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큐'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5.10 IQ 수치가 전부가 아닌 이유! (1)
  2. 2010.01.22 동물 아이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3)

태연, TV를 보다 말고 눈물을 글썽이며 아빠에게 간다.

“아빠, 아무래도 저는 오래 못 살 거 같아요. 그동안 제가 잘못한 게 많아요. 죄송해요.”
“아니 태연아, 그게 무슨 말이냐.”

“방금 TV에서 봤는데요. 어릴 적 지능지수(IQ)가 낮으면 장수하기 힘들데요. 영국에서 조사해보니까 76세 이전에 죽은 사람들의 평균 IQ는 97인데, 76살 이상 산 사람들은 102라잖아요. 그럼 IQ가 93인 저는 훨씬 더 일찍 죽게 되겠죠?”

“하하, 겨우 그런 걸로 운거니? 걱정 마. 그건 단지 통계수치가 그렇다는 얘기고,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란다. 또 IQ는 어떤 검사지를 선택했는가에 따라 편차가 클 수 있어. 우리나라에서만 백 개가 넘는 검사지가 사용되지. 그러니까 IQ를 단순 비교하는 건 각기 다른 문제지로 시험을 푼 다음 점수를 비교하는 것과 같은 거란다.”

“정말요? 그런데 IQ 같은 건 누가 만든 거예요? 누군지는 몰라도 기분 나빠요!”

IQ 테스트는 1912년 독일의 심리학자 빌헬름 슈테른이 만들었단다. 기억력,계산력,추리력,이해력,언어능력 등을 종합 검사해 지적능력을 표현한 건데, 평균 100 정도가 나오도록 검사지를 만들지. 흔히 150이 넘으면 천재라고 하는데 독일의 시인 괴테가 190, 아인슈타인은 180이었다고 해.”

태연, 한숨을 푹 쉰다.

“어쨌든 너무해요. 아빠는 120, 엄마는 전체인구의 상위 2% 안에 드는 뛰어난 IQ를 가진 사람들만 가입한다는 멘사 회원인데. 전 어떻게 93이냐고요.”

“IQ는 유전보다는 환경적인 요인이 더 크단다. 지능은, 태어나면서부터 외부의 여러 가지 자극에 의해 뇌세포의 신경망이 얼마나 잘 연결되는가에 따라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좋은 자극을 반복적으로 자주 준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훨씬 더 지능이 발달되지. 또 미국 하버드대의 하워드 가드너 교수의 ‘다중지능’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언어지능, 논리·수학지능, 공간지능, 신체·운동지능, 음악지능, 인간친화지능, 자기성찰지능, 자연지능 등 매우 여러 가지 지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IQ만 가지고 지능을 판단하는 건 잘못이라는 주장도 있어.

“엥? 언어나 음악지능 같은 건 알겠는데 인간친화기능, 자연지능 이런 건 뭐에요?”
“인간친화지능은 대인관계를 잘 이끌어가는 능력인데 이 지능이 뛰어나면 조직의 리더나 정치인의 재능이 있다고 할 수 있고, 자기성찰지능은 사람의 정서와 심리를 파악하고 적절히 드러내며 조절하는 재능 그리고 자연지능은 조류학자나 곤충학자처럼 자연환경을 인식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말하는 거란다. IQ가 뛰어나지 않아도 다른 지능이 높으면 얼마든지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 걱정 안 해도 돼.

“글쎄요... 그런데 전, 그런 지능도 별로인거 같아요.”

아빠, 태연의 기를 살려주려 계속해서 얘기를 해보는데도 점점 의기소침해지는 태연을 보자 마음이 아프다.

“음... 그렇지만 넌 아주 판단력이 뛰어나잖니. 무엇을 먹을지, 어떤 사람을 만날지, 집을 살지 팔지 등 사람은 언제나 뭔가를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데, IQ가 뛰어난 사람이라고 꼭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란다. 우리 뇌는 정보를 자동적으로 빠르게 처리하는 직관(intuitive)체계와 깊이 생각하고 판단하는 숙고(deliberative)체계로 이뤄져 있지. 그런데 IQ가 180인 사람이라도 빨리해야 할 판단을 심사숙고하거나 깊이 고민해야 할 판단을 후다닥 해치워버린다면 결코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없어.

“하긴, 판단력은 뛰어난 것 같아요. 아빠한테 무슨 말을 해야 피자를 얻어먹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친구 인형을 빌려 놀 수 있는지 순간적으로 판단하는 건 정말 제가 생각해도 ‘귀신’같거든요.”

이때, 태연과 아빠 옆으로 엄마가 과일접시를 들고 나온다. 순간, 태연의 입가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가 떠오른다.

“멘사 회원인데다 미인이며 성격까지 좋은 엄마가 아빠를 선택한걸 보면 IQ가 높다고 다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건, 틀림없이 절대 아니에요. 그쵸, 아빠?”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드는 엄마.

“어머, 아냐. 엄마는 한 번도 아빠를 선택한 걸 후회한 적이 없단다. 물론 네 아빠 IQ가 92밖에 안 되는 건 알아. 그렇지만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과학자가 되셨잖니. 엄만 그 성실성에 완전 감동했어. 그래서 지금까지 아빠를 존경한단다.”

태연, 깜짝 놀라 눈이 둥그레진다. 그리고는 곧 아빠를 향해 증오의 레이저를 쏘아댄다.

“아빠!!! 그럼 저보다 IQ가 더 낮았던 거예요? 제 IQ가 아빠한테 유전된 거라고요? 그래놓고 여태 환경적인 영향이 크다고 그러신 거예요? 앙앙. 아빠 정말 실망이야! 아빠는 거짓말쟁이!”

“아, 아냐. 정말 환경적인 영향이 더 크다니깐... 정말이야...”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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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런 뉴스들이 자주 들려온다. 붕어가 개보다 영리하고, 까마귀의 지능이 침팬지와 비슷하고, 돌고래의 지능이 애초 알고 있는 것 보다 훨씬 못하다더니 하는 이야기 등이다. 자료를 뒤져보다 코끼리 아이큐 150, 돌고래 190, 침팬지는 60, 제일 좋은 사람이 215라고 한다. 그런데 내 아이큐는 80이다. 거의 침팬지 수준이라는데, 난 가끔 전문적인 글들도 써 내고 있다. 그렇다고 IQ 테스트가 잘못됐다는 건 아니다. IQ 테스트에서 그 많은 문제를 풀기가 지겨워 한 번호로 돌린 죄가 있기 때문이다.

IQ측정은 ‘시험’이기 때문에 집중력이 강한 사람이 유리하다. 최근 발표된 여러 자료를 보면 IQ로 지능지수를 평가하는 것의 신뢰성이 흔들린다고 한다. 대안으로 EQ(감성지수), SQ(영성지수)등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이들 역시 수치화하기는 어렵다. 사람들의 상황이 이런데 동물들의 IQ를 측정하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어떤 학자는 동물들 지능을 IQ 대신 ‘어린아이 나이’로 표현하기도 한다. 가령 침팬지는 4살 아이 정도, 개는 3살 아이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그런 식이다. 하나 요즘 애들은 조기교육의 영향으로 4살 때부터 영어나 한문도 척척 읽어내고 구구단을 외기도 하니 이 측정법도 쉽지는 않다.

인간과 비슷한 행동을 하는 것으로 판단하면 어떨까? 침팬지를 야생에 놓아두면 그저 천방지축 원숭이일 뿐이지만(막대기로 개미집 쑤시는 게 뭐 그리 대단한가?) 조련용으로 가르치면 언어를 인식하고 혼자 장보기까지 한다. 또 사람들을 잘 관찰하다가 생전 처음 본 물통의 마개를 돌려 열기도 하고 밤도 속껍질까지 까 먹는다. 일본원숭이들도 ‘침팬지쇼’ 정도는 하고 있다. 새끼를 잃은 원숭이는 상심으로 자살을 택하기도 한다.

다른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곰들도 배고프면 일어서서 밥 달라고 일부러 박수치는 재롱을 부린다. 하이에나가 개처럼 길들여지고, 뱀이나 이구아나가 주인을 졸졸 따라 다니고, 닭이나 토끼도 고양이와 똑같은 재주를 부리기도 한다. 멧돼지가 달구지를 끌고, 코끼리가 사람 말을 흉내 낸다.

여러 동물들을 모아 놓으면 자기들끼리 서열(pecking order)을 정하여 평화롭게 공존하는 법을 알며, 공통육아가 보편적이고, 아픈 동물들끼리 동병상련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거의 모든 동물들이 사람을 각각 알아보고 사육사나 관람객들에게 판이한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이들은 ‘머리가 좋은 동물’이라고 부르기 보단 ‘길들이기 쉬운 동물’이라고 부르는 편이 더 타당하다. 게다가 어미보다 새끼가 훨씬 더 잘 길들여진다. 그렇다고 새끼가 더 머리 좋다고는 할 수 없지 않는가!

20년간의 내 사육사 경험으로 보면, 동물들의 IQ를 측정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고 필요치도 않다. 서두에서 언급한 수치는 조련사나 사육사, 동물학자 같은 누군가가 근거없이 제시한 말들이 와전되어 내려 왔을 가능성이 크다.

동물들은 인간의 지능 측정 기준인 IQ와는 다른 지혜를 가지고 있다. 바로 ‘잘 살아남는 지혜’다. 사실에 근거해 있다는 전제하에 <시턴 동물기>를 보면 ‘늑대왕 로보’가 얼마나 교묘히 덫을 피해 다니고 무리를 잘 이끄는지, ‘회색곰 왈프’가 그 험난한 야생과 맞서 얼마나 영리하게 삶을 꾸려 가는지 적나라하게 알 수 있다. 그들은 야생에서 잘 살아남는 쪽으로 머리를 발달시켰을 뿐, 사람처럼 다른 이보다 우월하기 위해 머리를 쓰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동물들은 생각이 많을수록 여러모로 불리해진다. 적이 가까이 오면 무조건 달리기 시작해야 하고 먹잇감이 있으면 일단 덤벼들고 보아야 한다. 호랑이가 고독에 몸부림 치고, 하이에나가 식중독을 염려하고, 사자가 먹잇감 앞에서 측은지심을 발휘한다면 그들은 그때부터 무리에서 쫓겨나거나 살아남기 힘들어 진다.

동물들은 지능이 낮아서 생각을 못하는 게 아니라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생각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미래의 어느 시점에 사람주변에 편안히 살던 동물들이 서서히 생각을 갖기 시작하고 마침내 자기들이 ‘벌거벗은 원숭이’인 사람보다 훨씬 우월하다는 걸 깨닫게 되는 날이 올 지도 모르겠다. (글 : 최종욱 야생동물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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