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TURE]미래의 에너지, 절약과 효율이 대세!

2013년 KISTI의 과학향기에서는 올 한 해 동안 매월 1편씩 [FUTURE]라는 주제로 미래기술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칼럼에서 언급된 미래기술은 KISTI에서 발간한 <미래기술백서 2013>의 자료를 토대로 실제 개발 중이며 10년 이내에 실현 가능한 미래기술들을 선정한 것입니다.
미래기술이 상용화 된 10년 이후 우리의 생활이 어떨지, 또 이 기술들로 인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를 이야기로 꾸며 매월 셋째 주 월요일에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과학향기 독자 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2023년 6월 17일. 봄이 잠시 머무르나 싶더니 연일 섭씨 3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유월을 점령해 버렸다. 새내기 신입사원 김새경 씨는 가장 먼저 사무실에 도착했다. 사전 인식장치로 사무실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조명도 알아서 켜지더니 친근한 안내음이 들린다.

“실내 온도를 몇 도로 유지할까요?”
“오늘 하루 26도 유지하면 좋겠지.”
“네, 알겠습니다.”

이제 가정은 물론 사무실과 공장에선 지능형 에너지 관리시스템 기술¹⁾이 활용돼 쾌적한 실내 환경 유지는 물론 에너지 소비도 자동으로 최적화되고 있다. 하루 중 출퇴근 시 온도와 가장 더운 온도를 파악해 냉방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으며 기적으로는 계절별 온도 조절도 가능하다. 그리고 직원들이 가장 집중력이 떨어지고 피곤한 시간을 파악해 알아서 공기청정도 해준다. 빅데이터와 스마트 기능이 결합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사무실과 공장에 전면적으로 이런 시스템을 설치한 것은 에너지 절약과 효율을 위해서다. 에너지가 부족한 곳이 없도록 에너지 공급에 만반의 준비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원칙이지만 이산화탄소 배출 등의 문제로 발전소를 무한정 지을 수는 없는 게 고민거리다. 그래서 정부는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로 정책 방향을 선회했다. 현실적으로 발전소를 계속 짓는 것이 더 이상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011년 일본에서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2013년에 국내에서 일어난 원전 비리 사건이 문제였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전 세계에 원자력 발전의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됐다. 사실 원자력 발전은 화석 연료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지구온난화가 심화돼 가고 국제유가의 불안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가능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고를 통해 관리를 잘못했을 경우 원자폭탄에 버금가는 불상사가 발생한다는 것을 목격했다. 원자력 발전이야 말로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절대 안전의 영역이다.

그런데 2013년 국내에서 이러한 원전 안전성의 중요성을 무시하고 일부 원자력 관계자와 납품 업체들이 야합해 수년 동안 불량 부품을 납품하고 또 부품에 대한 시험 성적서를 위조하는 등 구조적인 비리가 발각됐다. 그로 인해 원전이 무더기로 가동 중단되는 지경에 이르러 그해 전력수급에 큰 차질을 일으킨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발 빠른 수사와 관련자 전원을 처벌해 이후 원전 비리를 뿌리 뽑을 수 있었지만 하마터면 작은 구멍이 큰 둑을 허물 듯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더 이상의 원전 건설은 국민들의 합의가 어려워 진행이 어렵게 된 것이다.

에너지의 수급이 한정되자 초점은 에너지 절약과 효율로 맞춰지기 시작했다. 과학자와 엔지니어들도 최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해 적은 에너지로 큰 효율을 낼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먼저 가정에서는 에너지제로하우스 건축 기술²⁾이 도입됐다. 이 기술로 인해 자연에너지만으로 난방, 급탕, 취사 및 각종 전기에너지원을 자체적으로 충당하는 주택이 만들어지고 전면적으로 보급됐다. 우리나라는 아파트의 거주 비중이 높기 때문에 아파트를 재건축하거나 리모델링할 때 이 기술을 엄격히 적용해 에너지의 절약과 효율을 극대화했다. 이로 인해 가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제로로 줄일 수 있었으며 주택관리비를 많이 줄여 가계에 도움이 되고 있다.

퇴근하기가 무섭게 김새경 씨는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서 자동차의 시동을 걸었다. 다이어트와 몸매 관리를 위해 에어로빅을 등록했는데 7시까지 학원에 도착해야 한다. 어? 그런데 세경 씨가 장만한 차는 청정 경유차도 아니고 수소연료차도 아니고 전기자동차도 아닌 색다른 스타일. 다연료(Multi-fuel)엔진 기술³⁾로 만든 신개념의 자동차. 하나의 엔진 시스템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의 연료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한마디로 연료 융합형 자동차다.

2023년이 됐지만 자동차는 전기자동차, 수소자동차, 청정디젤차 등 어느 한 기술로 천하 통일되지 못했다. 어느 한쪽으로 통일되는 순간 관련 에너지 공급에 부하가 걸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기자동차로 모든 자동차가 재편됐을 때 연료 충전을 위해 너도나도 플러그를 꽂는다면 전력 대란이 일어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래서 다연료(Multi-fuel) 엔진 자동차는 현실적으로 에너지를 가장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대안이 되고 있다.

퇴근시간 차가 밀리는 바람에 에어로빅 학원에 조금 늦게 도착한 새경 씨는 헐레벌떡 옷을 갈아입고 에어로빅실로 들어갔지만 이미 음악소리에 맞춰 격렬한 에어로빅이 진행되고 있었다. 몸에 붙어있는 살이라는 살은 모두 빼겠다는 기세로 몸을 흔들어대는 수강생들. 어떻게 보면 무의미한 몸짓과 에너지 낭비처럼 보이지만 이 학원은 에어로빅을 하면서 생기는 열, 진동, 소음 등을 전기에너지로 재생산하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⁴⁾을 활용해 모든 전기를 자체 충당하고 있다. 쿵쾅거리는 격렬한 에어로빅의 운동에너지는 에너지 하베스팅 소자 기술로 특수 설치된 바닥에 그대로 흡수돼 전기에너지로 변환되고 있다. 이렇게 아껴진 관리비로 이 에어로빅 학원은 수강생들에게 훨씬 저렴한 수강료를 받고 있다. 도랑 치고 가제 잡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2023년 미래의 에너지의 키워드는 ‘절약과 효율’이다. 모든 사무실이나 집, 공장, 자동차도 허투루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 또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도로, 계단에서도 에너지를 모은다. 그래서 꼭 필요한 만큼만 에너지를 생산하니 더 이상의 발전소를 세울 필요가 없어 상대적으로 설치에 필요한 비용도 감소되고 그만큼 위험도 감소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새경 씨는 조건 좋고 능력 많은 남자보다 연봉은 많지 않지만 돈을 아낄 줄 알고 효율적으로 쓸 줄 아는 남자한테 더 눈길이 간다. 그런 남자가 훨씬 미래가 밝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글 : 정영훈 과학칼럼니스트

[각주-미래 기술]
1) 건물, 공장 등의 지능형 에너지 관리시스템 기술(BEMS, 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 : 실내 환경과 에너지 성능을 최적화하기 위한 건물관리시스템. 에너지의 소비량과 장비나 시스템의 운전상태 등을 모니터링한 후 적절한 평가를 거쳐 다양한 에너지 소비량 분석, 비효율적인 장비 및 시스템의 파악, 최적의 자동제어시스템 구축 등 궁극적으로 쾌적한 실내 환경을 조성하면서 에너지 소비는 최소화 시키는 시스템. 3~4년 후 기술 실현 예정.

2) 에너지 제로하우스 건축 기술 :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에너지만을 이용해 난방, 급탕, 취사 및 각종 에너지원을 자체적으로 충당하는 주택. 2020년을 목표로 주택 유지비가 현저히 낮출 수 있고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에너지 제로하우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 7~8년 후 기술 실현 예정.

3) 다연료(Multi-fuel) 엔진 기술 : 하나의 엔진 시스템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의 연료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엔진. 다연료 엔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관건은 각 연료에 맞는 엔진 변화를 최적화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뿐만 아니라 내구성, 편의성 측면에서 전혀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는 것. 이미 다연료 엔진 기술을 사용한 제품들이 출시돼 있으며 최적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개발이 이루어질 전망. 3~4년 후 기술 실현 예정.

4) 버려지는 열, 진동, 소음 등을 전기에너지로 재생산하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 : 자연의 빛에너지, 인간 신체 또는 연소형 엔진으로부터의 저온 폐열에너지, 휴대용 기기 탑재/부착장치의 미세 진동에너지, 인간의 신체활동으로 인한 소산에너지 등을 흡수해 에너지 하베스팅 소자 기술을 통해 전기에너지로 변환, 전자기기의 전력으로 사용하는 환경에너지 재생형 에너지원. 1~2년 후 기술 실현 예정.

참고 : <KISTI 미래백서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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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쾅쿵쾅 우당탕탕 소리가 끊이지 않는 태연의 집. 태연과 똑같이 덩치 좋은 여자 아이 여러 명이 벌써 한 시간째 뛰어다니며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는 참이다. 견디다 못 한 아빠, 고함을 빽 지른다.

“그만! 그만하라고! 한 달 치 에너지를 생산하고도 남을 녀석들아!”

아빠의 생뚱맞은 고함에 동작을 뚝 멈춘 태연의 친구들. 서로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 곧 배꼽이 빠져라 웃어재낀다. 태연은 친구들 앞에서 이상한 얘기를 하는 아빠가 부끄럽다.

“깔깔깔. 태연아, 너네 아빠 완전 웃겨!”
“에너지 부족 국가에서 ‘에너지 만들 녀석’이라는 건 칭찬인거죠? 아싸, 더 쾅쾅 뛰고 놀자!”
“아빠, 진짜 빵꾸똥꾸야!”

태연은 빵꾸똥꾸를 외치며 엉엉 울어대고 친구들은 더 시끄럽게 날뛰고. 호떡집 열 곳이 동시에 불이 난 것보다 더 심난한 난리법석이다.

“스톱! 모두 조용! 사람들이 걷거나 뛸 때 생기는 충격을 전기로 전환하는 장치를 만들어서 우리집 바닥에 깔면, 너희들이 한 시간만 뛰어도 상당히 많은 전기를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얘기야. 실제로 미국 MIT는 이러한 압전기의 원리를 이용해서 군중발전소(Crowd Farm)라는 ‘에너지 수확기술’을 개발한 적이 있고 말이야.

“에너지 수확기술이요? 가을에 사과, 배, 벼를 수확하듯이 에너지를 수확한다는 말씀이세요?”

순식간에 상황은 급반전. 태연의 집은 불난 호떡집에서 과학교실로 바뀐다. 그러나 아빠 옆에 딱 붙어 모범생 흉내를 내는 아이가 하필 말자라니! 잘난척쟁이 말자를 집에 데려오는 게 아니었는데 싶은 생각에 태연의 얼굴은 한 번 더 구겨진다.

“오호, 너는 말을 좀 알아듣는구나. 말자라고 했지? 암튼, 과학기술은 사람들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방향전환을 한단다. 화석에너지가 부족하니까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고,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생각처럼 빨리 진보하지 못하니까 에너지 절약기술을 발전시키고, 그것만 가지고는 에너지 부족을 해결할 수 없으니까 이제 에너지 수확기술까지 등장시킨 것이지. 햇볕, 공기, 바람, 땅, 인체 등 에너지는 세상 어디에나 존재한단다. 그걸 주워 담아서 냉장고, 컴퓨터, 휴대폰 같은 생활 가전제품들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만 개발해 낸다면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자원이 생기는 셈이지.

“음... 온갖 가전제품에서 나오는 전파나, 인간의 운동에너지를 수확하는 건 어떨까요?”

“허거걱! 넌 정말 과학천재로구나. 과학자들과 똑같은 생각을 하다니! 말자 말처럼 최근 과학자들은 TV 방송국에서 송출하는 전파를 수확해서 1.5V 용량의 건전지처럼 사용하는데 성공을 했단다. 운동에너지도 마찬가지야. 캐나다 연구진들은 소형 발전기를 무릎에 장착한 다음 걸어다니기만 하면 저절로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발전기를 만들었데, 1분만 걸어도 휴대전화를 30분간 사용할 수 있을 만큼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하는구나. 심지어는 휴대전화 같은 전자기기를 배터리 없이 단지 몇 번 흔드는 것만으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어.”

“정말 대단한데요? 뭐든 생각대로 에너지로 만들 수 있다는 거잖아요! 체온으로 작동하는 MP3플레이어나 머리카락에 비벼 정전기를 내서 충전하는 전자사전, 이런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거죠? 그럼 혹시 소리도 에너지로 변환시킬 수 있을까요?”

“빙고! 물론이지. 공장의 온수 발전설비나 핵발전소에서 방출되는 폐기열을 모아서 음향 즉 소리로 전환시킨 다음에, 음파의 압력으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장치가 이미 개발되어 있단다. 환경오염 물질들을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니까 정말 꿩 먹고 알 먹는 방법이지. 근데 말자야, 너는 어쩜 그렇게 핵심만 콕콕 찍어서 얘기를 잘하니?”

“뭘요. 태연 아버지께서 해주시는 설명에 맞장구만 쳤을 뿐인데요. 그런데 태연이는 이렇게 훌륭한 아버지를 왜 빵꾸똥꾸라고 흉봤던 건지 알 수가 없네요. 아무래도 지적 수준이 아버지보다 너무 많이 떨어져서 자격지심에서 그랬던가 봐요. 하하”

아빠와 말자,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태연은 차오르는 분노를 더 이상 참기 힘들어 부르르 떤다.

“으으~ 아버지 그리고 왕재수 말자 너! 분노와 질투도 잘 수확하면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넌 어쩜 그리 말 안 되는 소리만 하냐. 말자를 좀 본받아라. 분노 같은 주관적인 감정이 측정이 가능하다고 생각...”

순간, 헐크로 변한 태연이 분노를 크허헉 폭발한다. 그러자 창문과 책상 위의 화분이 우당탕 깨지고 온갖 집기들이 들썩들썩한다. 그야말로 대단한 에너지다!

“오, 오마이갓. 태연아 너의 분노야 말로 수확만 잘 하면 한 나라를 먹여 살리고도 남을게 트, 틀림없어. 그러니까 제발 그만, 그만!!”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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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만화영화 ‘붕붕’에는 꽃을 유난히 좋아하는 차가 등장한다. 꽃 향기를 맡으면 힘이 솟는다는 설정의 자동차다. 꽃향기는 아니지만 쓰레기 가스를 맡으면 힘이 솟는 자동차가 국내에서 곧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시가 최근 상암동 월드컵공원 안에 쓰레기 매립가스를 이용한 차량용 수소충전소를 2010년까지 설립하기로 확정했다. 쓰레기 매립가스에는 수소의 연료가 되는 메탄가스가 40% 넘게 포함돼 있다. 여기서 힌트를 얻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매립가스로 수소를 만들어 차 연료로 쓰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월드컵공원은 옛날 서울의 쓰레기를 쌓아뒀던 난지도였고, 이곳에는 약 9,200만톤의 쓰레기가 묻혀 있다. 지금까지 여기에서 나오는 가스는 인근 아파트 단지의 난방 연료에 주로 쓰였다. 이런 사례는 외국에도 많지만 쓰레기 매립가스를 자동차 연료로 활용하는 계획은 국내 최초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수소는 태양열, 풍력 등과 함께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로 손꼽힌다. 지구상에서 수소는 독립된 분자 형태로는 잘 존재하지 않지만 산소와 결합한 물의 형태를 이루고 있고, 석유나 천연가스 같은 화석 연료나 각종 유기 물질에도 잔뜩 포함돼 있어 무한정 얻을 수 있다. 또 연소한 뒤에는 이산화탄소 없이 물만 배출하기 때문에 이만한 친환경 에너지도 없다. 특히 수소를 압축해서 저장하는 연료전지 기술이 개발된 뒤로 활용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현대기아자동차에서 제작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매립가스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석유나 천연가스보다 훨씬 싸고 매립가스를 줄이는 것 자체가 환경에도 좋으니 일석이조다. 난방에 쓰고 남은 매립가스를 수소가스로 바꾸어 저장하면 필요할 때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어떻게 매립가스에서 수소를 뽑아내는 걸까? 새로 들어설 충전소는 먼저 매립가스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메탄가스만 걸러낸다. 여기에 섭씨 700도의 수증기를 가하면 순도 99.999%의 수소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생산한 수소는 415기압으로 압축해두었다가 수소자동차에 공급하게 된다.

서울시는 내년 9월 충전소가 완공되면 생산한 수소를 이용해 공원을 순회하는 버스 2대와 승용차 1대를 운용할 계획이다. 앞으로 2억5,000만톤 규모의 김포 쓰레기매립지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까지 운용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첫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드물지만 쓰레기에서 수소를 생산하려는 시도는 이미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영국 런던의 한 폐기물 재활용 업체는 지난 3월 플라스마를 이용해 쓰레기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쓰레기를 밀폐된 공간에 넣고 섭씨 1만5,000도가 넘는 열을 가해 주면 공기가 전자를 방출하는 플라스마 상태가 된다. 이것이 쓰레기의 분자 결합을 끊어뜨려 가스가 되면 여기에서 수소를 분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쓰레기뿐 아니라 분뇨를 이용해 수소를 얻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일본 동경대는 올해 초 사람의 분뇨에서 수소연료를 분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분뇨 1㎥당 일반 형광등 하나를 4시간 동안 밝힐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연구팀 역시 지난해, 하수구 분뇨에서 배출되는 메탄가스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기술과 차량용 수소가스를 얻는 기술을 각각 개발했다.

<에너지연 내에 위치한 수소충전소.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분리해서 사용한다.>

국내에는 이미 서울을 비롯해 인천과 대전 등 총 6곳에 수소충전소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석유나 천연가스 등 화석 연료를 이용해 수소연료를 만들고 있다. 태양광이나 바람과 같은 자연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연구도 있지만 아직까진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제주도에 풍력 발전소와 결합한 수소충전소를 설치하는 계획이 있었지만 수년째 보류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고 자연에너지를 이용한 수소 연구가 점차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화석 연료 매장량이 한정적일 뿐 아니라 환경에 끼치는 영향도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아무리 깨끗한 수소에너지라고 해도 수소를 만드는 방법도 역시 깨끗하고 친환경적이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버려진 쓰레기에서 수소를 만드는 시도는 수소연구의 틈새시장을 잘 공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자연에너지를 이용한 수소연구의 부족한 경제성을 화석 연료를 쓰지 않고 버려진 쓰레기로 채웠기 때문이다.

난방 연료에서 자동차 연료까지, 거듭되는 쓰레기의 변신은 신재생에너지에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 원료비가 들지 않으면서 환경오염도 없는 쓰레기 가스로 달리는 수소자동차는 그야말로 일석이조라 하겠다. 녹색 성장의 큰 축은 어쩌면 쓰레기 기술, 쓰레기 경제가 담당할지 모를 일이다.

글 :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과학전문기자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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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매일 직장으로, 학교로 안전하게 데려다 주는 자동차는 이제 우리에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었다. 최근 국내 자동차 보유 대수가 1,600만대 이상이라고 하니 상당히 어마어마한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 대수가 많은 만큼 그 부산물 또한 엄청나게 많은 양이 쏟아지는데 가장 대표적인 예로 폐타이어를 꼽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차 한 대에 타이어가 4개이므로 폐차의 수보다 폐타이어의 수가 곱절은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연간 수십억 개가 넘는 폐타이어가 발생하기 때문에 여러 나라에서 폐타이어 재활용을 시도해 왔으나, 환경오염물질인 카본(검댕)을 처리하는 비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폐타이어 재활용은 폐타이어를 분해하여 오일을 부산물로 얻어,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하는 시스템이 핵심이 되어 왔으며, 이 시스템만이 폐타이어 문제를 지구상에서 완전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되어 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재활용 시스템은 가장 근본적인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첫째는 폐타이어를 열분해하기 위하여 폐타이어를 가열하는 방법의 문제이며, 둘째는 폐타이어를 열분해한 후 얻어지는 카본의 처리 문제이다.

폐타이어를 열분해하는 방법에는 크게 직접가열식과 간접가열식으로 나눌 수 있다. 직접가열식은 연소가스를 통하여 과량의 산소가 동반되므로 내부에서 발생하는 오일증기와 함께 폭발이 일어나기 때문에 위험하다. 또한 연소공기가 직접 주입되므로 많은 수분이 제품에 섞인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고온의 산소와 고무가 반응하여 다량의 카본이 생겨 제품에 섞여 얻어지는 오일의 품질이 매우 불량하다. 간접가열식은 낮은 열효율로 인해 연료의 소모가 많아서 얻어지는 오일의 상당 부분을 연료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시스템 전체의 경제성에 문제가 있다.



그림은 최근 개발된 폐타이어 재활용 시스템의 개략도이다. 폐타이어를 플랜트의 통에 넣고 섭씨 450도의 이산화탄소와 질소가스를 흐르게 하면 타이어가 녹으면서 기름과 가스가 나온다. 여기서 기름을 추출하고, 플랜트가 추출된 기름을 걸러 휘발유, 경유로 분류한다. 그리고 기름과 함께 발생하는 가스와 검댕은 다시 공장가동에 필요한 원료로 사용하여 시스템 내부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전기 및 열에너지를 자급자족하도록 했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이 시스템은 폐타이어 열분해를 위한 폐타이어의 가열 방식을 직접가열식으로 하면서 불연성 가스인 이산화탄소나 질소가스를 캐리어 가스로 사용하였다. 캐리어 가스는 플랜트 통의 폐타이어를 열분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스로, 불연성 가스를 흐르게 함으로써 폭발의 위험성을 없앴고, 얻어지는 오일도 최상의 품질로 얻을 수 있도록 하였다. 기름의 추출 효율 또한 48%에 달해 폐타이어 1kg을 처리했을 때 기름이 거의 절반가량 나온다.

부산물인 폐카본은 열교환기에서 소각시켜 여기서 얻어지는 열중 30%는 다시 플랜트 통의 폐타이어를 열분해하기 위해 캐리어 가스 가열용으로 사용된다. 나머지 70% 열중 60%는 고압 스팀을 발생시켜 소형 증기터빈을 가동하여, 시스템에 필요한 전기를 생산한다. 또한 증기터빈을 나온 저압 스팀은 흡수식 냉동기를 가동하여, 시스템에 필요한 냉수를 얻는다. 이 과정을 거친 후 마지막으로 남은 10%의 열은 폐가스 세정탑에서 황산화물(SOx)을 처리할 때 쓰인다.

폐타이어 재활용 기술을 비롯해 폐타이어 재활용 산업은 여러모로 전망이 밝다. 다른 폐기물은 발생처가 산재해있어 수거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반면 폐타이어는 주로 폐차장이나 타이어 교환처에서 발생하므로 비교적 수거가 쉽다는 이점이 있다. 기존의 폐타이어 재생 산업이 카본을 처리하는 비용 때문에 경제성이 없었다면, 이 기술은 카본을 공장을 돌리는 연료로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환경보호와 경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게 되는 것이다.

버려도 썩지 않고 태우려고 해도 냄새와 오염이 심해 골칫덩이였던 폐타이어가 고유가 대책으로 효과적인 에너지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렇게 현명한 재활용 방법으로 폐타이어가 ‘보물타이어’가 되었듯, 이번 기회에 우리도 지난날 보잘 것 없다고 생각하고 무심코 버렸던 생각들을 다시금 돌이켜 보는 건 어떨까.

글 : 전영민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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