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 3호로 본 남북의 로켓기술

분류없음 2012.12.19 01:30 by 과학향기
은하 3호로 본 남북의 로켓기술

2012년 12월 12일, 북한이 쏘아올린 은하 3호에 의해 100kg의 소형위성 광명성 3호가 궤도에 진입한 소식은 세계적인 빅뉴스가 됐다. 이렇게 소형위성이 세계적인 뉴스거리가 된 것은 아마도 1957년 10월 4일 구소련이 발사한 84kg의 스푸트니크 1호 이후 처음일 것이다.

55년이라는 긴 간격을 가진 이 2가지 뉴스에는 공통점이 있다. 1957년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서 스푸트니크 발사를 충격으로 받아드린 것은 운반체 R -7 로켓이 위성뿐 아니라 핵폭탄을 미국으로 운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즉 R-7은 미국보다 먼저 구소련이 완성한 최초의 우주발사체이자 최초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이었다. 이점에서 북한의 은하 3호 또한 R-7과 마찬가지로 우주발사체이자 장거리 미사일의 양면성을 가진 로켓이기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장거리 미사일과 우주발사체 관련 로켓기술은 매우 큰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가장 큰 유사점은 매우 빠른 속도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ICBM급의 장거리 미사일은 7km/s의 속도를 요구하는데, 이에 1km/s만 더해준다면 탄두는 다시 지구로 떨어지지 않고 위성이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한 나라들은 자연스럽게 미사일을 우주발사체로 개조해 미사일의 성능을 점검하고 하고 있다. 구소련, 미국, 중국, 이란, 이스라엘이 이런 국가들이다. 이와 달리 순수한 과학탐사 목적의 우주발사체를 개발한 나라는 영국, 프랑스, 일본 정도다.

로켓은 추진제의 특성에 따라 액체로켓과 고체로켓으로 나눌 수 있다. 미사일은 즉각적인 사용을 요구하기 때문에 고체로켓이, 우주발사체는 경제적인 성능을 요구하기 때문에 액체로켓이 적합하다. 미국의 경우 액체로켓 미사일은 모두 은퇴하고 지금은 단거리뿐 아니라 장거리 미사일이 모두 고체로켓으로 돼 있다. 북한은 1970년대부터 러시아의 액체 로켓인 스커드 미사일을 바탕으로 로켓기술을 쌓아와, 고체로켓 기술은 부족해 보인다.

북한과 달리 우리나라는 군사목적과 과학목적의 로켓개발을 분리해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미사일인 현무는 고체로켓이고, 우리가 자력으로 개발하고자 하는 한국형우주발사체(KSLV-2)는 3단형 액체로켓이다.

그런데 매우 흥미로운 점은 기술적으로 볼 때 은하 3호와 한국형우주발사체가 쌍둥이처럼 닮아 있다는 것이다. 은하 3호가 기존의 미사일을 개량한 것인 반면 한국형우주발사체는 완전히 새롭게 설계되고 있는 로켓이다. 이렇게 그 출발선은 다르지만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는 비슷하다.

은하 3호의 목적지는 500km의 태양동기궤도이고 한국형우주발사체도 이와 비슷한 6~700km의 태양동기궤도이다. 태양동기궤도란 남북을 도는 극궤도와 비슷하지만 위성이 특정한 높이에서 특정한 경사각으로 비행할 경우, 태양에 대해 항상 같은 자세각을 가질 수 있다. 이 점은 태양전지로 만들어지는 전력이 일정하고 같은 일사 조건으로 지구를 관측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우리나라의 아리랑 위성을 비롯한 지구관측위성이 선호하는 궤도다. 이번 은하 3호의 경우 원궤도 500km에 궤도경사각 97.4도의 태양동기궤도에 광명성 3호를 진입시키려 했다. 하지만 3단 분리시점에서의 정밀성 부족으로 위성이 500km의 원궤도가 아닌 근지점 499km와 원지점 584km의 타원궤도에 진입하고 말았다.

그런데 북한의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위치한 서해위성발사장이나 우리의 고흥군 나로면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에서는 태양동기궤도(97~98도)로 직접 로켓을 발사할 수 없다. 이들 발사장에는 로켓의 비행경로와 로켓단의 낙하 장소에 대한 인접 국가의 안전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발사각의 문제는 우리나라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거의 모든 나라가 비행경로의 안전문제 때문에 태양동기궤도로 직접 발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태양동기궤도로 가기 위해서는 로켓이 비행도중 방향을 바꾸어야만 한다.

북한의 은하 3호는 2단을 분리한 후 추력방향조정기나 보조로켓을 이용해 3단의 방향을 틀어 태양동기궤도의 각도로 진입했다. 우리의 한국형우주발사체 또한 2단 분리 후 3단이 이런 요우(yaw) 기동을 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3단 로켓의 경우 위성과 함께 궤도에 진입해 우주쓰레기가 되거나 실패하는 경우에도 비교적 고도와 속도가 높아 대부분 추락할 때 타버리기 때문에 비행경로의 안전문제에는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로켓의 엔진과 구성도 닮아있다. 최근 서해에서 은하 3호의 산화제 탱크를 회수해 북한 로켓의 기술을 추정할 수 있게 됐지만 안타깝게도 가장 중요한 엔진 부분은 회수하지 못했다. 하지만 북한과 밀접하게 로켓기술을 교류하고 있는 이란의 로켓으로 볼 때, 은하 3호의 로켓엔진은 대형 로켓엔진 기본 방식인 ‘가스 발생기 사이클의 터보펌프 가압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가 개발 중인 한국형우주발사체의 엔진 또한 동일하다.

이 엔진 시스템은 구성이 간단하고 무게 효율면에서 우수하고 높은 신뢰성을 가지고 있어 많은 나라에서 초기에 개발하는 방식이다. 은하 3호나 한국형우주발사체는 이런 기본형 엔진을 1단에 4개를 묶어 추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택하고 있다. 이 방법은 개발기간이 길고 문제점이 많은 대형 단일 엔진을 개발하는 것보다 쉽게 추력을 높일 수 있어, 많은 나라가 채택한 바 있다. 이외에도 엔진을 움직이는 김벌형 추력방향조정, 단 분리 기술, 무중력에서 작동하는 액체로켓 기술 등 앞으로 우리의 과학자가 극복해야할 기술들을 북한 과학자들은 10년 정도 앞서 완성해냈다.

물론 남북 로켓의 차이점도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추진제의 구성이 다르다는 것이다. 은하 3호는 악마의 가스로 불리는 저장성 추진제(히드라진이나 질산)를 사용하고 있지만, 한국형우주발사체는 환경 친화적인(케로신과 액체산소) 추진제를 사용하고 있다. 성능 면에서도 한국형우주발사체는 1.5톤급의 상업위성도 발사할 수 있는 로켓이다. 이는 북한의 150배에 달하는 성능이다. 따라서 출발은 북한보다 늦었지만 2021년이 되면 북한을 단번에 따라잡을 뿐 아니라 역전도 가능하다. 하지만 40년 넘게 꾸준한 기술발전을 통해 북한의 로켓기술이 발전해 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위성과의 교신에서는 실패한 것으로 보여 완벽한 성공이라 할 수 없지만,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겸한 위성발사에서 4번 실패하고 5번째에 성공해냈다.

따라서 한-러 합작이란 꼬리표가 붙은 나로호를 넘어 자력으로 개발하는 한국형발사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성급한 결과주의보다는 꾸준한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사실 최초의 한국형우주발사체의 개발목표가 너무 높은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도 있다. 이런 마당에 북한의 로켓에 자극을 받아 성급하게 발사체 개발기간을 앞당길 경우 사상누각이 될 수도 있다.

오랫동안 로켓을 개발한 외국의 어떤 과학자는 ‘로켓은 과학이 아니다’라는 말을 했다. 예측할 수 없는 실패가 너무나 많은 것이 로켓 개발임을 말하는 것이다. 즉 실패를 좌절로 생각하지 않고 전진해 나아갈 때에만 과학으로 모두 이해할 수 없는 로켓기술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글 : 정홍철 과학칼럼니스트(스페이스스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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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의 세 번째 도전! 발사에서 임무 완수까지

오는 2012년 10월 26일, 나로호의 마지막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운명의 비행시간은 540초. 우주공간에 인공위성을 투입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고작 9분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9분의 비행으로 2002년부터 우주의 문을 열고자 한 우리의 첫 번째 노력은 막을 내리게 된다. 즉, 나로호는 한국형우주발사체 개발을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원래 명칭은 한국형우주발사체-1(KSLV-1)다.

나로호를 개발하는 동안 러시아에서 선진 로켓기술을 제공받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러시아의 역할에 변화가 생기면서 결국 1단 전체를 완제품으로 제공받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러시아가 제공한 로켓은 놀랍게도 기존의 발사체가 아닌 차세대 우주발사체로 설계도를 그리고 있던 신형의 ‘앙가라’였다. 앙가라는 바이칼 호수와 연결된 강의 이름에서 따왔다. 나로호속에는 앙가라 로켓이 숨어 있는 것이다.

이미 많은 우주발사체를 가진 러시아가 새롭게 앙가라 로켓을 개발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연방 붕괴 후 주변 나라로 흩어져 있는 발사체 생산과 발사의 자립화, 세계 발사체 시장에서 앞으로도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저렴한 발사체를 개발하기 위해서다. 저렴한 발사체란 제작, 조립, 발사가 간단하고 간편해 비용이 적게 소요되는 것을 말한다.

보통 러시아는 로켓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추력(추진력)이 높은 대형엔진 1개보다 추력이 낮은 엔진을 여러 개 묶어 높은 추력을 내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 방식은 대형엔진 개발에 많은 시간을 뺏는 연소불안정 등의 문제를 줄일 수 있지만 로켓의 제작과 조립을 복잡하게 만든다. 이에 러시아는 4개의 연소실로 이루어진 RD-170엔진에서 1개를 떼어내어 연소실 하나로 이루어진 RD-191엔진을 개발, 앙가라에 부착한 것이다. 나로호 1단용으로 개조된 앙가라 로켓에는 이 엔진의 변형 모델로 추력을 낮춘 RD-151엔진이 사용되고 있다.

이렇듯 나로호 1단의 엔진은 심플하게 1개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이 엔진이 만들어 내는 추력은 170톤에 이른다. 1개의 연소실로 이루어진 액체 추진제 로켓엔진으로서는 현존하는 최고의 성능이다. 사실 RD-191 엔진은 190톤의 추력을 낼 수 있지만, 우주발사체는 보통 자신의 몸무게의 1.2배 내외를 적절한 추력으로 본다. 나로호가 약 140톤인 점을 고려해 추력이 170톤인 RD-151로 맞춘 것이다.

나로호 1단 엔진의 가장 큰 특징은 추진제(연료+산화제)를 100% 활용하는 효율에 있다. 액체로켓의 경우 추진제를 연소실로 보내기 위해서는 펌프와 이를 돌리기 위한 터빈, 이 터빈을 돌리기 위한 소형의 연소실(가스발생기)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나로호 1단에는 연소실이 2개가 있는 셈이다. 각각 별도의 연료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로켓기술이 발달된 경우, 가스발생기나 주엔진에 같은 연료를 사용해 엔진의 구조를 단순화시키고 무게를 절감하게 된다. 그리고 이보다 높은 기술은 가스발생기에서 사용된 불완전 연소한 연료를 버리지 않고 주엔진으로 보내 다시 연소시키는 것이다. 보다 고온고압의 연소가스를 얻을 수 있어 최상의 성능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엔진은 버리는 연료 없이 모두 사용할 수 있어 보다 무거운 위성을 발사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나로호의 1단 로켓에는 2개의 날개가 달려있다. 이런 날개는 미사일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우주발사체에는 없는 것이 보통이다. 이 날개는 나로호 1단에 1개의 엔진밖에 없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다. 나로호 1단은 엔진이 움직이면서 방향을 조정하는 ‘김벌형’ 엔진이다. 1개의 엔진으로 피치(비행방향 상하)와 요우(비행방향 좌우)축의 움직임은 제어할 수 있지만, 롤(회전)축은 제어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나로호는 날개모양의 공기 역학적 표면을 이용해 롤축의 움직임을 제어하고 있는 것이다.

나로호 1단은 발사 3분 52초 후 고도 193km에서 분리되지만, 그 역할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1단의 분리 후에도 우리 기술로 만든 상단(2단 킥모터, 위성, 전자탑재부)이 고도 300km까지 상승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힘은 순전히 1단에서 온 것이다. 그만큼 1단의 속도는 매우 빠르다. 이런 빠른 속도를 내기 위해 나로호 1단 무게의 93%는 추진제로 이루어진다. 엔진과 연료통 등 구조물의 무게는 겨우 7%에 지나지 않는다. 아주 극한의 다이어트를 한 것이다.

300km까지는 나로호 1단의 도움을 받았지만 이것으로 위성이 되는 것은 아니다. 300km에는 대기가 거의 없어 위성이 자리하기에 최저의 높이라 할 수 있지만, 여기에도 중력은 존재하기 때문에 중력을 이길만한 속도에 이르지 못하면 다시 추락하고 만다. 나로호 1차 발사가 실패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300km에서는 최저 속도 7.7km/s는 돼야 하는데, 나로호 1단으로 모자란 속도는 2단 킥모터가 제공하게 된다. 킥모터는 궤도로 마치 공을 차듯이 위성을 차(킥) 넣어주는 고체추진제 로켓(모터)을 말한다. 고도가 아닌 속도만 증가시키기 위한 로켓이라 특별한 이름이 붙은 것이다. 무게는 1,800kg으로 나로호 1단 무게에 2%도 미치지 못하는 소형 로켓이지만, 나로과학위성이 궤도에 진입하기 위한 궤도속도의 50%정도를 책임지고 있다. 나로호 1단은 대기 중을 상승하며 중력과 공기 저항 등으로 속도를 잃지만 2단은 우주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이런 손실이 거의 없어 보다 효과적으로 위성에 속도를 부여한다.

2단 킥모터가 작동하는 동안 자세제어는 전자탑재부에 있는 소형 가스분사형 추력기의 도움을 받아 이루어진다. 발사 540초 후 연소가 끝난 2단 킥모터에서 나로과학위성은 분리되지만 나로호의 임무는 끝난 것은 아니다.

2단 킥모터가 궤도속도에 도달했다 해도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빈껍데기인 2단이 나로과학위성과 충돌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자탑재부에 있는 추력기로 충돌 및 위성 오염 회피기동을 하게 된다. 이것으로 나로호의 임무는 끝나게 된다. 나로호의 3번째 도전, 이번에는 반드시 발사에 성공해 한국형우주발사체가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글 : 정홍철 과학칼럼니스트(스페이스스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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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왜 우주정거장을 가지려 할까?

중국이 9월 29일 톈궁(天宮) 1호를 발사했다. ‘하늘의 궁전’이라는 뜻의 톈궁 1호는 중국의 미니 우주정거장 이름이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번째로 우주정거장을 보유한 나라가 됐다.

중국은 톈궁 1호의 발사가 성공하면 뒤이어 무인우주선 선저우(神舟) 8호, 9호, 10호를 잇따라 발사해 우주 공간에서 도킹 실험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16년경부터 정규 우주정거장 모듈을 우주로 쏘아 올려 2020년 무렵이면 미국과 러시아 등이 주도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별도의 독자적인 우주정거장을 본격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중국은 왜 우주정거장을 가지려고 하는 것일까?

현재 미국과 러시아가 가진 우주정거장과 견주어 볼 때 톈궁 1호를 우주정거장이라 하기엔 민망한 것이 사실이다. 길이 10.5m에 직경 3.5m, 무게 8.5톤인 버스크기만한 이 우주정거장을 중국은 우주정거장 보다는 우주실험실로 불리기를 원한다.

중국은 이미 2003년 선저우 5호 유인우주선을 이용해 최초의 중국 우주비행사를 지구궤도에 진입시킨바 있다. 1명이 탑승한 이 유인우주선은 약 21시간 비행했다. 2005년에는 선저우 6호를 발사, 이번에는 2명의 우주비행사가 약 115시간 32분이나 우주에 머물렀다. 그리고 2008년에는 선저우 7호에 3명의 우주비행사가 탑승하고 우주선 밖으로 나가 작업을 진행하는 우주유영을 실시한 바 있다.

이런 우주개발과정은 마치 과거 미국이나 러시아의 우주개발 과정과 흡사하다. 미국과 러시아는 모두 1인승 우주선(머큐리, 보스토크)에서 시작해 2인승(제미니, 보스호트)으로, 3인승 (아폴로, 소유즈)으로 발전해 나갔다. 본격적인 우주활동을 대비한 우주유영은 두 나라 모두 1965년에 처음으로 실시한바 있다. 당시 미국과 러시아가 확보하려한 우주기술은 2개의 우주선이 우주공간에서 조우하는 랑데부와 서로 연결하는 도킹기술이었다.

이런 우주비행기술은 1960년대 미국과 러시아가 치열하게 진행해 온 인간의 달 착륙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꼭 필요했다. 지구궤도뿐 아니라 달 궤도에서 착륙선과 우주선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면 우주비행사들은 살아서 지구로 돌아올 수 없었다. 최초의 랑데부는 1965년 미국의 제미니 6A와 제미니 7호가 30cm까지 접근한 것이고 최초의 도킹은 1966년 유인우주선 제미니 8호와 도킹을 위한 타깃 무인우주선인 아제나 사이에서 이뤄졌다.

이처럼 미국과 러시아가 실시한 우주유영의 다음 단계인 랑데부와 도킹의 우주비행 기술을 실험하는 것이 톈궁 1호의 가장 큰 목적이다. 따라서 보통의 우주정거장과 달리 톈궁 1호에서는 장기간 거주할 수 없다. 간단한 거주공간과 실험장치, 궤도를 유지하기 위한 추진장치로 구성된 톈궁 1호를 우주정거장이 아닌 우주실험실로 부르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톈궁 1호가 랑데부와 도킹을 하기 위한 첫 방문객은 무인의 선저우 8호가 될 것이다. 방문객을 맞기 까지는 고도 350km에서 2년간 수명을 유지해야 한다. 소유즈 우주선의 경우 랑데부와 도킹 과정이 거의 자동으로 이뤄지고 있어 실제 유인 비행에 앞서 톈궁 1호와 선저우 우주선간의 랑데부와 도킹장치를 시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우주정거장을 장기간 우주공간에 유지하고 이 속에서 우주비행사들이 수개월동안 생활하기 위해서는 지상으로부터의 물자 보급이 매우 중요하다. 우주비행사를 위해서는 소모용 물품인 물과 음식이 필요하고 우주정거장을 위해서는 궤도를 유지하기 위해 소모성 추진 연료재가 충전돼야만 한다. 따라서 이런 보급이 무인 우주선을 통해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주비행사의 체류기간도 짧을 수밖에 없으며 우주정거장의 수명 또한 단축된다. 때문에 무인우주선의 도킹은 추후 우주정거장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적인 기술이다.

현재 국제우주정거장에는 러시아의 화물우주선 프로그레스가 3개월에 한 번씩 보급 물자를 가득 싣고 방문한다. 최근 이 화물우주선이 발사도중 폭발하는 바람에 국제우주정거장의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정거장을 비우고 철수해야할지도 모를 비상사태를 맞이하고 있다.

무인우주선을 이용한 랑데부와 도킹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2012년에는 선저우 9호와 10호가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직접 방문하게 될 것이다. 이후 톈궁 1호는 무인의 상태로 궤도상에 궤도 유지와 지상으로 안전한 추락을 위한 궤도 이탈 등을 실험한 후 대기권에서 불타 없어지게 될 것이다. 이어 중국은 톈궁 2호와 3호도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톈궁 1호보다 거주에 필요한 생명유지장치를 업그레이드해 2호의 경우 한번 방문에 20일까지, 3호의 경우 40일까지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이런 우주비행기술과 생존기술의 축적을 통해 중국은 2020년경 본격적인 우주정거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미르우주정거장이나 국제우주정거장처럼 역할이 서로 다른 모듈을 이어 붙여 완성할 중국의 우주정거장은 419톤의 국제우주정거장이나 137톤의 미르우주정거장보다는 적은 60톤 정도의 규모를 예상하고 있다. 20톤 정도 되는 3개의 모듈이 핵심 모듈을 중심으로 결합된 형태로, 그 모습은 러시아의 미르우주정거장과 흡사할 것이다.

물론 이런 중국의 야심찬 계획이 달성되기 위해서는 차세대 우주발사체가 개발돼 한다. 현재 중국은 우주공간에 15톤 정도를 발사할 수 있는 능력밖에 없다. 추후 20톤이 넘는 우주정거장 모듈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대형의 우주발사체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개발 중인 우주발사체가 창정5호로 액체수소와 액체산소를 추진제로 사용하는 첨단 로켓이다.

사실 1950~60년대 우주개발 초기에 우주정거장은 달로 가기 위한 정거장이었다. 즉 우주정거장은 우주선이나 우주비행사가 우주정거장에서 조립되거나 준비를 마치고 달을 향해, 또는 화성을 향해 출발하는 곳으로 여겨졌다. 따라서 지구 저궤도에서의 유인 우주비행 다음은 우주정거장의 건설이었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는 달 경쟁에서 앞서 가기 위해 이런 단계를 뛰어넘어야 했고 우주정거장은 달 경쟁이 끝난 후에야 시작될 수 있었다.

이점에서 중국은 다른 것 같다. 중국은 2020년경부터 우주정거장을 통해 달까지의 우주비행과 달 표면에서의 생활에 필요한 생존기술을 확보한 후 2025년에 달을 향해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톈궁 1호는 달을 향한 중국인의 발걸음 중 첫 발자국이 된다. 하늘 궁전의 건설 계획 속에서는 달 궁전을 짓기 위한 주춧돌이 숨어 있는 것이다.

글 : 정홍철 스페이스스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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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개봉했던 영화 ‘신기전’은 한국의 신무기를 막아야 하는 명나라와 지켜내야 하는 조선을 소재로 삼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수많은 로켓포가 하늘을 뒤덮고 명과 여진족의 연합군은 세상에서 처음 보는 신무기에 속수무책이다. 영화 속 통쾌한 반전을 이룬 최첨단 무기는 바로 조선시대 실재했던 신기전이다. 세계우주학회 IAF가 인정한 세계 1호 로켓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신기전은 당시 우리 과학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역사다.

신기전 이후 600여 년 잠자고 있던 한국형 로켓이 부활했다. 2009년 8월 25일 전남 고흥반도 외나로도의 나로우주센터에서 1차 발사된 우리나라 최초의 위성발사체 나로호(KSLV-1)가 그것이다. 하지만 이 로켓은 ‘절반의 성공’만 거둔 채 지구로 다시 떨어지고 말았다.

발사 직후 1단 로켓은 성공적으로 분리됐지만 2단 로켓에 장착돼 있던 과학기술위성 2호는 원래 궤도인 306km보다 높은 약 340km 상공에 올려졌다. 위성을 덮고 있던 덮개(페어링) 두 개 중 하나만 분리돼 나로호의 무게 중심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6개월여의 조사 끝에 나로호의 페어링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이유가 발표됐다. 로켓 내부에 전기적 결함이 있어 페어링 분리화약이 제대로 폭발하지 않았거나, 화약이 폭발했는데 기계적으로 문제가 생겨 페어링이 제때에 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다. 원인을 알아낸 연구진들은 페어링 분리에 관한 시험만 400차례 하는 등 심혈을 기울인 작업을 진행했다.

이렇게 절치부심으로 공들인 끝에 나로호의 2차 발사가 다가왔다. 2010년 6월 9일이 바로 그 날이다. 1차 발사의 경험으로 더욱 철저한 준비를 했으니 이번의 성공 확률은 더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10년 5월 30일 공개된 나로호 발사 동영상에서도 페어링 분리 외에 다른 문제는 없었다. 이제 완벽하게 준비한 나로호가 발사돼 과학기술위성 2호를 제 궤도에 올리고, 한국을 세계 10번째 스페이스클럽 국가 대열에 올려놓는 일만 남았다.

한국과 러시아가 공동연구로 만드는 우리 국가대표 나로호는 총 2단으로 구성된 우주발사체다. 1단은 러시아 흐루니체프사가 현지에서 개발한 액체 연료 로켓이고, 킥 모터라고 부르는 2단 부분은 항공우주연구원이 설계한 것으로 고체 추진 로켓으로 구성돼 있다. 2단의 윗부분에 우리 손으로 만든 과학기술위성 2호가 실리게 된다.

무려 5,000여억 원이 투입된 이 로켓은 수명은 얼마나 될까. 간단히 말해 채 10분이 되지 않는다. 발사 후 238초 만에 1단이 분리돼 태평양에 떨어져 나가고, 관성에 의해 300km까지 날다가 580초가 되면 2단 부분에서 위성이 분리돼 생을 마감한다.

그런데 흔히 로켓이라고 부르는 위성이나 우주선의 발사체는 미사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로켓의 상층부에 탄두가 실리면 미사일, 특히 핵을 실으면 핵미사일이 되고, 위성을 올리면 발사체, 즉 로켓이 된다.

과거에는 발사체의 연료로 고체추진제를 사용했으나 나로호는 액체추진제를 사용했다. 고체추진로켓은 공장에서 고체추진제를 한 번 넣으면 10년은 보관이 가능하다. 따라서 많은 양을 보관할 수 있고, 아무 때나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한번 불이 붙으면 불꽃을 제어하기 어려워 인공위성을 우주궤도에 올리는 발사체에 사용하기 어렵다.

반면 액체추진로켓은 벨브를 이용해 타오르는 불꽃을 조절할 수 있다. 연료가 나가는 통로를 벨브로 조여서 막으면 연료 공급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폭발력도 액체추진제가 고체추진제보다 크다. 그래서 연료를 발사 직전에 넣어야 하고 폭발의 위험도 크지만 대형 로켓을 쏠 때는 액체추진제를 사용한다.

발사체는 인공위성을 우주궤도에 올려주는 로켓이다. 로켓이 위성을 궤도에 밀어 넣어주는 힘, 즉 추력에 따라 위성의 성패가 결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국 로켓이 없으면 늘 외국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아무리 좋은 위성이 있어도 다른 나라에서 쏘아주지 않겠다고 하면 위성은 고철덩이에 불과하다. 그리고 외국 로켓을 이용할 때 한국위성의 제원과 특징 등의 첨단정보가 자연스럽게 로켓 보유국에 전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자국 로켓이 없어서 쓰라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지난 2006년 발사한 아리랑 2호라는 해상도 1m급의 세계 최고 정밀도를 갖춘 관측위성을 개발하고도 로켓이 없어 당시 러시아제 ‘로콧’이라는 로켓에 발사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

미래를 따지면 자국 로켓은 매우 경제적이다. 만약 위성발사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세계 최고 성능을 가진 아리안 5호 로켓을 이용한다면 대략 500억 원의 발사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러시아제 ‘로콧’이 약 125억원 든 것에 비하면 가격 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위성을 한 번 쏘려고 그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는 없다.

따라서 나로호의 성공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이번에는 비록 100kg급 소형위성이지만 10년 뒤 1톤급 상용위성을 무사히 쏜다면 우리도 다른 나라 위성을 우리 발사체로 대신 쏴주겠노라고 세계 위성시장에 당당히 명함을 내밀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 소국의 설움을 떨쳐버리고 우리의 독자적인 하늘을 갖는 첫 걸음이 되는 것이다.

지난 92년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가 첫 한국위성 우리별 1호를 만든 이후, 지금까지 우리별 시리즈와 아리랑 1, 2호, 고체로켓 KSR-3까지 모두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우주개발작품은 모두 현실화됐다. 이제 대덕연구단지에서 시작된 나로호라는 작지만 큰 뜻을 가진 배는 이제 곧 닻을 올리고 국민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항해를 시작할 것이다.

글 : 과학향기 편집부

※ 과학향기 제868호 ‘미래를 쏘아 올리다 - KSLV(2009년 1월 26일자)’에서 일부 내용을 발췌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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