. 현대식 브레이크 라이닝을 개발한 것이다.

카를 벤츠가 위대한 발명가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데는 아내 베르타의 역할이 컸다. 결혼 지참금을 투입해 남편의 회사를 일으켜 세우고, 자동차 관련 특허를 공동으로 소유했으며, 직접 장거리 여행에 나서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자동차 수리와 정비까지 혼자 힘으로 해낸 베르타 벤츠. 세계 최초의 휘발유 자동차를 개발한 카를 벤츠와 함께 실로 자동차 역사에 길이 남을 부부가 아닐 수 없다.

글 : 임동욱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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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자동차 상상도, 현실이 된다!

오늘은 2018년 1월 21일. 새해가 벌써 20일 이상 지났다. 금연, 다이어트 등 새해에 두 손 꼭 모아 다짐했던 결심들이 손가락 사이 모래알 빠지듯 스르르 빠져나가려고 한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다시 잡아야 한다. 그러나 쉽지 않다. 인생이란 게 이렇게 결심만 하다가 모래알처럼 흔적 없이 흩어져버리는 건가.

내 이름은 고수완. 올해 35세. 모출판사의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도서 시장은 전자책이 7할, 종이책이 3할을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태블릿PC의 보급으로 종이책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노인과 어린아이, 또 마니아층으로부터 꾸준히 사랑받는 탓인지 아직 건재하다. 늘 그렇듯 아날로그 시장은 일시에 사라지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세계를 유지하면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LP판이 그렇고, 신문이 그렇고, 재래시장이 그렇다.

이번 달에 나올 책을 교정교열 보느라 어젯밤 늦게 잠이 드는 바람에 평상시보다 늦게 일어났다. 보통은 재택근무를 하지만 오늘은 출판사에 기획회의가 있어 출근해야 하는 날. 씻는 둥 마는 둥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집을 나섰다. 급히 자동차에 앉아 안전벨트를 맸다. 그리고 시동을 걸자마자 상냥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주인님, 어디로 모실까요?”
“홍대앞 대박 출판사”
“곧 길안내를 시작하겠습니다.”

요즘 내비게이션은 일일이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할 필요가 없다. 음성인식 기능이 장착돼 목적지를 얘기하면 알아서 안내해준다. 자동차는 경기도 광명시를 출발, 서울의 구로동과 신도림동을 경유해 양화대교로 진입했다. 아침 출근시간이라 그런지 차가 가다 서다를 지루하게 반복하고 있다.



“삐뽀! 삐뽀!”

그때 갑자기 자동차에서 경보음이 울렸다. 나는 깜짝 놀라 경보 정지 버튼을 눌렀다.
이때 차에서 와이프의 잔소리 같은 쌀쌀맞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방금 주인님은 졸음운전을 하셨습니다. 안전운전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어젯밤 늦도록 일을 하다 보니 피곤이 쌓여 순간적으로 깜박 졸았나 보다. 차가 어떻게 알고 졸음운전을 알려 주냐고? 이것이 바로 2018년에 상용화된 ‘운전자 상태 자동 감지 및 대응기술’¹⁾이다. 자동차에 설치된 카메라와 컴퓨터가 운전자의 상태를 파악해 안전 운전을 돕는 기술이다. 이로 인해서 교통사고가 10% 이상 감소됐다고 한다. 기술이 인간의 안전과 행복을 증진시키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기술을 믿고 방심하면 안 된다. 졸음이 오면 차에서 내려 스트레칭을 하거나 심호흡을 해서 잠을 깨는 게 사고를 막는 최선의 방법이다.

양화대교를 건널 때 쯤 충전계기판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앗! 그러고 보니 어젯밤에 자동차 배터리를 충전해 놓는다는 걸 깜박했구나!’

작년 가을에 나는 유류비 부담이 적고 환경오염 걱정 없는 전기자동차를 구입했다. 장거리 주행에는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출퇴근이나 가까운 근교 운행에는 전기차가 제격이다.

지방 출장이나 여행 등 장거리 운행에는 다양한 방식의 자동차들이 운행되고 있다. 휘발유를 연료로 하는 내연기관 자동차는 여전히 운행 중이지만 유류비가 높고 환경오염이 심해 계속 감소하고 있다. 디젤 엔진의 기능을 대폭 향상해 연비가 높고 오염물질 배출량이 적은 고효율/초저배기 클린디젤차²⁾나 배터리 가격이 높아 부담이지만 리튬이온전지의 개발로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전기자동차³⁾,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모터를 장착해 연비 향상과 배기가스 저감을 실현한 하이브리드 자동차⁴⁾, 그리고 수소와 산소가 만나 물을 생성하는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만들어지는 전력으로 모터를 돌리는 무공해 연료전지 자동차⁵⁾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무공해 연료전지 자동차는 수소에너지 관련 법령이나 제도가 미비하고 수소저장시설의 안전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아 상용화가 늦춰지고 있긴 하다. 하지만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아마 10년 뒤면 판가름 나겠지?

근처 충전소에 들러 방전된 배터리를 반납하고 충전된 배터리로 교체했다. 트렁크를 열어 롤 케이크 박스만한 배터리를 빼내 충전된 배터리와 바꾸면 된다. 요금은 단돈 1만원. 이걸로 일주일 동안 출퇴근이 가능하다. 참 저렴하다고? 쩝! 이것도 어제 집에서 플러그에만 꽂았어도 5천원은 아낄 수 있는 건데. 아무튼 전기차가 상용화된 요즘 유류비 걱정은 거의 하지 않는다.

요즘 주유소는, 아니 충전소⁶⁾로 이름이 바뀌었지! 옛날처럼 기름만 넣는 곳에서 많이 업그레이드됐다. 냄새 나는 주유기가 있던 자리에 넓은 주차장이 마련됐고, 다른 한쪽엔 카페가 차려져 있어 운전에 지친 고객들이 커피를 마시며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카페에 앉아서 오전에 넘겨야 하는 원고를 편집장에게 넘기고 검토를 부탁했다. 충전소에서 오전 업무를 끝낸 셈이다. 늘 부산하고 기름 냄새나는 주유소가 도심 속 생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충전소가 배터리만 충전해주는 게 아니라 삶의 에너지도 충전해주고 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삶의 질과 여유는 점점 높아져 간다. 옛날처럼 24시간 각박하게 일하던 시대는 지났다. 또 그렇게 바쁘게 일한다고 일의 능률과 효율이 오르는 건 아니다. 충분한 여유와 휴식 속에 기발한 아이디어와 창의력이 나오고 건강한 몸이 만들어진다. 기분 좋게 출판사에 도착했다. 점심을 먹고 소화 좀 시켰다가 오후 업무를 시작해야겠다.

글 : 정영훈 과학칼럼니스트

각주
1)운전자 상태 자동 감지 및 대응기술 : 주행 중 운전자의 머리 움직임이나 시선, 생체신호 등을 분석해 운전자의 상태를 센싱 및 인식하고 이를 통해 운전자의 주의와 집중도를 분석, 운전자가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주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전운전 지원 기술. 기술 예상 실현시기를 7~8년 후로 보고 있다.
2)고효율/초저배기 클린디젤차 : 경유 연소가 기관의 내부에서 이루어져 열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바꾸는 기관을 동력원으로 Euro-6 기준* 이상을 만족해 온실가스 및 오염물질 배출량이 적고, 연비가 높은 친환경 자동차. 기술 예상 실현시기를 3~4년 후로 보고 있다.
3)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전기자동차 : 차량에 탑재돼 있는 대용량의 에너지 저장시스템에 저장된 전기에너지만을 이용해 주행하는 자동차. 대기오염이나 화석연료의 소비, 소음 없이 장거리(수백 km 이상)를 주행할 수 있는 친환경 자동차로 1~2년 후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하이브리드 자동차 : 두 가지 이상의 동력원을 이용해 달리는 자동차.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모터를 장착해 두 동력원이 서로 고효율 영역에서 작동하도록 하며, 엔진의 불완전 연소구간에서는 모터를 이용해 구동함으로써 연비 향상과 배기가스 저감을 실현한 기술. 현재 국내외적으로 실현된 기술이지만 제품 경쟁력 향상 및 사후관리가 중요한 기술.
5)연료전지 자동차 : 수소와 산소가 만나 물을 생성하는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만들어지는 전력으로 모터를 구동하며, CO2, HC, NOX 등의 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 연료전지 자동차. 기술 예상 실현시기를 9~10년 후로 보고 있다.
6)충전소 : 전기자동차에 효율적으로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급속․완속 충전기, 충전 인터페이스 부품 및 인증․과금 등을 위한 전기자동차 ICT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술. 배터리 교체는 충전소에 방전된 배터리를 반납하고 충전된 배터리로 교체하는 방식을 사용. 기술 예상 실현시기를 3~4년 후로 보고 있다.

참고 : <KISTI 미래백서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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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차, 정말 연비 ‘갑’일까?

운전을 하는 사람들이 차를 구입하는데 고려하는 사항으로는 브랜드도 있을 것이고 디자인도 있을 것이다. 물론 가격도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연비(燃費)’를 빼놓을 수 없다. 연비는 자동차가 단위 연료당 주행할 수 있는 거리를 나타낸다.

최근 하이브리드 자동차들이 ‘고연비’를 내세우며 홍보하고 있다. 동급 자동차 대비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운행 시 전기모터가 동력을 보조해 연료 효율이 높다며(쉽게 말해 전기모터가 내연기관 엔진을 보조하는 방식이라 연료가 덜 든다고)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실제로 2012년 올해 들어 국내에서 판매된 신차 중 하이브리드 비중이 3%에 육박할 만큼 판매가 늘고 있다. 이에 비례해 “동급 가솔린차보다 연료 효율이 20~30% 높다고 선전하는 하이브리드차의 연비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불만도 늘어나고 있다.

연비가 높다는 하이브리드차의 원리는 내연기관 엔진을 사용하되 감속 혹은 제동할 때 없어지는 구동력으로 발전기를 돌려 배터리에 저장하고, 출발이나 급가속 등 많은 힘이 필요할 때 전기모터를 가동시켜 출력을 냄으로써 연료 소모를 줄이는 방식이다. 일본 도요타가 하이브리드차의 원조다. 1997년에 하이브리드 전용모델인 프리우스를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세계 시장에서 300만대가 넘는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했다.

현재 국내에 시판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는 많은 모델이 있지만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어 발전용과 구동용, 두 개의 모터를 사용하는 모델도 있고 하나의 모터가 발전과 구동을 모두 담당하는 모델도 있다. 각각 장단점이 있다. 두 개의 대용량 모터를 사용하면 강한 힘을 낼 수 있고 발전용 모터의 효율도 높다. 그러나 차의 무게가 무거워지고 시스템이 복잡해지는 것은 단점이다. 또 엔진과 모터의 힘이 중복돼 엔진 출력과 모터 출력을 더한 값보다 전체 출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모터 하나를 사용하는 경우는 모터가 클러치를 사이에 두고 엔진과 연결되고 출력 축은 변속기와 연결된다. 이 같은 병렬형 방식을 채택해 엔진과 모터가 힘의 중복 없이 최고출력을 만들어 낼 수 있어서 엔진 출력+모터 출력이 그대로 최고출력이 된다. 그러나 정체구간에서 낭비되는 힘을 배터리에 제대로 담아내지 못해 연비가 더 떨어지게 되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하이브리드차의 연비가 가솔린차보다 높은 것일까. 본지 자동차 팀 3명의 기자는 대표 하이브리드 3개 모델을 몰고 실제 주행에 나섰다. 운전자마다 운전 방식이나 주행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세 명의 기자가 한날한시에 약 71㎞ 경로를 3개 구간으로 나눠 번갈아 타본 뒤 차별 실제 연비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테스트를 했다.

테스트 대상 차종의 크기, 차급이 다르기 때문에 공인 연비와 실제 주행 연비의 격차가 얼마나 벌어지는지를 집중해 살피기로 했다. 시원하게 뚫리는 새벽 시간엔 공인 연비의 90% 수준에 육박하는 연비가, 막히는 시간대에 비까지 주룩주룩 내린 최악의 교통 상황에선 공인 연비의 60% 수준의 연비가 나왔다.

이렇듯 공인 연비와 실제 연비에 차이가 발생하는 까닭은 연비 측정 방식이 실제 운전 상황과 동떨어졌다는 이유도 있다. 2011년까지 시행된 우리나라의 공인 연비 측정 방식은 197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도심지역 차량 흐름을 반영한 ‘CVS-75’ 계산법을 적용했다. 주행여건, 주행거리, 교통여건, 온도, 기상여건 등 많은 요소가 연비에 영향을 미치지만 이를 반영하기 어려운 측정 방식이었다.

정부는 공인 연비 측정 방식에 대한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 2012년부터 ‘5-사이클(Cycle)’ 연비 계산법을 도입했다. 자동차의 작동 상황을 시내 주행뿐 아니라 고속 주행, 급가속·급제동, 에어컨 가동 주행, 외기 온도 저온(섭씨 -7도) 주행 등 자동차의 모든 상황을 감안해 연비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지난 4월 이후 출시된 신차들은 시내 주행과 고속도로 주행, 복합 주행(시내 주행 55%, 고속도로 주행 45%) 등 세 가지 수치의 연비를 발표하게 했다. 지식경제부는 이 방식에 의해 산출되는 복합주행 연비는 예전의 공인 연비보다 24% 정도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했고, 실제 일부 차종의 연비는 30% 이상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나라마다 공인 연비 기준도 다 다르다. 일반적으로 같은 차종의 경우, 미국>한국(구연비 기준)>일본>유럽 순으로 연비가 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폴크스바겐 CC 3.6 V6 4모션의 국내 공인 연비(구연비)는 8.2㎞/L이지만 일본에서는 8.8㎞/L, 미국에서는 시내 7.2㎞/L, 고속도로 10.6㎞/L다. EU에서는 시내 6.6㎞/L, 고속도로 14.0㎞/L, 혼합 연비 9.9㎞/L다.

석유품질관리원 김기호 박사는 “모터와 엔진이 서로 힘을 더하는 조건이 아니면 하이브리드차는 덩치에 비해 엔진이 작기 때문에 효율이 떨어져 연비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자신이 타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운전해야 더 좋은 연비를 얻을 수 있다고 충고한다. 특히 급출발을 하거나 고속으로 달릴 때 마구 급가속을 하면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모두 배기가스로 날려버리게 된다.

글 : 김덕한 조선일보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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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가 넘도록 운전면허증이 없는 김 씨. 그는 자동차가 없으면 연간 500만원 이상의 추가 수입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차량구입비, 보험료, 정비료, 세금 등 차량 유지비와 기름값을 따지면 그럴 법도 하다. 하지만 김 씨의 가족은 가장의 고집에 불만이 많다. 소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동차는 이미 생활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편리한 생활필수품을 적은 비용으로 이용하는 방법이 자동차 이용자의 공통적인 관심거리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해법이 있다. 먼저 가장 저렴한 자동차를 구입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개인의 선호나 이용목적, 안전 문제도 있기 때문에 모두 그렇게 할 수는 없다.

다음으로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입하는 방법이 있다. 최근에는 도로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이 자동차는 운행 시 전기모터가 동력을 보조해 연료 효율이 높다. 쉽게 말해 전기모터가 내연기관 엔진을 보조하는 방식이라 연료가 덜 든다. 그렇지만 아직 차량 가격이 비싸고, 시스템에도 다소 불완전한 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다면 자동차를 경제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아니다. 있긴 있다. 사실 이 방법은 신문이나 방송, 인터넷을 통해 모두가 알고 있다. 바로 연비를 향상시키는 운전기술이다. 필자는 경험을 바탕으로 이 내용을 정리해 독자 여러분의 지갑을 지키는데 작은 도움을 드릴까 한다.

최근 자동차 시장엔 연비 좋은 차가 많아졌다. 새로 차를 구입할 계획이라면 시판되는 차의 연비와 1년 기준 연료비가 공개된 에너지관리공단 홈페이지 자료를 참고해 자동차를 선택하는 게 좋다.

차량의 경제속도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경제속도는 차량마다, 달리는 도로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인 경제속도는 가장 높은 기어 단수일 때 2000-2500rpm(분당 엔진회전수) 전후를 유지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 rpm이 그 이상 올라가거나 낮아지면 연료 소모량은 늘어난다. 새로 나오는 차의 계기판에는 에코존이라고 표시돼 있으니 이를 참고하면 된다.

여름철 에어컨 사용은 연료 소모와 관계가 많다. 통상 에어컨을 사용하면 연료 소모가 20% 정도 늘어난다. 그러나 에어컨을 올바르게 사용하면 불필요한 연료소모를 줄일 수 있다. 에어컨을 켤 때 ‘설정온도는 낮게 풍량은 최대로’ 하고, 차내 온도가 어느 정도 내려가면 ‘풍량을 낮추며 온도도 적절하게 올리면’ 된다.

간혹 연료를 절약하려고 에어컨을 켜지 않고 창문을 여는 운전자가 있는데, 이는 어리석은 일이다. 도로에 따라 다르지만 40~60km/h이상의 속도에서는 창문을 닫는 것이 공기저항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라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켜는 것이 연료절약에 훨씬 좋다.

자동차 배기가스 보증수리제도를 적극 활용하기를 권한다. 배기가스를 기준 이하로 유지하면 환경보존뿐 아니라 완전연소에 따른 연료절감효과까지 볼 수 있다. 2002년 이전에 나온 차량은 ‘구입 후 5년간, 주행거리 8만㎞까지’, 2002년 이후 차량은 ‘10년간 16만㎞까지’ 배기가스 관련 23개 부품의 무상보증수리가 가능하다.

교통정보를 적극 활용하자. 요즘은 교통방송이나 휴대폰, 내비게이션에서 실시간으로 교통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막히는 길에서는 기름과 시간을 동시에 낭비하게 되므로 조금 돌아서 가더라도 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길을 택하는 게 경제적으로도 이득이 될 때가 많다.

자동차를 구석구석 살피는 것도 연비를 절약하는 방법 중 하나다. 매일은 아니라도 최소한 열흘에 한 번쯤은 엔진룸을 열어보길 권한다. 오일류가 새고 있는 곳은 없는지, 이상한 소리가 나진 않는지 확인하라는 말이다. 자동차의 고장도 인간의 질병과 마찬가지로 빨리 발견할수록 수리도 쉽고 비용도 적게 든다. 가급적 차량운행 수첩에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라. 점화플러그를 제때 갈아주는 것만으로도 10% 정도의 기름을 절약할 수 있다.

자동차를 타고 내릴 때 타이어에 눈길을 주길 바란다. 그저 바람이 빠져 있지 않는지 확인 정도만 해도 좋다. 몇 천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 작은 측정기를 가지고 자주 공기압을 재보면 더 좋다. 적정 공기압에서 1psi만 부족해도 연비가 3% 나빠진다. 코가 막히면 잘 뛸 수 없는 것처럼 에어클리너가 먼지로 오염되면 공기흡입 저항으로 5%의 연료가 낭비될 수 있다.

트렁크 속도 한 번씩 보자. 그리고 불필요한 물품들을 당장 내려놓자. 골프백, 세차용품 등 쓰지 않는 짐을 빼는 것만으로 연료를 아낄 수 있다. 배낭이 무거우면 등산할 때 더 많은 힘이 드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잘못된 운전습관은 연료를 낭비하는 주범이므로 빨리 고치는 게 좋다. 급출발, 급가속, 급제동 등 ‘급’자가 들어가는 것은 무조건 하지말자. 같은 거리를 주행해도 급가속과 제동을 반복하면 30% 이상의 연료가 더 들어간다. 특히 급출발할 때 연료가 가장 많이 들어간다. 신호등이 바뀌자마자 출발하는 운전습관이 있다면 당장 그만두자. 아까운 기름도 문제지만 자칫 큰 사고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고속도로를 달릴 때에도 과속하는 것보다는 시속 100km 정속주행을 유지하는 게 좋다. 시속 150km로 달릴 경우 연료가 40% 이상 더 소모되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공회전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연료 절약뿐 아니라 지구촌 대기오염을 줄이는 효과도 적지 않다. 운행 중 정차하는 경우에도 3분 이상 차를 정지시키게 되면 시동은 끄는 게 좋다.

물론 차량이 재시동할 때 필요한 연료는 약 20초 정도의 공회전하는 데 소모되는 양과 맞먹는다. 따라서 시동을 켰다 껐다 하는 것이 언제나 능사는 아니다. 시동모터의 수명에도 영향이 있으니 적절히 계산해서 효율적으로 끄고 켜는 것이 필요하다.

운행 중에 절대로 경쟁하지 말자. 작은 경쟁심으로 소모되는 연료가 생각보다 많을 수 있다. 끼어드는 차가 있으면 기분 좋게 양보해주고, 정말 급한 일이 있는 차라고 생각하자. 그 정도로는 양보가 안 된다면 끼어든 차량의 운전자가 가슴 졸였던 첫사랑의 상대라고 생각해보자. 다음 교차로나 휴게소에서 어색한 대면을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글 : 장영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대외협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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