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에 미니 빙하기가 온다고?


“연주회장이 아무리 넓어도 끝없이 퍼져나가는 천상의 아름다운 소리를 지니고 있다.” 미국의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 스턴이 바이올린 중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두고 한 말이다. 

바이올린 소리는 현에서 나온 음파가 몸체에서 얼마나 아름다운 공명을 만들어내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분해해 진동을 조사한 결과, 놀랍게도 공명 주파수가 서양 음계의 음 간격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현대 바이올린은 주파수에 따라 소리가 변하지만,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일정한 음을 유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신비한 소리의 비밀을 찾기 위해 그동안 많은 과학자들이 노력해왔다.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Antonio Stradivari, 1644~1737)가 거주한 지역의 온도 및 습도가 바이올린을 구성하는 70여 개의 부품에 적합하다는 연구결과에서부터 당시 사용한 특별한 바니시(광칠) 때문이라는 주장이 거론돼 왔다. 

그중 목재재료학과와 기상학과의 융합 연구팀이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스트라디바리우스의 비밀이 1645년부터 1715년까지의 소빙하기에 있다는 주장이 바로 그것. 이 시기에는 긴 겨울과 시원한 여름으로 인해 장기간 성장이 감소함으로써 밀도가 높은 매우 특이한 목재가 생산됐으며, 그로 인해 악기가 풍부한 음색을 지니게 됐다는 것이다. 

스트라디바리는 소빙하기가 시작되기 1년 전에 태어났으며, 소빙하기가 끝날 무렵 그는 가장 좋은 현악기를 만들었다. 공교롭게도 스트라디바리우스와 어깨를 견주는 구아르네리, 아마티와 같은 명품 바이올린이 모두 비슷한 시기에 같은 지방에서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실제로 그 시기에는 뉴욕 맨해튼에서 스태튼 섬까지 얼어붙어 그 위로 걸어 다닌 적도 있었으며, 잘 얼지 않던 영국의 템스 강이 발틱해처럼 자주 얼어붙어 빙상축제를 열기도 했다. 서늘한 여름과 혹독한 겨울로 인해 유럽인들은 대기근에 시달렸으며,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우박이나 철 아닌 눈과 서리 등을 비롯한 자연재해가 잦았다고 한다. 약 1만8000년 전의 마지막 빙하기 이후로 유럽 및 아시아의 일부분, 북미, 심지어 에티오피아의 고산지대까지 빙하가 확장된 적은 이때밖에 없었다. 

소빙하기는 태양 흑점 활동과 연관이 깊다. 보통 4만~5만 개의 흑점이 관측되지만, 17세기의 소빙하기에 관측된 흑점은 50개에 불과하다. 태양이 지구에 쏟아내는 에너지는 흑점 개수와 관계없이 거의 일정하지만, 태양 흑점이 지구의 기온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즉, 태양 활동이 줄어들어 흑점이 없을 때는 지구 기온이 내려가고, 태양 활동이 왕성해 흑점이 많을 때는 지구도 따뜻해진다는 설이다. 

소빙하기 때 흑점 수가 매우 적은 것을 두고 당시 관측기술이 미흡해서 비롯된 것으로 여기는 과학자들이 많아 한동안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미국의 천문학자 J. 에디가 소빙하기 때의 오로라 출현 횟수를 조사한 결과, 그 시기에는 오로라의 빈도도 현저히 낮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흑점의 출현과 오로라가 관련이 있음을 염두에 둔 연구였다. 

1976년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이 논문은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J. 에디는 그 시기를 ‘마운더 극소기(maunder minimum)’라고 명명했다. 그 같은 현상을 기록한 19세기 영국인 천문학자 E. W. 마운더의 이름을 딴 작명이었다. 

그런데 지난 7월 영국 노섬브리어대학 연구팀은 2030년부터 2040년 사이에 ‘마운더 극소기’에 버금가는 ‘미니 빙하기’가 닥칠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해 주목을 끌었다. 연구를 주도한 발렌티나 쟈코바 교수팀이 그 같은 주장을 한 근거 역시 태양 활동에 대한 분석 결과였다. 

태양 활동은 약 11년마다 일정한 강약 주기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그 같은 주기의 발생 원인이 태양 내부의 대류 순환유체에 의해 발생하는 힘 때문이라고만 추정돼 왔다. 따라서 지금까지 어떤 모델도 태양의 변화 주기를 정확히 파악해내지 못했다. 

그러나 쟈코바 교수팀은 자신들이 새로 개발한 모델을 사용해 태양 내부에서 2개 층으로 된 힘의 파동 위상이 일치할 때는 태양 활동이 활발한 극대기가 되며, 위상이 불일치할 때는 태양 활동이 극소기에 이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태양 활동 주기에 영향을 미치는 또 하나의 힘이 태양 표면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내면서 태양 주기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연구팀은 새 모델을 이용해 기존의 태양 흑점 주기 데이터와 비교한 결과 2020~2030년 사이에 97%의 정확도로 태양 흑점이 사라지게 된다고 예측했다. 따라서 2030년 무렵에 태양 활동이 60% 감소해 2040년까지 10년 동안 지구의 평균 기온이 약 1.5℃ 낮아지는 미니 빙하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스트라디바리우스 같은 명품 악기가 재탄생하고, 템스강에서 빙상축제가 다시 열릴 수도 있다. 하지만 과학계에서는 쟈코바 교수팀의 주장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이 많다. 

태양의 활동 주기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그들이 만든 새 모델도 검증된 것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태양 활동이 실제로 지구 기후에 큰 영향력을 유발하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혀진 게 없다. 근래 들어 태양 활동이 줄어들고 있는데도 지구 온도는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 증거다. 또한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가 급격히 많아지면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태양 활동의 감소가 과거처럼 지구 기온을 떨어뜨리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영국 기상청 산하 기후예측기관인 해들리 센터를 포함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지난 6월 ‘네이처커뮤니케이션즈’지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마운더 극소기가 2050년~2099년 사이 재현되더라도 지구 평균 기온은 겨우 0.1℃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이 이 시기에 마운더 극소기의 재현을 가정한 이유는 영국 기상청의 연구결과 이때 소빙하기가 올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소빙하기가 올 것이라는 예측에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명확한 증거는 없으나, 어쩌면 15년 뒤 인천 앞바다가 얼어붙어 있는 모습을 다시 볼지도 모르겠다. 

글 : 이성규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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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만화 영화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된 오로라는 단지 지구와 태양 간의 상호 작용이라고 느껴지기보다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빛으로 보는 이를 황홀하게 만드는 하나의 신비한 마술이었다. 실제 극지방에서 볼 수 있는 이 환상적인 오로라의 장관은 태양에서 방출된 플라스마 입자가 지구의 자기장에 이끌려 대기로 진입하면서 공기 입자와 충돌하여 만들어 내는 현상이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태양 표면에서 방출된 플라스마 입자들은 지구 근처를 지나다 지구의 자기장에 이끌려 자기장 선을 따라 태양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이렇게 움직이던 플라스마 입자들이 갑자기 어떤 이유에선지 우주의 어느 지점에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거치면서 지금까지 진행하던 방향과는 정반대 방향인 지구 쪽으로 가속하게 되는데 이를 소폭풍(substorm)이라 한다.

소폭풍이 발생하면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이온층에는 플라스마 입자들이 새롭게 충전되어 이온층이 활성화되므로 우주방사능을 막아주는 좋은 영향을 끼친다. 반면 소폭풍이 발생하면 순간적으로 지구 대기권 중에 상당한 양의 플라스마 입자가 활동을 하게 되므로 인공위성의 작동, 위성 통신, 우주정거장에서 활동하는 우주인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처럼 소폭풍은 지구의 대기권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소폭풍이 발생하는 환경과 발생시간을 예측하려는 노력을 계속하였다.



그동안의 연구 결과, 소폭풍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물리적 현상이 함께 순차적으로 발생해야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토대로 두 가지 이론이 제시되었는데 전류의 단절(Current Disruption)이론과 자기선 재결합(Magnetic Reconnection) 이론이다.



그림에서 보듯이 지구 표면으로부터 60,000km 떨어진 우주 지점은 태양풍의 영향으로 지구 자력선(Earth’s bar magnet influence)이 변형되어 약해지는 동시에 자기장의 변형이 시작되는 영역으로 지구에서 오로라가 발생할 때 이 영역에서는 전류의 단절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지역은 우주 전류가 흐르는 도관 역할을 하는 부분인데 이 부분에 태양풍에 실려오는 강력한 에너지가 유입되면 정상적인 전류 방전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오히려 전기적 단락(short circuit)이 발생하여 지구 이온층의 저고도 영역으로 방전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또한 지구로부터 120,000km 영역은 지구 자기장의 변형이 끝나는 지점이고 풍향계의 꼬리 모습을 하고 있는 부분으로 길게 늘어진 서로 다른 두 개의 자기장이 재결합하는 부분이다.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오로라가 발생할 때 이 영역으로부터 강력한 플라스마 입자가 지구로 날아오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오로라 발생과 전류의 단절, 자기장의 재결합 현상 중 어떤 것이 가장 먼저 일어나는가에 관하여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일치된 의견이 없었다. 지금까지의 오로라 발생에 대한 설명을 알기 쉽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전류의 단절 이론 자기선 재결합 이론
0초 전류의 단절 0초 자기선 재결합
30초 오로라 발생 90초 전류의 단절
60초 자기선 재결합 120초 오로라 발생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인 오로라를 일으키는 자기 소폭풍이 발생하는 장소와 그 원인을 밝히기 위해 2007년 2월 17일 NASA의 탐사위성 5개를 실은 델타II 로켓이 발사되었다. 이 탐사계획의 이름은 THEMIS(Time History of Events and Macroscale Interactions during Substorms)이다. 오로라가 발생하는 원인인 소폭풍은 우주의 먼 곳에서부터 시작되며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발생하는 매우 거대한 크기의 물리적 현상이기 때문에 이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서 지구와 우주의 각 지점을 동시에 관찰했다.

이때 인공위성 5대를 원하는 위치에 동시에 정렬하여 전류의 단절과 자기선의 재결합 중에서 어느 것이 오로라를 발생시키는 원인인지 밝혀내고자 하였다. 5대의 인공위성은 각각 자기장의 세기, 방향, 플라스마 입자 밀도, 고주파 라디오 전파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장착하고 있으며 미리 정해진 우주공간상의 위치에 일정한 시간마다(4일에 한 번씩) 정확하게 정렬하여 자기장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위 그림에서 s1과 s2는 자기선 재결합 여부를 측정하는 인공위성이며 나머지 3개는 전류의 단절을 측정하기 위하여 배치되었다.

지난 2008년 7월 24일에 NASA는 공식적으로 인공위성을 통해 지구 자기장의 변화를 측정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오로라의 발생원인인 소폭풍이 자기선의 재결합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측정하였다고 발표하였다. 발표에 의하면 지난 2008년 2월 26일 5대의 인공위성이 각각의 위치에 정렬하여 있었고 지구의 자기장도 고요한 상태에 있었다. 그런데 태양풍의 에너지를 가득 포함한 채 변형되었던 자기장이 재결합하면서 갑자기 엄청난 에너지가 방출되는 폭발 현상을 관찰하였다.

대략 진도 5 정도에 해당하는 에너지가 방출되며 지구 방향과 그 반대방향으로 각각 플라스마 탄환(plasma bullets)이라 불리는 플라스마 입자들의 구름이 발생한 것이다. 지구 방향으로 향한 플라스마는 극지방으로 몰리면서 대기와 충돌하여 아름다운 오로라를 형성하였고 반대 방향의 우주로 향한 플라스마는 아무 해를 입히지 않고 우주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관측 결과에 의하면 자기선 재결합은 지구-달 사이의 1/3되는 지점에서 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30여 년간 과학자들 사이에서 결론이 나지 않았던 오랜 숙제가 해결되는 순간이었다.

인류는 끊임없이 우주를 관찰하고 연구하여 우주 탄생의 비밀을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번 탐사계획도 지구와 태양이 어떤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지 과학적으로 밝혀내는 노력의 하나였다. 또한 그 노력과 함께 간직되었으면 하는 소망은, 겨울 밤하늘에 펼쳐지는 오로라를 보면서 가슴 한편에 느껴지는 오로라에 대한 낭만일 것이다.

글 : 이창진 교수(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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