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5.01.05 쌍둥이에 관한 오해와 진실
  2. 2009.04.13 용서받을 수 없는 과학자, 멩겔레 (9)
쌍둥이에 관한 오해와 진실

요즘 쌍둥이가 대세다. KBS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는 배우 송일국 씨의 세쌍둥이 대한, 민국, 만세는 이름처럼 대한민국을 들썩이고 있다. 개그맨 이휘재 씨의 쌍둥이 서언, 서준이까지 힘을 합쳐 국민들을 ‘쌍둥이 바보’로 만들고 있다. 쌍둥이들이 연일 화제가 되면서 우리 주변에도 다태아(多胎兒)가 많다고 느끼는 분위기다.

● 쌍둥이 출산율, 20년 새 3배 늘어나

실제로도 최근 쌍둥이가 많이 태어났다. 지난 20년간 전체 출생아 수는 점점 감소하면서도 쌍둥이 출생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출생 통계 결과’에 따르면 다태아는 1만 4천여 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3%를 차지했다. 7000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1%를 차지하던 1991년과 비교했을 때는 3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다태아가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인공 수정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공 수정은 인위적으로 만든 수정란을 엄마의 자궁에 넣고 착상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엄마 몸에 수정란 2~3개를 이식하는데, 이 때 이식한 수정란이 모두 착상되면 다태아가 태어나는 것이다. 또 다른 시술법인 ‘과배란’은 수정 확률을 높이기 위해 한 번에 여러 개의 난자가 배란되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 여러 개의 난자가 모두 수정에 성공하고, 착상돼 쌍둥이로 태어날 확률이 자연 임신보다 50배나 높다. 따라서 최근 우리 주변에는 쌍둥이가, 정확히 말하면 ‘이란성 쌍둥이’가 많은 것이다.

● 같은 날 태어난 형제일 뿐

이란성 쌍둥이는 같은 날 태어났을 뿐, 유전적으로는 형제와 똑같다. 같은 유전자를 공유하는 비율이 일란성 쌍둥이는 100%지만, 이란성 쌍둥이와 일반적인 형제는 50%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성별이 다를 수도 있고 성격이나 외모도 조금씩 다르다. 쌍둥이지만 대한, 민국, 만세를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 이유는 이란성 쌍둥이가 이름처럼 서로 다른 두 개의 수정란으로 자랐기 때문이다. 두 개의 난자가 각각 수정돼 함께 자란 것이다.

그렇다면 두 개의 정자가 하나의 난자에 함께 수정이 돼도 쌍둥이가 될 수 있을까? 정답은 될 수 없다! 아주 드물게 2개 이상의 정자가 동시에 난자에 들어가는 ‘다정자 수정’이 일어난다. 그러나 이렇게 만들어진 수정란은 정상적인 사람의 염색체 수인 46개보다 많아지기 때문에 아기로 자라지 못하고 자연유산이 된다.

일반적으로 엄마는 한 달에 하나의 난자를 만든다. 그러니까 이란성 쌍둥이는 한 달에 난자 두 개 이상 만들어지는 특별한 상황에서 태어날 수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수정란이 3개 모두 자라면 세쌍둥이, 그 이상 자라면 수에 맞는 다둥이가 태어난다. 그런데 세쌍둥이부터는 다양한 방법으로 태어날 수 있다. 두 개의 난자가 수정되고 그 중 하나가 분열을 하면, 이 세 쌍둥이는 이란성 쌍둥이와 일란성 쌍둥이가 되는 것이다.

● 이란성 쌍둥이는 모계 유전된다

‘쌍둥이는 한 대를 걸러 태어난다’는 속설이 있다. 한 대를 걸러 발현되는 유전자가 있기라도 한 걸까? 속설과 달리 일란성 쌍둥이는 유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일란성 쌍둥이는 하나의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란이 된 후 2개로 분리돼 쌍둥이로 자란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정란이 된 후 며칠 안에 분리가 되는데, 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란성 쌍둥이는 유전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란성 쌍둥이를 결정하는 특정한 유전자가 있다는 것이다. 이 유전자를 갖고 있는 사람은 FSH(난포자극호르몬)의 양이 일반사람들보다 훨씬 많다. 난포자극호르몬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돼 난자를 자라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 호르몬 때문에 한 달에 두 개 이상의 난자를 내보내는 경우가 생기고, 정자와 만나 둘 다 수정해서 자라면 이란성 쌍둥이가 되는 것이다. 난자 생성과 관련 있는 유전자이기 때문에 모계 유전된다.

엄마의 키나 몸무게 등 신체가 크면 이란성 쌍둥이를 낳을 확률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 신체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신체의 호르몬 분비가 상대적으로 왕성하다는 것. 그만큼 난포자극호르몬도 많이 분비될 확률이 높고, 한 달에 두 개 이상의 난자를 분비할 수 있는 확률도 높다는 얘기다.

● 일란성 쌍둥이가 복제 인간보다 더 똑같다?

일란성 쌍둥이는 같은 수정란에서 나온 만큼 많은 것이 똑같다. 성별이 같고 엄마 뱃속에서 갓 나온 쌍둥이의 외모는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거의 똑같이 생겼다. 이것은 쌍둥이가 갖고 있는 유전자 염기서열이 똑같기 때문이다. 염기서열은 DNA를 구성하는 성분들이 나열돼있는 순서인데 몸의 특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일란성 쌍둥이는 ‘인간복제에 가장 근접한 존재’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복제동물과 쌍둥이 중 누가 더 똑같을까? 사실 복제 동물과 쌍둥이는 둘 다 유전자가 같다. 그런데 갓 태어났을 때를 비교해 보면 복제 동물이 좀 더 똑같다고 볼 수 있다. 동물을 복제할 때는 균이 없는 특별한 공간에서 동물을 자라게 하고, 몸의 일부를 떼어내 배양할 때 외부의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도록 한다. 그렇기 때문에 유전자가 덜 망가지고 원래 모습 그대로 태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복제 동물도 쌍둥이도 나이가 들면서 점점 변한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스트레스와 먼지, 바이러스와 같은 외부 환경에 의해 성격과 질병들이 정해지는데, 이런 외부 환경이 기존에 갖고 있는 유전자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내용을 다루는 학문이 ‘후성유전학’인데, 복제 동물도 이 이론에 적용된다는 것이다. 목포대학교 허윤미 교수는 “같은 수정란에서 시작된 쌍둥이와 달리 복제 동물은 이미 성장해서 유전적으로 변화가 생긴 동물의 세포를 배양한 것이다. 따라서 복제 동물이 자라면서 나타나는 차이가 일란성 쌍둥이의 차이보다 더 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일란성 쌍둥이가 복제 인간보다 유전적으로 더 똑같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일란성 쌍둥이도 DNA가 다를 수 있다?

그 동안 우리는 일란성 쌍둥이의 DNA는 완전히 똑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태어나는 순간의 염기서열이 100% 일치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일란성 쌍둥이도 아주 미미하지만 태어나기 전부터 유전적인 차이를 갖고 태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유로핀스(EUROFINS, 유해물질 분석 시험 연구기관)의 과학자들은 일란성 쌍둥이인 아빠와 삼촌 그리고 한 명의 아들, 이렇게 3명의 정자를 채취해 DNA를 분석했다. 그 결과, 쌍둥이 아빠와 아들에게서 쌍둥이 삼촌이 갖고 있지 않은 유전적인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즉, 아빠와 삼촌이 쌍둥이지만 DNA가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 돌연변이가 쌍둥이 중 한 명에게만 나타난 것에 대해 수정란이 분리된 직후에 한 쪽 유전자에만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아직 태아로 발달하기 전에 외부 환경, 즉 엄마 뱃속 환경에 의해 쌍둥이의 DNA가 달라졌다는 얘기다.

여자 쌍둥이인 경우에는 어떤 유전자가 발현하느냐에 따라 외모가 달라질 수도 있다. 여자의 성 염색체는 ‘XX’. 똑같은 X유전자가 2개나 있으니 둘 중에 어느 한 쪽에서 발현돼도 결과는 똑같다. 같은 위치의 유전자가 발현되는데 언니는 두 개의 X 중 왼쪽이 발현되고, 동생은 오른쪽 X가 발현이 되면, 같은 신체적 특징이라도 아주 미세한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일란성 쌍둥이의 DNA 분석이나 자라면서 나타나는 변화는 과학자들이 언제나 관심을 갖는 연구 대상이다. 유전자가 환경과 유전자의 연결고리를 찾고, 노화나 질병을 대처할 수 있는 치료제나 방법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성유전학은 우주에서도 진행된다. NASA(미항공우주국)는 2015년 3월에 쌍둥이 중 한 명은 지구에 있고 나머지 한 명은 우주정거장에 1년간 머문 뒤, 누가 더 늙는지, DNA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 지 확인할 계획이다. 과연 쌍둥이 우주인 형제가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일수록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을 증명할 수 있을지, 후성유전학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 이윤선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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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브라질의 칸디도 고도이(Candido Godoi)라는 독일인 마을에서 여성 5명이 임신을 할 경우 그중 1명이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쌍둥이를 출산한다는 뉴스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나치 과학자 요세프 멩겔레의 실험 결과가 아니냐는 주장을 내놓았다. 평균적으로 여성 80명이 임신할 경우 그중 1명이 쌍둥이를 출산하는 확률에 비하면 꽤 놀라운 쌍둥이 출생률이다. 도대체 요세프 멩겔레가 누구기에 한 마을의 쌍둥이 출생률을 높였다고 추측할만한 위력을 지닌 걸까?

요세프 멩겔레(Josef Mengele, 1911~1979) 박사는 독일 친위대 장교이자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Auschwitz-Birkenau) 나치 강제 수용소의 내과의사였다. 그는 수용소로 실려온 수감자 중 누구를 죽이고 누구를 강제노역에 동원할지를 결정하였으며 수용소 내에서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하였던 것으로도 악명이 높다. 그가 유대인에게 했던 생체실험을 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너무나 악독해서 인간의 행동이라고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다. 그러한 그의 별명은 ‘죽음의 천사(Angel of Death)’로 알려져 있다.

당시 히틀러로부터 나치독일을 위한 완벽한 인종을 만들라는 임무를 받은 멩겔레는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순수 독일혈통 아리안족의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유전학적으로 쌍둥이를 출산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이른바 우생학과 나치 국가주의 이념에 그가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 것은 뮌헨에서의 학창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0년 귄츠부르크 김나지움(고등학교)을 졸업한 그는 뮌헨 대학(University of Munich)에서 약학과 인류학을 공부하였으며, 1935년 유대인 하층민들의 인종적 차이점에 대한 논문을 작성, 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크푸르트 대학(Frankfurt University)의 유전 생물학 및 인종 위생학 연구소에서 또 다른 나치 과학자 오트마 폰 페르슈어(Otmar Von Verschuer)와 함께 연구를 진행한 그는 1938년 ‘갈라진 입술과 구개에 관한 가족사 연구’라는 논문으로 약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나치 우생학에 대한 그의 관심은 이 시기의 그의 논문에서도 찾아볼 수가 있었다. 그러나 뮌헨 대학과 프랑크푸르트 대학은 전후 1964년 그의 학위를 취소하였다.

그는 학업도 우수했고 외모도 출중한데다가 냉철한 머리를 가지고 있어서 장래가 촉망되는 인텔리였으나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끔찍한 학살자로 변했다. 충성심과 출세욕이 강했고 뮌헨 대학에서 약학과 의학, 인류학을 공부하면서 우생학에 깊은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나치가 주장하는 게르만족의 우월성과 우생학 연구에 맹목적으로 뛰어들었던 것이다.

히틀러의 유대인 대량 학살은 우생학과 정치 이데올로기가 만난 최악의 사건이었다. 그 선두에 있었던 멩겔레는 비르케나우 강제수용소에 있는 동안 수감자들을 이용하여 그의 유전학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였다. 그는 특히 쌍둥이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이들을 선별하여 특별 병영에 따로 수용하였다. 멩겔레는 또한 어린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던 수암(Noma)이라는 질병을 연구하였으며, 수암의 원인은 밝혀내지 못하였지만 이 질병이 영양실조 등으로 면역체계가 무너진 아이들에게 주로 발병하여 홍역과 결핵 등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멩겔레는 수암이 인종적 열성요소 때문에 발병한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하였지만 이 또한 실패하였다.

아우슈비츠에 있었던 동안 멩겔레는 여자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이것 역시 우생학적으로 순수 독일혈통의 쌍둥이 출생률을 높이기 위한 연구였다. 영국 텔레그래프지에 따르면 전후 독일 내에서 가명을 쓰며 숨어지내던 멩겔레는 남미로 도주했지만 그곳에서도 실험을 멈추지 않았고, 1960년대 초반 칸디도 고도이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여성들을 대상으로 의료행위를 하였다는 것이다. 이 마을에는 독일인들이 고향을 떠나 함께 모여 살았는데 멩겔레가 여성들에게 새로운 약품을 먹이는 등의 의료행위를 하면서 이곳의 쌍둥이 출생률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주장했다.

사실 나치가 유대인을 대량학살한 홀로코스트 사건 때문에 우생학이 나치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우생학은 1883년 영국의 프랜시스 골턴이 창시한 학문이다. 골턴은 1874년 ‘본성(nature)과 양육(nurture)’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유전학적으로 인류를 개량할 것을 목적으로 하고 우수한 소질을 가진 인종을 증가시키고 열악한 소질을 가진 인종을 감소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지금은 그 맥락이 끊겼지만 과거 우생학에 기초하여 정신분열증 등의 유전성 정신병이나 유전성 기형을 가진 환자들을 임의로 단종시키는 우생법안이 여러 나라에서 시행되었고, 미국에서는 알코올중독 환자나 범죄자까지 범주에 포함해 강제로 단종시키는 단종법이 존재하였으나 다수의 안전과 복지 추구에 어긋난다는 결론을 내려 1970년대에 시행을 중단하게 되었다.

본성 대 양육 이론은 인간의 행동이 유전에 의한 본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는 이론과 양육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는 이론 간의 논쟁이다. 초기에는 철학자들에 의해 논쟁이 이루어졌으나 다윈이 펴낸 종의 기원에서 인간 본성에 관한 보편성이 입증되면서부터 극단으로 치달았다. 특히 20세기 들어서면서 공산주의의 양육옹호론과 나치주의의 본성옹호론으로 대립되었고 현재에도 인간 게놈 프로젝트와 관련되어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멩겔레는 남미로 도주한 이후 아르헨티나를 거쳐 1959년 브라질로 이주하였으며 사고로 익사했다. 멩겔레가 나치 정권 아래에서 유대인을 대상으로 저지른 만행은 우생학 연구라는 자신의 의학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고 하기엔 너무나 잔인하고 비열한 짓이었다. 과학이라는 이름하에 인간의 존엄성을 헤치는 일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그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눈이 먼 명분을 가진 과학은 결코 인정받을 수 없다는 교훈이다.

글 : 김형근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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