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시아닌'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5.06.22 [COOKING의 과학] 땅 속의 사과, 감자!
  2. 2010.12.06 검정콩의 효능, 과학적으로 증명하다!
  3. 2010.10.18 단풍에도 이유가 있다? (1)

[COOKING의 과학] 땅 속의 사과, 감자!

 

먹는 것은 삶의 가장 기본적인 일이죠. 모두가 어려웠던 옛날에는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이 우선이었지만, 요즘 트렌드는 맛있는 음식을 건강하게 먹는 것입니다. 그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TV 프로그램에서는 요리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늘어났고, 최근에는 메인 시간대에 편성되면서 대중의 인기를 받고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블로그나 카페에 다양한 요리법이나 영양소에 대한 내용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2015년 과학향기에서는 [COOKING의 과학]이라는 코너를 신설해 매월 제철 음식을 소개하고, 그 속에 담긴 영양소도 함께 전달하고자 합니다. 과학향기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자는 우리 식탁에서 늘 만날 수 있는 식재료로 생각해 제철개념이 없는 편이다. 그러나 감자는 지금 6월부터 10월까지가 제철이라 이 시기는 특히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하다. 감자하면 포테이토칩이나 프렌치프라이를 떠 올려 간식거리로 생각하지만 쌀, 밀, 옥수수와 더불어 세계 4대 식량작물이며 건강하게 잘 먹는 것이 필요하다. 

감자는 약 7천 년 전 페루 남부에서 재배되기 시작해 안데스 산맥에서 잉카인들의 식량이었다. 그 후에 스페인 사람들에 의해 유럽과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현재는 전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작물이 됐다. 처음 유럽 사람들은 이 감자를 관상용의 정원 식물로 키웠으며 심지어는 최음제로 오인하기도 했다. 또한 악마의 식물이라 하여 심한 배척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메마른 땅에서도 잘 자라고 풍부한 탄수화물성분으로 인해 감자는 곧 유럽의 기근을 해결해주는 중요한 작물이 됐다. 특히 18~19세기 즈음 세계적으로 급격한 인구 증가로 인한 인구 부양 문제가 심각해졌을 때 감자는 싸고 실용적인 농작물로 자리 잡았다. 아마도 감자라고 하면 고흐의 어두운 배경의 ‘감자 먹는 사람들 The Potato Eater’(1885)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인데, 이 당시 감자는 가난한 소작인들의 주식이자 생명줄이었다. 감자는 16세기경 네덜란드의 상인들에 의해 중국에 전래됐고, 국내에는 1824년경 만주의 간도 지방으로부터 전래됐다고 보고 있다. 
 

그림. 감자 먹는 사람들(The Potato Eaters), 빈센트 반 고흐, 1885년, 반 고흐 미술관
(출처 : wikimedia commons)



‘감자(甘藷)’는 북방에서 온 고구마라는 뜻인 북방감저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고, 감자를 들어 올리면 말에 달린 방울들이 모여 있는 것 같이 생겼다하여 ‘마령서(馬鈴薯)’라고도 불렸다. 이렇게 감자와 고구마는 생긴 모양이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작물이다. 감자는 고추, 가지, 토마토, 담배와 함께 가지과(Solanaceae)에 속하는 작물이다. 감자에서 식용하는 부위를 흔히 고구마처럼 ‘뿌리’부분인 것으로 여기는 오해가 있지만, 사실 줄기가 변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고구마의 뿌리와는 근본적으로 생성 원인이 다르다. 

감자는 알고 보면 영양과 효능도 좋은 편이다. 우선 영양성분을 살펴보면 감자는 수분 75%, 녹말 13~20%, 단백질 1.5~2.6%, 무기질 0.6~1%, 환원당(reducing sugar) 0.03mg, 비타민C 10~30mg을 함유하고 있다. 감자의 주성분은 전분, 즉 탄수화물이다. 사람들에게 주로 에너지를 준다. 또 철분, 칼륨과 같은 중요한 무기성분 및 비타민C,· B1,·B2, 나이아신과 같은 인체에 꼭 필요한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다. 

감자는 밀가루보다 더 많은 필수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다. 감자에는 특히 비타민C가 많은데 고혈압이나 암을 예방하고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와 권태를 없애는 역할을 한다. 다른 채소들은 불을 가해 조리를 하면 대부분 파괴되는 데 비해, 감자의 비타민C는 익혀도 쉽게 파괴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 감자에는 수박이나 사과에 다량 들어 있다는 칼륨이 4배 이상 많다. 칼륨은 나트륨의 배출을 도와 짜게 먹는 식습관을 가진 우리들에게 유익하며, 고혈압 환자의 혈압 조절에 도움을 준다. 

또한 당뇨환자들에게 좋지 않은 소금기를 몸 밖으로 없애는 역할을 한다. 소금기 있는 음식을 금방 줄이기 힘든 당뇨환자들이 감자를 다른 음식과 병행해서 먹는다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식물성 섬유질인 펙틴이 들어있어 변비에 특효가 있다. 감자는 염증 완화, 화상, 고열, 편도선이나 기관지염에 효과가 있다고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다. 

실제 그동안 구전으로 전해져 오는 효과들은 실험을 통해서도 밝혀지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감자의 생즙을 관절염 및 통증을 억제하는 민간요법으로 사용했다. 감자 추출물의 항산화 활성을 본 결과, 자유라디칼*을 제거하고 우수한 환원력 등으로 감자 추출물의 항산화력을 실험을 통해 검증했다. 

감자의 폴리페놀 성분이 흰쥐의 생체 내 과산화지질(lipid peroxide)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에서는 콜레스테롤을 투여한 흰쥐의 간장에서 과산화지질을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유색감자 추출물의 항산화 및 항고혈압 활성’에 대한 연구에서도 적색과 보라색 안토시아닌 색소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고, 항산화 및 항고혈압 활성이 높음을 확인했다. 유색감자는 시각적인 맛을 증대시키고 또한 기능성이 증대된 식용감자로서의 이용가치가 충분하다고 보았다. 

그럼, 어떤 감자를 구입해 보관하는 것이 좋을까? 감자는 표면에 흠집이 적고 눈이 얇으며 매끄러운 것을 선택하고 무거우면서 단단한 것이 좋다.싹이 나거나 녹색 빛깔이 도는 것은 피하도록 한다. 감자의 싹이 돋는 부분은 솔라닌이 있으므로 싹이 나거나 빛이 푸르게 변한 감자는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감자에 싹이 올라 있으면 씨눈을 깊이 도려내고 사용해야 한다.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하고, 검은 봉지나 신문지, 상자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 껍질을 까놓은 감자는 갈변이 일어나기 때문에 물에 넣어 놓아야 한다. 찬물에 담가 물기를 제거한 후, 비닐봉지나 랩에 싸서 냉장 (1~2℃) 보관하는 것이 좋다. 감자 보관온도는 7~10℃가 적당하며, 적정 온도에서는 몇 주 간 저장 가능하다. 집에서 상온에 보관할 경우에는 1주일 안에 먹는 것이 좋다. 

감자는 어떻게 조리해 먹는 것이 좋을까? 감자는 삶아서 주식 또는 간식으로 하고, 굽거나 기름에 튀겨 먹기도 한다. 볶음, 전, 탕, 국, 범벅, 서양요리 등 다양한 음식에 쓰이고 있다. 감자는 희석식 소주의 원료와 알코올의 원료로 사용되고, 감자녹말은 당면 원료로도 이용되고 있어 우리들은 알게 모르게 감자를 많이 섭취하고 있다. 감자는 설탕으로 간을 하는 경우, 감자의 비타민 B1이 설탕을 대사하는 과정에서 소비되어 영양학적으로는 좋지 않다. 

요즘 같이 감자가 제 철인 때에는 맛이 좋은 생감자를 쪄서 그대로 먹으면 감자 맛과 영양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유독 잘 붓거나, 평소 위궤양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감자를 간 즙이나 감자수프, 감잣국 등을 섭취하면 더욱 좋다. 또한, 가능하다면 기름에 튀기는 조리방법은 피하는 것이 감자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 감자의 영양성분(100g 기준) 
에너지(kcal) 80
수분(%) 78.1
단백질(g) 1.5
지질(g) 0.2
탄수화물 당질(g) 18.5
무기질 칼슘(㎎) 3
섬유소(g) 0.5
나트륨(㎎) 3
칼륨(㎎) 420
비타민 B1(㎎) 0.17
B2(㎎) 0.04
나이아신(㎎) 1.2
C(㎎) 18


*자유라디칼 : 자유라디칼이란 외곽 전자각에 단일 홀전자를 갖고 있는 원자나 분자를 말한다. 노화에 관한 자유라디칼 이론에서는 세포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유라디칼로 인한 손상이 축적되면서 노화가 된다고 말하고 있다. 자유라디칼을 제거한다는 것은 노화의 원인이 되는 세포 손상을 억제 시키는 것이다. 

글 : 정혜경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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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콩의 효능, 과학적으로 증명하다!

몸에 좋은 음식을 거론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콩’. 그중에서도 검정콩은 일반 콩보다 노화방지 성분을 4배가량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성인병예방은 물론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다양한 먹을거리에 활용되고 있다. 차(茶)를 비롯해 두유, 선식, 과자 등 검정콩이 함유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식품들에는 ‘웰빙’이라는 단어가 붙는다.

검정콩은 예로부터 시력 증진, 해독 작용 및 소갈(消渴, 갈증으로 물이나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데도 몸이 마르고 소변 양은 많아지는 병) 치료로 사용돼 ‘약콩’이라 불리며 한국의 전통 식문화로 자리 잡았다. 검정콩에는 양질의 단백질뿐 아니라 지질, 비타민 B1, 비타민 B2, 비타민 E 등의 영양소가 들어있다. 모발이 성장하기 위한 필수 성분인 시스테인도 함유하고 있어 탈모 방지에도 효과가 있다. 또 검정콩에 함유된 이소플라본은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노화 원인 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검정콩은 껍질에도 버릴 것이 없다. 씨껍질에 함유된 안토시아닌 색소는 몸에 유해한 활성산소를 없애주는 항산화작용을 한다. 안토시아닌은 단풍이 드는 이유를 설명할 때 항상 언급되는, 붉은색을 내는 색소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색소는 식물체 방어물질의 일종으로, 블루베리를 비롯한 여러 식물의 씨앗, 꽃, 열매, 줄기, 뿌리 등에 들어있다. 검정콩의 씨껍질은 검정색이지만 실제로 콩을 물에 불리면 붉은색으로 우러난다. 붉은색 색소인 안토시아닌이 집적돼 있어 우리 눈에 검정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검정콩에 함유된 안토시아닌 색소는 3가지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2010년 9월, 농촌진흥청 두류유지작물과의 콩 연구팀이 기존의 안토시아닌 색소 외에 6가지를 새롭게 밝혀내면서 다시 한 번 검정콩이 주목받고 있다. 안토시아닌 색소는 기본 골격인 안토시아니딘에 당이 붙어있는 분자구조로 존재하는데, 이들이 결합하는 형태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안토시아닌 색소가 생성될 수 있다.




▲안토시아닌 분자구조


검정콩에 함유된 안토시아닌 색소 중 이미 알려져 있는 3가지 색소는 델피니딘-3-글루코사이드(delphinidin-3-glucoside), 시아니딘-3-글루코사이드(cyanidin-3-glucoside) 및 페튜니딘-3-글루코사이드(petunidin-3-glucoside) 성분이다. 전체 안토시아닌 성분의 93~95%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각종 과일, 채소, 곡류 등에 많이 함유돼 있다.

콩의 주요 안토시아닌인 ‘델피니딘-3-글루코사이드’ 성분은 식품 부패균인 사카로미세스 세레비시아(Sacchromyces cerevisiae) 균에 대한 항균작용 및 유방암 억제 효과 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시아니딘-3-글루코사이드’ 성분은 다른 안토시아닌에 비해 가장 연구가 많이 이루어진 색소로 각종 항암작용, 위장보호, 염증억제, 항산화 작용 및 궤양 예방 등의 효과가 있다. 특히 이들 안토시아닌은 몸 속 소화기관을 거치는 과정에서 분자구조 중 당이 분리돼 안토시아니딘으로 변하는데, 이 구조는 인체에 더 강력한 생리 활성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안토시아닌의 다양한 생리 활성 기능이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합성착색료를 대신해 음료나 식품에 첨가하는 천연색소로도 실용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분석 장비와 성분 분리 기술이 진보하면서 미량의 성분도 분석할 수 있게 됐다. 농진청이 이번에 새롭게 분리•동정한 검정콩의 안토시아닌은 카테친-시아니딘-3-글루코사이드(catechin-cyanidin-3-glucoside), 델피니딘-3-갈락토사이드 (delphinidin-3-galactoside), 시아니딘-3-갈락토사이드 (cyanidin-3-galactoside), 펠라고니딘-3-글루코사이드(pelargonidin-3-glucoside), 페오니딘-3-글루코사이드(peonidin-3-glucoside) 및 시아니딘 (cyanidin)이다. 검정콩에서 이들 6개의 안토시아닌 성분이 차지하는 비율은 총 안토시아닌의 5~7% 정도다.

그렇다면 이 적은 양의 색소들을 어떻게 분리한 것일까. 연구팀은 검정콩 씨껍질을 40% 메탄올 수용액으로 추출해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HPLC) 분석을 했다. 그 결과 기존 3가지 성분 외에 많은 안토시아닌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 존재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역상 칼럼크로마토그래피’ 라는 분리법을 사용했다. 이 분리법을 반복 수행하며 기존 3가지 안토시아닌 외에 3가지 성분(시아니딘-3-갈락토사이드, 펠라고니딘-3-글루코사이드, 페오니딘-3-글루코사이드)을 우선적으로 순수 분리했다. 여기서 칼럼크로마토그래피의 원리는 초등학교 때 분필에 검정색 수성 펜으로 점을 찍은 뒤 분필을 물에 세워두면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으로 띠가 분리되는 원리와 같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순수 분리한 안토시아닌 화합물은 핵자기공명분광기(NMR), 질량분석기(MS), 적외선 분광기(IR) 등에서 얻은 데이터를 종합해 그 구조를 밝힐 수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3종류의 안토시아닌은 극히 미량으로 존재했기 때문에 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피와 질량분석기를 혼합한 HPLC-MS 온라인 분석 방법을 이용해야 했다.



▲색소 분리 및 구조 규명에 관한 간략한 구조도. 자료 제공 :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안토시아닌은 각 성분마다 생리 활성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9종에 이르는 다양한 색소성분이 검정콩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그 만큼 다양하고 더 강한 생리 활성을 갖는다는 것을 뜻한다.

농진청 두류유지작물과 콩 연구팀의 하태정 박사는 “새로 확인된 6가지 안토시아닌의 다양한 생리 활성에 관한 연구는 많은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져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며 “새로운 색소들은 다양한 생리 활성을 보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농진청 콩 연구팀 역시 계속해서 검정콩 안토시아닌의 생리 활성 우수성을 연구하고 있다. 과학적으로도 그 효능이 입증된 검정콩, 앞으로도 콩과 관련된 새로운 연구결과들을 기대해본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도움 : 하태정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두류유지작물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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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가면서 온산의 나뭇잎들이 울긋불긋 물들어가고 있다. 2010년 전국 단풍 홍보대사를 뽑는 날, 단풍잎들은 서로 자기가 더 예쁘다며 자신을 홍보대사로 추천하는데….

단풍잎 : 가을을 대표하는 절세미인 하면 푸른 잎을 붉게 물들인 나 단풍잎이지!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을 묘사할 때 쓰이는 ‘녹빈홍안(綠鬢紅顔)’이라는 사자성어 들어봤지? 윤이 나는 검은 머리와 고운 얼굴이라는 뜻인데, 오죽하면 고운 얼굴을 붉을 ‘홍’자로 표현했을까~
은행잎 : 흥, 노랗게 물들인 내 잎들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니? 은근하고 우아한 멋으로는 나를 따라올 상대가 없다고! 게다가 초봄에 새로 싹트는 어린잎도 거의 노란색으로 일생을 시작한단 말이야. 참, 초봄의 새싹도 단풍이라고 하는 거 몰랐지? 자고로 홍보대사를 하려면 나처럼 상식도 풍부해야 한다고!

단풍잎과 은행잎이 티격태격 하는 사이, 사시사철 변함없이 푸름을 자랑하는 소나무 할아버지가 말했다.

소나무 : 허허~, 그러지 말고 너희 둘이 힘을 모아 함께 홍보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잊지 말거라, 너희들은 함께할 때 훨씬 아름답단다.

만산홍엽(滿山紅葉). 말 그대로 온 산의 나뭇잎이 붉게 물드는 계절이다. 매년 어김없이 찾아오는 단풍은 어떻게 드는 것일까?

단풍(丹楓)은 기후 변화에 의해 나뭇잎에 생리적 변화가 일어나 녹색 잎이 붉게 변하는 현상을 말하며, 광범위하게는 황색 및 갈색으로 변하는 현상까지도 포함한다. 단풍은 나무가 겨울나기를 위해 ‘낙엽 만들기’를 준비하면서 만들어진다. 가을이 되면 나무는 나뭇잎으로 가는 물과 영양분을 차단하게 된다. 이 때문에 나뭇잎에 들어 있던 엽록소는 햇빛에 파괴되면서 양이 줄게 되고, 결국 나뭇잎의 녹색은 점차 사라지게 된다. 대신 종전에는 녹색의 엽록소 때문에 보이지 않던 다른 색의 색소가 더 두드러져 나뭇잎이 다양한 색을 나타내게 되는 것이다.

색깔별로 살펴보면 붉은 단풍은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진 영양분(당)이 기온이 떨어지면서 이동이 느려지는데, 액포에 당이 많을수록 안토시아닌과 당이 결합해 단풍색이 훨씬 더 밝아진다. 당은 일교차가 클수록 잘 만들어지기 때문에 가을 일교차가 클수록 단풍이 아름답게 물든다. 이밖에 황색 및 갈색 단풍은 각각 노란색의 카로틴 색소와 크산토필 색소에 의해 자신의 색을 띄게 된다.

광합성을 하는 식물들은 밤에는 호흡으로 당을 소비한다. 기온이 낮으면 호흡량이 줄어 상대적으로 당이 많아지는 것이다. 또한 잎자루 아래에 떨켜가 생겨 잎에서 만들어진 당이 줄기로 내려가지 못하고 잎에 쌓이게 되는데, 이러한 이유도 단풍이 드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단풍에 대한 특이한 연구결과도 있다. 뉴욕 콜게이트 대학 연구진은 ‘단풍의 붉은색은 경쟁자를 제거하고 자신의 종족을 보존하기 위한 일종의 독이자 방어막’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단풍나무처럼 붉게 물든 나무들은 주변에 다른 종의 나무가 자라지 못하도록 독을 분비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다른 색의 단풍과는 달리 붉은 색의 단풍에서만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에 주목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단풍나무의 붉은 잎과 파란 잎, 너도밤나무의 노란 잎과 녹색 잎을 채취해 각각 상추 씨앗 위에 뿌려 발아 정도를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단풍나무의 붉은 잎이 다른 색의 잎들에 비해 상추 씨의 발아율을 크게 감소시켰음을 밝혀냈다.

붉은 단풍의 색소는 다른 성분이 파괴된 뒤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나무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생성하는 일종의 독이자 방어막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가을에 붉은 단풍잎이 떨어지면 안토시아닌(antocyanin) 성분이 땅 속으로 스며들어 다른 수종의 생장을 막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토시아닌이 어떠한 방법으로 다른 수종의 생장을 막는가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가 주목할 것은 단풍의 그 화려한 아름다움 속에 이처럼 생존과 종족 보존을 위한 숨겨진 이면이 있다는 점이다. 바로 이러한 결과들이 연구자들에게는 단풍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도록 하며, 우리에게는 단풍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를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일 것이다.


★ 2010년 단풍 절정기 Tip! <자료제공 : 기상청>
- 오대산 : 10월 17일
- 설악산 : 10월 20일
- 지리산 : 10월 21일
- 치악산 : 10월 24일
- 북한산 : 10월 31일
- 계룡산 : 10월 31일
- 한라산 : 10월 31일
- 주왕산 : 11월 1일
- 속리산 : 11월 2일
- 내장산 : 11월 11일

글 : 과학향기 편집부

※ 과학향기 제360호 ‘생존을 위한 킬러본능-단풍(2005년 10월 28일자)’에서 일부 내용을 발췌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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