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까?

구글이 이상하다. 무인자동차를 만든다거나 화성용 로봇을 구상하는 등의 연구는 이전부터 익히 유명했지만 이번엔 다르다. 불과 6개월 사이에 로봇 회사를 8개나 인수했다. 게다가 산업용 로봇 같은 것이 아닌, 모두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4족로봇 기술로 잘 알려진 회사들이다.

최근의 인수 대상은 4족과 2족 보행 로봇 기술의 선두주자이자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보스턴 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다. 구글은 아직 사업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로봇 분야에서 무언가 한건 터뜨릴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Web of Things’와 로봇의 결합

구글의 잇단 인수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로봇회사의 인수자가 다름 아닌 ‘구글’이라는 것이다. 구글은 검색엔진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잘 알려진 회사지만 의외로 손대는 영역이 꽤나 넓다.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구글 X다. 그 실체나 역할, 위치, 예산 등이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 프로젝트로 검색엔진을 넘어서는 차세대 사업을 모색하기 위한 실험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차세대 사업이라는 것들이 하나같이 범상치 않다. 지표면과 우주공간을 연결하는 궤도 엘리베이터, 보관된 식품을 모니터링해서 부족한 물품은 자동으로 주문하는 냉장고, 사람이 조종하지 않아도 알아서 움직이는 무인자동차가 그것이다. 최근 화제가 된 구글 글래스도 구글 X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자칫 황당하다고 느낄 수 있는 연구들이지만 이들에는 분명한 공통분모가 있다. 바로 ‘Web of Things’, 여러 사물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다. 우리가 자주 듣는 ‘유비쿼터스’와 비슷한 개념이다. 냉장고의 예를 들어보자. 냉장고가 내부의 식품들을 센서로 탐지해낸다. 냉장고는 리스트를 만들고 수량을 체크하며 고갈될 경우 자동으로 마트의 구매페이지에 주문요청을 한다. 이를 접수한 마트의 구매시스템은 자동으로 냉장고의 위치를 확인해 요청된 품목을 발송한다.

여기에 자동판매기를 뻥튀기 한 것 같은 컨베이어벨트 시스템만 결합시키면 배송까지 해주는 무인 상점이 된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스스로 영양제를 주문하고 물을 끌어오는 화분이나 옷 상태를 판단해 세탁기로 보내는 옷장도 구현이 가능할 것이다. 지금도 자동으로 청소하는 청소로봇이나 옷 상태를 파악해 세탁모드를 설정하는 세탁기 정도는 시판되고 있다.

그런 구글이 인간이나 동물형 로봇을 실제로 만들어낸다면, 단순히 ‘어? 두 발로 걷네?’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 고차원적인 생각을 하는 정도는 아니겠지만, 네트워크상의 다양한 정보를 동원해 인간이 하는 것과 비슷한 판단을 내리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탄생할지도 모른다. 앞서 언급한 냉장고가 마트에 주문한 물건을 이족보행로봇이 들고 온다고 상상해보라. 비교적 단순한 노동은 당장이라도 로봇으로 대체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구글이 택배사업을 로봇으로 자동화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한다. 상품에 적합한 포장부터 시작해서 계산, 배송까지 전 과정을 로봇이 수행하는 것이다. 필요한 정보는 이미 널려 있다. 로봇이 하는 일이라고는 상황에 맞는 정보를 끌어와서 구동 모터에 명령을 내리는 일일 뿐이다. 세부적인 기술의 어려움이 많아서 그렇지, 개념으로만 보자면 검색엔진과 다를 바가 없다.

온라인 서점 ‘아마존’도 비슷한 구상을 추진 중이다. 아마존은 무인 비행선이 상품을 배송하는 시스템을 계획하고 있다. 사람이 손과 발로 하던 일을 완전히 대신하는, 말 그대로 ‘인간을 대체하는’ 로봇이 탄생하기까지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현재 로봇은 산업․의료․우주․해저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방위산업을 빼놓을 수 없다. 로봇 개발 초창기에는 무선 원격조종을 통해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로봇이 개발돼 방위산업에 많이 응용됐다. 이미 2007년에는 소형 전차 모양의 무인전투로봇이 이라크에 투입된 적이 있으며 구축함과 같은 함정들의 근거리 방어 시스템은 자동으로 미사일을 조준했다. 최근의 무인전투기는 아예 인간을 초월했다. 사람에 비해 중력가속도의 영향이 적어 고속으로 급기동을 할 수 있고 오랜 시간 지치지도 않고 작전수행이 가능하다.

이렇듯 기술수준은 향상됐지만 로봇 병기는 아직 실용화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바로 최신 기술의 집약체인 ‘자율’ 때문이다. 자율이란 로봇이 스스로 알아서 판단하고 움직인다는 뜻이다. 문제는 로봇의 판단을 100%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로봇 병사들은 이미 사고를 여러 번 쳤다. 1988년에는 페르시아만에서 미군 순양함의 레이더 시스템이 이란의 여객기를 전투기로 오판하여 공격한 결과 탑승자 290명 전원이 사망한 일이 있었다. 2007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자율형 방공포가 훈련 중 갑자기 제멋대로 총탄을 난사해 9명이 사망하고 14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다. 현대의 자율형 로봇은 통제를 벗어나 멋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자율성의 신뢰도를 어떻게 평가하고 확보하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그렇다면 구글의 시도는 어떨까. 구글이 손을 댔다면 로봇의 ‘완전한 자동화’를 목표로 할 가능성이 높은데, 과연 그 시스템이 신뢰성 있게 작동할 수 있을까? 어쩌면 미 공군연구소(AFRL)의 방침이 좋은 참고가 될 수도 있겠다. AFRL의 연구자들은 자율화란 인간의 개입을 원천적으로 배제한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엔렌 파울리코우스키 AFRL 소장은 연구의 목표가 인간의 판단을 대체하려는 데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어디까지나 자율 시스템은 인간의 판단을 도와주는 정도일 뿐, 인간의 판단이 배제돼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면 즉시 자동화 시스템은 멈추어야 한다는 것이다.(서울경제 2011년 1월 23일 기사) 언젠가는 완전한 자동화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인간의 통제를 배제한 자동화는 위험성과 불안함을 내포하게 마련이다. 최신 기술에 열광하기 전에 한 번쯤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다.

글 : 김택원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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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빅데이터가 지키는 안전한 사회

2013년 KISTI의 과학향기에서는 올 한 해 동안 매월 1편씩 [FUTURE]라는 주제로 미래기술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칼럼에서 언급된 미래기술은 KISTI에서 발간한 <미래기술백서 2013>의 자료를 토대로 실제 개발 중이며 10년 이내에 실현 가능한 미래기술들을 선정한 것입니다.
미래기술이 상용화 된 10년 이후 우리의 생활이 어떨지, 또 이 기술들로 인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를 이야기로 꾸며 매월 셋째 주 월요일에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과학향기 독자 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023년 3월 18일, 119구조대에 인공위성¹⁾으로부터 긴급 신호가 전달된다.

김대기 대원은 급히 위성신호를 받았다.

“현재 포항 00동 부근에 산불로 예상되는 연기 발견!” 이란 메시지와 함께 그 지역을 촬영한 위성사진이 전송됐다.

김대기 대원은 위성사진을 확대해 본 결과 초기 산불임을 확인, 급히 포항지역 119구조대 로 긴급 연락을 취하고 위성으로 받은 자료를 전송했다. 동시에 포항 119구조대에서는 긴급 출동 지시와 함께 산불이 난 지역의 정확한 위치가 고지됐다. 눈 깜짝할 새 소방차가 경보를 울리며 출동했고 하늘에서는 벌써 소방헬기가 화재지역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김대기 대원은 근처에 며칠 동안 장기체공 중인 무인 항공기²⁾를 급히 화재 지역으로 돌렸다. 혹시 중단될지 모를 통신 중계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실시간 화재 현장 영상을 소방헬기와 소방대원들에 전송하면서 불길의 위치 및 이동 경로를 전송해 효과적으로 화재 진압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으로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 했지만 빠른 대응과 진압으로 주변의 나무 몇 십 그루만 태운 채 산불은 완전히 진압됐다. 산불은 초기 대응을 잘 하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져 그로 인한 인명, 재산 피해가 천문학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초기 진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산불이 나면 옛날처럼 초기대응이 늦었느니, 인재라 어쩔 수 없었느니 그런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유비쿼터스 정보기술을 이용한 산림 재해 감시/경보 기술³⁾이 도입된 지금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정보 통신기술의 제공으로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산불진화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무리 위성, 항공 기술과 화재진압 장비가 발달했다고 하더라도 화재지역을 초기에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활용된 것이 바로 ‘빅데이터’다. 지난 몇 십년간의 기록을 분석해 화재 빈번 지역과 날짜를 패턴화 시켰다. 그리고 ‘매년 3월 경상북도 지역의 낮기온이 크게 상승하고 그로 인해 건조도가 높아질 때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높다’라는 사실을 도출, 이를 토대로 산불 발생 예상 시나리오를 짜고 그 지역을 중점적으로 감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현재의 인력과 기술로는 전국의 산림을 모두 감시할 수 없다. 그렇다고 화재가 발생한 후에 대응하면 늦어 낭패를 본다. 그래서 고안된 것이 미래예측. 즉 산불이 예상되는 지역의 시나리오로 짜놓고 미리 대비하는 것이다. 컴퓨터 업계의 개척자라고 할 수 있는 앨런 케이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발명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달성하고자 하는 미래의 모습을 전망하고 그 목표를 위해 준비하는 일은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얘기다. 재난재해 예방에도 일맥상통하는 얘기다.

자연재해에 못지않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범죄다. 그래서 여기에서도 빅데이터가 활용되고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범죄가 발생할 위치와 상황을 예측해 범죄 자체를 예방하는 ‘예측적 치안활동’이 2023년에는 현실이 됐다. 즉 용의자, 전과자, 범죄차량의 이동경로 등 범죄 관련 데이터를 종합하고 패턴화 해 범죄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고 있다. 시나리오상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곳에 미리 경찰을 배치해 놓는 것이다. 또 위험 상황 자동 감지를 통한 범죄 예방 시스템 기술⁴⁾을 구축해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고 통제할 수 있게 했다. 이로 인해 인명·재산 범죄는 매년 10% 이상씩 감소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우리는 맘 놓고 거리를 활보할 수 있게 됐다.

근무를 교대한 김대기 대원은 자판기에서 커피 한잔을 뽑아 휴게실의 소파에 앉았다. 향긋한 커피 내음과 따뜻함이 온몸에 퍼지면서 긴장감이 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새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자신의 일에 긍지와 자부심이 밀려왔다. 긴장감이 풀리자 스르르 졸음이 왔다.

“그래. 질병을 예방하듯 자연재해나 범죄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어.”

김대기 대원은 결심하듯 스스로에게 말했다.


글 : 정영훈 과학칼럼니스트

[각주-미래 기술]

1)위성을 활용한 국토 재해 상시 감시 기술 : 지구 상공의 궤도에서 지구 표면, 대기, 해양 등을 관측하는 지구관측 위성을 이용해 국토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위한 체계와 관측시스템을 개발하고, 국토변화에 대한 즉각적 대응체계 구축 및 재난·재해에 대한 대응관리 효율화를 목표로 하는 기술. 기술의 실현 시기는 1~2년 후로 예상.

2)성층권에서의 통신, 관측용 고고도 무인 항공기 : 인명 손실 없이 어려운 조건에서의 통신 중계, 정찰 감시, 지뢰 및 화생방 탐지 등과 같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무인 항공기. 주위 환경 인식 및 판단을 기반으로 원격조종에 의해 비행하는 비행체. 기술의 실현 시기는 7~8년 후로 예상.

3)유비쿼터스 정보기술을 이용한 산림 재해 감시/경보 기술 : 산불현장의 긴박한 현장상황을 과거 단순한 음성정보의 제한적 전달에서 나아가 위치좌표, 현장이미지 및 영상, 현장상황 등을 디지털로 융합해 산불상황실로 실시간 전송함으로써 상황 판단을 보다 빠르고 명확히 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정보 통신기술의 제공으로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산불진화 가능. 기술의 실현 시기는 5~6년 후로 예상.

4)위험 상황 자동 감지를 통한 범죄 예방 시스템 기술 : 범죄 예방 및 국민의 안전 안심 사회 구현을 위한 지능형 다중 센싱 기반 보안상황 인지-대응 시스템 및 과학수사 분석기술을 개발, 다양한 범죄 유형에 대응 가능한 보안 상황 인지 시스템을 구축해 범죄 사전 통제 및 즉각 대응으로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 기술의 실현 시기는 9~10년 후로 예상.

참고 : <KISTI 미래백서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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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이네 반 아이들이 퀴즈 수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태연과 말자는 퀴즈에는 관심도 없이 계속해서 실랑이 중이다. 말자, 태연의 어깨를 자꾸만 툭툭 때린다. 태연, 왜 자꾸 패냐고 작은 소리로 화를 낸다.

“자, 이번 문제는 여러분이 좋아하는 휴대폰에 관한 거에요. 요즘 광고에도 많이 나오는…”

급기야 폭발해버린 태연. 큰 소리로 신경질을 부린다.

“아, 왜 자꾸 패! 와이(why) 패냐고, 와이 패에~~~!!!”

“맞았어요! 와이파이(Wi-Fi)가 정답이에요. 우리 태연이 대단한데? 문제를 다 듣기도 전에 답을 맞추다니. 우리 모두 태연이에게 박수~”

태연, 영문도 모른 채 그냥 헤벌쩍 기분이 좋다.

집에 오자마자 아빠에게 오늘 있었던 영웅담을 늘어놓느라 정신이 없는 태연. 그러나 아빠는 그저 한심하다는 표정이다.

와이파이가 뭔 줄은 아냐? 아니, 와이파이랑 3G(쓰리지)의 차이는 아는 거야?

“쓰리지? 아이 참, 아빠. 그걸 왜 몰라요. 와이 패, 왜 패냐, 니가 자꾸 그렇게 패니까 쓰리지 않냐. 쓰리니까 그만 패라. 그런 얘기잖아요.”

아빠, 딸의 무식함에 뒷목 잡고 쓰러질 지경이다.

“태연아, 제발 부탁이니까 공부 좀 하자. 명색이 과학자 딸인데, 이리도 무식하면 되겠냐? 지금부터 아빠가 하는 말 잘 들어봐. Wi-Fi는 Wireless Fidelity의 약자인데, 해석하자면 ‘근거리 무선 데이터 통신망’을 말하는 거란다. 무선접속장치(AP·Access Point)가 설치된 곳을 중심으로 일정 거리 안 즉 ‘와이파이존(Wi-Fi zone)’에 있으면 공짜로, 그것도 빠르게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이용해 무선인터넷을 할 수 있다는 거지.

“아, 와이파이는 공짜구나. 근데 쓰리지는 또 뭐예요? 속이 왜 쓰린데요?”

아빠,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다.

“아이고, 속 터져. 3G는 이동통신사 기지국의 안테나를 이용해서, 다시 말해서 전화망을 이용해서 인터넷을 쓰는 거야. 전화망을 쓰니까 당연히 전화요금을 내야겠지. 간단히 인터넷 검색 정도 하는 건 비용이 많이 안 들지만 지속적으로 많은 데이터를 사용해야 하는 인터넷 동영상 시청 같은 걸 하면 상당히 많은 돈을 내야 한단다. 대신에 와이파이존이 아니어도, 휴대전화가 뚫리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

“아!! 뭐가 이렇게 어려워. 그러니까 와이파이는 특정한 지역에서만 쓸 수 있지만 대신 빠르고 돈이 안 든다, 그리고 3G는 어지간한 곳에서는 다 쓸 수 있는데 대신 돈을 내야 한다. 이거잖아요. 안 그래요? 돈 내니까 속이 하도 쓰려서 이름을 3G(쓰리지)라고 한 건가?”

“허걱, 그 어려운 얘기를 어쩜 이렇게 정확 명료하게 정리를 할 수 있지? 너, 넌... 머리가 나쁜 게 아니었던 게야?”

“아빠는 정말 날 우습게 보더라. 제가 나름 천재기질이 다분 하걸랑요!”

“알았어, 인정. 그럼 이 참에 조금 더 얘기해줄게. 우리나라가 IT 강국이라는 건 너도 잘 알고 있지? 와이파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란다. 우리나라 와이파이존 보유 규모는 미국, 중국, 영국 등에 이어 세계 7위지만 인구대비로 따지면 세계 1위야. 철도역, 호텔, 백화점, 대학교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대부분 와이파이존이 돼 가고 있지. 그만큼 스마트폰도 많이 보급돼 있다는 얘기고. 또 최근에는 유료인 3G망 신호를 잡아서 무료로 쓸 수 있는 와이파이 신호로 전환해 주는 휴대형 공유기도 출시됐단다. 특정 요금제를 사용하면 3G 통신 요금을 무제한으로 쓰게 해주는 통신회사도 있고 말야.”

“그럼 곧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시대’가 오겠네요? 이걸 뭐라고 하던데…. 유비커? 아닌가, 유비코? 유비코딱지?”

“유비쿼터스!! 에고, 단어를 좀 정확히 알면 안 되겠니? 어쨌거나, 와이파이나 3G의 발달로 곧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통해 서로 연결되는 유비쿼터스 세상이 오게 되는 건 맞단다. 핸드폰은 물론 자동차, 디지털카메라, 심지어는 집에 있는 가스레인지와도 시간 공간 구애 없이 연결될 수 있는 세상 말이야. 그렇게 되면 굳이 회사에 가지 않고 집이나 기차, 버스 같은 곳에서도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이용한 스마트워크가 가능해지겠지. 얼마 전에는 10명 중 3명 정도는 회사가 아닌 곳에서 스마트워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나라에서도 발표를 했단다.”

순간, 태연의 눈이 왕방울만큼 커졌다.

“에에엥? 정말요? 나라에서 그렇게 하겠다고 발표했다고요? 그럼 아빠도 집에서 근무할 수 있겠네요?”

“뭐, 안될 것도 없겠지.”

“와, 만세, 만세!!! 그럼 저도 학교 안 가고 집에서 스마트공부 할래요. 하루 놀다가 선생님께서 스마트폰으로 수업하자고 하시면 아빠가 대신 공부해주시면 되잖아요. 아싸, 유비코딱지 세상 만세!!”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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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공원에 한 여성이 앉아있다. 만나기로 약속한 연인이 오질 않는다. 공원의 다른 사람들은 즐거운 표정으로 맑은 공기를 즐긴다. 초조해진 여성은 약속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손목을 봤지만 시계가 없다. 공원 여기저기를 둘러봐도 시계는 보이질 않고, 아뿔싸! 휴대전화도 배터리가 다 되어 꺼져 있다. 이 여성은 고개를 숙이고 손바닥을 위쪽으로 한 다음 손톱을 들여다본다. 시간 보기를 포기한 것이 아니다. 얇게 붙어 있는 모조 손톱에 떠 있는 전자 액정의 시간을 읽는 것이다. 물론 배터리와 모든 부품들이 그 얇은 모조 손톱 한 장에 전부 들어 있다.

흔히 SF영화들은 배경이 미래라는 것을 보이기 위해 각종 첨단 장비들의 모습을 보이곤 한다. 하지만 앞서 묘사한 장면은 영화가 아니다. 시계 제조업체 Timex와 디자인 전문 사이트 Core77은 시간의 미래 디자인 경진대회(The Future of Time design competition) 를 열었다. 손톱 시계는 이 대회의 출품작 중 하나이다. 수상작 중에는 영국의 빅벤(Big Ben)의 영상을 보여주는 손목시계도 있고 스티커 형으로 아무 곳에나 붙일 수 있는 시계도 있다.

이렇게 신기한 제품들은 새로운 디자인이나 장난감 같은 흥미를 돋우는 면도 물론 있지만 그 밑바닥에는 좀 더 근원적인 필요성이 놓여 있다. 극단적인 자연주의자가 아닌 한 우리는 기계와 떨어질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 기계의 용도를 크게 둘로 나눈다면 물리적인 일과 정보의 전달이다. 물론 일을 하는 기계 역시 정보를 전달하기는 한다. 예를 들어 보일러도 사용자에게 온도를 알려주기 위한 화면이 필요하다. 컴퓨터도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한 회계업무 등 일련의 작업을 끝낸 후 그 결과를 사용자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최근 컴퓨터와 전자기술이 발달하면서 문자 그대로 정보의 전달만을 목적으로 하는 장비들이 속속들이 개발되고 있다. DMB가 좋은 예이다. 동영상 강의를 보고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기 위해 사용하는 컴퓨터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기계들이 제공하는 정보가 많아지면 결국 사용자는 원하는 콘텐츠만을 골라보고 자신에게 맞게 편집해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방적으로 감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콘텐츠를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인터페이스라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인터페이스란 아주 간단하고 기본적인 개념이다. 보일러를 켜고 끄며 온도를 조절하기 위한 스위치들 역시 인터페이스이다.

여기에 유비쿼터스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모든 곳에 컴퓨터가 존재하고, 그 컴퓨터를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라는 것이 유비쿼터스의 기본 정신이다. 먼 옛날에는 시계가 있는 곳까지 가서 시간을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시계를 손목에 차고 다닌다. 그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손톱 위에까지 시계가 자리를 잡는다. 극장에 가야만 볼 수 있던 영화를 이제는 전철에 앉아서 손바닥 만한 화면으로 본다. 커다란 지하 연구실을 가득 채우던 컴퓨터가 여행가방 크기로 작아지고 이제는 UMPC라는 초소형 컴퓨터들이 생산된다. 이 모든 기계들은 휴대의 편의라는 목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가만히 살펴보면 당분간 생산될 첨단 기기들의 미래는 휴대성에 달려있는 것 같다.

기술자들과 인터페이스 디자이너들의 꿈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휴대의 종착점은 역설적이게도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는 것이다. 그럼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시계가 있는 곳까지 걸어가자는 말일까? 아니다. 세계 곳곳의 전자업체와 연구소들은 사람의 몸 안에 컴퓨터와 전자장비들을 넣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워싱턴 대학의 연구팀들은 세계 최초로 전자 콘택트렌즈를 개발하고 있다. 바야흐로 기계가 눈앞에 다가온 셈이다. 이 콘택트렌즈에는 LED와 전자소자들이 들어 있다. 이 소자들은 그 크기가 매우 작으며 말랑말랑한 물질 속에 섞여 있다. 여기에 미리 회로의 모양새를 새겨놓은 콘택트렌즈를 덮어씌우면 모세관 현상에 의해 소자들이 위로 상승하면서 각각의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제 모양에 맞는 자리에 끼어들어 간다. 시야를 가릴 수도 있는 전자소자들은 눈의 동공에서 벗어난 바깥쪽에 위치하고 LED들은 반대로 동공 부분에 자리 잡는다.

연구팀들은 이 전자 콘택트렌즈의 동력원으로 집적 태양 전지를 생각하고 있으며 LED에 신호를 보내는 방법으로는 무선 라디오 주파수 수신기를 사용할 계획이다. 이 제품의 활용도는 생각보다 훨씬 크다. GPS에서 받은 신호를 3D영상으로 바꾸어 렌즈에 전송하면 문자 그대로 입체적인 길 안내를 볼 수 있다.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고도 실시간으로 주식 정보를 볼 수 있고 휴대전화를 손으로 열지 않고도 곧바로 메시지를 볼 수 있음은 물론이다. 군인들은 위성에서 보내온 작전 지역의 영상을 렌즈로 볼 수 있으며 컴퓨터 게임 분야에서도 다방면으로 활용될 것이다.

또한 영상의 확대 기술이 정밀하게 제공된다면 시력이 나쁜 사람도 이 렌즈를 통해 갖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본격적인 활용에 앞서서 장시간 착용해도 인체에 해를 주지 않는 안전성이 확보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아무리 기능이 뛰어나다 해도 신체와 직접 접촉하는 이상 거부 반응이나 새로운 질병을 유발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전자 소자가 박혀있는 틈새에 비위생적인 물질이 끼지 않도록 특수처리를 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전자장치의 소형화를 위한 노력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마이크로의 세계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휴대용 장비를 위해 반드시 작아져야 하는 것은 배터리다. 노트북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배터리가 전체 무게와 부피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MIT의 기술자들은 인간 세포의 절반 크기밖에 안 되는 마이크로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기술은 마이크로 배터리의 전극을 만드는 것과 바이러스 (컴퓨터 바이러스가 아닌 생명체 바이러스)를 이 배터리에 이용하는 단계까지이다.

우선 매끈한 표면에 직경이 4~8백만분의 1미터 정도 되는 점들의 패턴을 찍어놓는다. 그리고 여기에 양극과 음극 그리고 배터리 셀 들을 분리시킬 물질들을 뿌린다. 그다음에 유전자를 변형한 바이러스에 특정 단백질을 입혀서 극히 미세한 전선으로 활용한다. 이것들을 결합하면 마이크로 단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이 배터리를 앞서 소개했던 전자 렌즈와 연결하면 그야말로 완벽한 휴대용 기기의 탄생이다. 개발자들은 여기서 한 술 더 떠 이 마이크로 배터리와 생체 조직의 유기적인 연결까지 꿈꾸고 있다.

이처럼 미래의 휴대용 기기들은 우리들의 살갗에 직접 접촉하고 있다. 기술이 더 앞으로 나아가면 콘택트렌즈도 필요없이 시신경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인터페이스들이 개발되고 나노기술들이 발달함에 따라 각종 센서가 우리 몸 안을 돌아다니며 신체의 이상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할지도 모른다. ‘인간과 컴퓨터 간의 인터페이스 (Human-Computer Interface; HCI)’ 는 이미 하나의 학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언젠가는 CPU를 비롯한 컴퓨터 전체가 우리 몸의 일부로 자리 잡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생체의 신경 및 감각과 컴퓨터 사이를 중계하는 인터페이스가 완벽하게 개발될 수도 있다. 물론 그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 해결해야 할 각종 도덕적, 관습적, 기술적 문제들이 산적해 있겠지만 눈을 한 번 깜빡거리면 생활의 양상이 바뀌는 시대이니만큼 컴퓨터가 우리 몸속에 들어올 날은 생각보다 훨씬 가깝다.

글 : 김창규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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