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12.23 와인드레스로 엣지있는 크리스마스를~
  2. 2008.10.08 와인과 함께 음악을 마셔요

연말을 맞아 친구 영해와 송년파티를 하기로 한 윤미. 무엇을 사갈까 고민하다가 고른 것이 우아한 보랏빛이 감도는 와인이었다. 혹시 깨질까 조심조심 들고 가느라 힘들지만 와인 한 잔하며 2009년을 보낼 생각에 가슴이 들뜬다.

“오, 윤미 왔어~ 어서 들어와. 파티를 시작해볼까? 호호~”
영해는 와인을 받고 신이 났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보졸레 누보였기 때문이다. 보졸레 누보는 햇포도로 만들어 바로 출시된 와인이다.

“네가 좋아해서 사오긴 했다만 와인은 어느 정도 숙성이 된 게 더 좋아. 숙성기간 동안 와인에서 떫은맛이 사라지고 깊은 맛이 우러나거든.”
“떫은맛이 사라지고 깊은 맛이 우러난다고?”

“응, 그래. 사실 레드와인을 만들기 위해 발효시키는 포도즙 안에는 포도알뿐 아니라 껍질, 씨까지 들어 있어. 껍질하고 씨 안에는 붉은색을 내는 안토시아닌 색소도 있지만 떫은맛을 내는 탄닌도 있단다. 발효가 끝난 뒤에는 와인을 어둡고 시원한 곳에서 참나무통에 넣어 두는데, 이때 탄닌과 안토시아닌이 서로 적절히 조화하면서 색이 짙어지고 거친 맛이 부드러워지는 거야. 바로 숙성이지.”

“우와~ 윤미는 와인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고 있구나. 하지만 이건 모를 걸? 내가 얼마 전에 화장품을 하나 샀는데, 와인으로 만든 것이더라. 너 와인 화장품 써 봤니?”
“응, 물론이지. 혹시 와인에 어떤 성분이 들어 있어 피부와 건강에 좋은지 알고 있니?”
영해는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하지만 어서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은 마음에 눈빛이 반짝거렸다.

“‘와인과 건강’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있지? 프렌치 패러독스! 프랑스 사람들은 미국이나 영국 사람들처럼 고지방 식품을 많이 섭취하면서도 심혈관질환이 적은데, 그 이유가 하루에 레드와인을 꼭 한 잔씩 마시기 때문이래. 과학자들은 안토시아닌, 탄닌, 카테킨, 레스베라트롤 같은 폴리페놀계 화합물 덕분이라고 설명한단다. 그중에서도 레스베라트롤은 혈청 콜레스테롤 양을 낮추고 항산화 작용을 해 뇌졸중, 고혈압 같은 심혈관질환을 예방한다.”

“이 맛있는 와인이 건강에도 좋다니 정말 감동이야.”
영해는 얇고 기다란 와인 잔의 다리를 잡고 살며시 잔을 흔든다. 반쯤 찬 보랏빛 물이 흔들흔들 돌고 그 안에 비친 조명도 뱅글뱅글 돈다. 달콤하면서도 시큼한 향기가 퍼져온다.
“오~ 떫으면서도 시큼하고 약간은 씁쓸한 맛. 삼킨 뒤에 남는 단맛의 여운까지! 와인은 정말 감미롭다니까!”

<이제 와인을 마시기만 할 것이 아니라 화장품으로 바르고, 드레스를 만들어 있는 시대가 왔다.
올 크리스마스에는 와인을 마시고, 바르고, 입으며 색다르게 보내면 어떨까. 사진제공 동아일보.>


“영해야, 와인을 이용해 친환경 드레스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봤니?”
“와인으로 드레스를 만든다고? 와인처럼 묽은 술로 어떻게 드레스를 만들어? 그 안에 밀가루라도 넣어 찌는 거야?”
“크크, 아니야. 와인만 가지고 드레스를 만드는 거야. 힌트를 주자면 와인은 아세트산 발효를 시키면 비니거(식초)가 되는데….”

“아하! 와인에서 비니거가 탄생할 때 발효가 되면서 와인이 천처럼 변하는구나.”
“응, 거의 맞았어. 와인을 비니거로 만드는 주인공은 아세트산균(Acetobacter xylinum)이야. 이 균이 와인을 발효시킬 때 면섬유와 닮은 셀룰로오스(섬유질)가 생긴단다. 아세트산균과 셀룰로오스가 서로 엉겨 붙으면 면처럼 탄력이 생겨. 이 특성을 이용해 천을 만드는 거지.”

“음, 비슷한 얘기 들어본 것 같아. 와인을 만드는 사람들은 와인 맛이 시어질까봐 외부 세균이 번식하지 못하게 막는다는 얘기 말이야. 그게 아세트산균이었구나.”
“그렇지.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의 게리 케스 교수가 이끄는 마이크로비(Micro‘be’) 연구팀은 일부러 와인에 아세트산균을 넣어 셀룰로오스를 얻는단다. 그 다음 일반 마네킹보다 몸집이 큰 마네킹에 위에 붓고 말리고, 붓고 말리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해. 호주에서는 2007년부터 와인드레스 전시회를 해마다 열고 있대.”

“오~ 정말 신기하다. 와인드레스를 입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
“내가 들은 바로는 와인드레스를 입으면 물에 젖은 옷을 입은 느낌이 들거나 마치 피부가 하나 더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든대. 그만큼 와인드레스 감촉은 아주 부드럽고 가볍다더라. 게다가 짙은 보라색이 우아한 느낌을 주고, 깊은 와인 향이 우러난대.”

“그런데 와인을 마네킹 위에 붓는 방법으로 만든다면 옷 모양이 몇 개 안되겠네~.”
“응, 처음에는 그랬대. 올해 거대한 사각형 틀 안에 와인을 붓고 말려서 와인 천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더라. 레드와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까다로웠던 화이트와인으로 천을 만드는 것도 성공했대. 그래서 이제는 예쁜 패턴을 짜거나 다양한 디자인의 옷으로도 지을 수 있대.”

“와아~ 기회가 있다면 나도 입어보고 싶다. 그런데 와인을 여러 번 말려 만든 옷이라면 아무리 탄력성이 있다 해도 잘 찢어지지 않을까? 옷을 예쁘게 빼입고 나갔는데, 사람들 앞에서 옷이 뜯어진다면 망신이잖아.”

“하하. 움직일 때마다 찢어질 정도로 약하지는 않아. 하지만 면이나 화학섬유로 지은 옷에 비해 와인드레스가 약한 건 사실이야. 면섬유는 길이가 길어 서로 얽혀 있지만 셀룰로오스는 길이가 짧아 엉킴의 정도가 적거든. 얼마 전 어느 기사에서 연구팀이 한 말을 읽어보니까 셀룰로오스를 길게 만들어 더 튼튼하고 질긴 옷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하더라. 와인드레스는 화학섬유로 만든 옷보다 친환경적이고 몸에도 무해하기 때문에 계속 발전시킬 거래.”

“윤미야, 우리 내년 여름에 호주로 여행가는 건 어때? 와인드레스 전시회에 꼭 가보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내가 직접 와인드레스를 입고 패션쇼 무대에 서도 되고!”
“그래, 열심히 돈 벌고 다음 휴가 때는 꼭 와인드레스 패션쇼에 도전해보자. 하하.”

글 : 이정아 동아사이언스 기자 zzunga@donga.com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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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시대의 일화다. 제나라 위왕이 순우곤의 업적을 치하하는 주연에서 그의 주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물었다.

“그대는 얼마나 마시면 취하는가?”
“신은 한 되를 마셔도 취하옵고 한 말을 마셔도 취하나이다.”
“허, 한 되를 마셔도 취하는 사람이 어찌 한 말을 마실 수 있단 말인가?”
“예, 경우에 따라 주량이 달라진다는 뜻이옵니다.”

이렇게 답한 신하 순우곤은 고관대작들이 지켜보는 어려운 자리나 나이 드신 근엄한 친척들이 모인 엄숙한 자리라면 두렵고 어려워 한두 되의 술에도 취하지만, 옛 벗을 만나 회포를 풀면서 마신다면 대여섯 되까지는 마실 수 있다고 아뢴다. 또 집 안에 등불이 꺼질 무렵 안주인이 손님들을 돌려보낸 뒤 옅은 속적삼의 옷깃을 풀어헤칠 때 색정적인 향내가 감돈다면 그때는 한 말이라도 마실 수 있다고 순우곤은 위왕에게 솔직히 고백을 한다.

이렇게 술은 분위기와 마시는 상대에 따라 취하는 정도와 흥이 다르지 않나 싶다. 그뿐만 아니다. 술집의 음악 소리의 크기에 따라서도 마시는 술의 양이 달라진다. 언뜻 보면 둘의 상관관계가 그리 있어 보이지 않을 듯하지만, 보이는 것만 믿는 것은 금물. 이들의 관계를 자세히 파고들어가 보면 나름대로 함수관계가 존재한다. 술집의 음악 소리가 클수록 혹은 빠를수록 사람들이 술을 더 빨리, 더 많이 마신다고 한다. 술집들이 마주 보고 앉은 이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음악 소리를 높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프랑스 남 브르타뉴-쉬드대학 행동과학과 니콜라스 게강 교수팀은 술집의 음악 소리가 클수록 손님은 많은 양의 맥주를 마시며, 과음할 위험이 더 커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교수팀은 3주에 걸쳐 토요일 밤,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술집 두 곳을 방문하여 틀어주는 음악의 음량 크기를 조절해 가면서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생맥주(250㎖)를 마시는 데 걸리는 시간과 맥주 주문 양을 조사하여, 음악 소리가 큰 곳에서는 많은 양의 술을 급하게 마신다는 것을 밝혀냈다. 음악을 크게 틀어놓은 술집의 손님들이 술을 더 빨리 마시고, 벌컥벌컥 마신다는 것이다.

교수팀은 18~25세 남성 4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상당히 시끄러운’ 음악(88dB)이 나오는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게 하고, 다른 한 그룹은 ‘보통 크기’의 음악(72dB)이 나오는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게 했다. 그리고 두 그룹이 맥주를 마시는 양과 속도가 얼마나 다른지 살폈다. 이들의 관찰 결과, ‘음악을 크게 틀면 술 마시는 양과 속도가 늘어난다.’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구체적으로 시끄러운 음악이 나오는 술집에 있던 사람들의 경우 평균 3.4잔의 맥주를 마신 반면, 시끄럽지 않은 음악이 나오는 술집에 있던 사람들은 평균 2.6잔의 맥주를 마셨다. 또 시끄럽지 않은 음악이 나올 땐 맥주 1잔을 마시는 데 14.5분의 시간이 걸렸으나, 시끄러운 음악이 나올 땐 11.5분이 걸려 3분가량 빨라졌다.

큰 음악 소리가 알코올 소비를 늘리는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적당히 시끄러운 음악 소리는 술안주와 같은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게강 교수는 맥주 한 잔 마시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흥얼흥얼 조금씩 따라 부르기도 해 깨어 있게 되고, 시끄러운 음악 소리 때문에 각성되어 술에 잘 취하지도 않고, 함께 있는 친구들과 의사소통이 잘 안 되어서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음악을 틀면 사람들이 그 술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맥주병으로 손이 더 갈 수밖에 없을 게다. 한마디로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사람의 음주 조절능력을 무디게 한다. 따라서 호프집의 음악이 크면 맥주 판매량이 그만큼 높아지는 셈이다. 그러므로 과음을 피해야 한다면 조용한 술집에 가는 것이 좋다.

이처럼 음악은 술의 양을 더 마시게도 할 뿐만 아니라, 음악은 또 와인의 맛을 60%까지 더 높여 주기도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와인과 음악 사이에도 궁합이 있어서 와인을 마실 때 듣는 음악에 따라 와인 맛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영국 해리엇-와트 대학의 에이드리언 노스 교수팀은 음악과 와인 맛의 상관관계에 대해 연구를 하여, 음악이 와인의 맛에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노스 교수팀은 25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각자 다른 방에서 네 가지 종류의 음악을 들으면서 와인을 마시게 한 뒤 맛을 평가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특정 음악을 들었을 때 해당 와인의 품질을 높게 평가했다. 노스 교수는 음악을 들으면서 와인을 마시게 되면 음악이 뇌의 특정한 부분들을 자극해 다른 감각들을 인식하는 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와인의 맛을 다르게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떤 와인과 어떤 음악이 궁합이 잘 맞는 것일까.

어떤 와인의 경우, 힘차고 무거운 음악을 들으면서 마실 때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60% 이상 더 강렬하고 감칠맛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테면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은 웅장한 클래식 음악, 샤르도네 와인은 생동감 있고 경쾌한 곡이 나올 때 높은 점수를 얻었다. 그러나 음악을 정반대로 들려줬을 경우 만족도가 25%가량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 주목 받는 칠레나 스페인 등의 제3세계 와인의 경우, 가벼운 재즈 음악이나 리듬감이 있는 스윙을 들을 때 더욱 감칠맛을 느낀다. 예를 들어 냇 킹 콜의 ‘Jazz On Cinema with Nat King Cole’과 브라이언 페리의 ‘As time goes by’는 가벼움과 강함이 동시에 공존하는 칠레와 스페인 와인의 특징을 잘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프랑스 폼므롤 지역의 ‘비유 샤또 세르탕 1970년’의 경우,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첼로를 위한 콘체르토 C 마이너’와 강한 생명력과 투명한 에너지의 표현이 일맥상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랑스 등지의 정통적인 와인 생산국과 달리 대중적인 입맛을 강조한 미국, 호주의 신세계 와인은 세련된 R&B 음악으로 그 맛과 향을 더욱 음미한다. 조던의 ‘Flight to the Denmark’와 ‘Maxwells Urban Hang Suite’는 정통 기본 와인에 길든 입맛을 누그러뜨려 주는 역할을 한다. 화이트 와인의 경우에는 비트가 강하지 않은 하우스나 레이브 음악으로 싱그러운 아로마 향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무엇보다 와인의 맛을 높이는 데는 즐기는 마음이 우선이다. 와인은 즐거움이다. 와인을 마시는 순간을 즐기고, 와인과 함께 듣는 음악, 그리고 와인을 마시면서 나누는 마음을 즐겨야 한다. 그래야 와인은 그것을 즐기는 기쁨을 유혹하듯 흩뿌릴 것이다.

여러 악기의 조합으로 완성되는 음악은 수많은 장르를 가지고 있을뿐더러 서로 합쳐져 새로운 음악을 탄생시킨다. 이러한 음악의 특징은 다양한 재료의 혼합으로 미묘한 맛을 창조해내는 칵테일과도 닮아 있다. 음악의 믹싱과 칵테일의 블렌딩, 이것이야말로 음악과 칵테일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이유다.

음악 속에는 희로애락, 삼라만상이 모두 들어 있다. 그래서 우리 몸은 음악에 반응한다. 특히 뇌가 음악과 ‘화음’을 맞춘다. 오늘 하루, 칵테일이나 와인 한 잔을 마시며 가을바람에 실려 오는 아름다운 음악에 취해 호사를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글 :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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