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역사]태양전지, 우주로 날아간 까닭

“그것이 정말로 올라갔습니다!”

냉전이 한창이던 1957년 10월 4일 금요일 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소련 대사관에 여러 나라의 과학자들이 모여 화기애애하게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국제지구관측의 해’를 기념하기 위해 개최된 ‘로켓과 인공위성’이라는 학술세미나의 뒤풀이격 행사였던 터라 모처럼 동서 양 진영의 과학자들이 마음껏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한편 파티장 한쪽에서는 전혀 다른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뉴욕타임스의 월터 설리번 기자는 회사로부터 “러시아가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했다고 한다. 소련 타스 통신으로부터 타전된 소식이니 빨리 확인해보라”는 긴급한 전화를 받았다. 설리번은 파티장으로 뛰어 들어가 소련의 인공위성이 우주로 올라갔다고 알렸고 미국 과학자들은 아연실색했다. 파티를 즐기는 동안 스푸트니크는 그들의 머리 위를 벌써 두 번이나 지나치고 있었다. 미국에게는 모처럼 겪은 대굴욕, 소련에게는 기가 막힌 한 방이었다. 그리고 우주시대가 시작됐다.

당시 미국은 해군이 독자 개발하던 뱅가드 로켓에 뱅가드 1호 위성을 실어 1958년까지 쏘아 올린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소련의 스푸트니크로 체면을 구긴 미국은 계획을 일 년 앞당기려 했다. 결과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두 번의 실패 이후 로켓 개발의 중심은 육군의 베르너 폰 브라운 팀으로 넘어갔다. 브라운은 1958년 1월 31일, 익스플로러 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하면서 기대에 부응했다. .


[그림]최초로 태양전지가 탑재된 인공위성 뱅가드 1호.
사진 출처 : NASA
뱅가드 1호는 미국 최초, 어쩌면 인류 최초가 될 수도 있었지만 결국 두 번째 미국의 인공위성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그러나 태양전지 분야에서는 선봉이라는 이름값을 제대로 했다. 바로 최초로 태양전지를 실용화한 사례였던 것이다.

20세기 초반, 태양광 발전은 SF 분야에서는 유행과도 같았다. 아서 클라크는 1945년 발표한 작품에서 이미 태양광으로 전기를 얻는 우주정거장을 묘사했다. 1954년, 미국 벨연구소에서 실리콘 기판을 기반으로 한 태양전지 시제품을 발표하면서 클라크의 꿈은 현실화됐다.

태양광발전의 엄청난 가능성은 곧 미 육국 통신대 사령관인 제임스 오코넬의 관심을 끌었다. 미 육군의 통신대는 부대간 통신 뿐 아니라 전 육군의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는 막중한 책임도 떠안고 있었다. 게다가 당시 극비리에 추진되던 우주개발계획은 통신대의 커다란 고민거리였다. 우주로 쏘아 올릴 첨단 기계장치에 어떻게 전기를 공급할 것인가라는 난제를 해결해야 했기 때문이다. 오코넬은 통신대에서 전력공급장치에 대한 연구를 이끌고 있던 한스 지글러 박사에게 태양전지에 대해 알려주고 실용화가 가능하겠는지 알아보도록 요청했다.

지글러 박사는 벨연구소를 방문해 태양전지를 직접 보자마자 이 새로운 기술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태양전지는 태양빛이 비출 때만 작동했기 때문에 밤에는 무용지물이었다. 게다가 전력 효율도 형편없었다. 벨연구소가 개발한 초기 태양전지는 에너지 효율이 4%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주에서는 사정이 달라진다. 대기에 의한 에너지 손실도 없을 뿐 아니라 지구 뒤편의 그늘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태양전지판의 방향과 위치를 조절하는 것만으로 하루 종일 최대 효율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무엇보다 큰 매력은 발사중량을 크게 줄이면서도 오랜 기간의 작동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지글러 박사는 당장 통신대의 일상 업무에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인공위성용 에너지원으로는 태양전지가 가장 훌륭한 해결방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보고를 받은 오코넬은 이를 곧 육군의 로켓개발계획, ‘런치박스 계획’에 적용시키기로 했지만 중요한 변수가 생겼다. 육군이 아닌 해군이 미국 최초의 로켓을 발사하기로 결정된 것이다.

당시 미국의 로켓 개발 계획은 육해공군이 서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추진하느라 자원이나 인력 낭비가 심한 편이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스푸트니크 쇼크 이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교통정리하기로 결심한다. 그 결과 선정된 미국 최초의 인공위성 발사의 주역이 해군의 뱅가드 프로젝트였다. 육군과 달리 해군은 태양전지에 별 관심이 없었다. 지글러는 당장 해군으로 쫓아가서 태양전지를 인공위성에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아진 미완성이고 안정성도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의 의견을 일축했다.

지글러는 포기하지 않고 저명한 과학자들을 설득해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였다. 육군 소속인 지글러의 발언과 민간 과학자들의 발언은 파괴력이 달랐다. 과학자들은 곧 여론을 움직였으며 여론은 다시 육군 통신대가 인공위성에 부착할 태양전지 시스템 개발을 담당하게 하도록 해군에 압력을 넣었다. 결국 해군은 여론에 밀려 뱅가드 위성의 전원을 태양전지로 결정하고 이를 육군 통신대에 맡겼다.

육군 통신대는 곧 벨연구소에서 라이센스를 얻어 태양전지를 생산하던 호프만 전자회사와 접촉했다. 육군 통신대가 세부 사양을 정하면 이에 따라 호프만 전자회가가 제작하는 방식이었다. 길이가 고작 1cm도 되지 않는 태양전지판이었지만 여러 장 모으자 위성을 움직일 정도의 전력을 얻을 수 있었다. 이들을 한데 모아 충격이나 대기와의 마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강화유리로 보호한 케이스에 넣어 실제 위성에 부착할 태양전지 모듈을 완성할 수 있었다.

문제는 신뢰성이었다. 우주 환경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보장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발사시의 충격이나 고온에 견딜 수 있는지도 문제였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두 대의 미사일 탄두부분에 태양전지 모듈을 부착하고 발사하는 실험을 진행해 성공 했지만 해군은 여전히 미심쩍다는 입장이었다.

도움의 손길은 전혀 엉뚱한 곳에서 튀어나왔다. 스푸트니크 쇼크 이후 미국은 더 이상 늑장부릴 처지가 아니었다. 제대로 체면을 구긴 미국으로서는 하루라도 빨리 위성을 발사해서 ‘우리가 소련과 그렇게 많이 차이나는 것도 아니거든?’이라는 메시지를 전할 필요가 있었다. 자연히 뱅가드 프로젝트에도 비상이 걸렸다. 최초 계획됐던 기능들이 대거 빠졌으며 그저 위성이 제대로 살아있음을 알리는 송신장치만 부착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는 육군 통신대에게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됐다. 당초 싣기로 했던 장치들이 대거 취소되자 로켓의 중량에 제법 여유가 생긴 것이다. 인공위성에 슬쩍 태양전지 모듈 몇 개를 끼워 넣는다 해도 해군의 양보를 쉽게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몇 차례의 난항 끝에 1958년 3월 17일, 마침내 뱅가드 1호가 발사됐다. 해군은 결국 태양전지 모듈에 자리 한 켠을 내주었다. 태양전지를 신뢰해서는 아니었지만, 발사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 해군은 생각을 고쳐먹었다. 발사 19일 후 뉴욕타임스의 헤드라인은 “화학전지는 지금쯤 고갈됐겠지만 태양전지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였다.

뱅가드 1호의 태양전지는 당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거대한 성과였다. 화학전지를 탑재했었다면 고작 몇 주 만에 작동을 멈췄을 인공위성이 몇 달, 몇 년 씩이나 쌩쌩하게 작동했던 것이다. 현재까지도 태양전지만큼 우주공간에서 오랜 시간 전력을 공급하는 전원장치는 없다. 태양전지가 없었다면 거대한 국제우주정거장을 움직이는 것은 물론이고, GPS장치나 위성통신도 이용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찌어찌 이용한다 하더라도 몇 달마다 한 번씩 위성을 쏘아 올리거나 수시로 우주왕복선을 올려 보내 전원을 교체하는 등 꽤나 번거로워졌을 것이다.

클라크와 지글러는 태양전지가 집과 건물을 뒤덮어 생활에 필요한 전원을 공급하는 상상을 했지만, 이제는 그 수준을 넘어 옷에 태양전지를 부착해 이동하면서도 언제든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실용화를 앞두고 있다. 하늘에서 우주시대를 연 태양전지는 이제 땅에서 모바일시대를 열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지글러의 확고한 믿음과 스푸트니크의 예상치 못한 도움이 아니었다면, 아마 모바일 태양전지도 몇 년은 늦어졌을지 모른다. 태양전지는 의도치 않은 계기로 우주에서 자신을 증명하고 땅으로 내려온 셈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NEXT 나로호, 미리 보는 한국의 달 탐사

2013년 1월 30일은 나로호 발사에 성공한 역사적인 날이다. 10년의 노력 끝에 300km의 우주궤도에 도달한 우리나라는 이제 그 이상의 고도에 도달하기 위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나로과학위성보다 2배 이상 고도가 높은 700km가 첫 번째 계획이고 1,000배 이상 거리가 먼 38만 4,400km가 두 번째 계획이다. 700km는 1,500kg규모의 지구탐사위성을 위한 고도이고 38만km는 달탐사위성을 위한 고도로, 모두 넥스트(next) 나로호로 진행 중인 한국형우주발사체가 책임지게 된다. 특히 달 탐사는 나로호 성공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한국형 발사체는 700km의 태양동기궤도에 1,500kg의 위성을 발사할 수 있으며 이보다 고도가 낮은 300km에는 2,600kg이나 되는 화물을 운반할 수 있다. 달 탐사에서 3단형의 액체로켓으로 이루어진 한국형 발사체의 임무는 300km의 고도에서 끝나게 되며, 이곳에서 달 궤도까지 긴 타원궤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추가분의 속도는 일종의 4단 로켓이 역할을 맡게 된다.

관련 연구에 의하면 4단은 최대 추력 10톤의 고체로켓과 분당 60회 회전을 통해 자세를 안정화하는 단순한 방법이 적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0kg으로 예상되는 4단 로켓을 빼고 나면 달 탐사선의 무게는 550kg 정도가 될 전망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달 비행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2020년, 달 탐사선은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에 실려 나로과학위성과 같은 발사 방위각(비행경로를 정동쪽에서 시계방향으로 잰 각도) 80도로 발사돼 300km의 고도에 먼저 머물게 된다. 지구 저궤도에 진입하면 일단 1차 관문은 통과한 것이다.

이곳에서 달 탐사선은 달로 가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게 된다. 이런 종류의 중간 궤도를 ‘주차궤도’라 하는데, 여기서 각종 점검을 거친 후 투입 시간에 맞춰 4단 로켓을 점화한다. 필요한 속도증분은 3.1km/s로 비행시간은 3~6일 정도가 소요된다. 달 근처에서는 달 탐사선에 내장된 소형 로켓(추력기)을 이용해 달 궤도 투입을 진행하게 된다. 달 궤도선의 경우 달의 남북을 도는 궤도 경사각 90도에 100km의 고도가 예상된다. 지구에서 100km의 고도면 위성이 지구의 대기 때문에 곧 추락하고 말겠지만 달은 대기가 없어 낮은 고도의 위성이 가능하다.

달착륙선의 경우에는 달 상공 100km의 궤도에서 잠시 머물며 착륙을 위한 마지막 점검을 한다. 그 후 내장된 소형 로켓(추력기)으로 궤도 이탈을 한 후 히드라진 연료를 이용한 단일 추진제 추력기 3~6개를 묶은 역추진 로켓으로 임무 지역에 착륙하게 된다. 이미 2012년 12월 항공우주연구원의 항공센터(전남 고흥)에서 ‘달착륙선 지상 시험용 모델’을 이용한 역추진용 추력기의 성능과 착륙제어성능을 확인하는 실험을 실시한 바 있다. 달 착륙에 필요한 기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작지만 소중한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그림]고흥항공센터 내에 설치된 200N급 5기의 추력기가 장착된 달탐사선 지상시험모델과 화염(좌)과 달 환경 가상현실 시뮬레이터(우). 사진 출처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그럼 달착륙선은 어디에 착륙하는 것이 좋을까? 달은 크게 바다라고 불리는 철, 마그네슘이 포함된 어두운 현무암 지역과 칼슘, 알루미늄이 포함된 밝은 현무암 지대로 이루어진 대륙으로 나뉜다. 바다는 저지역이면서 크레이터(crater, 미행성이나 혜성, 유성체 등이 천체 표면에 충돌하여 만들어진 접시 모양으로 움푹 파인 구덩이)가 적은 반면 대륙은 고지대이면서 크레이터가 많다. 지구에서 보이는 달의 앞면에는 바다가 많고 우리가 영원히 볼 수 없는 달의 뒷면에는 대륙이 많은 편이다.

달의 뒷면은 단 한 번도 착륙선이 내린 적 없는 미지의 영역이라 우리나라 최초의 착륙선에 큰 의미가 될 수 있겠지만 지구와 통신을 주고받을 수 없어 달 궤도상에 릴레이 위성을 배치해야 한다. 이에 비해 달의 앞면은 늘 지구를 향해 있어 통신을 주고받거나 비상상황에 대비하기에 적합하다. 따라서 안전한 착륙을 위해서는 달 앞면의 중위도 지역이 될 것이다. 그러나 흥미로운 탐사 임무를 위해서는 얼음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최근 달 탐사의 ‘핫 스팟’으로 주목받고 있는 극지점에 가까운 고위도를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달궤도선이든 착륙선이든 한국형 발사체를 이용할 경우, 560kg의 탐사선에 위성의 기본 요소인 구조계, 추진계, 항법/자세제어계, 전력계 등을 제외하면 과학탐사임무를 수행할 탑재체의 무게가 매우 적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체 무게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4단 로켓의 연료를 줄여야만 한다.

그렇다면 연료를 대폭 줄이고도 달에 갈 수 있을까? 기존의 화학추진장치가 아닌 획기적인 미래형 전기추진 장치라면 가능하다. 화학적 연소가 아닌 전기적인 힘으로 추진제를 밀어내는 전기추진에는 대표적으로 이온 엔진이 있다. 이 엔진은 이온화된 추진제를 자기장을 이용해 분사하는 것으로, 분사 입자의 질량이 매우 가벼워 그 속도가 기존 화학추진장치에 비해 5배 이상이나 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단점은 분사 입자의 질량이 가벼워 추력이 매우 작다는 것이다. 따라서 달까지 가는데 2~3주의 긴 시간이 소요되지만 기존 로켓의 절반정도의 무게만 실어도 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탑재체의 무게를 대폭 증가시킬 수 있다. 나로호 1, 2차에 실렸다가 지구로 추락한 비운의 과학기술위성2호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추진장치인 펄스형 플라즈마 추력기가 탑재된 바 있다. 아쉽게 우주에서 실험은 못했지만 관련 기술은 확보하고 있다.

달 탐사선에 요구되는 기술은 기존의 위성 제작 기술과 상당 부분 유사하다. 따라서 위성 제작과 운영 경험이 풍부한 우리에게 달 탐사선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기술을 확보하는 좋은 도전과제가 될 것이다. 물론 달탐사를 완벽히 성공하기 위해서는 탐사선뿐 아니라 신뢰성 있는 로켓 기술과 우주항해 및 자동 착륙 기술, 달 탐사선이 송신하는 미약한 전파를 포착하기 위한 30m급의 대형 안테나로 이루어진 심우주 지상국 확보가 필수적이다.

300km를 날기 위해 우리는 10년의 노력을 들였다. 38만km를 날기 위해서는 어떨까? 나로호가 단 9분 만에 마하25에 도달했듯, 2020년경에는 3~4일이면 달에 갈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글 : 정홍철 과학칼럼니스트(스페이스스쿨 대표)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아리랑 3호 발사! 인공위성에 대해 알려 주마

2012년 5월 18일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 센터에서 우리나라의 ‘아리랑 3호’ 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로써 한국은 세 번째 다목적실용위성을 갖게 됐으며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첫 지구관측위성을 갖게 됐다.

아리랑 3호는 70cm급 고해상도의 전자광학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 이는 대형 승용차와 소형 승용차를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의 영상 촬영이 가능한 수준이다. 앞으로 4년간 685km 상공에서 공공안전, 국토ㆍ자원관리, 재난감시 등에 활용될 고해상도 영상정보를 수집할 예정이다.

우주 개발이 가져다 준 선물 중 생활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인공위성은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을까. 인공위성이란 지구 주위에 떠 있으면서 지상과 정보를 주고받는 기계를 말한다. 물론 떠 있다고 해서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다. 지구가 끌어당기는 중력에 맞서는 데 필요한 원심력을 가질 수 있게 매우 빠른 속도로 지구 주변을 빙글빙글 돌고 있다. 즉, 달과 같은 자연 위성이 아닌 사람이 만든 위성이기 때문에 인공위성이라 부르는 것이다.

[그림 1] 지구관측이 주된 임무인 아리랑 3호에는 큰 카메라가 탑재돼 있다. 사진 제공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인공위성은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기상 위성은 지구의 모습을 촬영하는 일을, 방송 위성은 방송 영상을 전달하는 일을, 천문 위성은 먼 은하나 블랙홀 등을 관측하는 일을 한다. 아리랑 3호는 지구관측위성 중 하나로 큰 카메라로 지구를 정밀하게 관측하는 것이다. 이들 인공위성의 모양은 맡은 임무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사진 촬영이 주된 임무인 아리랑 3호와 같은 지구관측 위성이나 기상 위성, 천문 위성 등에는 큰 카메라가, 방송 전파를 중계하는 방송 위성 등은 전파를 수신하고 송신하기 위한 큰 안테나가 달려 있다.

비록 임무가 다르지만 모든 인공위성에는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몇 가지 있다. 비행기를 전투기, 수송기, 여객기로 나눈다고 해도 날개와 엔진, 연료 탱크, 조종석은 필수로 포함돼야 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모든 인공위성의 기본적인 부분은 서로 닮아 있으며 단지 임무에 따라 특별한 장치가 더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인공위성에서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버스(bus)부’라고 부르며, 임무에 따라 더해지는 부분을 ‘미션부(탑재체)’라고 한다.

인공위성의 핵심이 되는 버스부의 기능을 때로는 사람에 비유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버스부 중 구조계는 인공위성의 형체를 유지하고 충격에 견디는 역할로, 사람으로 말하면 뼈대가 된다. 인공위성과 지상의 무선 통신을 담당하는 통신계는 사람의 입과 귀 역할을 합니다.

인공위성이 지구나 천체 등을 향하도록 특별한 자세를 조정하는 자세 제어와 추진계는 눈과 팔, 다리에 해당된다. 또한 인공위성의 명령들을 처리하고 데이터를 받아 저장하는 명령 및 데이터 처리계는 우리 몸으로는 두뇌에 해당한다.

여기서 더욱 흥미로운 점은 우리 몸이 땀을 흘려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것처럼 인공위성도 적절한 범위 안에서 온도가 유지되도록 하는 열 제어계가 있다는 것이다. 인공위성의 뜨거운 부분에는 그늘막 같은 차폐막이, 차가운 부분에는 난로와 같은 히터가 사용된다. 위성이 움직일 때 필요한 전력을 만들고 분배하는 전력계는 사람으로 치면 심장이나 혈관과 같다. 위성에 필요한 전기는 흔히 태양 전지판으로 만들게 되는데, 지구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갈 경우에는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를 이용한다.

하지만 인공위성이 혼자 힘으로 우주에 안착할 수는 없다. 아리랑 3호는 일본의 ‘H-ⅡA’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했다. 그런데 H-ⅡA 안에는 아리랑 3호만 실린 것이 아니라 일본의 물방울 위성을 비롯한 4대의 위성이 함께 실렸다.

일반적으로 1대의 로켓에는 1대의 인공위성만 실리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물론 우주 개발 초기에는 1대의 로켓이 하나의 인공위성만 쏘아 올렸다. 미국의 첫 우주 로켓인 주노에는 익스플로러 1호가, 러시아 최초의 우주 로켓인 스푸트니크에는 스푸트니크 1호가 실렸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로켓의 성능 때문이다.

초기의 로켓은 겨우 1대 정도의 위성만 발사할 추진력을 가졌다. 그래서 위성의 무게도 현재에 비해 훨씬 가벼웠다(물론 무거운 위성은 무게가 1톤이나 되는 것도 있었지만). 그 뒤 로켓의 성능이 점차 좋아지면서 2대는 물론 6대까지도 한꺼번에 발사할 수 있게 됐다.

[그림 2]아리랑 3호가 탑재된 H-IIA 로켓. 사진 제공 : 미쓰비씨중공업

아리랑 3호를 발사한 H-ⅡA 로켓의 경우 지구 저궤도까지 4톤의 위성을 발사할 수 있다. 아리랑 3호의 무게가 겨우(?) 1톤이니, 3톤의 여유가 있는 셈이다. 때문에 무게가 2톤인 물 순환 변동을 관측하는 일본의 물방울 위성과 60kg쯤 되는 소형 실험 위성 2대가 더 실릴 수 있었다. 물론 대형 위성 2대와 소형 위성 2대의 안전을 위해 위성의 탑재부라 할 수 있는 페어링 길이는 16m로 길어졌다. 나로호의 페어링 길이보다 약 3배 길어진 것이다.

위성의 무게는 로켓 전체 무게와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로 작다. 아리랑 3호를 발사한 H-ⅡA 로켓의 경우 로켓의 전체 무게는 약 290톤인데, 운반할 수 있는 위성의 무게는 4톤 정도다. 다시 말해 운반 능력은 자신의 무게에 겨우 1.4%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화물용 항공기인 에어버스 380의 경우, 전체 590톤의 무게 중 25%에 이르는 150톤의 화물을 싣고 비행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유럽의 최신 로켓인 아리안 5호는 전체 무게의 2.5% 정도밖에 되지 않는 운반 능력을 갖고 있다.

달리 이야기하면 로켓은 위성을 운반한다기보다는 연료를 나르는 연료 탱크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H-ⅡA는 전체 무게 290톤 중 연료의 무게가 250톤으로 무려 86%나 차지하고 있다. 에어버스 380과 같은 비행기의 경우 전체 무게의 60%가 연료의 무게다.

로켓에 이렇게 많은 연료를 사용하는 이유는 지구 중력에 맞서기 위해 빠른 속도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로켓의 최종 속도는 자신의 몸무게에 비해 얼마나 많은 연료를 싣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로켓 엔진에서 나오는 분사 가스 정도의 속도를 내려면 63%, 분사 가스의 2배에 이르는 속도를 내려면 87% 정도의 연료를 실어야만 한다. 따라서 로켓 과학자들은 보통 13% 안팎의 로켓 자체 무게마저 줄여 더 무거운 위성을 싣기 위해 갖은 노력을 쏟고 있다.

아리랑 3호는 발사 976초 뒤 로켓에서 분리됐다. 로켓은 아리랑 3호와 약 16분 13초를 함께한 뒤 이별을 고하고 다른 위성을 분리하기 위해 나머지 비행을 했다. 아리랑 3호는 분리 직후 홀로 태양을 향해 자세를 잡은 뒤 태양전지판을 펼쳐 전기를 공급받는다. 지상에서 685km 떨어진 정상궤도에 오른 아리랑 3호는 향후 4년간 매일 지구 주변을 14바퀴 반 돌며 지상 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글 : 정홍철 스페이스스쿨 대표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사랑하는 남녀의 애틋한 만남을 그린 설화 ‘견우와 직녀’는 일본에도 전해지고 있다. 일본이름으로 오리히메(직녀)와 히코보시(견우)라고 불리는 주인공들이 1년 중 은하수를 건너 7월 7일 단 하루만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10여 년 전, 일본은 이 이야기를 토대로 우주쇼를 벌였다. 두 주인공의 이름을 딴 일본의 인공위성 2대를 뉴질랜드 상공 550km에 띄워 현대판 ‘견우와 직녀의 만남’을 실현한 것이다. 초속 8km의 빠른 속도로 날아가던 히코보시는 고성능 카메라와 센서로 오리히메를 찾았고, 둘은 1998년 7월 7일 오전 7시에 도킹에 성공해 하나가 됐다.

미국에도 비슷한 우주쇼가 펼쳐진 적이 있다. 지난 2006년 3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3대의 고성능 마이크로 위성을 우주 극궤도에 쏘아 올렸다. 위성 한 대의 무게는 TV보다도 작은 불과 25kg. 3개의 마이크로 위성은 우주궤도에서 마치 사이좋은 3형제처럼 일렬로 배치돼 나란히 비행했다. 지상 300km에서 펼쳐진 사상 최초의 인공위성 일렬 비행은 어두운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은 우주쇼로 기록됐다.

이런 이야기를 듣자면 인공위성은 무척이나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현실 속의 인공위성은 정 반대이다. 무서운 감시의 눈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에서 주인공이 보이지 않는 추격자에 쫓기는 장면이 나온다. 추격자는 사람이 아닌 고성능 인공위성이다. 국가안보국은 우주에서 촬영한 도망자의 실시간 영상을 지상에서 전송받는 방식으로 입체 추격전이 벌인 것이다.

과연 이런 일이 현실에서도 가능할까? 지상 곳곳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위성이 사람이나 차량의 이동 정보를 포착해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다.

세상에는 통신, 기상관측, 우주탐사, 과학 실험용 등 다양한 기능의 위성이 있지만 백미는 관측위성, 조금 더 나아가면 정찰위성이다. 정찰위성의 최강자는 역시 뭐니 뭐니 해도 미국의 KH-11, KH-12 시리즈의 위성군이다. 두 시리즈 모두 광학관측용, 즉 디지털카메라처럼 빛을 이용해 지상물체를 촬영하는 시스템으로 KH-11은 주간 정찰용이고 KH-12는 적외선탐지기능을 갖춘 주야간 정찰용이다. KH가 Key Hole(열쇠구멍)의 약자이니 얼마나 정밀한지는 짐작이 간다.

KH-11에 실린 광학카메라의 해상도는 대략 10cm급(10cm를 하나의 픽셀, 즉 점으로 인식한다는 뜻)으로, 지상의 자동차 번호판까지 식별이 가능하고 걸어가는 남녀의 성별까지 구분할 수 있다. 한마디로 웬만한 지상 목표물은 KH 위성의 ‘눈’을 피해갈 수 없다.

1999년 발사된 아리랑 1호가 해상도 6.6m, 2006년 러시아에서 발사한 관측위성 아리랑 2호의 해상도가 1m인 점을 감안할 때 그 위력은 실로 짐작이 간다. 게다가 KH 위성은 더 선명한 화면이 필요할 경우 고도를 낮춰 지상에 근접한 뒤 정밀한 탐색을 하고 다시 궤도로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이 1999년 쏘아올린 아리랑 1호. 이 위성은 현재 수명이 종료돼
더 이상 영상자료를 보내오지 않고 있다. 영상제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그러나 정찰 위성의 최강자인 KH 시리즈도 약점은 있다. 바로 악기상, 즉 구름이 많거나 눈, 비가 올 때는 촬영할 수 없다는 것인데, 이 때를 대비해 등장한 게 레이더와 레이저를 이용해 관측하는 위성이다. 이 위성들은 전파를 발사한 뒤 반사파를 분석해 목표물의 정보를 얻는 것으로 미국의 해상도 1m급 ‘라크로스’ 위성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당시 KH-11과 12 위성에 라크로스 4~5기를 투입해 이라크 상공에서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시아의 정찰위성 선두주자는 일본이지만 일본의 정찰위성을 탄생시킨 건 북한이었다. 지난 1998년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하자 기다렸다는 듯 일본정부는 정찰위성 발사 결정을 내렸다. 일본은 지난 2003년 해상도 1m급의 광학위성을 시작으로 한반도 정보수집위성을 H2A로켓에 실어 우주에 올리기 시작했고 이후 해상도는 조금 떨어지지만 레이더 위성까지 개발해 발사했다. 현재 광학위성 2개와 레이더 위성 2기가 IGS라는 이름으로 한반도의 하늘을 감시하는 건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미국과 일본 외에 프랑스의 헬리오스(HELLIOS), 이스라엘의 오페크(OPEQ) 등의 정찰위성이 있고 러시아와 중국 등도 당연히 우주첩보전에 나섰을 것이다. KH 위성을 능가하는 ‘빅브라더’ 위성이 우주궤도 어딘가에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정찰위성은 각 나라가 존재에 관한 언급 자체를 꺼리고 있고, 자국 로켓에 실어 자국 우주센터에서만 발사하기 때문에 정확한 실체는 확인하기가 어렵다.

한국은 어떨까? 시작은 늦었지만 우리도 꽤 수준 높은 관측위성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이스라엘과 공동으로 해상도 1m 짜리 아리랑 2호를 개발해 운용하고 있어 미국과 러시아, 일본, 이스라엘, 프랑스에 이어 세계에서 6번째 관측위성 강국이 됐다.


<아리랑 2호가 촬영한 독도 영상. 영상제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내년 중에는 전천후 촬영이 가능한 SAR(Synthetic Aperture Radar) 레이더 위성인 아리랑 5호가, 2011년에는 해상도 70cm급의 아리랑 3호가 발사될 예정이다. 특히 아리랑 5호는 해상도면에서 일본수준을 능가하는 세계수준의 레이더 위성이다.

이미 발사된 광학위성인 아리랑 2호에 이어 레이더 위성인 5호가 우주에 올라가 짝을 이루면 낮과 밤, 눈 비오는 날씨에 상관없이 전천후로 전 세계 어디든 볼 수 있다. 또 아리랑 3호가 개발되면 역시 레이더 위성인 아리랑 6호가 뒤따라 발사될 예정이다.

최근 북한의 로켓발사가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 됐다. 북한은 광명성 2호 위성을 올리기 위한 은하 2호 발사체라고 주장했지만, 미국과 일본은 미사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미사일이든 발사체든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대포동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가 함경도 화대군 무수단리로 이동하고 있다는 미국 발 외신이 처음 전해져 세계가 떠들석 했었다. 북한의 한 시골도로에서 이뤄지는 물체의 이송과 산속에서 벌어지는 미사일 동향을 미국은 훤히 알고 있었다. 정찰용 비행기로는 수집이 불가능한 정보라는 걸 감안하면 첩보위성의 작품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감시당하는 나라는 과연 북한뿐일까? 미국, 그리고 강대국의 다른 나라 엿보기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얼마 전 한 해외 포털사이트가 인공위성을 이용해 지구 전체를 상세히 볼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해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었다고 한다. 이런 관측위성을 피핑톰(Peeping Tom)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몰래 숨어 쳐다보는 이’를 뜻하는 말이었지만 이제는 사람이 아닌, 우주를 떠다니는 인공위성을 부르는 말로 바뀌고 있다.

인공위성은 일기예보, 통신, 지리정보시스템(GPS) 등 정보를 제공해 인간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는 고마운 존재다. 하지만 하루 24시간을 지켜보는 피핑톰이 머리위에 떠 있다는 것이 썩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다. 외국보다 뛰어난 피핑톰을 만들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조금 더 평화적으로 사용될 수는 없을까 수는 없을까? 사생활 침해 없이도 각종 정보가 풍족한 세상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글 : 강진원 TJB 과학담당기자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글이 유익하셨다면 KISTI의 과학향기를 구독해 보세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1 
BLOG main image
생활에 밎줄 긋는 과학이야기♡ -KISTI의 과학향기-
by 과학향기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178)
과학향기 기사 (892)
과학향기 이벤트 (1)
과학향기 독자참여 (1)
이런주제 어때요? (1)

달력

«   2017/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istory!get rs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
Clicky Web Analytics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